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영원의 아이 - 전2권 영원의 아이
덴도 아라타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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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동 학대, 단죄....

지나치게 긴 분량이다 싶으면도 있고, 중간 중간 부연이 길어 지루해지는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그들의 삶이 너무 안타까워 그 이야기를 따라가자니 힘에 부치지만 빠져들수 밖에 없다.

덕분에 이 추운 겨울에 심란함이 가중된다.

5년이 넘는 집필 기간이 필요했을 만큼, 집요하게 작업에 전념한 작가가 존경스럽기까지한 것은.

그 시간 만큼 이 이야기 속의 지옥에서 보냈을테니... 그러하다.

한 가정의 문제 안에서는 어쩔 수 없는 약자인 아이들과 여성들.

이들이 서로에게 가해자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단지 개인의 잘못일까.

유키, 쇼이치로, 료헤이....

어쨌든 그 지옥에서 살아 남아 온전한 한 사람의 몫을 하고 살아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그들을 생존자라고 부를 수 있겠지만,

과연 무엇을 위한 생존이었나는 좀 더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그 모두의 삶에 어떤 의미라도 있는 것이 아니겠냐고,

완전한 타인인 내가 함부로 말할 수는 없는 문제일 것 같다.

편집 후기말인데... 북스피어 편집 후기는 후기대로의 재미가 있는 듯.

일전에 어느 출판사 대표와 영원의 아이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약간의 과장을 섞어 지난 삼 년간의 마음고생을 토로하며, 그동안 매일 영원의 아이가 언제 나오느냐고 문의하는 독자들을 상대하느라 힘들었다, 찾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잘 팔릴 모양이다, 라고 했더니, 그 분이 친절한 척, `한 수 가르쳐 주겠다`는 말투로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아참, 우리도 그런 적 있었는데, 매일 출판사로 문의 전화가 왔었지. 당연히 엄청 팔릴 줄 알았거든. 나중에 알고 봤더니 두 사라밍 번갈아 전화한 거였더라고.˝ 그렇습니까. 적절한 지적, 고맙습니다, 사장님. - 편집 후기 중... ㅋㅋㅋㅋㅋ


유키는 두 사람에게 보이지 않도록 입술을 깨물며 치밀어 오르는 것을 억눌렀다.
만나 버렸구나, 다시 만났어...... 하지만 다행이야.잘 살아 주었구나, 정말 다행이야, 이야기한 것보다, 사실은 더 열심히 살아왔겠지. 대단해, 두 사람 다 정말 대단해......
마음을 말로 표현하면 금세 눈물로 바뀌어 버릴 것 같아서 입을 열 수가 없었다. -p. 239 ,상권

우리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수도 없이 많다. 살아가라 언젠가는 알게 되리라. -p. 419, 상권

중학교 때는 교복으로 치마를 입는 게 의무였다. 유키는 입학하고 나서 일주일 동안, 담임의 주의를 받고도 청바지나 면바지를 입고 통학했다. 주위와 동떨어져 보이는것은 신경 쓰지 않았다. 결국 다른 방으로 불려가 교무 주임과 교감에게 주의를 받았다.
병원처럼 일종의 격리된 세계에서라면 몰라도, 학교 교복은 입고 거리를 걸어다닐 때도 있고 만원 전철을 탈 때도 입는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여자이기 때문에 위험한 일을 당할 가능성이 있는 치마가 어째서 의무가 되는 걸까...... 이해할 수 없어서 교감에게 물었다.
교칙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 만들어지는 규칙에 어째서 사람이 자신을 희생하고 몸을 위험에 드러내면서까지 맞춰야 하는 거냐, 앞뒤가 바뀐게 아니냐고 호소했다. 교무 주임은 사십 대 여자였는데 유키의 호소에는 대답하지 않고, 보통 여자는 치마를 좋아하고 남이 보기에도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유키는 굴욕을 느꼈다. 울음을 참으며, 다수의 사람들만을 신경 쓸 뿐, 피해를 당할지도 모르는 사람이나 피해 입기를 두려워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배려하지 못하는 상대방에게 항의했다. 사복을 허락하지 않더라도 교복에 바지도 도입하면 될 일이라고 제안했다. 상대는 돈이 든다며 웃었다.
돈을 사람의 존엄이나 안전보다 더 우선한다...... 유키는 반쯤 망연자실해서 그들의 웃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럼 사립으로 가는게 어떻겠느냐는 권유를 받았지만 어머니밖에 없는 처지에 사립을 다니기는 힘들었다. -p. 156, 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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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빛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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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처럼 환상인가 싶게 구할 수 없었던 책.

재밌다는 사람은 많은데 왜 책은 볼수가 없나.... 하던 중에 빨간 책방에서 이 책에 대한 언급을 하더니만,

뚜둥 재출간되었다.

