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쓰오와 요시에 - 야마모토 사호 만화
야마모토 사호 지음, 황국영 옮김 / 유유히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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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에 관한 만화라고 해서 슬프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슬픈 내용은 많지 않았다. 그렇다고 슬프지 않았던 건 아닌데, 이건 작가가 그린 내용 때문이라기보다는 그리지 않은 내용 때문인 것 같다. 슬픈 것보다도, 아버지 데쓰오 씨 캐릭터가 엄청나다. 기혼 유자녀 남성이 귀여워 보인 건 처음이야 ㅋㅋㅋ


일단 데쓰오는 저자의 아버지, 요시에는 저자의 어머니의 이름이다. 데쓰오 씨와 요시에 씨의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저자는 언니, 오빠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상대적으로 귀여움을 많이 받고 자랐다. 사고를 쳐도 천하태평한 성격이 비슷한 아빠 데쓰오 씨에게는 혼난 적이 없고, 걱정 많은 엄마 요시에 씨에게는 늘 잔소리를 들었다고.


그런 부모님 슬하에서 저자는 비교적 평탄한 어린 시절을 보낸 듯하다. 부모님과 함께 셋이서 온천 여행을 다니기도 했고, 취미가 많은 아빠의 동호회 모임을 따라다니기도 했으며, 아빠와 함께 엄마를 졸라서 반려견 미겔을 키우기도 했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오랫동안 독립하지 않고 부모님 집에서 살았다는 걸 보면 관계도 원만한 것 같다.


하지만 가족과의 관계가 늘 평탄하고 원만했던 건 아닌 것 같다. 아홉 살 위인 언니와는 같이 산 기간도 짧고, 여섯 살 위인 오빠와는 십 년 가까이 말도 안 했다. 엄마가 돈 없다는 말을 하도 많이 해서 가난한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가난한 정도는 아니었다는 걸 알고 황당해 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이래서 애들 앞에서는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


여느 자식들처럼 부모님에게 취업하라, 결혼하라는 잔소리도 오랫동안 들었는데, 자신이 결혼하고 안심하는 부모님을 보면서 묘한 기분을 느꼈다는 후기도 마음에 남는다. 걱정 많은 엄마 때문에 힘들었는데, 그래서 걱정 많은 게 엄마 성격이라고 생각을 정리했는데, 자신이 결혼하자마자 거짓말처럼 걱정이 사라지다니. 자식도 부모 마음 모르지만, 부모도 자식 마음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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