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대작전 - 두 여자 크리에이터의 존재감 있게 일하는 법
박선미.오카무라 마사코 지음, 백승희 옮김 / 북스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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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힘든 일 없다지만 그중에도 워라벨, 업무강도, 야근, 스트레스, 퇴사율 극강인 곳 하나가 바로 광고판.

또 그중에서도 광고대행사라면 정말 치를 떨고 떠난 사람을 여럿봤다.

또 그그중에서도 크리에이티브의 끝판왕 메이저 종합광고대행사라면?

(워딩을 바꾸려고 노력하는데 아직 난 잘 안된다.

광고주 - 클라이언트 / 대행사 - 에이전시.

언어에는 사상이 담겨있다는데 갈길이 멀다)

그리고 참 신기한건 여자가 많은 직종이라도 윗선은 다 남자라는 사실. (사실 1도 안신기하다.)

바로 그 곳에서 박선미, 오카무라 마사코 두 저자분의 책이 나왔다, <커리어 대작전>!

두 분 모두 카피라이터로 시작해서 한 회사를 책임지는 자리까지 올라갔는데 그 내공이 어마어마하다.

누구는 말한다. 진짜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하라고.

그리고 누구는 또 그렇게 말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싫어질테니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잘하는 일 또는 안정적인 일을 찾으라고.

이 문제는 너무나 철학적이라서 핏대 높여서 주장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하나 확실한 건 좋아하든 잘하든 뭐든간에 광고에 관심이 있고 애정이 있어야 카피든, ae든, 디렉터든, 기획자든 할 수 있다는거다.

<커리어 대작전> 제목은 유쾌하지만 그 안에 얽히고 섥힌 테피스트리 같은 스토리들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을 두 광고인의 삶이 잔뜩 있다.

서로 닮았지만 다른 박선미, 오카무라 마사코 둘의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어떻게 하면 일을 더 '잘' 할 수 있을까?'로 시작한 질문에서

'어덯게 하면 일을 할 수 있을까?'로 점철된 고마운 책.

광고인이든, 아니든 일과 커리어, 그리고 내 삶의 목표에 대한 화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커리어 대작전> 을 같이 펴서 읽어보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광고인이 쓴 경제/경영이나 에세이 책은 무조건 읽어보는데 역시 <커리어 대작전> 책은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를 찍었다.

이 작은 책에 실린 내용은 강하다.

 

"꺼리를 찾는 전문가"

-그때 저는 몰랐지만, 이 과정에서 저는 어느덧 제 역할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빨간 동그라미를 받은 카피의 일부가 팀장님이 완성하는 최종 카피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거죠. 빨간 동그라미는 천천히 늘어갔고, 이것이 채택되고 카피로 완성되는 과정을 보면서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카피라이터에게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새로운 워딩 wording, 즉 낱말을 찾는 일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카피라이팅은 1차적으로 '낯선 단어의 발견과 조합'입니다. 전략적 컨셉을 찾은 다음에 카피라이터가 하는 일은 세상에 없는 말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달리 보이는 단어를 탐색하여 프레임을 짜고 말맛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깨달은 후부터 저는 재료를 발견하는 역할에 더 열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스스로 초보 크리에이터를 '꺼리를 찾아주는 전문가'라고 정의하고, 이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하루 한 번씩 자신에게 다짐하면서 말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이 개념은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아이디어의 '꺼리'를 찾고, 카피가 될 만한 말의 '꺼리'를 찾는 전문가 말입니다.

"어쩌다 크리에이터"

-기본적으로 저는 즐거운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지만, 무언가를 처음 시작할 때는 신중한 자세로 좋은 사례를 보고 그 프레임을 배우려고 합니다. 요령 있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한 번 보고 따라 하기보다는 세부적인 것부터 차근차근 분석하는 것이 제게는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재미있는 광고를 보고 단순히 '재미있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디어가 왜 재미있는지'를 알아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힘든 작업이었지만, 그때 고생한 덕분에 모든 현상을 바라보는 제 기준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어떤 부분에 OOO했는가'라는 문장이 있다면 '공감했는가, 재미있어했는가, 슬퍼했는가' 등을 대입해봅니다. 말하자면 저는 일이 없던 그 시절 일종의 두뇌 트레이닝을 했던 것입니다.

-자, 여기까지는 인풋입니다. 이제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아웃풋해서 무엇이 좋고 무엇이 부족한지 체득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업무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야 하고요.

우리 쪼금 솔직해지자. 솔직히 재밌는 광고는 재밌다.

이제는 숏폼이 유행이라 30초 이상 넘어가는 광고는 견디질 못하지만 라떼는 말이야 tvcf 광고는 1분 30초가 디폴트였다.

CF 한 번 대박나면 전 국민의 유행어가 될 정도로 파급력이 있었는데 이제는 워낙 컨텐츠도 많고 모바일이 TV 광고를 이길 정도라 많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잘 된 광고는 재밌고 생각할 꺼리를 주고 특히 칸 광고제 수상작들은 머리를 말랑말랑하게 해줄 정도로 어마무시하다.

광고를 시작하면서 달라진 일상 중 하나는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는 거다.

'성공한 캠페인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성공하지만 망한 광고는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항간에는 레퍼런스 없애기 운동도 있다지만, 그래도 고전 오브 고전 광고나 히어로 컨텐츠를 보고 공부하고 복기하는 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광고 뿐 아니라 책을 읽거나 영화를 감상하거나 전시회를 보거나 맛집에 가서 밥을 먹거나 우연히 길을 걷다가도

내 취향을 저격한다면 그건 모든 크리에이티브의 순간이다.

내가 왜 좋아하고 설렜는지 또는 싫거나 슬펐는지를 들여다보는건 정신건강에도 좋다!

