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자에게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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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실패를 딛고서는 사람들의 이야기.
다정하고 다정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

- 슬픔의 이유에 갇히지 않고도 슬픔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방법을 소설이 언제나 가르쳐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작가의 손편지 중

- 인간의 힘, 나는 그 말이 오늘밤 참 좋다. - 140

- 근데 이 판사, 엄마는 어디 나가서 이거 팔면서 우리 딸 판사라고 안 해. 이미 알고 있으면 어쩔 수 없지만 절대 말 안해. 나는 엄마가 내 신분을 밝히는 일에 별 생각이 없었지만 엄마가 그렇게 말하자 그건 또 왜 그런지 궁금해졌다. 혹시 무슨 청탁이라도 할까봐 그런가, 딸 월급이 얼마이기에 이런 일을 하냐고 한 소리 들을까봐 그런가, 엄마는 엄마의 일이 떠떳하지 않은 가, 별 생각이 오갔는데 엄마는 그냥 아까워서, 라고 얼버무렸다.
˝나는 그냥 네 얘기를 아무데서나 하는 게 아까워.˝ - 147

- 제주 속담에 ‘속상한 일이 있으면 친정에 가느니 바다로 간다‘는 말이 있다. 복자네 할망에게 들었지. 나는 제주, 하면 일하는 여자들의 세상으로 읽힌다. 울고 설운 일이 있는 여자들이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는 무한대의 바다가 있는 세상. 그렇게 매번 세상의 시원을 만졌다가 고개를 들고 물 밖으로 나와 깊은 숨을 쉬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다 잘 되지 않겠니? - 189

- 소설을 다 쓰고 난 지금, 소설의 한 문장을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실패를 미워했어, 라는 말을 선택 하고 싶다. 삶이 계속 되는 한 우리의 실패는 아프게도 계속 되겠지만 그것이 삶 자체의 실패가 되게는 하지 말자고,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선언보다 필요한 것은 그조차도 용인하면서 계속 되는 삶이라고 다짐하기 위해 이 소설을 썼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종교는 그렇게 버텨내는 자들에게 기꺼이 복을 약속하지만 소설은 무엇도 약속할 수 없어 이렇듯 길고 긴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 작가의 말 중

2021. Nov.

#복자에게 #김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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