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가지 색깔로 내리는 비
김미월 외 지음 / 열림원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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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 육체는 추억이다
  비는 추억의 힘으로 떨어진다


  내가 이토록 한국작가에 무심했었다니. 새삼스럽게 이 책을 펴들고서 깨달았다. 확실히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작가가 단 한사람도 없다니. 무려 일곱명이나 되는데. 그리고선, 너무 우리나라 작가들을 밀어냈었던 건 아닌가 미안하기도 하다. 앞으로는 이들에게 더 관심을 가져주리라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펼쳐 들었다.

  비. 내가 좋아하는 소재이다. 무척이나 감성적인 탓이다. 비가 오면 무턱대고 알코올이 생각나고, 사람이 그리워진다. 하던 일을 멈추고 무작정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다. 그래서 어김없이 비오는 날, 일하는 것이 가장 괴롭다.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차 한잔 마실 여유도, 스르륵 책장 넘기는 소리를 느껴볼 여유도 없이 팍팍한 일상이 원망스러워지기 때문이다. 오늘 또한 잔뜩 찌뿌려진 하늘 아래로 버스를 타고 집으로 이동했다. '방사능'과 '황사'가 섞여 내리는 '비'인 탓에 오늘 '비'는 그다지 반갑지 않다. 뿌옇게 흐려진 창 밖으로 내가 지나가는 곳이 어디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내 앞에 앉아 있는 그녀는 비닐봉지로 창을 슥슥 닦아본다. 그래도 깨끗해지지 않는 창. 우산을 발로 끽끽 밀어대는 청년. 어느새부턴가 '비'는 우리에게 거추장스럽기만한 존재가 된 것 같다. 아마 '방사능'이 가져다준 폐해일까.

  나의 몸은 유난스럽게도 비를 맞으면 몸살이 난다. 많이 오든, 이슬비이든 상관없이 비를 살짝만 맞았다하면 왜 몸이 아픈걸까. 비의 육체는 추억이다. 비는 추억의 힘으로 떨어진다. 일곱가지 색깔의 비를 소개하기 전에 나오는 문구이다. 나에게도 '비'는 추억이다. 추억의 힘이 무겁디 무거워서 그것을 감당하기 힘든 것이겠지. '비'가 무수히도 많이 내리던 장마 때 사랑하는 사람을 보냈고, 그 사람이 슬퍼서 흘리는 눈물이 바로 '비'라고 믿는 사람. 그게 바로 나 자신이다. 그래서 비가 오면 한없이 그 사람이 그립고 또 슬프다. 

 그녀들의 비는 어떤 색깔일까. 

티슈, 지붕, 그리고 하얀 구두 신은 고양이 - 장은진
지금은 그녀의 책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를 읽으며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는 중이다.  '티슈'로 나의 기억에 남은 그녀, 장은진 작가님. 그녀가 마주하는 소재들은 톡톡튄다. 티슈, 지붕, 하얀구두 신은 고양이라, 비와 어떤 연관이 있을지 궁금해졌다. 가벼운 듯 쉽게 읽히면서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매력이 있었다.

그녀가 그날 우산만 챙겨줬어도 비 맞은 몸이 그렇게까지 아프지는 않았을 것이다. (……)
그러나 뒤돌아본 그곳에는 빗줄기만 하얗게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21쪽)
손바닥으로 빗물을 받아 마시기도 했던 그가 그녀와의 아픈 기억으로 인해 세상에서 도피하려 지붕으로 숨어들었다. 그 때 하늘에서 유유히 떨어지는 티슈가 그의 마음을 이끌고, 비로 인해 -그녀가 맞게했던 비로 때문에 아팠다- 도피했던 그가 비 때문에 지붕에서 내려와 그의 원래 방으로 돌아간다. '비'가 내리고 그 '비가' 수증기가 되어 다시 하늘로 올라가듯 그 흐름을 티슈, 지붕, 하얀 구두 신은 고양이를 통해 보여주고 있었다. 사람의 아픈 마음은 사람이 치유할 수 있듯이 상처받은 티슈남자를 통해 그는 위로받은 것이다. 누가 방법을 알려준다면. (37쪽) 누군가의 눈물이기도 한 '비'. 그 눈물이 마를 방법을 가르쳐준다면, 이 세상을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면 슬픔같은 건 없겠지만 그 눈물이 있어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음을 우리는 안다. 살아가면서 겪는 일 하나하나가 그 방법이 되어줄지 모른다. 상처는 지우려고 할수록 더 가슴깊이 패인다. 그 상처를 비로소 놓아주었을 때 우리는 더 단단해져 있다.비온 뒤 땅이 더 단단해지듯이. 그가 지붕에서 내려와 원래의 삶에 한발 내딛은 것 처럼 그렇게. 억수같은 비가 내리고, 맑게 개인 하늘을 올려다보는 그런 느낌의 색깔. 장은진 작가님의 비.