바로 이 두 저자분들도 낯설게 보기, 새롭게 보기, 들여다보기 등을 통해서 인풋을 질 좋은 아웃풋으로 가공하는 그 수련의 길을 보여준다.

'광고업계에서 전문적인 훈련이나 태생적인 재능은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쓰는 소비자 입장에서 도출해낸 인사이트, '이 표현(사진)으로 저 사람의 관심을 사로잡겠다'는 의지, 좋은 표현을 써내고 싶다는 끈기가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직업입니다.'

'종이와 펜 그리고 상상력만 있다면 카피는 쓸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도 물론 낼 수 있고요.'

아직 나는 배움과 경험이 짧아서 확인해가는 중인데

<책은 도끼다>, <여덟 단어>, <크리에이티브는 단련된다>, <생각의 기쁨>, <우리 회의나 할까>, 그리고 지금 읽고 있는 중인 고전 중의 고전 클로드 홉킨스의 <못 파는 광고는 쓰레기다>의 책애서 한결같이 나오는 건 결국 크리란 타고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한다.

존버는 승리하는지 개인적으로 데이터를 쌓고 있는데 두고 볼 일이다.

 

"자기검열을 거쳐 도약한다"

-자기검열을 저는 '인사이드 아웃 inside-out'과 '아웃사이드 인 outside-in' 과정이라 표현합니다. 오랜 시간 크리에이터로 일하면서 실무에서 필요하다 생각해 나름대로 만들어본 이론입니다.

-숙고해서 써낸 나의 카피는 주관적입니다. 카피뿐 아니라 세상 모든 크리에이터의 아이디어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것이 자기 안의 생각에서 시작되기 때문이죠. 인사이드 아웃이란, 이 주관적인 생각과 감성으로 완성시킨 카피나 아이디어를 바깥에 펼쳐놓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다음이 중요한데요, 그렇게 꺼내놓은 카피나 아이디어를 나 스스로 객관화해서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아웃사이드 인입니다. 즉 내가 낳은 자식들을 나의 바깥에서 냉철히 바라보는 겁니다. 반응은 크게 두 가지죠. 생각의 산고를 겪어가며 낳은 자식들이라 너무 예쁘니 다 키워야겠다고 고집부리거나, 어쩌자고 이런 못난이들을 낳았는지 다 내다버리고 싶거나. 보통 크리에이터들은 전자입니다. 객관화가 덜 된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카피라이팅은 곧 '내가 쓴 것을 하나씩 버리는 일'입니다. 카피라이터로서 연차가 제법 되고 나서야 깨달은 사실입니다. 머리로 이해한 만큼 잘 실천하지는 못했지만요.

-좋은 아이디어는 '남들이 다 좋다고 인정하는 것'이라는 사실, 그리고 크리에이터 스스로가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공감하지 않는 아이디어라면 과감히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충분한 자기검열을 통해, 자기 안에 있는 남의 눈으로 자기 카피를 과감히 걸러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는 우선은 무조건 다작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카피를 많이 써보고, 조금은 시간을 두어 냉철하게 바라보고, 스스로 버리는 작업을 반복해야 합니다. 아이디어 발상도 마찬가지입니다.

"고함치는 카피, 속삭이는 카피"

-학생들에게 약물 중독에 빠지지 말라고 호소하는 광고에서는 '하면 안 돼!'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약물은 친구의 모습으로 당신에게 다가갑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 즉 공포를 강하게 밀어붙이기보다는 속삭이듯 부드럽게 전하도록 한 것입니다. 소리치는 카피, 속삭이는 카피. 카피에도 볼륨이 있으니까요.

자기 의견을 내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보통 주장이 세다.

그만큼 자기 일에 열정과 자부심이 있다는 뜻인데 나쁘게 말하면 남의 얘기를 안듣고 고집이 있다는 말씀.

내가 가져간 아이디어를 잘 파는 것도 중요하고 남의 피드백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너무 많은 생각을 하다보면 자기객관화가 점점 없어지고 게슈탈트붕괴를 넘어 아이디어붕괴가 오기 시작하는데...

그러다보면 도를 넘어서고 이게 좋은 건지 안좋은 건지 별로인지 대박인지 조차 가물가물해질때가 온다.

이 때 중요한 건 팀웍인 것 같다.

솔직히 기분 나쁠 때도 있고 자존심 상할 때도 있지만

이 일의 본질은 좋은 결과물을 가지고 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자기검열과 열린 마음으로 의견들을 수용하고 여러명의 아이디어를 짬뽕시켜서 그 다음 레벨로 넘어갈 수 있다면 그것이 베스트.

그래도 사람이 사람인지라 내가 가져간게 채택되지 않을 땐 마음이 좀 쓰리지만

그 생각과 고민들은 어디 무가 되서 없어지는게 아니라 내 안에, 그 결과물 안에 어딘가에 남아서 다음에 더 좋은 아웃풋으로 나타날 거라 믿는다.

그리고 '카피에도 볼륨이 있다'는 말도 정말 좋았다.

하드셀링, 소프트셀링만 배웠는데 하드 보이스와 소프트 보이스도 있다니..!

어딘가에 적어놓고 써먹어야겠다고 느낀다. 후후

이 <커리어 대작전> 책은 크게 5 파트로 나뉜다.

탐색기 → 성장기 → 사춘기 → 성숙기 → 전환기

마치 제품생명주기곡선을 떠올리게 하는 이 구간들이 차이가 있다면

크고 작은 등락폭은 있을지언정 위로, 위로, 위로 올라간다는 사실이다.

더 좋은 크리에이티브, 더 좋은 영향력을 끼칠 박선미, 오카무라 마사코 두 저자님을 응원하며

얼른 사회적 이슈들이 안정화되서 강연이 열린다면 꼭 꼭 가보고 싶다!

