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깊다
이혜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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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그 시절을 시작으로 하는 이야기.

지표, 기주 두 사람의 이야기로 축을 이룬 한국 근현대사 관통서사.

두 주인공 모두 선하다.
아니, 형태를 뺀 모두가 바르고 선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들.

격동을 헤치고 살아왔지만 삐뚤어지지 않은 인물들은, 아무래도 유년기의 조숙함이 그 원인일까?

그 와중에 고추가루처럼 끼여 있는 나쁜 인물의 전형인 형태.

너무 나쁘게만 치달아서 그 이면 어딘가에는 이야기에 드러나지 않은 무언가가 어둡게 내려앉아 있을 것만 같다.

어쨌든 잘 읽었다. 그러나 개운하진 않다.
줄거리를 알았다면 읽지 않았을 것같다. 너무 지치는 세월의 이야기라서...



2015.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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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01-31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려고 했는데 읽지 말아야겠군요^^
극적으로 치닫는 내용은 저도 별로예요.

hellas 2015-01-31 11:50   좋아요 0 | URL
극적이진 않아요. 그 시대가. 별로라.....:)
 

오늘 완성한 화병. 꽃은 대충 끼워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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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1 - 광해군일기 - 경험의 함정에 빠진 군주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1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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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리학에서는 한치도 못벗어나는 이들의 한계랄까.

답답. ㅡㅡ

2015.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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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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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와의 `화해`라는 선언은 얼마나 자극적인가. 도발하는 시작.

테레자, 그녀 어머니 인생의 실패로 담보된 것이라는 자책과 자괴감.
그런 생각을 끊임없이 주입시키는 가족이라는 폭력.
그런 것들이 테레자를 만들어 냈을까.
왜 실패의 원인으로 아무런 의도도 갖지 않았던 아이를 지목하고 불행하기를 기원하는 것인지.

폭력에 매료되는 사비나. 배반이라는 행위를 인생의 단 하나의 목표로 삼은 여자.
非 비의 세계로...

수많은 개인의 우연이 경첩되어 이루어지는 거대한 역사라는 것이, 참을 수 없이 가볍게 다가오는 순간들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 사람들 중 유효한 등장인물인 네 명의 남녀.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공감과 연민을 느끼는 대상은 테레자와 사비나.

그리고, 아마도 허무와 공허함에서 비롯되었을 토마시의 섹스 중독은 그를 얼마간 충족 시켜주었는지 몰라도, 평생의 반려로 삼은 테레자에게는 거대한 구멍을 만들수 밖에 없는... 그런 우연과 필연의 교차.
우연으로 점철된 우울의 시대는 그런 식으로 사람을 황량하게 만드는가 보다.
자기 자신이기 위해 사랑하는 이에게 부당한 형벌을 지우는 토마시도 아주 이해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를 온전히 이해한다고 말할수 없는 것은, 그는 이미 너무 자신을 사랑하고 있으므로. 나까지 그럴 필요가 있겠나... 싶은 마음이다.

어이없을 정도로 유치한 소극, 대장정 챕터는, 그것 그대로 인생에 적용될 수도 있는 연극적인 무대.

그나마 토마시와 테레자가 춤을 추는, 마지막 장면이 불행의 무대가 아니었던 것만은 이 책의 긍정적인 측면이랄까.

왠지 깊은 우울함에 빠져들게 하는 그런 책.

그래도 아주 좋았던 책.

읽은 줄 알고 살았는데, 읽어보니 제대로 읽지 않았던 책.

영원한 회귀가 주장하는 바는, 인생이란 한번 사라지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한낱 그림자 같은 것이고, 그래서 산다는 것에는 아무런 무게도 없고 우리는 처음부터 죽은 것과 다름없어서, 삶이 아무리 잔혹하고 아름답고 혹은 찬란하다 할지라도 그 잔혹함과 아름다움과 찬란함조차도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 p. 9

토마시는 독일 속담을 되뇌었다. einmal ist keinmal. 한 번은 중요치 않다. 한 번분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 한 번만 산다는 것은 전혀 살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 p. 17

Muss es sein? Es muss sein! - p. 54

˝그러나 프라하에서는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어요!˝ 하고 테레자는 분개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그녀의 점령 치하 조국에서는 공장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학생들은 점령군에 대항하기 위해 동맹 휴학을 하며 국민 모두가 나름대로 계속 투쟁중이라고 서툰 독일어로 반박했다. 바로 그 점이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어이가 없었다. 그런 것에는 누구도 관심이 없었다! - p. 114

역사란 개인의 삶만큼이나 가벼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깃털처럼 가벼운, 바람에 날리는 먼지처럼 가벼운, 내일이면 사라질 그 무엇처럼 가벼운 것이었다. - p. 344

2015.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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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아티스트가 있다 - 세상의 안부를 묻는 거장 8인과의 대화
안희경 지음 / 아트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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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터뷰집을 그다지 즐겨 읽진않는데, 이 책 나오는아티스트들이 워낙 관심있는 이들.

특히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그리고 키키 스미스.



당신의 마음은 어디 있습니까? 여기 있나요?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죠?
그녀 스스로 늘 묻는 내용이자 우리에게 비춰주고 싶은 거울이다. - p. 51,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인터뷰 중

나는 키키가 여성에게만 이런 애달파 하는 마음을 느낀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당신을 보면 페미니스트가 아닌 휴머니스트로 부르고 싶다 라고 하니 그녀가 정색을 했다. 갑자기 100 미터는 떨어져 앉아있는 듯한 거리감 느껴졌다. 그녀는 내가 자신을 왜 페미니스트라고 불러야 하는지 요연하고도 길게 설명했다.
사회전반이 남성 입장에서 읽히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디에나 남성 조형물이 있고 그것을 인간이라고 읽죠. 페미니즘은 역사속에서 하나의 위대한 해방운동이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개인은 삶 속에서 성역할이라는 올가미를 쓰고 좌절하고 억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려 있으니까요. 문화적 해석이 그런 상황을 만들어왔습니다. 모든 형식으로 벌어지는 해방 운동은 좀 더 많은 사람들과 사회적 소통을 이뤄내도록 해줍니다. 페미니즘도 그렇습니다. 이것이 페미니스트가 되려 하는 나를 늘 북돋워주는 확신입니다. 삶을 이해하는 방식도 이와 같고요. 내 세대들은 여자로 사는 것에 좌절을 맛보았어요. 예술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회에서 인정받는 여성 창작자는 프리다 칼로, 루이즈 부르조아 정도였죠. 창작이라고 알아주는 영역도 매우 제한되어 있었고, 미술관이나 갤러리 또는 사람들이 거래하는 예술계의 경제 관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직까지도 그래요. 이는 정상이 아닙니다. - p. 156, 키키 스미스 인터뷰 중.

2015.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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