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맨 브라운
너새니얼 호손 지음 / 내로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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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이 사라졌어."

"이제 이 땅에 남은 선은 없어. 모두 다 사라지고 말았어! 악마야! 와라!! 세상이 다 네 것이 되었구나!!"

[굿맨 브라운]

좋은 사람 브라운은 신념이라는 부인과 함께 교회의 말씀을 따라 살며 천국에 가는 것을 행복으로 여기고 살아간다.

웬일인지 그날은 신념의 만류를 저버리고 아무도 가지 않는 숲으로 떠나게 되고 그 숲에서 악마를 만나고 그가 믿고 따르던 신념이 흔들리게 된다. 그렇게 스스로의 신념이 흔들리기 시작한다면 그의 삶은 어떻게 변하게 되는 것일까?

나는 이 책을 두 번 읽었다.

처음에는 그냥 줄거리만 보고 소소한 시골마을 이야기인 줄 알았다가 책 뒤편의 펴낸이 이야기와 작가인 나다니엘 호손, 청교도와 마녀사냥들에 대한 내용을 읽고 나서 한 번 더 읽어 보게 되었다.

다시 보니 늙은 브라운과 닮은 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선과 악의 의미는 무엇일지 생각하며 읽게 되었다.

이 짧은 책이 나는 무척 어려웠다. 중의적 의미들을 생각하며 읽는다는 게 다양한 배경지식이 없다면 참 힘들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이 책 [굿맨 브라운]은 상징적인 의미들이 무척 많다.

굿맨이나 신념 같은 이름들도 그렇다. 처음 왜 부인의 이름이 신념일까? 생각했었는데 모두 의미가 있었다.

악마도 유흥이 있어야 일을 하지 않겠는가?

이미 악의 손아귀에 넘어간 인간들을 유혹하는 데는 더 이상 힘을 쏟지 않는다.

흔드는 재미가 있고 넘어올랑 말랑한 굿맨을 유혹하는 게 재미있지 않을까?

굿맨 브라운은 자신이 겪은 일들이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려 한다. 그리고 평생 불안해하고 주변을 의심하며 침울하게 살다 세상을 떠난다.

신념을 가지고 지키며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사람들은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가치관과 선의 기준들을 끝까지 지켜가는 것은 태풍에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과 같지 않은가!

내가 읽은 월간 내로라는 총 3권이다. 누런 벽지, 꿈의 아이를 이어 굿맨 브라운까지...

단숨에 읽히는 단편들을 매달 내놓는 월간 내로라는 읽히는 것만 단숨이다. 독서 후 생각의 양으로만 따지면 장편 저리 가라다.

이번 굿맨 브라운 역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그리고 많이 공부하게 한다.

그래서 더욱 다음 달이 기대되는 월간 내로라다.


*해당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직접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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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떠나면 고맙다고 말하세요
켈리 함스 지음, 허선영 옮김 / 스몰빅아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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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선택할 때 제목과 표지의 역할도 한몫하는 내게 이 책은 선택할 수밖에 없는 매력이 넘치는 책이었다.

[남편이 떠나면 고맙다고 말하세요]

왜? 떠나면 쫓아가서 복수를 해줘야지 왜 고맙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남편이자 아빠인 존.

결혼생활을 함께 한 지 18년 그중에 3년은 아이들과 에이미의 곁은 떠나 있었던 남편이 사라질 때처럼 갑자기 나타나 아이들의 좋은 아빠가 되어주고 싶단다. 미친 거 아니야? 뭐가 다 이렇게 제 맘대로야? 그걸 또 받아주는 에이미는 무슨 이유인 거야?

남편이 사라진 그 3년 동안 전업주부였던 에이미는 직업을 갖게 되었고 아이들의 키는 30cm나 커버렸다.

세월이 흐른 만큼 남은 가족은 많은 변화를 겪었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나타난 아빠의 존재를 쉽게 받아들일 수가 있을까?

