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노동 -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
데니스 뇌르마르크.아네르스 포그 옌센 지음, 이수영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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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노동을 말하지 않는 사회

가짜 노동이 진짜가 되는 사회


더 많은 일을 하면 더 많은 부를 누리게 되고 그 댓가로 자유와 휴식을 가지게 되리라 기대했던 사람들은 휴식이 아니라 더 많고 다양한 새로운 일들을 만들어 내며 더 많은 일을 하느라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기술 발전과 혁신이 예상과 달리 더 많은 일과 폭력, 전쟁을 낳은 것과 다르지 않았다. 이 책은 과잉 교육과 남아도는 지식 노동자를 양성한 노동 시장의 역사를 돌아보고 노동 시간 단축과 더 나은 삶을 위한 진보를 위해 성찰하는 책이다.

p 55

과거의 노동에 대해 살펴보면 한 가지 의미심장한 경향이 되풀이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누군가는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절약할 방법을 알아낼 때마다,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시간을 사용할 새로운 방식을 알아낸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에 대해 '지식 사회'와 '지식 노동자'보다 노동시장의 변화를 잘 살명하는 개념은 없다.

p 65

인간은 재량시간이 더 확보될 때마다 자신을 계속 분주하게 만들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냈다. 심지어 실질적인 일에서 점점 멀어지면서도 노동의 속도를 늦추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로 실내에 틀어박혀 앉아서 일하는 더욱더 추상적이고 점점 더 이해하기 어려운 유형의 일을 하느라 결국 더 바빠졌다.


텅빈 노동의 네 가지 유형

빈둥거리기, 시간 늘리기,

일 늘리기, 일 꾸며내기

노동의 본질, 가짜 노동, 진짜 노동

이런 내용들을 접하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 같았다. 사실 서문을 읽으며 아리송했던 것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엄청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재미로 다가왔다.

1부 에서는 우리가 왜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지, 사라진 시간에 대해 지나친 노동량, 텅 비어가는 노동, 노동의 본질과 변화를 얘기하고 있고 무척이나 흥미롭다.

그리고 2부에서는 이 내용들이 조금 반복이지만 더 상세해졌고 가짜 노동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며 노동의 의미를 일깨우고 가짜 노동의 의미도 묻게 된다.

3부에서는 잃어버린 시간과 의미를 어떻게 되찾을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아보며 가짜 노동 문제를 어떻게 풀며, 일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것이 인간에게 왜 중요한지 숙고해 보게 된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서 보여주는 창조된 완벽한 유토피아 세계에도 은 존재한다. 또 유토피아를 위해 꼭 필요한 불균형이 계급과 계층을 나눈다는 것이 이 책을 읽고 나니 선명해진다. 그 일은 무엇을 위한 일이었던가? 를 돌아봤을 때 모든 불편한 감정을 잊게 하는 약 소마가 생각나는데, 표면적으로 스토리만 읽었던 올더스 헉슬리의 SF소설 [멋진 신세계]가 이 책을 통해 무엇을 풍자하고 있는지를 이제 알 것 같다.



자동화, 기계화, 대량 생산화,물질 만능주의, 획일화, 수직화, 계량화 등등 역사ㆍ사회학적인 연결고리가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확인하며 다시 읽고 싶어지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막스 베버, 테일러 등 교과서에서 보던 사회학 이론들이 이런거였어? 하고 다시 보게 되었는데 그것이 사회가 혁신을 겪으며 질문하고 고민한 결과였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며 좋았다. 그렇게 이 책 역시 책도끼가 되어 많은 밑줄과 메모를 품게 되었다.

산업이 변화하는 과정들을 키워드가 아닌 현실에서 대면해본 경험이었다.

농업에서 제조업으로 서비스업을 동반한 지식노동자를 지나 플랫폼 노동자가 생겨나기까지~ 산업혁명과 디지털혁명은 인간이 도구를 발견하고, 불을 사용하고, 화석연료를 발견한 순간들에서 비롯된다. 애플이 열어놓은 모바일 세상이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이제야 소름돋는 순간을 깨닫는다.