그 외에도 <커리어 대작전> 책에 밑줄 긋도 싶은 구절들과 함께 대작전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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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무기가 되는 논리 수업 - 세상의 교묘한 말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61가지 논리 도구들
마이클 위디 지음, 한지영 옮김, 헨리 장 추천 / 반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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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교묘하게 속이는 나쁜 논증들"

-논증은 정말이지 어디에나 있다. 그런데 상당수의 논증이 사실상 형편없다는 것이 문제다. 좋은 논증은 전제에서 결론이 도출되지만, 나쁜 논증은 그렇지 않다. 전제가 결론과 무관하거나, 결론이 전제가 허용하는 범위보다 훨씬 많이 나아갔거나, 아예 추론이 논리의 기본 규칙을 위반한다.

-그런데 문제는 나븐 논증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결론이 전제에서 나오지 않아도 사람들이 그 논증을 믿게 된다. 그 결과 사람들은 거짓되고 치명적인 신념을 고수하게 된다. 불완전한 논증에 속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당신이 그런 논증에 경각심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그런 논증을 알아차릴 수 있게 하고, 그런 논증과 맞닥뜨렸을 때 반박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이기고 싶다면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기고 싶다면 좋은 전략과 전술을 펼쳐야 한다.

또 이기고 싶다면 잘 싸운 좋은 성공의 케이스들을 머리에 넣고, 반대로 하지말아야할 꼼수나 수법을 먼저 채득하는 것!

<일상의 무기가 되는 논리 수업>에 그게 다 있다.

우선 토론회든 뉴스든 일상생활이든 곳곳에 있는 논증이라는 존재를 인식하게 해준다.

그리고 나쁜 논증의 종류를 알려주었는데 오류는 크게 형식적 오류와 비형식적 오류가 있다.

티나는 오류도 있지만 티 안나는 오류도 참 많은 법!

감정에 호소하는 논증은 의외로 힘이 세다.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하는 그런 논증의 오류들을 발견하고 무시하거나 반박할 수 있게 알려준다.

<일상의 무기가 되는 논리 수업>의 좋은 점 또 한 가지는

논리의 오류들을 명명하고 (ex. 비방적 대인논증, 사용과 언급의 혼동, 비존재의 증명, 루딕 오류 등...)

오류의 종류 / 형태 / 정의 / 예 와 함께

논리의 허점 / 응수하는 법 / 더 깊이 알기 부분으로 나누어서 친절히 설명해준다.

그동안 내가 놓치고 있던 논증의 오류들과 역으로 내가 잘못쓰고 있었던 오류들까지 싹 다 잡아내서 논증을 논증해봐야겠다.

 

 

"귀신이 없다면 증거를 대보세요"_비존재의 증명

-예: "난 귀신이 있다고 믿어. 어쨌거나 귀신이 없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보지 못했으니까!"

-논리의 허점: 이 논증은 어떤 실체의 존재를 부정하며 반박하는 사람에게 입증책임을 부여한다. 그러나 입증책임은 반박하는 사람이 아니라 주장하는 사람이 져야 한다.

-응수하는 법: 러셀의 예는 효과만점의 '귀류법'이다. 상대방이 어떤 실체의 존재를 믿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당신에게 그것이 존재하지 않음을 보이라고 요구한다면 다음과 같이 맞받아칠 수 있다.

"나는 목성 둘레를 도는 주전자가 있다고 믿소.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소. 그러니 당신도 그것을 미덩야 하오!"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눈치가 있다면 즉시 요점을 알아차릴 것이다. 그럼에도 상대방이 그런 주전자의 존재를 믿고 만다면, 당신을 도와줄 방법이 없다.

-더 깊이 알기: 이유를 대야 하는 것은 그것을 믿는 사람의 몫이다. 물론, 믿는 사람이 그 이유를 댈 수 있다면, 그가 입증책임을 정당하게 진 셈이다. 우리는 다른 내용을 입증할 수 없는 이상, 그가 주장하는 대로 그 존재를 믿어야 한다.

이 오류는 어떤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없단든 이유만으로, 어떤 것이 존재하거나 참이라고 주장하는 '무지를 이용하는 논증'과 연결되어 있다.

일상에서나 토론에서 꽤 많이 나오는 오류다.

귀신은 없어. 왜? 증거가 없으니까. 귀신이 없다는 증거를 대봐. 그러는 너가 귀신이 없다는 증가가 없다는 증거를 대봐....

이게 무슨 말꼬리 잡기인가 싶겠지만 실제 대화할 때 많이 등장하는 논증의 오류이다.

되게 유치하게 증가거 없다는 증거가 없다는 그 증거가 없다는 증거를 요청하면서 말을 이어가야하나 생각했는데

비존재의 증명에 대해 언급하면서 입증책임은 주장하는 사람의 몫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다음에 이런 케이스를 만난다면 더 설득력있게 그 오류를 잡아내야겠다.

그 외에도 진짜 많은 케이스들을 이렇게 하나하나 상세하게 알려준다.

그리고 <일상의 무기가 되는 논리 수업> 책에 언급된 오류들이야말로 일상에서 많이 만나서 더 유용하다.

그래도 말이란 사람과 사람이 함께 하는 것.

얘기하다보면 논리라는 것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그럴 땐?

이 책에서도 쿨하게 말한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피하는게 상책이라고!