무려 띠지에 이동진과 김혜리의 강력추천이라는 문구를 달고...

흠....

뭐 그래 저래 해서 드디어 읽게 되었는데.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받았다는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왠지 그 영화의 색감과 음향과 배우들의 대사를 본 것만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 느낌의 이야기다.

밤 벚꽃도 박쥐도, 침대차도 모두 그렇게 자연스러운 시각화가 되는 이야기.

각 이야기마다 죽음이 중심이 되고는 있지만, 죽은 자를 통한 상실을 말한다기 보다는

남아 있는사람들의 공허를 표현했다고 해야 할까.

책을 덮고 나서도 소소기라는 해변 마을의 풍경이 잔상처럼 오래도록 남는다.



수명이 다해 미세하게 깜박거리고 있는 형광등을 보면서 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맛보는 듯한 안도감에 휩싸였습니다. 안도감이란 아마 그때의 그런 마음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아, 할머니는 어딘가에서 죽었음에 틀림없고, 아버지도 일하고, 어머니도 이제 막노동을 하지 않아도 되고, 저도 어엿하게 초경을 겪었고, 일순 그런 생각이 스쳐 저는 잠깐 안도감이라는 기분에 빠져들었습니다. -p. 36, 환상의 빛 중

길에는 저와 그 남자밖에 없었습니다. 털장갑을 낀 손으로 머리에 감고 있던 머플러를 누르면서 저는 흠뻑 젖은 채 뒤를 쫓아갔습니다. 그때 아주 시커멓던 하늘도 바다도 파도의 물보라도 파도가 넘실거리는 소리도 얼음 같은 눈 조각도 싸악 사라지고 저는 이슥한 밤에 흠뻑 젖은 선로 위의 당신과 둘이서 걷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무리 힘껏 껴안아도 돌아다봐 주지 않는 뒷모습이었습니다. 뭘 물어도 무슨 말을 해도 절 대 돌아보지 않는 뒷모습이었습니다. 피를 나눈 자의 애원하는 소리에도 절대 귀를 기울여주지 않는 뒷모습이었습니다. 아아, 당신은 그냥 죽고 싶었을 뿐이었구나, 이유 같은 것은 전혀 없어, 당신은 그저 죽고 싶었을 뿐이야. 그렇게 생각한 순간 저는 뒤를 쫓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그 자리에 멈춰 서고 말았습니다. 당신은 순식간에 멀어져갔습니다. -p. 59, 환상의 빛 중



2014. d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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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문학과지성 시인선 276
진은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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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일부러 뜯어본 주소 불명의 아름다운 편지
너는 그곳에 살지 않는다 -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중

쉽게 말할 수 있는 미래와
뭐라 규정할 수 없는 ˝지금 여기˝ - 이전 시들과 이번 시 사이의 고요한 거리 중

침묵에서 나온 것들은 모두 침묵으로 돌아간다 - 고요한 저녁의 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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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로 - 2015년 제60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편혜영 외 지음 / 현대문학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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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 편혜영과, 김중혁, 백민석, 윤고은, 윤이형, 이장욱, 최수철, 최은미, 김숨, 김인숙, 박성원.

매년 즐겁고 반가운 책 중 하나.

2014. d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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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80호 - 2014.가을
문학동네 편집부 엮음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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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번 다음계절이 되어야만 완독이 가능한 책.

재미가 없어서는 아니다. 다만 ..... 한권에 담긴 이야기가 너무 방대해서라고 변명변명...


정용준의 <재인>..

윤대녕의 <피에로들의 밤>

이나리의 <오른쪽>

우리의 연민은 정오의 그림자처럼 짧고, 우리의 수치심은 자정의 그림자 처럼 길다는 진은영 시인의 세월호에 관한 글.

또 리뷰를 보니 사놓고 읽기 시작도 못한 백석 평전을 어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래도 그 다음 계절에는 다 읽는게 어디냐 싶기도 하고...

완전히 지칠 때까지 하루하루를 오직 몸으로만 살아냈죠. 무얼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사치일 정도로. 왜 이런 말이 있잖습니까. 사는 건 사는 거지 생각하는 게 아니다. - 윤대녕, 피에로들의 밤 중

젖은 마음
어디선가 따귀가 날아들었다
얼굴이 돌아갔다
백팔십 도라면 호소해봤을 텐데
삼백육십 도였다
한 번 고인 목은 꽈배기 축에도 못 꼈다
이해받을 수 없는 통증이라면
혼자 꾹 참는 게 나았다
병신 같은 년이란 욕을 먹었다
그보다 더 정확할 수는 없어서
배시시 웃었다 - 김민정, 시집 세계의 파편들

2014. d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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