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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 눈물 참은 눈물 ㅣ 마음산책 짧은 소설
이승우 지음, 서재민 그림 / 마음산책 / 2018년 6월
평점 :
마음산책 짧은소설 시리즈를 좋아한다. 이 시리즈로 나오는 책들에는 일반적인 단편보다도 훨씬 짧은 길이의 소설이 주로 실리는데, 그 짧은 길이의 소설에도 작가의 성향이나 특징이 드러나는 것이 재미있다. 이승우 작가의 <만든 눈물 참은 눈물>도 그렇다. 이승우 작가의 소설에는 비슷한 듯 다르거나 다른 듯 비슷한 것 사이에서 고민하거나 갈등하는 인간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 책에서도 그렇다.
가령 표제작 <만든 눈물 참은 눈물>에서 화자인 '케이'는 어떤 일 때문에 사죄하며 눈물을 참는 영화배우의 모습을 보면서 흐르는 눈물을 참는 것과 안 나오는 눈물을 흘리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어려울지 생각한다. 출간 당시에는 주목을 못 받았지만 어느 명사의 추천을 받으면서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 있다면 그 책을 걸작으로 만든 것은 작가인가 명사인가(<걸작의 탄생>), 절판된 소설집의 개정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작가의 마음에 들지 않아 두 편을 제외한다면 그 책은 개정판인가 새 책인가(<훼손>), 개정판을 내면서 문장을 다 뜯어 고치면 같은 글이라고 볼 수 있는가(<최선의 문장>) 등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들을 소설의 소재로 삼은 것이 흥미롭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집 이야기>라는 단편이다. 내용을 거칠게 요약하면, 부자가 자신이 살 호화 저택을 몇 년에 걸쳐서 짓는 동안, 목수는 검소한 모양의 자기 집을 몇 달 만에 완성하고 집 없는 사람들에게도 집을 지어줘 거대한 마을을 이루었다는 이야기이다. 옛날 동화 같지만, 돈이나 집 등을 남들보다 더 많이 가지고 그걸 자랑하는 걸 성공이나 행복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많이 보다가 이런 이야기를 읽으니 위로가 되었다. 어차피 부자는 못 되니 목수라도 되어야 할 텐데 그조차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