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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한 번은 심리학을 만나라 - 마음을 읽고 마음을 움직이는 마법의 무기
서상원 지음 / 스타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만사가 쉽지 않지만 그중 사람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오죽하면 옛사람들이 '천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을까. 오리무중인 사람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고 싶은 사람을 위한 학문이 바로 심리학이다. 서상원의 책 <죽기 전에 한 번은 심리학을 만나라>는 심리학을 통해 사람을 알고, 읽고, 얻는 방법을 소개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머니와의 관계로부터 인간관계를 배운다.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좀 더 사랑받고 싶었던 마음,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 이해받고 싶었던 마음을 자라면서 연인이나 친구, 사회로부터 얻고자 하게 된다. 발달심리학에서는 이를 '애착'이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좋은 애착이 형성되면 아이는 사람을 잘 믿고 따르며 혼자 있어도 크게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 반대로 좋지 않은 애착이 형성되면 아이는 사람을 잘 믿거나 따르지 못하고 혼자 있을 때 심한 외로움을 느낀다. 다행인 것은, 이러한 애착 관계 형성이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부터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라면서 바뀌고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대체로 자기 자신이 잘 아는 누군가와 처음 만나는 사람을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새로 부임한 직장 상사가 아버지와 닮았다면 무의식중에 상사의 성격이나 일 처리 방식이 아버지의 그것과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거나, 처음 만나는 사람이 친한 친구와 닮았다면 무의식중에 취향이나 성격이 친구의 그것과 닮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비합리적인 추론이지만, 잘 모르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이 친구인지 적인지, 도움이 될지 피해가 될지를 판단하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인간 고유의 빅데이터 처리 기술이라고나 할까.
사람은 결국 욕망의 동물이다. 이 사실을 이해하면 인간관계가 한층 여유롭고 원활하게 풀릴 수 있다. 어떤 사람을 설득해야 할 때는 그 사람에게 바로 그 이야기를 꺼내지 말고 그 사람이 관심을 보일 만한 소재부터 들이밀어야 한다. 낚시로 치면 '미끼'다. 예를 들어 상사에게 의견을 제시할 때, 상사가 좋아하는 골프나 낚시 같은 취미로 운을 떼면 이야기가 원활하게 풀릴 수 있다. 상대에게서 비밀이나 약점을 끌어내고 싶을 때는 상대가 관심 있는 이성 이야기, 돈 이야기, 드라마 이야기, 스포츠 이야기 등으로 마음의 빗장부터 푼다. 반대로 상대가 나의 관심사나 취미, 취향 이야기를 너무 자주 꺼내면 나에게서 뭔가 얻어내고 싶은 게 있는지 의심해볼 만하다.
책에는 심리학의 기술을 이용해 인간관계를 매끄럽게 풀어나가는 방법이 자세히 나온다. 만약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 억지로 잘 지내야 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저자는 칭찬을 하되, 그 사람에게 직접 칭찬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남을 통해 해보라고 말한다. 칭찬을 할 때는 두루뭉술하게 하는 것보다 작은 부분을 구체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어떤 사람도 자기 자신에게 좋은 말을 해준 사람에게 적대감을 품지는 않는다. 일단 상대의 마음에 걸려 있는 빗장부터 풀다 보면 자신의 마음에 걸려 있던 빗장도 서서히 풀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