결국 가족회의를 거쳐 아이들은 아빠와 1주일을 함께 있게 되고 에이미는 휴가 아닌 휴가를 얻게 된다.

뉴욕에 가서도 아이들 생각뿐인 에이미는 여자이기보단 엄마였다. 아이들 이야기만으로 얼굴에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는 엄마 말이다.

에이미는 떠난 남편이지만 아직은 이혼 전이기에 괜한 죄책감을 가지고 자유롭게 다른 남자를 만나지도 못하고 뜨뜻미지근한 삶을 살아간다.

섹시한 사서 다니엘을 만나 설렘도 느끼지만 결국 에이미의 선택은 아이들이었다.

남편이기 전에 아빠인 존의 행동이나 그 와중에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의 이미지를 심어주고자 노력하는 에이미가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그렇게 보여주는 모습에 집착을 하는지 저렇게까지 아이들의 삶만 중요한 건지 에이미의 삶은 없는 건지 안타까웠다.

나도 여자로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너무 나의 삶은 없는 게 아닐까 싶어 화가 나기도 했다.

책은 담담하게 그렇지만 센스 있게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이들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간다.

작가는 한 여자의 삶을 통해 공감을 끌어내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아이가 둘인데 남편이 사라진 상황이 나에게 일어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경제적인 문제나, 아이들 교육문제, 주변인들의 시선 등 너무 많은 생각으로 우울에 빠지게 되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에이미는 주저앉아 있지만은 않았다.

아이들을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나가는 그 과정이 생생하게 와닿았던 이유도 누군가의 엄마고 아내고 여자인 그들의 감정에 많이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제목인 [남편이 떠나면 고맙다고 말하세요]를 읽기 전과 읽은 후에 느끼는 감정이 달라진다.

아이의 엄마나 아내 그리고 여자라면 읽어보면 좋겠다. 그리고 바뀌는 내 안의 감정과 생각들을 다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


*해당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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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 - 아스트랄 개그 크로스오버 단편집
정재환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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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랄 개그 크로스 오버 단편집이라는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라는 책을 읽어보았다.

아스트랄이 무슨 뜻인 걸까?

아스트랄

아스트랄 astral뭔가 신기한 것을 봤을 때, 4차원 세계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을 표현할 때 쓴다.

ackermann | 2006-02-23

아하~ 그럼 4차원 세계와 개그가 크로스오버된 내용들의 단편들이 들어있는 책인 거구나~

라고 읽기 직전에서야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설명과 같았다. 책 속 단편들은 정말 4차원 세계 그 자체였고 읽는 내내 낄낄 거렸으니 개그가 묻어 나오는 이야기들이 잔뜩 들어있다.

총 11편의 단편이 들어있는데 개중에 너무 내 취향인 작품들도 있고 다 읽은 후에도 약간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세계관도 있었다.

하지만 무엇이 재미없었냐 물으면 어느 하나 고르기 힘든 단편들이었다. 그중 7개만 이야기해보려 한다.

[창고]

회사에 버려진 창고 속에 오래된 금고 하나와 박 부장의 연관성에 대하여 홀로 조사하던 박 프로에게 비웃듯이 권하는 "발라볼래? 발라 봐~!"

금고 안에는 상상한 그것들이 들어 있었다. 돈과 마약. 의미가 다르지만 아닌 건 아닌 거다.

[오징어를 위하여]

소개팅에 나와서 '나는 오징어요~'라고 말하는 오진오씨가 내 다리를 먹으라 한다.

뭐지 이 남자 또라인가? 싶지만 안 먹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다. 마지막에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임 여사의 수명 연장기]

'저승사자와의 로맨스'라는 웹 소설 작가님의 영혼을 이끌어줘야 하는 저승사자들의 고민과 사건 해결 과정들이 재미나게 그려진 이야기다.

역시 이승이나 저승이나 막장 소재가 아니면 인기를 끌 수 없다.

