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 라이
프리다 맥파든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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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6개월 된 트리샤와 이선 부부는 부동산 중개인 주디가 소개해 준 저택을 보러 길을 나섰다가 폭설에 발이 묶인다. 힘들게 도착한 저택에는 아무도 없고, 주변에는 다른 건물은커녕 인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결국 두 사람은 아무도 없는 저택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하는데, 알고 보니 이 저택은 3년 전 실종되어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정신과 의사 에이드리언 헤일의 집이었다. 당장이라도 저택을 구입할 기세인 이선과 다르게 트리샤는 여자 혼자 살기에는 집이 너무 크고 외진 곳에 위치한 것이 이상하고, 결국 헤일 박사가 이 집에서 실종된 것도 께름칙하다. 


프리다 맥파든의 소설 <네버 라이>는 실종된 정신과 의사가 살았던 저택을 무대로 진행되는 현대적인 고딕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다.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과거 시점의 화자인 헤일 박사는 자신의 집 일부를 상담실로 개조하여 환자들을 만난다. 헤일 박사는 언젠가 자신의 책을 집필하는 데 활용하기 위해 환자들과 나눈 대화 내용을 전부 테이프에 녹음하여 집 어딘가에 있는 밀실에 보관한다. 현재 시점의 화자인 트리샤는 우연히 이 밀실을 발견하고는 이선 몰래 테이프를 들으며 3년 전 헤일 박사에게 일어난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려 애쓴다.


이렇게 줄거리를 설명하면 현재의 화자가 뒤늦게 발견된 증거들을 활용해 과거에 일어난 실종 사건의 범인을 찾는 내용으로 짐작하기 쉬운데, 이 소설에는 그것 외에도 미스터리가 아주 많다. 일단 트리샤와 이선 부부는 왜 하필이면 폭설이 내린 날에 먼 곳까지 집을 보러 온 걸까. 집을 소개해준 부동산 중개인 주디는 왜 연락조차 없는 걸까. 이 부부는 왜 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가서 멋대로 물건을 사용하고 음식을 먹을까. 애초에 이 집에는 왜 아무도 없는 걸까(3년 전에 집 주인이 실종되었기 때문이라면 대체 누가 언제 이 집을 매물로 내놓은 걸까). 이런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들을 품은 채로 소설을 계속 읽다 보면 마침내 결말에 다다르게 되는데 그때 비로소 의문들이 해소되니 걱정 마시길.


이 소설을 쓴 프리다 맥파든은 작가인 동시에 뇌 손상 전문의이기도 하다는데, 그래서인지 정신과 의사인 헤일 박사와 헤일 박사가 만나는 환자들에 대한 묘사가 상당히 자세하고 생생하다. 자기애성 인격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피해망상 등 다양한 병의 증상을 소설의 소재 내지는 트릭으로 활용한 솜씨도 훌륭하다. 마지막 반전은 먼저 이 소설을 읽은 독자들이 입을 모아 찬사를 보낸 것처럼 과연 훌륭하니 끝까지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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