대기자들 - 김숨
비는 아까부터 내리고 있었다. 그걸 이제야 깨닫다니. 비가 다 그친 뒤에 깨닫지 그랬나. 나는 짜증이 나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비가 다 그친 뒤에나. 그러나 비가 그친뒤에나 비가 오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는 없을 것이다. 비는 내리는 동안에만 비일 것이었다. 그친 뒤에 비는 정말이지 아무것도 아닐 것이었다. (67쪽)
치과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그. 끊임없이 자신이 몇번째인지를 되뇌인다. 처음에는 왜 저렇게 몇번째인지를 연연하지, 하며 의아했으나 묵직한 뭔가가 나의 뒷통수를 확 후려쳤다. 치과의 볼일이 끝난 다음 그는 해야될 일이 있었다. 어머니의 가발을 찾는 일이 그랬고, 아내와의 일이 그랬다. 우리는 그처럼 늘 어떤 순서를 지키며 기다리며 살아간다. 말그대로 대기자들이다. 버스를 탈 때에도 줄을 서야하고, 치과에 가서도, 우체국 혹은 은행을 가더라도 대기순번이 필수이다. 우리는 늘 그렇게 대기하며 살아간다. 그렇게 순서를 지키다 먼저해야할 일을 하지 못했을 때 우리는 또 무거운 압박감을 지니고 살아가게 된다. 그친 뒤에 비는 정말이지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생전에 잘해드릴 걸,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말. '비'에 빗대어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니. 마음의 응어리가 있나보다. 쉽게 꺼내지 못할 묵직한 마음의 응어리가 있을지어다. 툭, 하고 눈물이 흘렀다. 우리는 때때로 이런 후회를 자주 하게 된다. 갖고 싶다고 할 때 사드릴걸, 생신인데 화내지 말걸, 하면서 먼저 해드리지 못하고 나중으로 미루는 일이 결국에는 뼈저린 아픔으로 남게 되는. 언젠가는 내가 부모가 되고, 그 마음을 헤아렸을 때는 더 없이 마음 아픈. 살아있는 동안 가슴에 박혀 빼낼 수 없는 가시가 박힌 느낌일테지. 무수한 빗방울이 내릴테지만 언젠가는 그치겠지. 하지만 언젠가는 또 내릴 비. 오늘이 끝이 아닌 돌고 도는 반복되는 삶의 연속, 쳇바퀴 속에 살고 있는 흐린 먹구름 아래 장마같은 김숨 작가님의 비.

여름팬터마임 - 김미월
본래 사람은 자신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일에는 별 관심도 없고 그만큼 잊기도 빨리 잊는 법임을 진은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102쪽)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문학소녀가 되어 보고 싶어서 백일장에 도전했던 진. 우연히 봤던 전단의 시(詩)로 장원을 차지하게 되는데, 전단의 그 시(詩)는 다름아닌 노벨 문학상 수상자 파블로 네루다의 작품이었다. 금방이라도 숨어버리고 싶었던 진이었지만 아무도 그녀앞에서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이처럼 '비'가 내리고 있었던 걸 몰랐던 사람은 비가 왔었어?라고 할 수도 있다. 그 상황이 되어 보지 않으면 당사자 마음은 모르는 것이고, 정작 주변 사람은 자신의 일이 아니기에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그리고 관계없는 일은 더욱 쉽게 잊는게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한 순간의 소나기 같은, 김미월 작가님의 비.