요즘 결혼 작사 결혼 작곡이라는 드라마를 보는데 매주 다음 막장 스토리가 궁금하다. 아마 차사 님들도 나와 같지 않았을까? 이야기가 끝난 줄 알았는데.. 이제 끝이라 생각했는데.. 시즌 투(2)로세~~ 라니 다시 원점이다. 시즌제에 외전까지라면? 켁켁켁

[죽음에 이르는 병, 발기부전! 그대로 놔두시겠습니까?]

싼 월세에 입주한 후 불면증을 앓게 된다. 싼 임대료는 모두 이유가 있는 법!

발기부전 요정이라 자칭하는 남자까지 나타나고 내 삶도 힘든데 발기부전의 저주까지 받게 되어버렸다. 저주를 풀려면 가슴속의 그것을 발딱 서게 해야 한다는데 그 방법은?

최근 당신의 가슴을 쿵쾅쿵쾅 울려주는 일이 있었나요? 그것은 무엇입니까?

[You are What you eat]

내가 먹은 것이 곧 내가 된다는 말이 무척 와닿긴 했지만 내 식습관을 바꾸고 싶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너무 끔찍한 이야기였다. 어젯밤 먹은 것으로 내가 변하게 된다니..

난 어제 탕수육과 짜장을 먹었으니 그럼 돼지로 변신하려나?

비건들은 변화의 과정이 느릴 뿐 결국 변하게 된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이 먹은 것으로 변신하고 또 먹고 또 변신하고의 반복이다.

[무한 마계 지하던전]

동생의 찢어진 패딩을 오버로크 치기 위해 동인천 역 지하상가를 찾았을 뿐인데...

던전에 빠져버린 주인공은 당황스럽기만 한데 패딩이 말을 하고 오버로크 친 십자가 마크가 나를 보호해 준다고 말하는 수호요정까지 만나게 된다.

게다가 마계인들도 길을 잃고 방황하는 인천의 지하상가라니 얼마나 현실적인가?

마왕은 왜 그렇게 잘생겨서 운명적 사랑에 빠지게 만들어 새로운 용자 후보를 찾아야 된단다.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

용한 무당 맥아더 보살 김명자 씨에게 서해 용왕님을 받아야 한다는 아가씨가 찾아온다

네크로노미콘, 크툴루, 그레이트올드원, 딥 원 등등... 모르는 말 천지다.

신내림을 받지 않게 해달라는 아가씨와 맥아더 보살의 다툼이 더욱 커지고 신고받고 나타난 경찰들의 종신직 신탁 공무원으로서 시장의 비선 실세가 될 수 있다는 달콤한 설명에 싸움은 순식간에 종식이다.

역시 안정된 평생직장은 그 어떤 유혹보다 강렬하다.

도대체 인천은 어떤 곳이길래, 마계던전 에피소드도 그렇더니 온갖 마물들이 모이는 것일까?

이 책을 쓴 작가들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인 걸까?

어떻게 이런 현실적인 스토리와 사차원의 세계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걸까?

그 11명의 작가님들을 직접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너무 기발하고 유쾌하다. 만화책도 아닌데 보면서 내내 껄껄낄낄켁켁 거렸다.

현실과 사차원세계의 연결들이 너무 기발했다.

한 가지 이야기를 읽으면서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지는 책이었다.

작가님들의 센스와 창의력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내본다.

너무 더운 요즘 에어컨 빵빵한 곳에서 이 책을 보고 있는 당신!

행복한 휴가가 따로 있는가? 이것이 행복이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선물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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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7 - 동백과 한란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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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의 [고구려]가 영상으로 제작된다고 한다.

[고구려]를 처음 본 게 언제더라? 중간에 끊긴 기억이 났다. 10년 전이었던가?

그리고 오랜만에 나온 7권을 읽어보게 되었다. 그전 이야기가 기억나지 않았지만 전혀 문제 될게 없었다.

