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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으로 들어가 과학으로 나오기 - 사고 습관을 길러주는 흥미로운 이야기들
리용러 지음, 정우석 옮김 / 하이픈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아침에 수업을 잘 하는 교사나 강사는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술이 따로 있다는 내용의 글을 읽었는데, 이 책의 저자가 딱 그런 교사 혹은 강사인 것 같다. 이 책을 쓴 리용러는 중국의 명문인 베이징대학교에서 물리학과 경제학 학사학위를 받고 칭화대학교에서 전자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런민대학교 부속고등학교에서 물리 교사로 재직 중이며, 오랫동안 많은 제자들을 중국의 명문대에 입학시켰다.
이 책은 수많은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수학과 과학 과목의 내용 일부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설명한다. 각 장의 제목부터 재미있다. '세계 최초의 공부 깡패'는 누구일까. 저자 생각에는 기원전 500년 경 고대 그리스에 살았던 피타고라스야말로 '공부 깡패'라는 수식어가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피타고라스와 그의 학파는 수학 외에도 다양한 학문을 연구했으며,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비롯한 여러 수학 이론을 정리했다. 지금이야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론이지만, 수의 개념조차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았던 시절에 이런 이론을 발견하고 정리했다는 건 사실 무척 신기한 일이다.
어른들도 잘 모르는 과학 상식을 알려주기도 한다. 라디오 방송의 'FM'과 'AM'이 무슨 의미인지 설명할 수 있는 어른이 몇이나 될까. 이 책을 읽었다면 앞으로 이렇게 설명하면 된다. 방송은 입력된 저주파 신호를 고주파 신호로 변조한 후 안테나에서 각종 방식을 거쳐 수신기로 발사하는 방식으로 송출된다. 이때 저주파 신호에 따라 고주파 신호의 '주파수'를 변화시키면 '주파수 변조' 혹은 'FM(Frequency Modulation)'이라고 부른다. 반면 저주파 신호에 따라 고주파 신호의 '진폭'을 변화시키면 '진폭 변조' 혹은 'AM(Amplitude Modulation)'이라고 부른다.
생활 속에서 찾은 과학 이야기도 나온다. 비가 오는데 우산이나 비를 피할 곳이 없을 때 빗속을 걷는 게 비를 덜 맞을까, 뛰는 게 비를 덜 맞을까. 책에 따르면 몇 가지 조건을 가정할 경우 빨리 달릴수록 비를 덜 맞는다. 이제는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스마트폰에는 터치스크린 기능이 있다. 대체 이건 어떤 원리일까. 시중에서 사용하는 터치스크린은 대부분 축전기식 터치스크린이다. 도체인 손가락이 터치스크린에 닿으면 도체가 형성한 축전기가 전기막과 결합해 전기장을 바꾼다. 센서와 칩을 통해 전기장과 전류의 변화를 분석하면 손가락이 닿은 위치를 감지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하늘은 왜 파란지, 별은 왜 흑백으로 보이는지, 전자레인지는 어떻게 음식을 가열하는지, 휴대폰이 어떻게 위치를 측정하는지 등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수알못, 과알못인 나에게는 다소 어려운 내용도 있었지만, 오랜만에 수학과 과학에 대한 흥미를 가지기에는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