키즈스타플레이타운 - 김이설
일곱가지 이야기 중에 가장 충격적이었다. 끊임없는 폭풍우가 나를 삼켜버리는 느낌. 소용돌이에 휘말려 헤어나올 수 없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장은진 작가님 다음으로 관심을 쏟고 있기도 하다.
죽기 직전의 매미도 그럴까. 태풍 매미도 여름의 끄트머리에 남아 그악스럽게 울부짖었다. 바람이 불고 비가 쏟아졌다. (184쪽) 아버지에게 성추행을 당한 딸. 그리고 그녀의 남편은 소아를 탐하는.
그녀의 인생은 늘 소용돌이 한가운데에 서있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을까. 늘 아버지가 다가오던 그 때를, 집에 아무도 없을 때를 틈타 아이를 괴롭히는 아버지의 손길을 어린아이가 어떻게 견딜 수 있었을까. 태풍이 휩쓸고 간 자리에 쓰러져가는 집을 묵묵히 바라보는 듯한 느낌. 만신창이가 된 집을 수리해보아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 폭풍우가 다시 들이닥칠 것만 같은, 김이설 작가님의 비.

  일곱가지 색깔의 비 중에, 느낌이 선명했던 이야기들만 옮겨보았다. 앞으로 더 주목하고 싶은 작가님들이기도 하고. 두번째 출간될 눈(snow)테마도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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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한 보통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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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이 있는 장소는

당신의 마음이 있는 곳인가요?

 

 

 

  에쿠니 가오리라는 사람. 

나에게는 저만치 멀게만 느껴지는 작가이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그녀가 이루어 놓은 글솜씨를 눈곱만치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  

청아한 문체를 자랑하는 그녀. 무미건조한 듯 툭툭 내뱉는 말이 뇌리에 박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이 반복될 때면 쉽사리 내가 헤어나올 수 없는 커다란 무언가를 만드는 힘, 사람을 끄는 힘이 그녀에게는 있다, 하는 생각에 실로 부러워지기도 한다. 쉽게 던져지는 말인 것 같은데 실제로는 무수히 많은 생각을 거쳐 청아하게 변화하게 되는 것이리라. 그렇게 조금씩이라도 다가가고 싶은 그녀, 에쿠니 가오리.

 

  이 책이 나오기 전에 책 제목 이벤트에도 참여했었기 때문에 조금은 특별한 사연이 있는 책이 되었다. 내가 추천한 제목은 '특별하지만 평범한'이었다. 이 전에 나온 책들을 보면 이렇게 모호한 - 끝맺어지지 않은 느낌의 - 제목이 꽤 있어서 그것자체가 에쿠니 가오리를 나타내는 것이라 생각했기에 고른 제목이었다. 예를 들어, 「차가운 밤에」「반짝반짝 빛나는」「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등이 있다. 나열한 책들과 이번 책과의 다른 점이라고 하면, 실제 원제의 제목을 그대로 사용했다는 점. 「소란한 보통날」의 원제는 「싱크대 아래 뼈」인데, 그대로 제목으로 사용하기에는 갸웃거려졌기에 투표를 한 것이겠지. 제목으로 「소란한 보통날」이 되고, 책을 읽고 나서는 역시 특별하지만 평범한보다는 나았다는 생각이 든다. 제목까지 그랬다면 더 평범한 책이 될 뻔했으니까.





 

 

  봄이라서 그런가 겉표지를 벗겨낸 모습은 상큼하게 되어 있었다.

겉표지의 자수느낌도 꼭 책의 느낌을 대변해주는 것 같아 마음에 들었었는데

겉표지는 정말 자수를 놓은 것처럼 만져진다. 꼭 벽에 걸려진 예쁜 자수그림을 보는 기분이 난다.

아니면, 바느질을 하고 있는 엄마의 포근한 느낌이랄까.

 

 

 


 

 

  다른 집의 일상을 훔쳐본다는 것. 그것은 생각외로 재미있었다. 친구네 집에가도 우리집과는 다른 공기의 흐름을 맛보면 괜스레 집에 와서 생각이 나는 것이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식탁에서의 분위기라던가 - 밥을 먹을 때 TV를 보거나, 보지 않거나 물을 함께 마시거나, 식후에 물을 마시거나 - 혹은 수건을 개는방법이나, 속옷, 양말을 개는 방법 등이 다를 때 묘한 공기의 차이를 느낀다. 우리집에서는 이렇게 하는데 이 집에서는 저렇게 하는거니까. 어디에나 정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꽤 흥미롭다. 집집마다 특별하고 대수롭지 않고의 차이가 확연히 다르다는 점은 신기하고도 재미나다.