이 책에서 일명 '화이트 칼라' 라고 부르는 지식 노동자의 탄생 과정이 숙력된 노동자를 밀어낸 자본주의 경제에서 비롯되는 것을 보는 과정은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내가 지금 시간을 써가며 해가고 있는 이 일들이 '가짜 노동'이라면? '진짜 노동'은 도대체 뭐지?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보니 내가 진짜 일다운 일을 하는 시간은 하루 4시간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외의 시간은 일을 위한 준비나 일을 해야하는 나 자신에 대한 투자와 정비 시간이라고 봐도 좋을 듯 했다. 맛있는 음료를 준비하고, 점심 메뉴를 신중히 고르며 검색하고 출근할 때 입을 의복을 쇼핑하는것조차 일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농업혁명 이후, 그리고 산업혁명 이후, 또 헨리 포드가 컨베어 벨트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대량생산 시대를 가져온 이후 숙련된 노동자들은 떠밀리듯이 사무직이라는 지식노동자들이 되었다. 일이 좀 더 가시화 되고, 세련되게 관리되는 문서작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사무실에서 한 일이라곤 각종 보고서작업일지 등 을 작성한 프린트한 종이를 생산하는 일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누구도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하는 사람이 없었던 시기가 있었다. 일을 체계적으로 더 많이 하기 위한 일과 이를 감시하기 위한 수많은 관리직은 과연 필요했을까?

직장 만족도가 낮아지는 이유

업무와 관련이 없는 일과를 보내는 사람들

바쁘지 않다는 말이 금기시 되는 사회

바쁜척 해야 하는 사회

할 일이 없는 직원의 괴로움

지겨운 일에 대한 공허함

나의 일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질 때

이란,

그저 단순한 돈벌이와 생존 수단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론적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한 회사에서 오래 일하고 고위 관리직이 된 이후에 10여년간은 아무일을 하지 않고도 매달 임금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을 고백하며 사회에 이슈화 시킨 이야기를 보면서 일을 통한 결실이 단지 돈이 아니라 만족과, 성취감, 성장 가능성이라는 것을 보게 된다. 그 당시 이 고백이 무척이나 충격적이었다 하더라도 지금은 더더욱 흔해진 일이다 보니 씁쓸하기도 하다.

자본주의 사회, 자본이 돈이 되는 사회, 무노동으로도 더 큰 자본을 끌어들이는 사회에서 과연 진짜 노동은 무엇인지 들어보고 싶다.

원시 사회에서 동물뼈를 손에 쥐어든 유인원은 처음 도구를 사용하게 되었고 도구를 통해 식수원과 생존에 필요한 것을 지키거나 빼앗기 수월해 졌다. 동시에 도구가 처음으로 무기화가 된 것인데, 이 같은 역사는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인류를 위한 바이러스 치료제가 화학 무기로 변질되거나 대량 학살의 목적을 가지고 연구 발명 된다는 것은 인간 문명의 비극인 것 같다.





#함께 읽어서 좋았던 책​


은둔과 여가생활에 대한 역사를 보여준

데이비드 빈센트 저서 [낭만적 은둔의 역사]

이 책은 내가 벌써 여러 번 추천했던 여가와 은둔을 말하던 책인데 노동의 반대 선상에 있는 것 같지만 하나로 이어진다. 일과 여가의 밸런스를 중요시 여기며 '워라밸'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처럼 말이다.

❤️ 여가생활과 더불어 인간의 노동에 대해 깊이 성찰해 볼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고, 그 어떤 철학서나 경제서를 읽는 것보다 인간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과거의 노동에 대해 살펴보면 한 가지 의미심장한 경향이 되풀이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누군가는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절약할 방법을 알아낼 때마다,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시간을 사용할 새로운 방식을 알아낸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에 대해 ‘지식 사회‘와 ‘지식 노동자‘보다 노동시장의 변화를 잘 살명하는 개념은 없다.

- P55

인간은 재량시간이 더 확보될 때마다 자신을 계속 분주하게 만들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냈다. 심지어 실질적인 일에서 점점 멀어지면서도 노동의 속도를 늦추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로 실내에 틀어박혀 앉아서 일하는 더욱더 추상적이고 점점 더 이해하기 어려운 유형의 일을 하느라 결국 더 바빠졌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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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노동 -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
데니스 뇌르마르크.아네르스 포그 옌센 지음, 이수영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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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일을 하면 더 많은 부를 누리게 되고 그 댓가로 자유와 휴식을 가지게 되리라 기대했던 사람들은 휴식이 아니라 더 많고 다양한 새로운 일들을 만들어 냈고 그 과정을 흥미롭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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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 MIX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차별화
안성은(Brand Boy)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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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 #mix #브랜딩 #포지셔닝 #마케팅 #믹스MIX #브랜드보이 #더퀘스트





[ 믹스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차별화 - 섞어라

전작 《 팔리기 시작했다》의 저자이자 유튜버 브랜드보이의 책이다. 《믹스》에서 강조했던 것처럼 그 역시 '스스로 미디어가 돼라'라는 말을 실천하고 있다. 자신의 책을 알리는 임팩트 있는 브랜딩을 해내는 것이다. 고퀄을 유지하기 의해 노력하는 유튜브 채널이 자신의 을 홍보하게 되고 책은 다시 유튜브를 홍보하고 있으며 이 또한 이 책 내용의 취지와 한 몸이라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에 긍정하게 된다. 책의 시작에 짧은 헌정글로 이 책 <믹스>의 격을 스스로 높이고 시작하는 모습 역시 저자는 '잘 팔리는 방법'을 잘 아는 사람이 확실해 보였다. 그래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이야기를 가장 재밌는게 큐레이션해서 보여준다.

