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 사전 - 작가를 위한 갈등 설정 가이드 작가들을 위한 사전 시리즈
안젤라 애커만.베카 푸글리시 지음, 오수원 옮김 / 윌북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를 위한 갈등 설정 가이드라고만 소개하기엔 매우 부족하다. 이 책은 독자를 위해서도 훌륭한 안내도가 된다.

소설을 매우 좋아하는 지인은 자신이 왜 소설을 좋아하는지 그 이유는 알지 못한다. 아마도 나와 비슷한 이유로 소설을 좋아하고 있을 것이다. 소설이 좋은 이유는 소설속에 등장하는 갈등의 상황을 간접 경험하는 동안 나 자신은 책 밖에서 안전을 보장받으면서도 소설속의 경험을 진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해보지 못할 경험, 혹은 후회의 순간, 시간의 배열마저도 뒤집어 볼 수 있는 매력 때문에 소설을 좋아한다. 또 하나의 이유는 허구인듯한 소설이 현실보다 현실을 파고들어서 진짜 리얼리티가 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외면하고 회피하며 숨어버리고 마는 이야기들을 온몸으로 체험한다.

이 책 딜레마 사전 건축물의 설계도면 같은 책이다. 거울을 들여다보듯이 소설을 마주했는데 그안에 거울이 또 있고 그 거울 안에 또 거울이 있어서 끝없이 깊어지는 모습을 경험할 수 있는 책이라서 독자에게 새로운 관점을 주는 보물지도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앞으로의 독서에 있어서 생각해볼 여지? 그러니까 질문할 수 있는 풍부한 상상력의 밑거름을 제공받은 것 같아서 든든하다. 캐릭터의 상황뿐 아니라, 그것을 그렇게 표현하는 작가의 상상을 독자가 상상해볼 수 있다. 내가 쉽게 접하게 되는 책이 아니라서 더 좋았다.

현실의 갈등은 좋아할 수 없지만 소설, 영화, 드리마의 갈등은 우리에게 경험이 된다. 갈등과 고난을 맞이한 카릭터가 투쟁해 나가는 모습은 독자에게 감정적인 울림을 던진다.

갈등은 캐릭터의 발전을 추진하고, 갈등은 캐릭터가 행동하게 만드는 동시에 독자의 내면도 움직이게 한다. 그렇게 갈등은 변화의 전조가 된다. 그런 갈등과 변화의 과정이 없다면 아무것도 회자되지 않을 것이다.

최근 35년 만에 돌아온 영화 <탑건>의 후속편인 <탑건: 매버릭>에서 주인공 ‘매버릭’이 세대 간의 갈등과 임무에 대한 시간적 압박 등을 헤쳐 나가며 펼치는 열연을 생각해보면 관객의 열띤 호응을 금방 이해해볼 수 있다. 따라서 저자들은 창조자인 작가는 캐릭터를 위기와 시련으로 몰아 독자들이 마음을 쓰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갈등의 모습은 이러하다.

캐릭터 VS 캐릭터

캐릭터 VS 사회

캐릭터 VS 자연

캐릭터 VS 테크놀로지

캐릭터 VS 초자연적 존재

캐릭터 VS 자아

그중에서도 나는 자아와 싸워야 하는 갈등을 좋아하는 것 같다. 주인공은 겹겹의 욕구와 신념, 공포와 욕망으로 얽혀있는 실타래같아서 풀려고 할수록 더 엉키고 만다. 이야기의 핵심은 고통받는 캐릭터이다. 그것을 마주하며 함께 실타래를 풀고 싶어하는 나를 만난다.

갈등의 질과 양, 범주, 관계의 갈등, 의무와 책임, 실패와 실수, 도덕적 딜레마와 유혹,압력과 시간 압박,승산 없는 시나리오, 성패가 갈리는 위기들은 독자가 캐릭터에게 마음이 쓰이게 만든다. 그러니까 독자는 캐릭터의 모든 것을 공유하기에 몰입하게 되고 좋아하거나 응원하는 모습으로 애착을 느끼게 감정을 이입한다. 그러면 재밌다라고 표현할 수 있게 된다.

❤️ 드라마도 그렇지만 연재 만화 작가에게 캐릭터에 대한 항의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왜 주인공을 그렇게 했느냐? 하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그것은 내가 결정한 것이 아니라 캐릭터가 선택하고 결정한 일입니다." 라고 말이다.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이런 질문도 만들고 캐릭터는 스스로 살아 생명력을 부여받기도 한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캐릭터의 내적 풍경이란 말이 강하게 남는다. 주인공의 윤리와 가치, 취약성과 상처, 두려움과 욕구같은 것들이 가진 풍경은 내적 사유와 감정과 욕망을 드러내보임으로써 독자들은 캐릭터를 알아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독자 스스로도 무수히 많은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 좋다.