 

  미야자카가에도 규칙이 있다. 아침에 먹는 식단이라든지, 12월 첫째 토요일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사고, 가족 중 누군가의 입학식이 되면 가족사진을 찍는다던지 하는 그 집 고유의 전통 같은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룰이 있는 집에 살고 있지 않은 나로서는 한번쯤은 해보고 싶은 놀이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얼마전「달콤한 작은 거짓말」을 읽었을 때, 에쿠니 특유의 쓸쓸하고 청아하고, 조금은 고독한 느낌이 익숙하지만 조금 낯설게 다가왔던 야릇함이 있었는데 지금 「소란한 보통날」을 읽고 보니 그 낯섬이 어디서 오는지를 알 것 같다. 번역되어지는 글은 번역가에 따라 느낌이 다르게 와닿는데, 도입부에 들어서면서도 굉장히 통통 튀는 느낌이 들었었다. 엇, 조금 다르다. 하고 생각하고 번역가를 보니  「달콤한 작은 거짓말」과 「소란한 보통날」의 번역가가 달랐던것이다. 고전도 번역에 따라 책 전체의 분위기가 좌우 되는데 하물며 현대라고 다르랴. 나는 김난주표 에쿠니 가오리 소설을 좋아한다. 「달콤한 작은 거짓말」은 뭔가 조금 부족한 느낌이 있었지만 특유의 그 고독함이 좋아 그냥 넘어갔었는데, 이 책의 통통 튀는 문체들을 보니 괜스레 이 책에 더 정이 가면서 반가웠다. 주제자체가 밝은 점도 물론 한 몫 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역시 에쿠니가 주로 다루는 느낌의 주제는 아니라서인지 그저 두리뭉실 구름흘러가듯 평화로운 느낌이다. 물론, 사건사고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그것마저도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유유히 흘러간다. 그래서 소란하지만 보통날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당신이 있는 장소는 당신의 마음이 있는 곳인가요? 라는 문구가 참 마음에 들었었다. 가족이야기라는 것에 조금은 섭섭했다. 내가 보기에 저 문구만 봐서는 애정이라는 것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은데 말이다. 조금은 다른 고독감과 상실감을 맛볼 수 있었을텐데 아쉬웠다. 하지만 그녀가 보여주고자 했던 마음이 있는 장소가 '집'이라는 점에서 그 상실감을 위로 받는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가족이라면 내 편이 되어 줄테니까. 밖에서의 힘듦을 따뜻하게 바꾸어 줄 수 있는 장소. 이놈의 집구석,이 아닌 따뜻한나의 보금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는 장소가 가족이 있는 집이 되어야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에는 그 집만의 룰이 있는 집 - 통금시간 등이 엄격한 - 보다는 아이 위주로 생활하고 있는 집이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 얼굴을 맞대고 밥을 먹는 시간도 거의 없다. 아이의 교육을 위해 맞벌이 하는 가정이 대다수라, 미야자카가처럼 식탁을 차리기 위해 돌을 줍는다던지, 가족들끼리 할 일을 서로 분담한다던지 아이들끼리 서로 놀이를 하고 교감을 한다던지 하는 일이 거의 없다. 하하호호 웃으며 그 날 있었던 일을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고, 함께 차도 나누어 마시고, 생일에는 꼭 함께 맞으며 선물을 교환하고. 어쩌면 이토록 평범한 가정의 모습이 지금 우리의 바뀐 생활로 인해 특별하게 비춰지고 있는 모습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너무 먼곳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하지는 않았을까. 알고보면 행복은 이렇게나 가까이 있는 것이었는데 말이다. 오늘 저녁만큼은 시간을 내어 가족끼리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셔보는 것은 어떨까?
평범하지만 특별한 행복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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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작은 거짓말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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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기보다 조금은 선선해진 밤. 아침에 체하듯 책 한권을 뚝딱하고 그 기세를 몰아 선선한 공기에 집어든 달콤한 작은 거짓말. 『장미비파레몬』접한 후로 나의 마음을 흔들지 못했던 에쿠니 가오리. 꼭 그 책 때문이라기 보다, 그녀를 실제 만나고 나서 기대감이 상당히 떨어진 탓이리라. 청아하고 정갈했던 내 맘 속 그녀는 대체 어디로 가고, 무언가에 찌든 듯한 괴로움에 잠긴 그녀만 내 앞에 남았었다. 오버랩되던 그녀는 그 어디에도 없는, 내 앞에 그림자는 대체 누구였던가 싶을정도로 초.췌.했던 그녀. 신간이 나오면 발빠르게 예약을 하고 두근대는 마음으로 기다렸지만, 그 만남 이후로 아주 많이 시들해졌다. 역시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하지만 그 초췌한 모습과는 다르게 자신의 이름을 또박또박 예쁘게 쓰던 그녀. 나의 책에 남은 그녀의 이름만은 지금도 소녀감성이 물씬 풍기는 듯 하다. 요즘도 이따금씩 그 글자를 손으로 어루만지며 그녀를 떠올리곤 한다. 물론, 그 때의 모습이 아닌 내가 기억하고 싶은 이미지이긴 하지만.

