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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의 시간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북포레스트 / 2024년 5월
평점 :

팬데믹 이전에도 외식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팬데믹 이후 외식 횟수가 급격히 줄었다. 팬데믹이 잠잠해진 요즘은 높아진 물가 때문에 전보다 더 외식을 안 한다. 그런 나에게 외식 욕구를 높여준 책. 마스다 미리의 <런치의 시간>이다. 이 책은 팬데믹 기간 동안 저자가 먹은 런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팬데믹 초기에는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만 생활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저자 또한 외식 대신 집밥을 주로 먹었다. 그렇다고 늘 먹는 음식만 먹기는 싫고, 다른 나라의 요리가 그립기도 해서 어느 날엔 스웨덴 요리를 만들고 어느 날엔 필리핀 요리를 만들기도 했다. 나는 왜 이 생각 못했지...?
시간이 흘러 외출이 가능해진 후에는 예전처럼 열심히 런치를 먹으러 다녔다. 메뉴는 한국에도 유명한 체인점 음식부터 원화로 몇십 만원에 달하는 비싼 음식까지 다양하다. 마스다 미리의 만화답게 내용도 작화도 심플하지만 음식에 대한 소개와 음식으로부터 펼쳐지는 저자의 이야기 보따리는 결코 허술하거나 가볍지 않다. "늘어나는 과거와 줄어들어 갈 미래. 골인 지점이 언제인지는 알 수 없는데도 내일도 모레도 무조건 먹을 수 있다고 믿는 런치." "먹고 싶은 것을 먹는 행복은 자그마한 행복 같지만 아주아주 자그마한 것은 아니고 아니, 오히려 아주아주 큰 행복이지 않을까." 이런 문장을 읽고 눈물이 나는 건 나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