이런 꿀팁부터 논리적인 용어와 반박 사유까지 다 얻어갈 수 있으니

논리에 관심이 있고 논리와 주장을 힘 있게 키우고 싶다면 이 책을 확인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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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기분 -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때 나를 찾아온 문장들
이현경 지음 / 니들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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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모적인 직장 생활과 내 마음 같지 않은 가정 생활에서 나를 잃지 않고, 내가 나를 놓아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쓰기 시작했다. 흔들리는 나를 순간순간 붙잡아주었던 책과 사람들, 그리고 나에 대한 이야기다. 직장 상사나 선후배, 동료, 가족 중 아무도 알아주는 이가 없더라도 나는 있는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 내가 나를 알아주면 무너지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서문

부침도 잦고 크고 작은 굴곡도 있지만 물은 결국 상류에서 중류로 그리고 마침내 하류로 천천히 흐른다. 이는 자연스러운 이치다. 인생이 그런 이치에 맞게 흘러가고 있다면 우리는 분명 잘 살고 있는 것이다.

서문

요즘 느끼는건데 한가지 일을 꾸준하게 해 온 사람들이 대단하다.

1년, 1년이 모여 5년, 10년이 된다고 하지만

뒤돌아보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여전히 막막한 일들은 생긴다.

그러니 <아무것도 아닌 기분>의 저자, 24년차 SBS 아나운서 이현경 작가님이 더 대단할 수밖에!

'탁월함 보다는 꾸준함의 힘을 믿으며' 걸어온 작가님이 참 좋았다.

책 표지에 이런 말도 있다.

'생애 두 번째 사춘기를 맞이한 만년 2진 아나운서의 일상 회복기'.

이현경 작가님의 아나운서라는 화려한 직업 뒤에 이 책을 통해

간판급 아나운서도 아니고 요즘 핫한 예능에 나오는 것도 아니며 진행한 프로그램도 스포츠, 옴부즈맨, 음악 등 살짝 마이너한 느낌을 담은 것 같다.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기분>이 더 좋았다.

'2진'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건

바로 그 2진이라는 존재감으로 <아무것도 아닌 기분>이라는 책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

원래 에세이를 좋아하는데 이 책은 특별히 나의 에세이 100번째 책이다.

예쁜 색감과 디자인과 디자인 뿐 아니라 존재감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일상, 책, 음악, 일, 가족, 사랑 등 다양한 시선을 보여주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님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중간 중간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고 마음이 시큰하기도 하고 누군가 떠오르는 사람을 함께 욕해주기도 하는 시원함까지!

아무튼 이 작고 예쁜 책의 제목은 <아무것도 아닌 기분>이지만 내게는 아주 큰 '아무'가 되었다.

 

 

 

 

"저는 존재감 없는 사람이었네요"

-어차피 굴곡진 인생에서 나만 믿고 세상에 당당하면 되는 거였는데 작은 티끌 하나 숨긴다고 나는 참 오래도 스스로 고립해 있었다. 그렇게 내가 먼저 세상과 단절해놓고는 괜히 쓸쓸해했다. 나에게도 세상에게도 당당하지 못했기에 온전히 속하지 못하고 정처 없이 떠돌았다. <진정한 나로 살아갈 용기>의 작가 브레네 브라운은 이렇게 결론 내린다.

"어디에도,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고 깨달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집니다. 그럴 때 어디에나 속한다고 느끼죠. 비싼 값을 치러야 하지만 커다란 보상을 얻게 됩니다."

나는 이 말을 나 또한 온전한 세상이기에, 내 의지에 따라 그곳에 속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아니할 수도 있으며, 비록 나 홀로 서 잇어도 초연하니 두렵지 않다는 뜻으로 알아듣고 마음에 새겼다. 내 지금 삶의 화두가 '존재감'이라면 이 작가의 오랜 고민은 '소속감'이었고, 이 둘의 해결방법은 그리 동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건 다름 아닌 의연해지는 것이다.

살다보면 자존감, 존재감, 자기확신, 자신감 이라는 의미가 흔들릴 때가 온다.

그럴 때 중심이 있어야 흔들리지 않을텐데 뿌리채 뽑고 흔들리는 순간은 어쩌면 좋을까.

그 질문을 아마 오랫동안 누구보다 치열하게 생각했을 작가님이 브레네 브라운의 책을 통해 전해주었다.

의연해지기.

꽤나 철학적인 말인데, 속하지 않았다고 깨달을 때 어디에나 속할 수 있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니.

그 의연함은 "자, 이제부터 의연해져야지!" 하고 나오는 게 절대 아니다.

오랜 시간 훈련과 수련과 경험을 해야지만 남들이 뭐라하던 나의 길을 가는 게 아닐까.

요즘 의미가 많이 변질되었는데 진정한 my way 란 내가 하고 싶은대로 사는게 아니라

내가 가고 싶은 길에 있는 장애물들을 점프해서 계속 걸어가는거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될 때마다 TED 강연도 꼭 챙겨보려고 노력하는데, 기억에 남는 강의 중 브레네 브라운 교수님의 취약성의 힘이 생각난다.

약함을 약하다고 드러내는 그 용기, 취약성이야 말로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도 <아무것도 아닌 기분>인가보다.

누군가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우리는 결국 우리 자신에게 있어 아무다. 내가 존재하기 때문에 내 삶이 있다.

내가 없는 시간은 그 무엇도 아니니까. 내가 태어나기 전, 그리고 죽고 난 다음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사는 이 순간은 나 자신에게 온 세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억에 남는 구절 하나 더.

-회사에서는 존재감이 없어 슬프지만, 내 아이에게는 내가 이 세상의 전부다. 내가 없으면 슬프고 내가 있으면 행복하단다. 내가 옆에 있어도 내가 보고 싶단다. 내가 사라질까 봐 무섭고 걱정된단다. 내가 뭐라고.