이야기층위의 내적갈등

채우지 못하는 욕구가 인물에 미치는 영향

내적 갈등은 내적 동기와 대립한다

자존감 혹은 성취감과 엮인 내적갈등

장면 층위의 내적갈등

모든 장면에는 목적이 있고 갈등이 필요하다

이런 것을 염두해두고 최근에 다시 보고 싶어진 영화 [제인에어]를 본다면 어떨까? 에어의 내적 갈등을 보며 나역시 선택의 기로에 놓이던 순간들의 감정이 아직도 절절하다.

이런 걸 설명해볼 수 있게 하는 책이 바로 이 딜레마 사전인데, 전공자가 아닌 독자로도 풍성즐길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되었다.

실패는 캐릭터의 결함을 강조한다

실패는 변화의 필요를 부각시킨다

실패는 캐릭터가 새로운 새로운 방법을 수용할 수밖에 없도록 한다.

캐릭터의 선택에 복잡성을 더하라

제3의 선택지로 독자를 놀라게 하라

캐릭터의 길을 방해하는 다양한 적

( 경쟁자, 맞수,적수,적대적인 힘, 악당, 원수, 침략자, 프레너미, 안티, 약자를 돕는 자, 공격자, 간섭자, 최강의 적수, 도전자,초자연력)

❤️ 영화나 소설에 이런 플롯들이 숨어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보지만 재미 포인트들이 모두 여기에 있다는걸 이제 이해할 수 있었다. 영화속 빌런, 감초 역할들이 아주 중요하고 때론 주인공보다 더 큰 사랑을 받으며 결국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영화는 흥행 성공을 하는 것 같다. 살아 숨쉬는 캐릭터가 많은 만큼 공감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다.



https://blog.naver.com/kih451145/222858058553


픽션에서 갈등은 등장인물들을 시험에 들게 하고 성장시키는 역할을 하며 크게 외적 갈등과 내적 갈등으로 나뉜다. (…) 궁극적으로 갈등은 캐릭터가 낡은 사고와 행동 방식 혹은 새롭고 진화한 존재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둘 중 하나만이 캐릭터가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16~17쪽, <캐릭터를 만드는 건 갈등이다>

스토리텔링에 관한 한 갈등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위대한 이야기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핑핑 돌아가는 장애물, 방해, 난제를 제시해야 한다. 각 이야기의 순간순간은 도입하는 문제로 인해 참신해진다. 그렇다고 갈등을 닥치는 대로 던져 넣거나 구조가 결여되어도 괜찮다는 말은 아니다.

20쪽, <플롯과 갈등의 조합>

내적 갈등은 캐릭터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얻지 못하게 방해한다. 따라서 캐릭터의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를 꼭 확인해야 한다. 그런 후에야 어떤 내적 갈등이 캐릭터의 노력을 막는 데 가장 적절한지 찾기가 더 쉬워지기 때문이다.

55쪽, <내적 갈등에 대한 심층 탐구>

입체적이고 신뢰할 만하게 구축한 캐릭터는 어떤 특성을 갖추고 있을까? 바로 결함이 있다. 예컨대 약점, 맹점, 그리고 자각하지 못하거나 바꿀 의지가 없는 인성상의 결함이 있을 것이다.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에 결함이나 약점은 캐릭터에게 진정성을 보태주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77쪽, <실패는 캐릭터를 성장시킨다>

갈등은 대개 주인공의 목표 및 욕구와 욕망이 적의 목표 및 욕구와 욕망과 충돌할 때 발생한다. 주인공과 적, 두 인물은 과거를 공유하고 있을 수도 있고 새로 알게 된 사이일 수도 있다. 아니면 직접 만난 적은 없고 서로 알고만 있는 사이일 수도 있다. 어떤 경우건 마찰은 존재하며, 위기가 고조되고 캐릭터들의 목표가 가까워지면서 둘 사이의 갈등도 증대된다. 둘은 결국 의지와 힘과 정신의 경합에서 한쪽이 승리할 때까지 필사적으로 싸운다.

92쪽, <캐릭터의 길을 방해하는 다양한 적>

갈등은 실패와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며, 위기를 고조시키고 캐릭터와 독자 모두의 감정을 서서히 끌어올린다. 또한 이야기 전체 차원의 갈등(거시적 갈등)과 장면 층위의 갈등(미시적 갈등)이 모두 필요하다. (…) 가장 중요한 점 하나, 갈등은 이야기를 앞으로 진행시켜야 한다.

102쪽, <내 이야기에 딱 맞는 갈등 찾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