10권으로 완결이 된다고 하는데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마지막이 나오지 않을까 궁금해진다.

 

이번 7권은 고국양왕 동백과 한란 편이다.

나라를 떠나 무엇인가를 찾아다니는 소수림왕 고구부와 떠난 자리에 남아 고구려를 지키는 고국양왕 고이련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고구부와 4명의 따르는 이들 종득, 현찬, 우상, 편달은 각각 무사와 선비 풍수사 도굴꾼의 조합이다. 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의 다섯은 무엇을 찾고 있는 것일까? 무덤을 찾아 파고 알아낸 사실들로 쫓는 것은 주술에 관한 것이었다.

고구부가 진짜 찾으려고 하는 것은 무엇인 것일까? 미신의 나라 은의 자취를 뒤쫓는 고구부의 생각이 궁금하다.

 

고이련은 법기관을 만들어 변국을 우두머리로 세운다.

모두에게 직언을 청하고 스스로의 몸을 굴려 직접 경험하고 배웠던 고이련의 장점은 성실함과 솔직함이었다. 고구부는 지혜로 비할 자가 없었고 고이련은 무예로 겨룰 자가 없었다.

그런 고이련은 고구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백동은 책에 적혀진 역사만을 진실이라 믿는 학자인데 그런 백동에게 고구부가 알려주는 몰랐던 진실들은 그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믿었던 게 진실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며 그의 신념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모두가 고구부의 그림자 아래에서 살아간다. 모용수도 고구부를 이겨보겠다고 악을 쓰고, 고이련도 완벽한 왕인 고구부의 그늘에서 벗어나 보고자 자신만의 길을 갈고닦는다.

 

활 잘 쏘는 추모왕, 말 잘 타는 유류왕. 칼 잘 쓰는 대주류왕, 밥 잘 먹인 민중왕, 멀리 달린 서천왕, 욕심 많은 봉상왕, 낙랑 찾은 미천왕~~

 

고구려 왕에 관한 노래를 합창으로 부르는 거란족이라니... 게다가 그들의 품엔 신선 고구부의 그림을 가지고 있다. 그 모습을 보는 적장의 마음은 비참했다가 악에 받쳤다가 공허함만이 남게 된다. 역시 정치든 전쟁이든 보여주기식 퍼포먼스가 필요한 법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고구부의 계략은 적장도 힘 빠지게 만들 정도로 강력했다.

 

책의 시작에 등장인물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있어 전권을 읽지 않았지만 금방 이해하고 책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 나는 역시 소수림왕 고구부가 더 매력적이었다.

형과는 다른 고구려를 만들겠다는 의지와 성실함이 형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고국양왕만의 매력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고구려라는 나라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공부한 적이 있었던가? 나는 분명 대한민국의 국민인데 왜 세계사와 삼국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책을 찾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역사와 왕들에 대해서는 그리도 무관심했던가? 학교에서 배웠던 역사에서도 조선의 왕들만 주야장천 외웠던 기억이 난다. [고구려]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우리나라의 역사를 고구려 왕들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또 한 가지 뭐라 해도 고구려는 역시 광개토대왕 아니겠는가?

올해와 내년에 나올 [고구려] 8~10권에 걸쳐 나올 고구부가 이름을 지어준 담덕광개토 대왕의 이야기가 벌써부터 궁금하고 기대된다.

아직 김진명 작가의 고구려를 접해보지 못한 독자라면 드라마가 나오기 전 꼭 책으로 먼저 읽어보길 바란다.

 

이 책은 이타북스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책을 지원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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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히어로의 단식법
샘 J. 밀러 지음, 이윤진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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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히어로의 단식법]이라는 제목이 너무 유쾌할 것 같은 책이었다.

게다가 표지 디자인도 내 눈길을 끄는데 한몫했던 것 같다.

평범한 고등학생 남자아이의 이야기였다.

그 평범한 남자아이가 단식요법을 하며 점점 슈퍼 히어로의 능력을 가지게 되는 이 책의 주인공이다.