그는 줄곳 브랜드 이야기를 하는데 카피라이터 아버지를 보며 자란 배경으로 어릴 때부터 아주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경험하고, 관찰하고 학습하며 팔리는 브랜드에 대한 감각을 키웠고 딱 하나의 단어로 정리하자면 바로 Mix이다.

이 시대 '섞기'의 천재들을 소개한다.

사진이 많고 소개된 브랜드 포지셔닝 사례도 많아서 꼭 잡지 같다. 책 속에서도 잡지와 책을 섞은 브랜딩이 소개되는데, 아마 이 책 믹스를 두고 하는 말일 것도 같다. 개인이 찾아서 보기는 힘든 내용들이 멋지게 큐레이션 된 이야기들이 시대의 무기가 되는 '섞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섞어? 경계에 매몰되지 않고 넘어선다는 얘기로 MZ 세대는 이런 감각이 탁월한 것 같다. 자존감도 높고, 자신의 선택에 의심 없이 밀고 나가는 에너지가 그들의 감각이 되는 것이다. 부럽기까지 한 그 '섞기'의 감각은 오래전부터 사랑받은 브랜드들의 정체성을 바꾸기도 한다. 콜라보, 협업 제품들이 고가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세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 앞서서 그것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경이롭고 재밌다.

마치, 이 시대의 신화를 만나는 기분이랄까? 그들은 어떻게 신이 되었나? 엿보는 기분이랄까?

또 한편으로는 이 수많은 브랜드들의 횡보와 아주 멀리 살아가는 나는 무엇을 보면 좋을지 흔들리기도 했는데 소개된 브랜드에 쏠리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들의 변화를 이끄는 본질을 봐야 한다는 의지를 가지고자 노력해야 했다.




덕후들이 신이 되는 시대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를 발견한다. 덕질을 통해서 점점 실력이 늘어난다. 전문가가 된다. 덕질로 얼마간의 돈을 번다. 덕질이 업이 된다. 다양한 미디어에 노출된다. 그들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스스로 팔리는 미디어가 된다. 결국 성공한다.

단, 어설프게 섞지 않는다.

깊은 덕질이 섬세한 감각의 눈을 가지게 하고, 변화와 성장을 발견하게 한다. 모든 것을 잘하려고 하기보다 한계를 인정하고도 좌절하지 않고 성장해가는 것이 중요했다.

많아도 너무 많다. 잘나가는 브랜드도 너무 많다. 그중에서 특화된 이미지의 1인자가 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처음부터 1인자는 없다. 언더독이 탑독으로 성장하는 비밀 열쇠를 경험하는 책이기도 하다.​

나 역시 책과 내 삶을 섞어보기 위해 계속 새로운 책을 만나고 있듯이 '섞기'라는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본질이 된다는 것을 이해해 본다. 언제가 '음악이 없는 광고는 없다'라는 얘길 들은 뒤로 정말로 라디오 광고든 TV 광고든 음악이 빠지지 않는 것을 확인하며 뻔한 사실을 새롭게 인식했었다. 그것처럼 '믹스' 역시 모든 것에 적용되는 본질이라는 것을 재차 느끼며 책의 감상을 마무리해본다.

이와 더불어 '섞기'를 성공적으로 잘 해내는 포인트로 새로운 것과의 만남이 필요하다는 것을 한 번 더 상기한다.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더 잘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이 필요함을 여운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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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 MIX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차별화
안성은(Brand Boy)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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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책과 내 삶을 섞어보기 위해 계속 새로운 책을 만나고 있듯이 ‘섞기‘라는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본질이 된다는 것을 이해해 본다. 이와 더불어 ‘섞기‘를 성공적으로 잘 해내는 포인트로 새로운 것과의 만남이 필요하다는 것을 한 번 더 상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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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 사전 - 작가를 위한 갈등 설정 가이드 작가들을 위한 사전 시리즈
안젤라 애커만.베카 푸글리시 지음, 오수원 옮김 / 윌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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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위한 갈등 설정 가이드라고만 소개하기엔 매우 부족하다. 이 책은 독자를 위해서도 훌륭한 안내도가 된다.

