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다 좋아서 하는 거잖아요 - 이곳은 도쿄의 유일한 한국어 책방
김승복 지음 / 달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쿄에 가면 가볼 곳이 늘었다. 책방 거리로 유명한 진보초에 자리 잡은 한국어 책방 '책거리'이다. '책거리'를 구상하고 기획하고 올해로 10년째 운영하고 있는 분이 쓴 책을 읽었다. 김승복의 에세이 <결국 다 좋아서 하는 거잖아요>이다. 전라도 영광 출신인 저자는 1991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한국문학을 일본에 알리고 싶어서 2007년 출판사 쿠온(CUON)을 설립했고, 한국의 좋은 책을 독자들에게 직접 알리고 싶은 마음에 2015년 도쿄 진보초에 한국어 책방 '책거리'를 열었다. 


저자가 처음 한국어 책방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만 해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많았다. 일본의 독서 인구가 한국의 독서 인구보다 훨씬 많기는 하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출판 시장이 매년 더 어려워지는 추세인데, 일본인들에게는 생소한 한국 문학, 일본인들이 읽지도 못하는 한국어 책 등을 주로 취급하는 책방을 열겠다고 하니 주변에선 말릴 수밖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책거리를 연 것은 "선한 행동은 악한 행동보다 훨씬 더 전파력이 크다"(116쪽)는 신념과 "내가 아름답다고 느낀 것이 남에게도 아름다울 것"(128쪽)이라는 믿음에서였다. 


내가 좋아하는 한국 문학, 내가 재미있게 읽은 한국어 책을 알아보는 독자가 일본에도 있지 않을까. 그런 독자와 만날 수 있다면, 한 명이라도 더 연결될 수 있다면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이 일은 결론부터 말하면 저자의 예상보다 훨씬 더 큰 성공을 이루었다. 책거리는 올해로 10년째 순조롭게 영업 중인 데다가 매출은 해마다 늘고 있으며, 2019년에 시작한 K-BOOK 페스티벌은 한일 문화 교류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 잡았다. 한강, 김연수, 정세랑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은 물론이고, 일본의 유명 가수이자 배우, 작가인 고이즈미 교코도 책거리를 직접 찾아와 한국 문학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책거리를 만들고 운영하는 동안 도움을 준 사람들과 책거리를 아껴준 손님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출판계에 오랫동안 몸담았지만 책방 운영은 처음이었던 저자가 처음 책거리를 시작할 때 겪은 고충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낸 아이디어(이동식 책거리, 요일별 점장 제도, 자체 레터인 '책거리통신' 등)도 나온다. 책거리 이전에 출판사 쿠온을 설립하면서 겪은 일, 일본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느끼는 희로애락 등도 담겨 있다. 21세기 조선통신사, 진정한 외교관인 저자의 책이 한국과 일본 양쪽의 독자 모두에게 사랑받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