-서로는 서로의 이름을 불러줄 때 꽃이 되고, 서로가 서로를 바라봐줄 때 의미가 된다. 언제나, 한결같이, 최악의 순간일지라도. 그러니 내가 무너지면 안 된다. 존재감이 없어 자존감이 바닥일 때라도, 적어도 아직까지 나는 누군가에겐 전부니까.

 

 

"세월은 혼자 흐르지 않는다"

-남에게 향했던 원망이 결국 나에게로 되돌아올 때, 참을 수 없는 자책과 후회로 기억상실에라도 걸리고 싶은 순간. 잘못된 선택이 화를 자초하고,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고, 주변까지 근심케 해서 자신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떤 순간. 지우개로 싹싹 지우고, 가위로 싹둑 잘라내고, 삽으로 푹 떠내버리고 싶은, 그런 세월이 있었다는 것조차 부정하고 싶었던 인생의 어느 시기를 건너 지금 여기까지 와 있다.

"세월은 그냥 흘러가버리지 않습니다. 어딘가에 차곡차곡 쌓입니다. 쓸모없는 세월은 없습니다." (<쓸모없는 세월은 없다>)

그러나 그토록 고개 돌려 외면하고 싶은 그 삶의 조각도 결국 나의 일부였다.

... 과거의 어리석음에 발목 잡혀 오랫동안 너덜너덜했지만 실패를 거울 삼아 끝끝내는 반짝일 수도 있음을 알게 됐다.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돌고 돌아서 왔다.

그때의 나 같은 사람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부디 우리 한번 믿어보자. 세월의 힘을.

이 문장은 존버를 외치는 나에게 아주 아주 필요한 응원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세상에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를 외치는 경험주의자다.

무엇이든 다 나에게 돌고 돌아 도움이 되고, 그게 좋은 일이든 나쁜 사람이든간에 나를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래도 힘든 건 힘들다구요.

24년이라니... 다시 생각해봐도 진짜 멋있다. 한 길을 꾸준하게 해 온 것 뿐 아니라 잘한다. 너무 잘한다. 내 기준에는 정말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일정도로 더 응원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묻고 싶다. 작가님! 진짜 세월의 힘을 믿으면 작가님처럼 잘 할 수 있나요?

<아무것도 아닌 기분> 책 안에는 힘나는 구절도 진짜 많고 힘들 때 읽으면 더 좋을만한 위로와 공감가는 글도 많았다.

이 작은 아무것도 아닌 종이로 내가 이렇게 큰 위안을 받을 수 있다니.

그리고 나도 어느정도 책을 읽어온 시간들이 있어서 왠만한 책은 읽어봤거나 적어도 제목은 안다고 자부했는데

숨겨진 좋은 책들도 많이 발굴해줬다.

유튜브 <이현경의 북토피아> 채널에서 북튜버로도 활동하신다니 이것도 챙겨봐야겠다.

일과 삶에 조금 지치고 방향성이 필요할 때 <아무것도 아닌 기분> 책을 만났다.

그릿을 가진 사람만이 아는 그 막막함과 자신감으로 이 책을 읽는 사람들도 각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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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개가 무지개다리를 건넌다면 -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태도에 관하여
제프리 마송 지음, 서종민 옮김 / 유노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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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이 우리 곁을 떠날 때"

-개나 고양이 혹은 다른 동물들을 오랫동안 사랑하며 살아왔는데 갑자기 마지막이 다가왔음을 깨닫는다면 무척 혼란스럽고 이상한 기분이 든다. 그때의 우리는 정말이지 복잡한 감정을 견뎌야 한다. 우리 일생의 어느 한 부분이 막을 내릴 때가 되었음을, 그토록 사랑했고 우리 일상의 중요한 일부였던 반려동물이 곧 우리 곁을 떠남을, 곧 추억밖에 남지 않음을, 그리고 늘 너무 빨리 찾아오는 죽음을 우리 힘으로는 막을 수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잃었을 때 슬퍼하면 누구나 이해해 주지만, 반려동물을 잃었을 때 많은 이들이 느끼는 슬픔에는 누구나 그 정도의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 듯하다.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그 슬픔을 우리는 인정해야만 한다.

-동물의 슬픔에 관해서는 우리 인간의 슬픔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기는 하지만, 두 슬픔의 결은 분명 같다. 우리가 동물 때문에 슬퍼하는 것처럼, 그들도 우리 때문에 슬퍼할 수 있다.

-인간 이외에도 수많은 동물이 슬픔을 느끼며, 그중에는 인간만큼이나 강렬한 슬픔을 느끼는 동물(이를테면 코끼로)도 있다는 점은 이젠 분명한 사실이다. 인간이 누군가를 잃고도 슬퍼하지 않았던 때는 한 번도 없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인간이 진화를 거치는 내내 느껴 온 슬픔을 동물이라고 느끼지 못할 리 없다.

세상이 변했다고 느낀다. 워딩이 달라졌을 때.

예전에는 애완동물이라고 했다. 그리고 TV를 개에게 보면 '앉아, 기다려, 엎드려, 안돼, 빵'을 훈련시키는 장면이 꼭 등장한다.

이제는 사지말고 입양하세요 동물인권 캠페인을 한다. 반려동물이라고 부른다. 좀 더 친밀한 훈련법이 나온다. 그리고 세상에 나쁜 동물은 없다고 가르쳐준다.

"너를 내 삶에 받아들인 순간부터 우리의 마지막을 준비했다"

책 표지에 써있는 말인데 읽기 전에 한참을 들여다봤다.

장수하는 거북이나 고래가 아닌 이상 일반적인 동물들은 사람보다 수명이 짧다.

특히 반려동물로 많이 키우는 강아지나 고양이는 20년이 채 안될 것이다.