소설을 매우 좋아하는 지인은 자신이 왜 소설을 좋아하는지 그 이유는 알지 못한다. 아마도 나와 비슷한 이유로 소설을 좋아하고 있을 것이다. 소설이 좋은 이유는 소설속에 등장하는 갈등의 상황을 간접 경험하는 동안 나 자신은 책 밖에서 안전을 보장받으면서도 소설속의 경험을 진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해보지 못할 경험, 혹은 후회의 순간, 시간의 배열마저도 뒤집어 볼 수 있는 매력 때문에 소설을 좋아한다. 또 하나의 이유는 허구인듯한 소설이 현실보다 현실을 파고들어서 진짜 리얼리티가 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외면하고 회피하며 숨어버리고 마는 이야기들을 온몸으로 체험한다.

이 책 딜레마 사전 건축물의 설계도면 같은 책이다. 거울을 들여다보듯이 소설을 마주했는데 그안에 거울이 또 있고 그 거울 안에 또 거울이 있어서 끝없이 깊어지는 모습을 경험할 수 있는 책이라서 독자에게 새로운 관점을 주는 보물지도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앞으로의 독서에 있어서 생각해볼 여지? 그러니까 질문할 수 있는 풍부한 상상력의 밑거름을 제공받은 것 같아서 든든하다. 캐릭터의 상황뿐 아니라, 그것을 그렇게 표현하는 작가의 상상을 독자가 상상해볼 수 있다. 내가 쉽게 접하게 되는 책이 아니라서 더 좋았다.

현실의 갈등은 좋아할 수 없지만 소설, 영화, 드리마의 갈등은 우리에게 경험이 된다. 갈등과 고난을 맞이한 카릭터가 투쟁해 나가는 모습은 독자에게 감정적인 울림을 던진다.

갈등은 캐릭터의 발전을 추진하고, 갈등은 캐릭터가 행동하게 만드는 동시에 독자의 내면도 움직이게 한다. 그렇게 갈등은 변화의 전조가 된다. 그런 갈등과 변화의 과정이 없다면 아무것도 회자되지 않을 것이다.

최근 35년 만에 돌아온 영화 <탑건>의 후속편인 <탑건: 매버릭>에서 주인공 ‘매버릭’이 세대 간의 갈등과 임무에 대한 시간적 압박 등을 헤쳐 나가며 펼치는 열연을 생각해보면 관객의 열띤 호응을 금방 이해해볼 수 있다. 따라서 저자들은 창조자인 작가는 캐릭터를 위기와 시련으로 몰아 독자들이 마음을 쓰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갈등의 모습은 이러하다.

캐릭터 VS 캐릭터

캐릭터 VS 사회

캐릭터 VS 자연

캐릭터 VS 테크놀로지

캐릭터 VS 초자연적 존재

캐릭터 VS 자아

그중에서도 나는 자아와 싸워야 하는 갈등을 좋아하는 것 같다. 주인공은 겹겹의 욕구와 신념, 공포와 욕망으로 얽혀있는 실타래같아서 풀려고 할수록 더 엉키고 만다. 이야기의 핵심은 고통받는 캐릭터이다. 그것을 마주하며 함께 실타래를 풀고 싶어하는 나를 만난다.

갈등의 질과 양, 범주, 관계의 갈등, 의무와 책임, 실패와 실수, 도덕적 딜레마와 유혹,압력과 시간 압박,승산 없는 시나리오, 성패가 갈리는 위기들은 독자가 캐릭터에게 마음이 쓰이게 만든다. 그러니까 독자는 캐릭터의 모든 것을 공유하기에 몰입하게 되고 좋아하거나 응원하는 모습으로 애착을 느끼게 감정을 이입한다. 그러면 재밌다라고 표현할 수 있게 된다.

❤️ 드라마도 그렇지만 연재 만화 작가에게 캐릭터에 대한 항의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왜 주인공을 그렇게 했느냐? 하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그것은 내가 결정한 것이 아니라 캐릭터가 선택하고 결정한 일입니다." 라고 말이다.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이런 질문도 만들고 캐릭터는 스스로 살아 생명력을 부여받기도 한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캐릭터의 내적 풍경이란 말이 강하게 남는다. 주인공의 윤리와 가치, 취약성과 상처, 두려움과 욕구같은 것들이 가진 풍경은 내적 사유와 감정과 욕망을 드러내보임으로써 독자들은 캐릭터를 알아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독자 스스로도 무수히 많은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 좋다.

