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가 고등학교 들어가서 첫 모의고사를 쳤다.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 아이인데 결과가 나오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큰 애보다 노력은 배로 하는 데, 성적은 훨씬 처지는 자신에게 실망할까 봐 아이의 잠든 모습을 보면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큰 애는 남자 아이라 늦게 와도, 우산이 없는 날 비가 와도 별로 걱정을 하지 않고 키웠다. 

그런데 작은 아이는 조금만 늦어도,  오후에 갑자기 비가 와도 걱정이 되고 데리러 가고 싶은 마음이 자꾸 일어났다. 

삼천배가 끝날 무렵,

예전에 아이가 아플 땐 그저 잘 자라주는 것만 바랬는데 아이에게 집착을 걸어 놓고 걱정을 사서 하는 내 모습이  절하는 모습 위로 겹쳐졌다.  

잘 자라주는 것, 성적이 낮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것, 밝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것,  

고마워해야 할 일이 많은 데, 못 가진 것을 걱정하느냐는 마음의 소리가 들렸다.  

 

문득 떠오르는 청화 스님의 말씀 

"사는 일은 정성이다."  

칼 끝같이 날카로운 해인사 산자락의 꽃샘 바람을 내려두고 오는 길  

닦아도 닦아도 쌓이는 먼지같은 일상의 집착과 아상에 이 말을 걸어 둔다. 

 

"사는 일은 정성이다. "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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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03-18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 안녕하셨어요?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일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지만 그런 일이 반복되면 의기소침해지지요. 특히 청소년기에는요.
다음엔 더 잘 할거다 라는 격려도 좋지만 (좀 막연하게 들리기도 하니까요) 왜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원인이 어디에 있었을까, 함께 찾아보고, 다음에 개선할 구체적인 방안을 짜도록 도와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아이도 더 힘을 얻지 않을까요?
제가 나서서 말씀드릴 사항은 아니지만, 저 고등학교 때 경험이 생각나서 주제넘은 생각을 적어보았어요.

혜덕화 2009-03-18 20:50   좋아요 0 | URL
예, 고맙습니다.
이제부터 3년 동안 시작될 아이의 전쟁이 걱정이 됩니다.
큰 애는 초등학생 때도 큰 애, 작은 애는 고등학생이 되어도 늘 아기같이만 보이니, 마음의 키를 키워 아이를 구체적으로 도와줄 방법을 찾아야겠어요.
다린이도 잘 지내고 있죠?^^

라로 2009-03-18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력을 열심히 하는 아이들에게 제가 늘 하는 말이에요,,,
지금 그 결과가 보이진 않지만 네 안에서 잘 영글고 있으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고,,,^^;;;
작은 아이들에게 마음가는건 혜덕화님이나 저나 같은가봐요~.^^;;;
해인사,,,제가 참 좋아하는 절인데,,,그곳에서 삼천배를 하셨군요,,,
사는 일은 정성이다,,,,제 맘속에 담아갑니다.

혜덕화 2009-03-18 20:53   좋아요 0 | URL
정성을 들이다보면 어디선가는 그 정성의 열매를 맺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봄 바람이 참 부드럽고 기분 좋았습니다.
나비님의 계절이군요.^^
하늘하늘 나비가 날아다니는 풍경, 곧 우리 곁으로 오겠지요.
행복한 밤 되시길...

세실 2009-03-19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그 기도와 정성으로 분명 좋은 결과 있을 겁니다.
고마워할 일, 감사할 일 참 많지요.

혜덕화 2009-03-19 22:56   좋아요 0 | URL
연이은 따뜻한 기온 덕분에 부산엔 벌써 벚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흐리고 비가 약간 온 봄날의 밤
참 좋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십대들을 입시 지옥에 몰아넣은 부모 세대의 근심이 저렇게 나타나는 것이겠지요.
고맙습니다.

프레이야 2009-03-20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랬군요. 처음이라 긴장을 많이 한 탓이겠죠.
아이가 실망하지 않고 자신감 잃지않고 나아가길 바래요.
우리집 큰딸은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결과가 나와서 아이 스스로 자신감을 얻은 것
같아 참 다행이다 싶어요. 사는 일은 정성이다, 저도 이말 마음에 담고 갑니다.^^

혜덕화 2009-03-20 19:21   좋아요 0 | URL
긴장했다기 보다는 원래 성적이 처지던 아이였어요.^^
그래도 늘 밝고 환해서, 마음이 놓여요.
특목고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왔다니, 정말 기쁘네요.
아이가 잘 적응해서 자리이타 할 수 있는 인재로 자라길 바랍니다._()_

paintsilence 2009-03-22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학기군요.
우리 아이는 느려서...
천천히 도착할 걸로 미리 맘먹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