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
연극 백석을 찾아서
백석시인의 일대기가 연극으로 나왔다
남쪽에서도
북쪽에서도 시인은 날개를 꺽인채
부박한 삶을 이어간다
마가리로 가자
세상한테 져서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던 시인은
그동안 써온 시를 불태워 하늘로 올려보낸다
단 하루도 시를 잊어버린적이 없던
백석선생님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어린아이와같은 순수함을 지키려했던
선생님
세상이 아무리 가혹하고 힘들어도 낙천적인 삶을 포기하지않고 풀씨같은 시를 퍼뜨린 시인의
날개가 꺽일때마다 목이메었다
무대로 달려나가 선생님의 손을 덥썩 잡아드리고 싶었다
알아요
그리하고 싶지않다는걸요
남과 북의 위정자들에게 꼭두각시가 되어야하는 비애를요
남쪽에서 온 시인이 백석의 시가 실린 교과서를
보여주어서 다행이었다
부디 영면하세요
오늘은 선생님을 사랑해서 소주를 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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