 

솔라닌,으로 시작하는. 어째서 그녀가 솔라닌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가. 하는 물음에는 애초부터 관심이 없었다. 기대를 하지 않고 무덤덤하게 읽어내려갔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예전의 강렬함을 찾는다기 보다 그저 눈이 에쿠니 특유의 문체를 보고 있는 거였다. 이 책이 별로였다는 평도 많이 봤다. 하지만 그것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나름 냉정하게 책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냉정. 아무리 찾으려고 해도 늘 에쿠니에게는 지고 만다. 난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따위의 반론도 없다. 어느순간부터 나는 내 마음이 동조하고 있는 것을 느꼈다. 어째서 결혼도 하지 않은 내가 이런 소재에 수긍해야 하는 건지, 조금은 억울해하면서-

 

결혼을 하게 되면, 분명 연애할 때와는 달라지는 점이 있다. 같은 장소로 돌아온다는 것. 마냥 사랑하는 사람과 한 집에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따뜻하게 보낼것을 생각하면 나는 마냥 설렌다. 하지만 이따금씩 이런 책을 읽게 되면 사랑으로만 관계가 유지되지 않는 것 또한 알기 싫어도 알게 된다. 기나긴 연애에 지쳐버린 요즘. 이런 소재에 굉장히 민감하다. 사랑이 아니라 굶주림이다. (63) 100% 그 이상 공감한다. 결혼하지 않은 지금도 이런 상태인데, 결혼을 하게 되면 더욱심각해지겠지. 퇴근할 그 사람을 기다리고, 밥을 짓고, 언제들어오는지 전화하고. 매일 반복된 생활일 것이다. 그 사람의 스케줄에 맞춰 나는 목매달고 기다릴 것이다. 그렇다. 이것은, 사랑이라는 이름보다는 그 사람을 목말라하고 있음이다. 허전함이 그 배후에 있을 것이다. 내 모든 것이 되어 버린 냥 그렇게 살게 되겠지.

 

"You know what I miss? I miss the idea of him(내가 뭘 그리워하는지 알아? 그저 누군가와 함께 있었단 느낌이야.)" (98쪽) 이 말에 심하게 공감하는 나를 보니 내가 참 많이 외로운가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이따금씩 그가 다녀간 자리에 그를 다시 놓아두고 추억한다. 그리고 그가 앉았던 자리에 온기가 남아 있는지 확인해보는 버릇도 생겼다.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내 옆에 있었는데.. 내 옆에 없는 그를 떠올릴 때면 나는 마치 외톨이가 되어 버린 것 같은 환상에 빠진다. 덩그러니 나 홀로 남겨진 느낌. 다시 이 자리로 돌아오지 않을 것만 같은 불안감. 누군가와 함께 있었단 그 느낌이 더 사람의 마음을 사무치게 만들수 있다는 걸, 이젠 안다.

