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
연극 백석을 찾아서

백석시인의 일대기가 연극으로 나왔다
남쪽에서도
북쪽에서도 시인은 날개를 꺽인채
부박한 삶을 이어간다
마가리로 가자
세상한테 져서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던 시인은
그동안 써온 시를 불태워 하늘로 올려보낸다
단 하루도 시를 잊어버린적이 없던
백석선생님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어린아이와같은 순수함을 지키려했던
선생님
세상이 아무리 가혹하고 힘들어도 낙천적인 삶을 포기하지않고 풀씨같은 시를 퍼뜨린 시인의
날개가 꺽일때마다 목이메었다
무대로 달려나가 선생님의 손을 덥썩 잡아드리고 싶었다
알아요
그리하고 싶지않다는걸요
남과 북의 위정자들에게 꼭두각시가 되어야하는 비애를요

남쪽에서 온 시인이 백석의 시가 실린 교과서를
보여주어서 다행이었다
부디 영면하세요
오늘은 선생님을 사랑해서 소주를 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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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 싶은 집은 - 건축가 이일훈과 국어선생 송승훈이 e메일로 지은 집, 잔서완석루
이일훈.송승훈 지음, 신승은 그림, 진효숙 사진 / 서해문집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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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 싶은 집은>
이일훈, 송승훈 지음 /서해문집

집에 대해 유쾌한 상상과 추억을 했다
결혼해 산집은 계속 아파트였다
상자속 같은 네모난 공간이 신혼때는 답답했는데
이십년 넘게 살다보니 집다운집에 대해 잊고 살게되었다
막힌 네모를 여러칸으로 쪼개 네모로 만든
닫힌 공간에서 아이들을 키웠다
아이들은 획일화된 네모아이가 되어 네모난 세상에 자기를 끼워맞추지 못하면 어쩌지하는
종종걸음으로 분주하다

스물여섯해동안 시골집에 살았던 옛날
그땐 집과 바깥이 거의 동일했었다
집안에서보다 바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었다

툇마루에 가방 벗어 던져놓고 감따러가고
진달래 꺽으러 나가고
수도가에서 운동화 빨고
뜰팡에 잘못자리잡은 풀 뽑고
눈쌓인 비탈밭에서 비료푸대 썰매타고

아버지는 유독 다큰 딸의 늦은 귀가에 엄했다 아버지가 잠드셨을때 뒷뜰로난 내방 뒷문을 몰래 열어주며서 언니가 눈을 흘겼다
머리에 꽁 알밤을 먹으며 내밀한 숨어들음이
가능했던 집이 그리워졌다

막내 대학보내고나면 시골에 집짓고 살거라고
큰소리 치는 남편에게 이책처럼 물어봤다
시골에 집지으면 그 집에서 어떻게 살고싶어?
텃밭에 우리 먹을 고추 호박 직접 기르고 싶단다
그렇게 말할줄 알았다
호박부침개해서 뒷마당 툇마루에서 맥주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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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이 깨어나는 마을
샤론 볼턴 지음, 김진석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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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이 깨어나는 마을>
샤론볼턴/엘릭시르

고향집에 풀이 무성해지는 여름이면 뱀이 자주 나왔었다
독이 있는 뱀은 아니지만 보기에도 징그럽고 무서워서 도망가기 바빴다
한번은 능구렁이를 아저씨들이 잡아서
커다란 대두병에 쑤셔넣고 소주를 부어서
헛간 바닥을 파고 묵혀두기도 했었다
뱀에 대한 두려움때문인지 독사에 대한 막연한 경외감때문인지 사람들이 밟고 다녀야한다고 문지방 바로 앞에 파묻어두었었다
농사일로 몸이 허약해진 아버지를 위해 엄마가 약이라고 드렸다
아버지가 눈을 질끈감고 드시는데 무서웠다
동네 아저씨들이 능구렁이 각시가 나타나 뱀잡은 사람을 해코지한다는 전설같은걸 얘기한게 생각나 오금이 저려왔었다

내 취향이 무서운 추리소설은 잘못본다
무서운것 귀신 끔찍하고 잔인한것 한발짝씩 조여오는 긴장감 이런 게 미칠것같아서 ㅎㅎ
그런데 이책 표지가 동화같아서 샀다
사실 알라딘에서 주는 북스탠드 받으려고
지른거이기도하다
출판사 편집자의 센스가 돋보이는 표지디자인
책읽는 재미말고도 이런 표지보는 재미도 있어야지