만남과 함께 이별을 준비해야하다니. 그래서 어쩔 수 없는 인생의 섭리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 마지막을 준비하는 법, 그리고 함께 있는 순간들을 의미있게 보낼 필요가 있다.

<우리 개가 무지개다리를 건넌다면> 책은 제목에서느 느껴지겠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정서적 교감을 나누고, 더 나아가 마지막을 준비하는 법을 알려주는 에세이이다.

이해못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는 건 사람이든 아니든 같은 슬픔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느끼는 사람이 정할 문제이지 제 3자가 관여할 일이 절대 절대 아니다.

우리에게 애도할 권리가 있음을 힘있게 알려주면서 동시에 반려동물을 대하는 다양한 태도와 시선들을 따뜻하게 전해준다.

 

 

 

추측일 뿐이지만, 이십여 년 전만 하더라도 인간에게는 있고 동물에게는 없는 능력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사람들은 아마 사랑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동물이 우리든지 다른 동물이든지 사랑할 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인식이 왜 이토록 극적으로 변화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찌하였든 큰 변화가 있었다.

사실 나는 여기서 더 나아가 어떤 동물들은 우리보다 더 큰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이제는 상당히 많아졌다고 말하고 싶다. 물론 개를 말하는 것이다. 아니면 이렇게도 말할 수 있겠다. 개들은 다른 종류의 사랑, 양면성 없이 순수한 사랑을 할 수 있다. 앞에서도 여러 번 했던 말이지만, 이를 깨달은 사람들 중 거의 모두가 아마 난데없이 깨달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견과 함께 산다는 것

동물들만큼 무조건적으로 사랑을 주는 존재는 없는 것 같다.

심지어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들에게 조차도 그 사랑을 나누어준다.

외국이든 우리나라든 예전에는 동물들이 사랑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에 1차 충격.

그리고 여전히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에 2차 충격을 먹는다.

하지만 이 충격도 일단 귀엽고 사랑스러운 댕댕이와 야옹이들을 보고 힐링을 받는다.

인간이 가진 나쁜 능력 중 하나는 인간 우상주의라고 생각한다.

인간 이외에 자연이나 동물, 식물들은 그 아래의 하급으로 취급하고 어떻게 감정이나 생각, 아픔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짓는 것일까?

같은 언어를 쓰지 않는다는 것밖에 다를 게 없는데.

<우리 개가 무지개다리를 건넌다면>을 읽어보니 사랑과 교감을 나누는 반려동물이 때로는 말없이, 때로는 조용하게 준비하기도 하고

예상치못하게 작별인사조차 못하는 경우도 있고 죽음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동물들도 있는 것 같다.

과연 그들은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 아니 그것보다 어떻게 해줬으면 좋다고 생각할까?

well-dying 은 이 세상 모든 생명체에게 존재한다.


 

-심리학자인 나는 하나의 상실이 과거의 다른 상실까지 불러일으킨단 걸 안다. 눈덩이가 비탈길에 굴러 내려가면서 크기와 속도를 더해 가듯, 고통도 점점 커진다. 내가 느끼는 깊은 슬픔 중 일부는 내가 지나온 언젠가 떠나보냈으나 충분히 슬퍼하지 못했던 다른 누군가를 위한 슬픔이라는 걸 안다.

-나는 고통을 묻어 버리려 애썼다. 부정은 당장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외상후스트레스 분야에서 가장 선도적인 연구원 중 하나인 베셀 반 데어 콜크의 말처럼, "우리의 몸은 전적을 기억한다." 슬픔은 늘 우리 몸과 마음 어디에인가 남아 있다.

-나는 아직도 매일 망고를 생각하지만, 그를 잃은 고통을 없애 준다 하더라도 절대 그를 모르던 때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내 심장 한구석에는 더 이상 햇볕이 닿지 않지만, 그렇다고 내가 앞으로 사랑할 기회를 붙잡지 않으리라는 뜻은 아니다.

-그래, 우리는 쥐들을 위해 슬퍼하고, 러셀은 살해당한 곰들을 그리워하고, 플럼우드는 웜뱃을, 킴은 칠면조들을, 로린은 앵무새를 그리워한다. 그것을 부끄러워할 이유는 조금도 없다. 슬픔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고, 동물답게 만든다.

저자인 제프리 마송이 어릴적 키우던 새 '망고'를 떠나보면서 느꼈던 감정이다.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슬픔과 상실감은 충분한 감정의 이해와 시간이 필요하다고 배웠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어떻게 될 지,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겪은 사람이 5년~10년 후 우울증을 겪을 확률이 크다는 사실로 충분하겠다.

"슬픔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고, 동물답게 만든다."

이 자연스러운 말이 참 좋았다.

유난이라고 이해하지 못하기 전에, 그저 슬픔은 슬픔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좀 더 열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충분한 이별의 감정을 느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동물을 사랑하고 더 나아가 사랑하는 동물들을 떠날 보낼 수 많은 사람들에게 이 태도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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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줄 생각은 없었어 - 우리가 지나쳐 온 무의식적 편견들
돌리 추그 지음, 홍선영 옮김 / 든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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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기 전엔 몰랐다, 나도 당신도"

-이 책에서는 과학이 우리가 나아갈 길을 안내하고, 이야기가 그 그확을 일상으로 끌어올 것이다. 이제 믿는 사람이 구축하는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것을 네 가지로 추려서 알아볼 것이다.

1. 이미 만들어진 선한 사람이 아니라 계속 발전하는 선한 듯한 사람으로서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동한다.

2. 자신이 누리는 일상적 특권을 바로 보고 다른 사람들을 대신해 이 특권을 잘 활용한다.

3. 마음이, 삶이 의도적 무지를 고수하려 해도 의도적 인식을 추구한다.

