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만든 사람
최은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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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진실을 옮길 때 온갖 여성들을 만나 보게 된다는 작가의 말.
그 온갓 여성들이 하루하루가 온화한 나날이길.

- 지금은 유치도 다 안 빠진 저 아이들이 어느 날부터 영구적으로 써야만 하는 이를 가지고 살아가겠지. 지금보다 기다란 팔다리로 허우적거리면서 누군가한테 다가가고, 멀어지고, 사랑이 가져오는 것들을 모른 채로 사랑하고, 알고도 사랑하면서. 윤이들이 시기마다 겪어갈 상실감의 무늬를 생각하자 가슴 제일 깊은 곳에 아려왔다. - 보내는 이 중

- 드디어, 마침내, 아이들은 학교에 갈 수 있었다.
너네들이 클럽에서 처놀지만 않았어도. - 여기 우리 마주 중

- 진실들을 이야기하려 할 때마다 다른 여성들을 만나게 되었다는 오드리 로드의 말을 생각했다. - 작가의 말

- 글을 쓰는 모든 여성은 일종의 생존자다 - 에이드리언 리치

2021. nov.

#눈으로만든사람 #최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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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자에게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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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실패를 딛고서는 사람들의 이야기.
다정하고 다정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

- 슬픔의 이유에 갇히지 않고도 슬픔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방법을 소설이 언제나 가르쳐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작가의 손편지 중

- 인간의 힘, 나는 그 말이 오늘밤 참 좋다. - 140

- 근데 이 판사, 엄마는 어디 나가서 이거 팔면서 우리 딸 판사라고 안 해. 이미 알고 있으면 어쩔 수 없지만 절대 말 안해. 나는 엄마가 내 신분을 밝히는 일에 별 생각이 없었지만 엄마가 그렇게 말하자 그건 또 왜 그런지 궁금해졌다. 혹시 무슨 청탁이라도 할까봐 그런가, 딸 월급이 얼마이기에 이런 일을 하냐고 한 소리 들을까봐 그런가, 엄마는 엄마의 일이 떠떳하지 않은 가, 별 생각이 오갔는데 엄마는 그냥 아까워서, 라고 얼버무렸다.
˝나는 그냥 네 얘기를 아무데서나 하는 게 아까워.˝ - 147

- 제주 속담에 ‘속상한 일이 있으면 친정에 가느니 바다로 간다‘는 말이 있다. 복자네 할망에게 들었지. 나는 제주, 하면 일하는 여자들의 세상으로 읽힌다. 울고 설운 일이 있는 여자들이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는 무한대의 바다가 있는 세상. 그렇게 매번 세상의 시원을 만졌다가 고개를 들고 물 밖으로 나와 깊은 숨을 쉬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다 잘 되지 않겠니? - 189

- 소설을 다 쓰고 난 지금, 소설의 한 문장을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실패를 미워했어, 라는 말을 선택 하고 싶다. 삶이 계속 되는 한 우리의 실패는 아프게도 계속 되겠지만 그것이 삶 자체의 실패가 되게는 하지 말자고,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선언보다 필요한 것은 그조차도 용인하면서 계속 되는 삶이라고 다짐하기 위해 이 소설을 썼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종교는 그렇게 버텨내는 자들에게 기꺼이 복을 약속하지만 소설은 무엇도 약속할 수 없어 이렇듯 길고 긴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 작가의 말 중

2021. Nov.

#복자에게 #김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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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오브 도그
토머스 새비지 지음, 장성주 옮김 / 민음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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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싶던 책이었는데 절판이었다가 영화화 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들었다. 아마 그게 재출간 된 이유일지도. 과연 영상미를 뽐낼 요고는 무궁무진한 이야기였다. 서사도 훌륭하고.

잔머리와 자신감, 세상에 대한 냉소로 가득차 있는 매력적인 인물 필과 느릿하고 생각을 일 수 없는 듯한 조용함 내면의 소유자 조지. 두 형제의 대비가 조금 연극적이다. 이들 인생의 승자를 가리자면 후자쪽이 될 거라는 예감이 충분이 드는.

의외로 주목하게 되는 인물은 피터의 아빠 조니였다.
피터에게 상냥한 사람이 되어 달라 부탁하는 조니. 시대를 한참이나 앞서는 감성과 양심을 가진 이가 아니었을까. 당연히 아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알았을 것 같다. 애정이 넘치는 양육자의 자세를 갖추었고, 다만 거친 개척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던 스스로 인정하기 어려웠던 조니의 자살은 어쩔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조지와 한 가족이 되는 것은 필연일지도. 연민을 느끼는 재능은 서로를 알아 보게 되는 것이니까.
그 대척점의 필. 죄책감이 뭔지 모르는 너무 뻔한 캐릭터지만 그래서 이야기가 진행 된다.

인간의 억압된 여러 감정들, 내면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다.
과연 피터는 정의를 실현하는 인물인가, 사악함의 다른 모습인가.

- 로즈가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신 생각을 하면서 기다릴게요.˝ 조지는 로즈의 얼굴을 보았다. ˝내 생각을? 그래 줄거야, 로즈?˝ 조지 표정이 환해졌다. ˝오, 그것 참 좋은 말이네.˝ - 153

- ˝상냥함 이란!˝ 노마님은 목소리가 달라졌다. ˝그걸 빼면 세상에 남는 게 뭐가 있을까요?˝ ˝아무것도 없죠, 정말로.˝ - 358

- 칼에 맞아 죽지 않게 이 목숨건져 주시고 저희 하나뿐인 소중한 것, 개의 아가리에서 빼내주소서.
피터는 그 기도서가 자주쓰니믐지, 혹은 그 구절만 잘라내어 자기 스크랩북에 붙이면 안될지 궁금했다. 아직 붉은 색을 띠고 있으나 향기을 잃은 장미꽃 보다는 그 시편 구절이 스크랩부기 마지막 항목으로 훨씬 더 잘 올렸다. 이제 로즈는 구원 받았으므로, 이는 피터 아버지의 희생 덕분이었고, 피터 스스로가 아버지 묵직한 검은책에서 얻은 지식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저지른 어떤 희생 덕분이었다. 이제 그 개는 죽었다. - 363

2021. dec.

#파워오브도그 #토머스새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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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겨울로 왔고 너는 여름에 있었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547
임승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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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영문을 모르겠다. 집중을 못했을까.

- 눈을 뜨니
풀밭이 펼쳐졌다 펼쳐지려는 풀밭의 속도를 따라잡으려다가 멈춘 것처럼 꽃이 있었다. 예쁘다고 말하면 뭐가 더 있을 것처럼 예뻤다. - 문법 중.

2021. nov.

#나는겨울로왔고너는여름에있었다 #임승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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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내일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박슬라 옮김 / 오픈하우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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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너무 무식하다 싶었는데 캐릭터가 어느 정도 정착하고 나면 나름 유머가 익숙해져서 그런가 조금씩 피식피식 웃음이 난다.
무엇보다 속도감있게 읽을 수 있는 엔터테이닝 소설.

잭 리처가 자신은 주차딱지 하나 뗀적이 없는 사람이라며 ‘무해함‘을 어필하는건 이 시리즈에선 매우 코미디적 요소다.

- 수상한 것을 목격하면 즉시 신고 하시오. - 9

- 자살폭탄테러범은 알아보기 쉽다. 그들은 자신도 모르게 온갖 종류의 신호를 발산한다. 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들 그짓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 7

- 이제 나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휴대전화가 없는 사람이 아니다. - 185

2021. d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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