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7 - 2부 3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나남출판) 7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서희와의 인연을 이어갈 수 없었던 상현의 '야차 같은 계집'이라는 악담은... 
진실인 면도 있지만, 상현의 입에서 나왔다는 점이 같잖달까.

기생으로 다른 세상을 살게 된 봉순, 기화와의 재회에서도 애달픔이 느껴진다. 그 시절의 고단한 삶들.

2024. jun.

#토지 #2부3권 #박경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토지 6 - 2부 2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나남출판) 6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서희의 길상에 대한 감정을 전보다 더 모르겠다 싶은 느낌이다.
형제애 같은 걸까, 온전한 사랑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이 여러 가지다 보니.
옥이네에 대한 길상의 관심이 촉발한 소유욕일까.

- 시초부터 야망의 수단이 아닌 길상과의 결합은 가능할 수 없었다. 적어도 길상과의 결합에 있어 그것 이외 어떤 구실로 서희는 자신을 설득시킬 수 있었겠는가. 자식을 버리고 구천이를 따라간 생모를 생각해서라도, 그렇다면... 서희의 보다 깊은 영혼 속에는 숙명적인 길상과의 애정이 잠을 자고 있었다 할 수는 없을까. 무시무시한 내적 투쟁은 과연 야망의 좌절에서만 빚어졌다 할 수 있을까. 강렬한 질투, 강렬한 패배감, 광적인 증오심. - 12


2024. may.

#토지 #2부2권 #박경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언가 위험한 것이 온다 오늘의 젊은 작가 33
김희선 지음 / 민음사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반의 설정은 흥미롭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같은 장면의 반복이고 딱히 더 나아가는 이야기가 없어 지루해진 이야기.

영생에 미친 자가 주변인들의 영혼을 잡아먹는? 이야기는 영상으로 만들면 뭔가 흥미진진할 법도 한데.

끝까지 읽고 나선 이대로 만들면 그냥 망작 소리나 들을 법 싶다.

영혼을 자유자재로 옮기는 연구를 하지만, 딱히 흥미롭게 설명되지도 않고
화성을 표방한 마을 발전 사업이란 것도 딱히... 마을 주민들이 조종되는 좀비처럼 변하는 것도.
빌런의 부가 증조부가 일본에 협력해 채굴권을 얻은 광산업자라는 사실도...
진부한 이야기들이다.


- 영혼도 없는 껍데기의 머리를 뚫은 게, 그렇게 큰 잘못인가? 만약 그냥 뒀다면, 저것들은 이 마을, 아니 세상을 집어 삼켰을 거야. 자네들까지도 모두 다 말이야. - 145

- 무엇보다도 영혼은, 결코 소멸되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그저 이리저리 옮겨 다닐 뿐. - 237


2024. jun.


#무언가위험한것이온다 #김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에게 시시한 기분은 없다
허연 지음 / 민음사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상들로 쓰인 산문.

허무주의자의 건조한 시선이 느껴지는데, 사제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냉소적인 무신론자 같은 아이러니한 사제가 되었을 것만 같다.

빗나가고 싶었지만, 끝내 현실에서 직시하는 법을 택한 시인이 된 것일까.

짧은 글들의 묶음이라 시간을 오래 들이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책을 덮으며 나도 더불어 조금 더 허무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 나는 노동에 투여하는 시간 이외의 시간을 최대한 내 식대로 살았다. 내 방식대로 세상을 읽었고, 즐겼으며, 사랑을 했고, 우정을 지켰고, 나누는 삶을 위해 애썼고, 자주 아팠으며, 때로는 분노를 했다. 그러다 보니 어쩌다 지금의 내가 되어 있었다. - 9

- 실패한 생이 오히려 밀도가 더 높듯
쇠락한 바다가 더 가슴에 깊게 남는다.
바다는 망했어도 여전히 바다다
자신감 넘치던 빛나는 시간들 모두 뒤로하고
누구라 할 것 없이 결국 평범하고 초라해지는 것
그것이 인생이고 그것이 바다다.
보석 같은 푸른 파도와
재잘거리는 유희가 없어서 더 바다 같은 바다
모든 것 내려놓고 평민이 되어 버린 바다
그 서해 바다에 다시 가고 싶다.- 68