 

"나는 그저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어서 말하는 거야. 나나 당신이나 이야기할 의무 같은 건 전혀 없어." (14쪽) 3년차 부부인 사토시와 루리코. 그들의 대화는 하루의 일과를 보고하는 형식이다. 무언가든 공통의 화제가 없는 두 사람. 심지어 싸운적도 없다. 이렇게 무미건조한 결혼생활이 어째서 아무렇지 않게 유지되고 있는 것일까. 이야기할 의무 같은 건 전혀 없다면서 시시콜콜 두 사람은 하루에 일과에 있어서는 서로에게 보고한다. 비밀이 없다는 것. 서로에게 다 터 놓는 것도 그다지 하루의 활력에는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듯하다.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비밀을 만드는 두 사람. 모순적이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달콤한 작은 거짓말. 무언가 굉장히 안정된 상태를 깨뜨리지 않기 위해 필요하게 된 그들의 무언의 계략.

"왜 거짓말을 못하는지 알아? 사람은 지키고 싶은 사람에게 거짓말을 해. 혹은 지키려는 사람에게." (196쪽) 비밀을 만들면서 집 밖에서 몰래 데이트를 하지만 집 안에서 만큼은 서로에게 원하는 것을 해주려고 노력한다. 지키고 싶은 것이다. 그들의 관계를. 비록 공통된 화제가 없이 늘 겉도는 것 같은 느낌이라 할지라도 쉽게 그 관계를 청산할 수가 없는 것이다. 결혼이란, 단지 마음가는대로 무작정 행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사랑보다는 의무감, 책임이 더 강한 그런거니까. 오히려 이런 달콤한 거짓말이 그들의 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하루하루를 함께 살아가는 데 있다고 봐." " 함께 자고 함께 일어나고, 어딜 나가더라도 다시 같은 장소로 돌아온다는 거." (140쪽)

어쩌면 나는 이런 것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한테 결박당하고 싶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나에게 돌아올 그를 기다리면서 나는 혼자가 아니야. 늘 그가 함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관계가 아닌, 함께한다는 것. 그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것에 사랑이 전제가 되었든 책임이 전제가 되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어찌되었건 함께라는게 중요하다.

 

"스토리는 딱 한 번 뿐이라서 아름다운 거예요. 우리 인생처럼." (99쪽) 나의 스토리는 어떻게 결론이 날까. 어떤 식의 결론이든 나는 행복할까. 행복이라는 이름보다는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올바른 거겠지. 어차피 나의 인생도 딱 한번 뿐인거니까. 하지만, 내 스토리 끝에는 꼭 너와 함께였으면 좋겠다. 난 너를 지키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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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등 - 개정판
박범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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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툭툭툭. 내 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비였으면 했다. 하지만 빗소리라고 하기에는 약간 어수선한 느낌이었다.

그랬나보다. 꼭 이 책을 덮고 난 내 마음이 옹송거리며 아우성치는 꼭 그 느낌과 닮았기에 쉽사리 창 밖을 내다 보지 못했다.

정말 이 소리가 비라면, 나는 해 쨍쨍하던 오후, 망설임 없이 뜰 앞의 목련을 내 카메라 속에 남겨뒀어야 했다.

눈을 뜨고 또 새 아침이 오면 그 목련이 후두둑, 다 떨어져버리고 말지 않았을까. 노심초사의 새벽을 보냈다.

결국, 창 밖에 슬그머니 손을 뻗으며 그것이 비였음을 확인했다. 목련의 꽃잎을 모조리 떨어뜨리기에는 조금 역부족인,

조금은 수줍게 내리는 봄비, 혹은 이슬비. 나의 심장을 둥둥이게 하는 그녀, 혹은 그녀들과 꼬옥 닮은 이슬비였다.

그녀가 좋아했던 이슬비와 함께 나의 외등은 그렇게 켜져있었다.

 

'비즈니스'를 통해 스스로 박범신 작가님의 팬이 될 것임을 자처했다. 드디어 첫 장을 편다. 그 두근거림이란,

그런데 한번에 훅- 몰입되었던 '비즈니스'와는 달리 무언가 겉도는 느낌.

사실, 기분이 가라앉아있던터라 밝은 느낌의 글을 읽고 싶었었다. 이것은 지극히 모순이다.

제목에서만 보더라도 그 쓸쓸함을 이루 말할 수 없는데, 그래서 몇번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며, 두근거림이 옅어지고 있었다.

