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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문장 쓰는 법 - 못 쓰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으로 ㅣ 땅콩문고
김정선 지음 / 유유 / 2020년 3월
평점 :

아침에 일어나면 모닝 페이지를 쓰는 습관을 들이려고 하는데 잘 안 된다. 일단 원래 기상 시간보다 일찍 일어나기가 어렵고, 일어나서 바로 글을 쓰기 위해 책상 앞에 앉기가 힘들고, 책상 앞에 앉는 데까지 성공해도 오로지 내 감정이나 생각만으로 종이 한 장을 채우기가 쉽지 않다. 혹시 내 글쓰기 습관이 문제인가 싶어서 글쓰기에 관한 책을 살펴 보다가 만난 책이 김정선의 <열 문장 쓰는 법>이다. 한 문장을 다섯 문장, 열 문장으로 늘려서 종국에는 글 한 편을 완성하게 도와주는 책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큰 도움이 되었다.
글쓰기에 관한 조언을 담은 책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팁 중 하나가 단문 쓰기인데, 반대로 저자는 단문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고 말한다. 단문은 글쓰기에 익숙한 고수들에게도 어려운 테크닉으로, 글 한 편을 완성해본 경험이 적은 초보자라면 초고 단계에서는 길게 이어지는 장문을 쓰고 퇴고하는 과정에서 장문을 단문으로 고치는 편이 낫다. 긴 문장을 끊지 않고 이어서 쓰는 연습은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 즉 '나만의 것'을 발굴하고 표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문장의 정합성이나 글 전체의 완성도 등을 신경 쓰지 않고 무의식에 가까운 생각이나 감정을 꺼내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내가 요즘 시도하는 모닝 페이지 쓰기와도 닮았다.
책에는 교정 교열 전문가인 저자의 매끄럽게 잘 읽히는 문장 쓰는 팁도 나온다. 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팁 첫 번째는 그리고, 그래서, 그런데, 그러나(하지만) 같은 접속부사와 이, 그, 저 같은 지시대명사를 되도록 안 쓰는 것. 두 번째는 체언 위주의 문장 쓰는 습관을 지양하고 용언 위주의 문장 쓰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문장의 어미를 전부 '-(이)다'로 처리하면 독자가 쉽게 지루함을 느끼고 읽는 맛이 없다는 지적도 기억해 두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