이야기층위의 내적갈등

채우지 못하는 욕구가 인물에 미치는 영향

내적 갈등은 내적 동기와 대립한다

자존감 혹은 성취감과 엮인 내적갈등

장면 층위의 내적갈등

모든 장면에는 목적이 있고 갈등이 필요하다

이런 것을 염두해두고 최근에 다시 보고 싶어진 영화 [제인에어]를 본다면 어떨까? 에어의 내적 갈등을 보며 나역시 선택의 기로에 놓이던 순간들의 감정이 아직도 절절하다.

이런 걸 설명해볼 수 있게 하는 책이 바로 이 딜레마 사전인데, 전공자가 아닌 독자로도 풍성즐길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되었다.

실패는 캐릭터의 결함을 강조한다

실패는 변화의 필요를 부각시킨다

실패는 캐릭터가 새로운 새로운 방법을 수용할 수밖에 없도록 한다.

캐릭터의 선택에 복잡성을 더하라

제3의 선택지로 독자를 놀라게 하라

캐릭터의 길을 방해하는 다양한 적

( 경쟁자, 맞수,적수,적대적인 힘, 악당, 원수, 침략자, 프레너미, 안티, 약자를 돕는 자, 공격자, 간섭자, 최강의 적수, 도전자,초자연력)

❤️ 영화나 소설에 이런 플롯들이 숨어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보지만 재미 포인트들이 모두 여기에 있다는걸 이제 이해할 수 있었다. 영화속 빌런, 감초 역할들이 아주 중요하고 때론 주인공보다 더 큰 사랑을 받으며 결국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영화는 흥행 성공을 하는 것 같다. 살아 숨쉬는 캐릭터가 많은 만큼 공감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다.



https://blog.naver.com/kih451145/222858058553


픽션에서 갈등은 등장인물들을 시험에 들게 하고 성장시키는 역할을 하며 크게 외적 갈등과 내적 갈등으로 나뉜다. (…) 궁극적으로 갈등은 캐릭터가 낡은 사고와 행동 방식 혹은 새롭고 진화한 존재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둘 중 하나만이 캐릭터가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16~17쪽, <캐릭터를 만드는 건 갈등이다>

스토리텔링에 관한 한 갈등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위대한 이야기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핑핑 돌아가는 장애물, 방해, 난제를 제시해야 한다. 각 이야기의 순간순간은 도입하는 문제로 인해 참신해진다. 그렇다고 갈등을 닥치는 대로 던져 넣거나 구조가 결여되어도 괜찮다는 말은 아니다.

20쪽, <플롯과 갈등의 조합>

내적 갈등은 캐릭터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얻지 못하게 방해한다. 따라서 캐릭터의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를 꼭 확인해야 한다. 그런 후에야 어떤 내적 갈등이 캐릭터의 노력을 막는 데 가장 적절한지 찾기가 더 쉬워지기 때문이다.

55쪽, <내적 갈등에 대한 심층 탐구>

입체적이고 신뢰할 만하게 구축한 캐릭터는 어떤 특성을 갖추고 있을까? 바로 결함이 있다. 예컨대 약점, 맹점, 그리고 자각하지 못하거나 바꿀 의지가 없는 인성상의 결함이 있을 것이다.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에 결함이나 약점은 캐릭터에게 진정성을 보태주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77쪽, <실패는 캐릭터를 성장시킨다>

갈등은 대개 주인공의 목표 및 욕구와 욕망이 적의 목표 및 욕구와 욕망과 충돌할 때 발생한다. 주인공과 적, 두 인물은 과거를 공유하고 있을 수도 있고 새로 알게 된 사이일 수도 있다. 아니면 직접 만난 적은 없고 서로 알고만 있는 사이일 수도 있다. 어떤 경우건 마찰은 존재하며, 위기가 고조되고 캐릭터들의 목표가 가까워지면서 둘 사이의 갈등도 증대된다. 둘은 결국 의지와 힘과 정신의 경합에서 한쪽이 승리할 때까지 필사적으로 싸운다.

92쪽, <캐릭터의 길을 방해하는 다양한 적>

갈등은 실패와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며, 위기를 고조시키고 캐릭터와 독자 모두의 감정을 서서히 끌어올린다. 또한 이야기 전체 차원의 갈등(거시적 갈등)과 장면 층위의 갈등(미시적 갈등)이 모두 필요하다. (…) 가장 중요한 점 하나, 갈등은 이야기를 앞으로 진행시켜야 한다.

102쪽, <내 이야기에 딱 맞는 갈등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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