 

한 사내의 뜻하지 않은 죽음을 시작으로, 어두웠던 우리의 시대를 재조명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온전하지 않은 인물들이 나의

마음을 마구마구 짓이기고 있었다. 새로 시작하는 봄을 맞이하고 싶었던 나에게는 잔인한 4월이야기였다. '목련'이 피는 계절,

그리고 4월. 지금 읽지 않으면 안된다고 마음을 다잡고 읽기 시작한 이후부터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목련'. 몸을 한창 웅크리고 있을 즈음. 그 꽃봉오리가 무척이나 수줍다. 하지만 여지껏 목련이 예쁘다, 혹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 목련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언제 수줍었냐는 듯 활짝 피어오르는 것도 잠시. '목련'은 어딘가 허무하게 바닥으로 낙하할 즈음

갈색 멍이 온몸 한 가득이다. 상처투성이가 되기 싫어서, 나는 '목련'을 좋아할 수가 없다. '목련'을 좋아할 수는 없지만 '목련'을 닮은

이 책은 좋아질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이 '외등'의 다음 제목으로 '목련'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꼭 '목련'을 닮은 책이다.

 

언제나 내 줄을 끊어버리곤 한다. (8쪽)

세상과 연결되어 있고 싶지만 세상은 언제나 그의 줄을 끊어버린다. 자신의 힘으로 온전히 그녀를 지킬 수도 아버지의 뜻을 완벽히 따를 수도 없는.

늘 갈림길에서 그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늘 일렁이는 파도처럼 밀물처럼 왔다가 썰물처럼 저 만치 사라져버리는 그의 인생은 늘 상처투성이었다.

민.혜.주. 그녀를 그리워하는 마음하나로 온 평생을 다 바치던 바보같던 사람. 앉은뱅이 눈사람이 되어 연줄이 끊어진 채 그녀하나만을 향해 날고 있을까.

세상은 그의 줄을 끊었지만, 그녀는 놓지 않았다. 살아생전 한번도 자유롭지 못했던 그를 오히려 자유롭게 하되, 영원히 함께 추억하기로 했다.

 

 

비록 세상이 얼어붙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가 손전등으로 자신의 주검을 비추었던 외등은 하나의 불꽃이었다고 나는 생각했다. (106-107쪽)

그가 용감하지 못하다고, 생각했었다. 그토록 사랑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보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 그가 바보같았다. 다른 사람에게 가버리면, 또 그토록

아프고 괴로울 거면서. 눈 질끈 감고 그녀를 놓아주지 말지. 서로 사랑하면서 이토록 바보 같은 그와 그녀가 답답하고 또 불쌍했다.

밝을 때에는 그녀에게 다가갈 수 없었던 그. -데모로 인해 도피자의 생활을 해야했기 때문- 어둠이 찾아와서야 비로소 둘은 사랑을 나눌 수 있었다.

한없이 어둠과 한 몸이었던 그가 자신의 주검을 비추는 '외등'을 단 이유는 무엇일까.

어둠에 다다라서야 그녀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그가 죽어서야 비로소 외등으로나마 밝은 빛으로 자신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었다.

비록 미미한 손전등이었지만, 그 빛은 무엇보다 찬란하고 따뜻했다.

자신의 온 세포마다 들어차 있었던 그녀를 마음껏 사랑한다고 할 수 없었던 그의 마지막 용기이자 절규가 바로 '외등'인 것이다.

 

유일하지 않으면 사랑이랄 수 없어. 민혜주, 내겐 고유명사란 말야. 많은 여자 중 한 명이 아니라 단 한 명일 뿐이라는 거야. (150쪽)

그렇게 한 곳만을 바라보며 그녀를 위한 스위치, '외등'을 켰던 영우. 세상에 이렇게 지독한 사랑이 또 있을까.

 

 

지독하고, 잔인한 사랑을 되풀이하는 그들 때문인지, 새 봄이 오는 소리가 저만치 멀어진 것 같은 느낌이다.

'목련'은 예쁘지 않아. 정도에서 끝날 것 같던 나의 봄. 카메라에 몇 장 담고서는 너도 꽃이니까, 로 지나칠 것 같던 봄.

'외등'으로 인해 '목련'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졌다. 나에게 너무 아련하고 아픈 상처투성이가 되어버린 '목련'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인다.

 

그들이 함께 보냈던 추억의 '목련 그늘' 아래서 이제는 따뜻한 봄을 맞이하고 있겠지.