- 생은 숙연한 벌이다.
인생에 환희는 없다.
정해진 약속도 없다.
그냥 묵묵히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아주 가끔 뜻밖의 일을 겪는 것일 뿐. - 83

- 우리는 타인의 아픔을 존중해야 한다. 타인의 아픔을 분류하거나 그 아픔에 대해 무게를 가늠하는 어리석은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최선을 다해 아프고 있다. 우리가 타인의 아픔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다. - 85

- 세상엔 어둠에 기대어 존재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어둠이 고마웠다. - 97

- 나는 고통받는 삶의 형식으로 시를 택했다. 고통을 자처하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그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했다.
시는 내게 밥도 돈도 직업도 계급도 환희도 아니었다.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도망칠 수 없었다. 한참을 도망치다가 문득 돌아보면 시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나 섬뜩하게 날 지켜보던 영물. 그것이 시였다. - 120

- 결국 우리는 이토록 혼자여서 아찔하고 아름답다. - 182

- 신념이니 의리니 하는 것들은 허세다.
인간은 또 얼마나 상황일 뿐인가.
상황을 이길 수 있는 인간은 없다. - 243

- 질문은 근본적이어야 한다. 왜 사는지, 공동체란 무엇인지, 예술은 왜 필요한지, 왜 권력은 선해야 하는지. 뭐 이런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의 답을 고민하는 사회가 훨씬 두껍고 단단하다. - 261

- 불온한 시를 위하여 살았다.
빗나가고 싶었고, 빗나간 것들에 대해 노래하고 싶었고, 빗나간 것들을 증거하고 싶었다.
시를 만나는 일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세상과 친해지는 일이라고 믿었다. - 294

2024. jun.

#너에게시시한기분은없다 #허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견자들
김초엽 지음 / 퍼블리온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명을 말살한 존재 범람체.
지상의 거의 대부분을 잠식해버린 미지의 존재로 지하세계로 떠밀려 들어온 생존 인류들의 이야기 인줄만 알았는데,
범람체로 인해 실재한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다.

지상을 갈망하다 파견자의 길을 걷게 되는 주인공 태린은 과거에 대한 기억이 일부만 남아있고, 뒤늦게 한 뉴로브릭 시술에도 적응을 실패했지만 뛰어난 광증 저항성을 가진 소녀.

파견자 테스트에 합격한 후 불완전하게 연결되어 있는 줄로만 알았던 뉴로브릭의 폭주로 추방형에 다름없는 임무를 맡아 지상으로 나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과거의 청산기.

동경하며 같은 곳을 바라보고 싶었던 이제프와의 인연은 사랑이었을까,
다음 세대의 생존방식에 대해 생각하는 일이 너무 늦어지고 있는 것 아닐까...
이런 저런 상념들이 생겨난다.

공존이 전 지구적 위기의 상황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 오류에 이름을 붙이니, 어쩐지 그 문제가 좀 더 실체를 지닌 것처럼 느껴졌다. 그전까지는 문제가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었고, 그저 불가해한 재난에 휘말린 것 같았다면 지금은 적어도 문제의 형태를 파악할 수는 있었다. 곤란한 문제 덩어리라는 것 자체는 변하지 않았지만. - 77

- 잘 생각해 봐. 네가 정말로 하나의 존재인지... - 183

- 어떤 사람들은 눈빛이 반짝이고, 얼마 후 자스완에게 아주 조심스럽게 묻기도 한다. 지상에서 살아가기 위한 특별한 조건이 있냐고. 그러면 자스완은 미소 지으며 대답한다.
"그야 당신이 오직 당신 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환상을 버린다면, 얼마든지 가능하지요." - 420


2024. may.

#파견자들 #김초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