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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아이를 바꾼다
남동우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자신은 책 한 줄 읽지 않으면서 자녀들에게 책 읽으라고 강요하는 부모들이 있다. 자녀가 하는 말은 듣지도 않으면서 자신이 하는 말은 무조건 따르라고 하는 부모들이 있다. 이런 부모들에게 읽히고 싶은 책을 만났다. 미국에서 가족치료학을 공부하고 현재는 하이브가족상담센터 소장으로 활동 중인 가족 문제 전문가 남동우의 책 <부모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아이를 바꾼다>이다. 저자는 이 책에 지난 십수 년간 가족 문제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미국과 한국에서 직접 보고 겪은 사례를 담았다.
아이가 부모에게 원하는 것은 의외로 어렵거나 대단한 것이 아니다. 아이도 인간이고,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우에 따르면 인간의 욕구는 5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는 의, 식, 주, 수면 등에 대한 욕구이고, 2단계는 안전에 대한 욕구이고, 3단계는 소속감의 욕구 또는 연결감의 욕구이고, 4단계는 존중의 욕구이고, 5단계는 자아실현의 욕구다. 부모라면 우선 아이의 의, 식, 주, 수면 상태를 점검하고 그것들이 충족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충족된 상태라면 아이가 가정에서 안전하다고 느끼는지, 가족들에게 소속되고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지,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는지 등을 대화로 확인하고 결핍되어 있다면 채워줘야 한다.
과거 한국의 부모들은 아이를 입히고 먹이고 재워주는 것만으로도 부모 역할을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의, 식, 주, 수면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면 그다음 욕구가 충족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최근에는 부모들이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적은 시간이라도 잘 놀아주는 것이 좋은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단연 후자가 더 좋다고 말한다. 주말이나 휴일을 통째로 아이와 같이 보낸다고 해서 엄마, 아빠는 TV만 보고 아이는 혼자서 논다면 아무 의미 없다. 차라리 한두 시간 만이라도 아이가 진정으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엄마, 아빠가 함께 해주는 편이 아이에게는 훨씬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인간의 자존감은 부모의 일관성 있는 언어에 의해 형성된다. 아이가 시험공부를 할 때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하고, 성적이 나오고 나서는 '결과가 중요하다'면서 아이를 야단치면 아이는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부모의 언어에 일관성이 없으면 아이는 그것을 '안전하지 못한 환경'으로 인식하고, 부모를 대할 때 두려움 또는 혼란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아이가 시험공부를 할 때 '과정이 중요하다'고 했다면, 성적이 나온 다음에는 성적 그 자체가 아니라 아이가 시험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잘했거나 못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훈육의 기본은 아이를 부모 뜻대로 규율하고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자유를 존중하고 하나의 인격체로 성장하게끔 도와주는 것이다. 아이가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하면 그것에 대해 어른의 시각으로 판단하려 들지 말고 일단은 "그렇게 느꼈구나.", "그렇게 생각했구나."라고 반응하는 편이 좋다. 그렇게 하다 보면 아이가 점점 더 부모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편하게 표현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