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결사 수첩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시부사와 다쓰히코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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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을 때, 나 역시 이 소설을 읽고 매우 흥분했던 기억이 있다. 이 소설에는 서양의 종교, 정치, 역사, 문화에 관한 다양한 음모론이 등장하는데, 그 중 하나가 대표적인 비밀결사인 '프리메이슨'이다. 나는 이 소설을 읽고 처음으로 프리메이슨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이후 프리메이슨에 대해 따로 알아본 적이 없어서, 프리메이슨 하면 이 소설에서 접해서 알고 있는 내용이 전부다. 


이런 나와 달리 프리메이슨을 비롯한 비밀결사에 대해 집요하게 조사하고 연구한 인물이 있다. 바로 일본의 학자 시부사와 다쓰히코이다. 시부사와 다쓰히코의 수첩 시리즈 3부작 중 첫 번째인 <비밀결사 수첩>은 비밀결사의 정의와 기원, 역사와 종류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원시민족의 결사와 고대의 신비의식(밀의) 종교부터 시작해 그노시스파, 장미십자단, 프리메이슨, 쿠클럭스클랜(KKK) 등 대표적인 비밀결사, 아시아와 이슬람교 등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지역과 종교의 비밀결사 등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다룬다. 


애초에 비밀결사란 무엇일까. 비밀결사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비밀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상, 표면적으로 드러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바라지 않아야 한다. 둘째는 새로운 회원을 받아들일 때 기존 회원들이 일종의 시련을 부여하는 입사 의식(입사식)을 치른다는 것이다. 셋째는 회원끼리 서로를 외부자로부터 식별하기 위한 기호(암호)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비밀결사는 갱단이나 야쿠자 같은 범죄조직과는 다르며, 정치적 테러 조직과도 구분된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대목은 비밀결사에 가입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한 부분이다. 심리학자의 의견에 따르면 이런 사람들은 "괴로운 현실에서 도피해 자신만의 자그마한 봉쇄적 세계에 갇히고 싶다는, 도저히 끊을 수 없는 욕구가 내면을 지배하는" 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다. "신화나 상징, 의식 따위를 선호하는 기묘한 성향"이라든가 "현실과 공상 세계를 역전시켜 오로지 공상 세계를 현실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런 경우가 많다고. (20쪽 참조) 


대표적인 비밀결사인 프리메이슨은 중세 시대 건축업자들의 동업조합(길드)에서 기원했다고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후 17세기 영국의 장미십자단이 대거 프리메이슨에 가입했고, 이 때부터 기존의 실용적인 조합에서 입사식, 암호 등의 요건을 갖춘 비밀스러운 조직으로 변모했다고 한다. 댄 브라운의 또 다른 소설 <천사와 악마>에 등장하는 비밀결사 '일루미나티'에 대한 설명도 나온다. 각 비밀결사가 유럽을 비롯한 세계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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