4. 주변 사람들과 시스템을 끌어들인다.

심리학과 사회학, 경제학, 정치학을 비롯해 무수히 많은 학문적 연구는 우리가 믿는 사람에서 구축하는 사람으로 거듭나는 길을 제시한다. 더불어 이들 연구는 선의에서 한 행동이 오히려 해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과학을 활용해 믿는 사람에서

구축하는 사람으로 거듭나는 법

다양성과 포용에 대해 오랜 시간 생각해 온 이들도 있고 이제 막 관심을 갖게 된 이들도 있다. 개인 대 개인의 역학에 대해 생각하는 이들도 있고, 사회적 삶을 형성하는 시스템에 대해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해결을 구하기보다 성장하고 고심한다. 나와 당신처럼, 이들은 됟고자 하는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노력하면서 더 나아지려고 애쓰는 선한 사람들이다.

구축하는 사람에게는 열과 빛 모두 필요하다

 

 

이번 책의 제목은 <상처 줄 생각은 없었어>.

빳빳하면서 비비디한 컬러에 한 손에 들기 좋은 이 책을 읽고 내가 이렇게나 많은 생각을 하게 될 줄 몰랐다.

"묻기 전엔 몰랐다, 나도 당신도" 이 말이 딱이다.

편견에 관한 편린들이라고 생각했고

솔직히 건방지지만 나정도면 꽤 선한 사람이라고 자부했다.

남에게 해코지 하거나 민폐끼치지 않으려고 조심해서 살고 오히려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아서 힘든 일도 많았다.

그런 내가 오히려 가해자라니?

선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 선함이 칼이되서 꽂힌다면 상처이고 무기다.

그러고 보면 내가 힘들고 아팠던 그 상처들이, 사실은 상대방이 '상처 줄 생각 없이' 했던 '선한' 행동이었다면?

아 잠깐. 머리가 아파온다.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주는 게 정말 싫다.

무지가 싫어서 나는 평생 공부할 생각이고 지혜롭고 싶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누군가 말해주거나 본인이 깨닫기 전에는 전혀 모를 또다른 세상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넷플릭스 인기 미드 <굿 플레이스> 시즌을 다 챙겨봤다.

<굿 플레이스> 속에서는 사후 세계를 풀어낸 이야기인데 선한 사람들이 사는 굿 플레이스와 배드 플레이스가 있다. (흔히 말하는 천국과 지옥)

그런데 굿 플레이스에 오면 안될 법한 사람들이 와있다.

아무렇지 않게 인종 차별, 성 차별, 계급 차별은 물론이고 백인특권의식까지 두루 갖춘 재수탱이형.

하지만 더 무서운건 '그래, 내가 굿 플레이스에 올 만 하지' 라고 생각되는 인간형이다.

(더 말하면 이 재밌는 미드에 스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 멈춘다)

<상처 줄 생각은 없었어>를 보면서 미드 <굿 플레이스> 가 이 책을 보고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본의 아니게 남에게 상처주고 편견을 가졌던 '선한 사람'(하지만 실제로는 아닌) 모습을 보고 언제나 자기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낀다.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

<상처 줄 생각은 없었어> 앞단을 읽으면서 무수히 든 생각인데 끝까지 읽어보고 질문이 바뀌었다.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하여"

-누구나 자신의 정체성을 주장하고 이 정체성을 다른 사람들도 알아주길 기대한다. 자기 정체성을 확인받지 못하면 위협을 느끼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평소에는 하지 않는 행동을 한다. 이렇게 자기 위협적인 상황에서는 자신이 바라는 선한 사람이 되기 힘들다.

-연구 결과에서도 밝혀졌듯이, 자기 확인에 대한 욕구는 선한 동료나 선한 친구, 선한 지지자가 되고 싶은 욕구보다 우선한다.

-사람들은 자기 확인을 받으려 한다. 타인의 욕구는 밀쳐 내고 자신의 욕구를 중심에 두려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선의를 인정받으려 하는데 인정을 해주는 사람에게 꽤 큰 충격이 가해진다고 해도 굴하지 않는다. 이렇게 확인받고 싶은 갈망은 특히 믿는 사람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이 의심받을 때 더욱 커진다. 자기 확인을 받으면 자기 위협은 줄어들지만 역설적이게도 결국 되고자 하는 자기 자신과는 더 멀어지고 만다. 안타깝고도 맥 빠지는 패턴이다.

-이렇게 우리는 자신이 완벽히 윤리적이고 편견이 없는 사람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히며 완벽히 '선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이런 환상은 문제가 있다.

-결과적으로 선한 사람들은 '제한된 윤리성(bounded ethicality)'을 드러낸다. ... '선한 듯한(good-ish)' 사람들의 심리를 일컫는 말이다. 선한 듯한 사람은 누구나 그렇듯 때로는 선하고 때로는 악하며, 때로는 고의적이로 때로는 고의적이지 않다. 제한된 윤리성은 자신이 선한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방법에 이의를 제기한다.

-선한 듯한 사람의 심리를 고려하여 '윤리적 학습(ethical learning)'이라는 개념을 고안했다. 더불어 자신이 언제나 선한 사람이라는 환상에 빠져 있는 이들과 달리 실제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선한 사람에 대해 다시 정의 내렸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선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언제나는 아니지만 대체로)

근데 <상처 줄 생각은 없었어>를 읽어보니까 아닌 것 같다. 내가 아는 나, 다른 사람들이 보는 나. 나는 진짜 어떤 사람일까.

편견이 정말 무서운 건 색안경도 아니고 선글라스도 아니고 아예 안대라는 거다.

보이지가 않는다. 자기의 시야와 가치관과 잘못이.