온 몸이 멍들어 차갑게 지더라도, 수줍었던 그들의 미소를 기억할께.

우리집 뜰 아래 목련그늘에도 잠시 다녀가 주겠니? 이제야 비로소 자유로워진 당신들의 행복한 미소가 보고싶다.

 

 

[수정했으면 하는 부분/오타]

115쪽  그 분의 건강 어떠셨어요? --> 그 분의 건강 어떠셨어요?

131쪽  집 살 때 연을 많이 날렸어 / 184쪽  저 재희예요. 집에 살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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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 - 이외수의 감성산책
이외수 지음, 박경진 그림 / 해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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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님의 에세이는 여운이 오래 남는 매력이 있다. 
가벼운 듯, 가볍지 않고 무거운 듯, 무겁지 않은 시소의 균형을 잘 맞추는 느낌이랄까.

스르륵 넘겨보면, 금방 읽을 것 같지만 막상 펼쳐들면 그렇지 못했다.
어느 사소한 것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이번에 접한 에세이는 감성산책.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 라는 재미있는 제목이었다.

그리고는 기존에 읽었던 것들보다 쉽게 읽히려나? 혹은 가벼울려나? 생각했었지만,
역시나 예상을 빗나갔다.

재밌게 지은 제목과는 달리, 그 안에 숨겨진 뜻은 참으로 묵직하다.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의 마음은 코끼리의 무게만큼이나 무거워질 때가 많다. 
훌훌 털어버리고 싶지만, 무엇하나 섣불리 행동할 수가 없다.

눈치를 봐야할 것이 더욱 많아지고, 그 때문에 점점 나 자신을 잃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물을 한껏 머금은 솜마냥 생기도,
홀가분한 마음의 자유도 허락되지 않은 채 자꾸 무거워져만 간다.

 

이 책은 삶을 지혜롭게 살아가는데에 디딤돌이 될 만한 책이다. 
아는 길도 물어가는,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사람이 되기 위한 책이다.

탈무드, 무탄트 같은 느낌이다.

우화 속에 숨겨진 뜻을 찾아나가는 방식으로,
지금 숨가쁘게 돌아가는 삶 속에 쉬어가는 쉼터가 되어 주는 글들이 많이 실려있다.

그리고 글 중간 중간 나타나는 시(詩 ) 덕분에 감성이 더욱 묻어난다.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구절 몇가지.

 

38

아프냐. 더 아픈 것들을 굳게 끌어안으라. 그러면 지금 아픔은 저절로 사라져버릴 것이다.

슬프냐. 더 슬픈 것들을 굳게 끌어안으라. 그러면 지금 슬픔은 저절로 사라져버릴 것이다. 
- 李外秀    (P. 59쪽)

 

 

76

진실로 글을 쓰고 싶다면 놀부처럼 살지말고 흥부처럼 살아라.

다리가 부러진 제비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껴라.

글을 쓰는 일이 도를 닦는 일과 무엇이 다르랴.

내 마음 밖에 있는 것들을 모두 내 마음 안으로 불러들여 같이 슬퍼하고 같이 기뻐하라. 
- 李外秀  (P.118쪽)

 

 

무언가를 깨닫게 하기 위한 글들이 많아 마음이 좀 무거워졌다.
그 무거운 마음이 바로 코끼리가 아니었을까?

알지만 잘 실천할 수 없는 것들. 그런 코끼리가 우리 안에 늘 자리하고 있다.

우리 안에 자리하고 있는 코끼리에게 날개를 달아주기 위한 저자의 몸부림.

'아픈만큼 성숙한다, 비온 뒤 땅이 더 단단하게 굳어진다.' 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마침내 모두 별이 된다

 

이 책을 선택하면서 참 마음에 들었던 글귀이다.
우리 모두 별이 되기 위해 이토록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 나의 무거운 마음에 날개를 달아주자. 그리고 내 하나뿐인 삶을 사랑해주자.

우리의 더욱 아름다운 삶을 위해서. 마침내 모두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 되기 위해서.

 

 

[ 오타 발견 ]

403쪽

오히려 강도들은 그에게 앗은 것을 모두 돌려주고 서서히 뒷걸음쳤다.

--> 오히려 강도들은 그에게 앗은 것을 모두 돌려주고 서서히 뒷걸음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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