무섭기도 하지만 왜이렇게 된거지하고 궁금해서
한장한장 넘기다보니 기대만큼 안무섭단 느낌도 들고 주인공 클래라의 매력에 점점 빠지게 되었다
600페이지 언제 다읽지?
길긴하지만 호기심이 꼬리를 물어서
넘기다보니 5일이나 걸려서 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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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떡 일어나 박수치고 싶은 영화였다
이런 영화를 볼때마다 목울대가 뜨거워진다

멋있는 배우 하정우
돈만주면 누구든 죽여주는 킬러가
독립운동가로 변신한다
˝매국노 몇 죽인다고 독립이 되겠어?˝
아버지를 쏘아야하는 안옥윤이
˝우리가 계속 싸우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지˝
라고 한 말이 냉혈한의 피를 뜨겁게한것 같다

밀정 염석진이 반민특위 법정에서
두눈을 희번득이며 조국을 위해 싸우다가
6발의 총알을 맞았다며 상처를 보여주는
장면을 보고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않는 자에겐
반성을 기대할수없음을 확인했다

정희가 보여준 덕분에 여름밤 더위를 잊고
재밌게 봤다
새로 생긴 유성CGV에서
빨대 꽂고 맥주마시는 시원함이란
캬캬~~~ 넘나 꿀잼이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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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7-30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떡 일어나 박수라고 하시니 생가나는데요

저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1 개봉 첫날 첫회보다가 거 왜 있잖어요 ...옛날옛적 머나먼 은하계에서는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자막이 올라가면서 오프닝 뮤직이 웅장하게 울려퍼질 때 제 가슴이 너무 벅차올라 그만 벌떡 일어나 박수를 막 칠뻔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때 박수 못친게 조금 후회되요...
이 영화와는 관계도 없는 쓸데없는 소리 지껄여 죄송해요.....

소금창고 2015-07-30 18:05   좋아요 0 | URL
ㅎㅎ 저두 후회되요
남 눈치 보지말고 막 박수칠껄 그랬어요
역시 하정우는 카리스마 일품였고
전지현 연기 많이 늘은것같아 몰입도 좋았고
이정재 이경영도 정말 명배우명연기더라고요
 
자기 앞의 생 (특별판)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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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앞의 생/ 에밀 아자르 / 문학동네

14살 모하메드는 위탁모 로쟈아줌마 손에서 자란다 10살아이라고 하기엔 생각하는게 어른같아서 이상했다
가령 ˝마약을 맞은 아이는 모두 행복한데 그러면 끝장이다. 행복이란것은 그것이 부족할때 간절해진다˝ 라는 말을 할때
10살 아니 14살 아니 20살은 된것같은 인생을 아는 나이같아보였다

나중에 모모의 아버지가 정신병원에서 나와 모모를 찾으러 왔을때 로쟈아줌마가 모모의 나이를 속인 게 탄로나는데
청소년이 되면 위탁가정에서 떠나야하기때문에 모모에게 정이든 아줌마가 일부러 나이를 속였던것이다

아줌마는 자신이 세상에 내던져진것처럼 척박한 세상에 모모를 보내기 싫었던것이다

로쟈아줌마가 병이들어서 죽어갈때
의미없는 생을 연장시키는 병원치료를 거부하고
모모는 아줌마를 도와 지하실로 도피한다
그곳에서 로쟈아줌마의 시체에 화장을 해드리고 향수를 부어주며 생을 알아버린다

˝절망적인 인간의 조건속에서도 인간은 살아야한다 사랑해야한다˝ 로 끝맺는 소설
어린소년이 생각하는 시간은 자기앞에 놓여있다

작가 에밀아자르는 로맹가리의 필명이다
로맹가리는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작가인데
자기문학의 돌파구를 찾기위해
필명으로 새로운 소설을 발표하여
이책으로 또한번 공쿠르상을 받았다
필명으로 직접 수상할 수 없어서 상을 거부했으나
위원회는 작가에게가 아니라 작품에 주는 상이라며 작가없이 공쿠르상을 수여했다

<모모>란 노래가 있다
이작품을 읽고 가사를 쓴거라고 한다
난 여태 미하엘엔데의 ˝모모˝ 가 노래주인공인줄 알았다. 게다가 잘못 안 정보를 마구 사람들에게 알려줬...지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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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7-22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에밀 아자르의 책을 안 읽고, 엔데의 <모모>를 읽었을 때만 해도 노래의 모모를 엔데의 주인공으로 잘못 알고 있었어요. ㅎㅎㅎ

소금창고 2015-07-23 12:18   좋아요 0 | URL
ㅋㅋ
책 모모랑 가사가 비슷해요
생을 쫓아가는 시계바늘이다
시간여행자 모모의 모습인줄알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