"아직 이 책을 읽을 준비가 안 된 사람도 있다

(당신은 아닐 것이다)"

책을 펴면 서문에 이런 글이 실려 있다. 되게 재밌다고 생각했다.

믿는 사람이 되려면 참담한 현실을 진짜로 믿어야 하는데 내가 믿고 있다고 착각했던 현실들은 결국 남에게 보이는 나, 그리고 그것보다 더 중요하게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자기 확인'의 욕구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뼈 때리는 말이 너무 많아서 아프지만 그래도 적어도 이 책을 편 사람들만큼은 책을 읽을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니 위안과 즐거움을 얻는다.

 

 

 

"상처 줄 생각은 없었어요"

-사라는 지타에게 인물을 설정한 계기가 무엇인지, 왜 아무도 라비의 이름을 발음하는 법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는지 물었다. 지타는 그 즉시, 망설임 없이 분석했다. "거만해서죠. 다들 신경 쓰지 않는 거예요."

-사라는 깜짝 놀랐다. 거만하다고? ... 사라가 주장하려 한 자신의 정체성은, 혹은 지타가 인정해 줬으리라 짐작한 자신의 정체성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사라는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신경을 안 써서 그런 것이 아니라 혹시나 나처해하지는 않을까, 상처를 주진 않을까 지나치게 신경을 써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불편한 상황에 처하면 누구나 그러듯, 사라는 선의만 있었을 뿐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 결과는 뚜렷이 드러났다. 지타에게 자신이 바라는 정체성을 인정받지도 못하고, 자기 확인을 하지도 못한 것이다. 사라는 자신 같은 사람의 의도와 믿음을 지타가 어떻게 인식하는지, 그런 인식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알지 못했다.

-이 지점에서 사라는 믿는 사람에서 구축하는 사람으로 나아갔다. 사라는 지타에게 지타의 성과 주인공의 성이자 결혼 전 지타의 성을 어떻게 발음하는지 알려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지타는 흔쾌히 응했다.

-일주일 뒤, 사라는 지타에게 전화를 걸었다. ... "지타 수리아네리야난 버러다라전 씨 맞나요?" 지타는 울음을 터뜨렸다. 몇 년 전 미국에 온 뒤로 누군가가 가의 이름을 완전히 부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정말 처음이에요." 지타가 힘주어 말했다.

<상처 줄 생각은 없었어> 책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연구 결과 뿐 아니라 일생 생활에서 겪을 법한 실화들을 쏙쏙 전달해준다는 것이다.

(물론 영어표기도 이해하고 나중에 따라 찾아보기에 참 좋다!)

한 학생의 이름이 무지 어렵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녀에게 풀 네임을 어떻게 발음하는지 차마 물어보지 못한다. 왜냐하면 거만해서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자, 이게 당사자의 시선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알고보면 사람들은 그녀에게 이름을 어떻게 발음하는지 조차 실례가 된다는 생각에 차마 물어보지 못했다.

비단 이름 뿐만 아니라 입으로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나 불편한 순간들 우리가 항상 하는 행동이다.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먼저 말해주길 기다리거나, 다른 사람을 따라하거나, 그냥 넘어간다. 휴~ 하는 안도감으로.

왜냐하면 나는 나쁜 사람이 되기 싫고 남에게 상처주기 싫거든.

내가 했던 수많은 행동들이 상처가 되었다는 걸 알았다.

왜 나는 내가 상처받은 것만 크게 생각하고 정작 내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줄 수 있다는 생각은 아주아주아주 작게 하는 걸까.

이 말로도 전혀 용서가 되지 않겠지만 P.S 내가 상처줬던 모든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상처 줄 생각은 없었어요. 정말로요. 정말 미안해요."

여기에 나온 노력이라는 건 거창한게 아니었다.

아주 작게 행동하는 것일 뿐. 그리고 솔직함의 힘을 다시 느꼈다.

먼저 생각의 필터링을 꼭! 거치고 그리고 나서 이게 상처주는 행동은 아닐지 타인에게 솔직하게 허락을 구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렇다고 "상처줄 생각은 아닌데"를 시전하면서 마치 "기분 나쁘라고 하는 말은 아니야" 시리즈가 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

솔직하게 발음하는 법을 찾아봐도 모르겠다고 알려달려고 하는 이 작은 걸음 하나로 상처가 눈물(처음 내 이름을 불러주는 기쁨)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뒷단으로 가면 우리를 '믿는 사람'에서 '구축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줄 (아니 구원해줄) 방법을 알려주는 고마운 책이다.

캐롤 드웩의 <마인드셋>을 여기서도 만나게 되다니!

이미 만들어진 선한 사람이 아니라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동하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자신의 특권을 바로 보고 이 특권을 '잘' 활용한다. (나는 '잘'에 방점을 찍고 싶다.)

이건 로버트 프랭크의 <노력과 실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라는 책을 함께 생각하고 싶다.

흔히 생각하는 실력주의와 행운을 날카롭게 꼬집는 경제학 책인데 알고 보면 그게 실력과 운이 아니라 특권이 작용했다는 사실이다.

(미국에 백인 남자에 중산층으로 태어날 확률을 계산하시오. 그리고 그 사람이 성공할 확률은?)

출생으로부터 얻은 베네핏을 잘 활용하는 것도 어쩌면 우리가 가진 편견을 아주 작고 작게 나눌 방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의식적인 노력과 시스템까지 곁들인다면 이 책을 끝까지 읽은 보람은 엄청날 것이다.

뼈를 너무 많이 맞아서 흐물거리는 것 같지만 나는 이런 불편한 책들이 너무 좋다.

이제 나는 선한 사림이 되고 싶지 않고 그렇게 될 수도 없을 것 같다.

다만 선한 의도를 가지고 선한 듯한 사람으로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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