 

평범한 고등학생 남자아이인 맷이 단식 병법의 법칙을 적어놓은 글로 시작한다.

법칙들의 독자는 처음엔 맷 자신이었고 그 후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다른 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였고 나중에는 살아가는 법칙들을 가르쳐 줄 이가 없는 세상과 동떨어져 사는 일반적인 소년들을 위해 글을 쓰게 된다.

 

평범한 줄 알았는데 전혀 평범하지 않다.

자살 성향과 외모 콤플렉스를 가지고 동성애자인 위험군의 소년이다.

복합적이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나 싶을 정도로 마구잡이다.

이런 상황에 자존감은 바닥이라 어쭙잖은 충고는 통하지도 않는다.

본인의 섭식장애를 절대 인정하지 않는 고집 센 소년이다.

 

좋아하는 남자친구인 타리크를 누나도 좋아한다고 한다. 타리크는 똑똑하고 잘생기고 게다가 착한데 축구팀에서 인기 최고다.

타리크 일행인 오트는 맷을 게이라며 경멸한다.

자신의 외모가 뚱뚱하다며 단식 병법을 실행하는 맷은 하루 섭취 칼로리가 1200, 1000, 800, 200, 0...칼로리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마저도 점점 줄어드는데 굶으면 굶을수록 온몸의 감각들이 살아나며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와중에 누나는 집을 나갔고 엄마는 직장을 잃는다.

말라가는 아들을 보는 엄마의 마음은 어떨는지 물어봐도 괜찮다고만 하는 아들 맷의 마음은 어떤 감정들이 속에서 소용돌이칠지 말하지 않으면 자세히 알기가 힘들다.

 

오해를 풀고 커플이 된 티라크와는 꽁냥꽁냥이다. 편견을 가지고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남자아이들, 동성 간의 연애와 감정선들이 자세하게 쓰여있다 보니 당황하는 독자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불편함 없이 읽었다.

사람들이다. 똑같이 설레고 두근거리는 연애 감정은 같을 테니까 라며 생각하고 읽었다.

 

끝부분 엄마와, 누나, 맷 세 가족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자녀들을 성인으로 인정하고 동등한 시선으로 대화를 시도하는 엄마가 멋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아픔도 이야기하며 바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노력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위로하는 자녀들이 행복해 보였다.

 

"부모가 되는 것은 무서운 일이야. 한 치 앞을 알 수가 없어.

매일 자신이 어떤 끔찍한 실수를 저질러서 아이의 인생을 영원히 망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안고 살지.

내가 이미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는데 모르고 있는 건 아닐까 의문을 품기도 해.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나 암이나 다른 무언가를 유발시키는 유전자를 물려주는 것 말이야. 부모가 되는 일에 명확한 답은 없어. 아무도 도와줄 수 없어.

왜냐하면 아무도 나와 정확히 같은 환경에서 정확히 같은 아이와 있어 본 적이 없거든.

뭔가를 너무 많이 해도 문제를 일으켜. 뭔가를 너무 조금 해도 문제를 일으키고."

 

"엄마는 훌륭한 부모야." p.335

 

이 책 너무 쉽게 다가선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책의 초반까진 맷의 단식요법을 내가 할 수 있는 다이어트 방법 정도로만 생각하며 읽었다.

끝을 향해 달려가면서 맷의 감정과 성장, 엄마의 마음, 가족의 역할, 성취향,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 등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게 된다.

 

늘 혼자였던 외로움이 타리크와 함께 하며 이 행복이 떠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으로 변하고, 말하지 않으면 가족끼리여도 절대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문제가 발생하면 함께 대화로 풀어내며 소통으로 해결해나가는 맷의 속내가 나보다 어른이었다.

문제가 있으면 피하지 않고 직면하여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과, 엄마가 자녀를 대하는 태도에 대하여 다시 한번 배우게 되는 독서였다.

 

*해당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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