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손보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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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교사>, <무단침입한 고양이들> 이 좋았다. 왜 아직까지 읽고 있지 않았지싶다. 좋은 작가고 조금 평온한 마음으로 독서 할 수 있는 이야기들.

- 그 순간, 어디선가 - 건물 틈이나, 주차장이나, 자동차 보닛 위해서-가냘프게 울고 있을 고양이들도 떠올렸다. 그 우아한 걸음걸이, 푹신푹신한 발바닥, 심드렁한 표정, 아름다운 유선의 몸통, 어두워지면 커지는 동공...... 그는 갑자기 눈물이 났다. - 17

- 아마도 그들은 어떤 식으로든, 그리고 어떤 것이든 그곳에서 발굴해냈으리라. - 23

- 인생은 그냥 그런 식으로 흘러가는 것이었다. - 146

- 사람들은 왜 글을 쓸까? 어쩌면 우리는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서 그저 흩어져버리는 일상을 붙잡아두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 작가의 말

2022. mar.

#우아한밤과고양이들 #손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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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박공의 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82
너대니얼 호손 지음, 정소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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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사유토지가 어떻게 변질되는지 그 시대의 작가도 이미 파악하고 있는.
피비에 대한 이상화가 지나치리만큼.... 당시 여성성의 장점을 모두 쏟아부은 듯. 무능력한 햅지바와 대비되는 생활력과 미모 사교성 좋은 품성까지.

주절주절 늘어지는 부분이 없진않지만, 신분제와 사유재산에 대한 사회주의적 관점이 매력적이긴 하다.

그러나 앨리스는 어쩔 것인가.
순수한 영혼을 골라 악랄한 의도와 최면으로 행하는 복수. 사적 복수가 결국 애꿎은 여성 희생자를 만들어내고 진정 벌 받아야 할 인간은 제 명만큼 살다 자연사.

원판 사진사 홀그레이브가 너 뭐 돼? 인 줄 알았는데 역시. 몰의 자손.

- 죽어가는 몰은 유령같이 창백한 얼굴로, 태연한 적의 면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신이 그에게 피를 마시도록 할 것이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 16

- 상황이 그러하다면 핀천 가문이 엄청난 행운이 아니라 엄청난 불행을 상속받았다고 말하는 것이 핀천 가문에 대한 훨씬 진실한 설명아닐까? - 30

- 일생 동안 그녀를 바투 쫓아온 가난이 드디어 그녀를 따라잡고 만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귀족 부인이 평민 아낙네로 변신하는 바로 그 순간의 햅지바 핀천을 불경스럽게도 훔쳐보게 된 것이다. - 53

- 인류의 영웅적인 운명들을 모두 잘 들여다 보면 기쁨이든 슬픔이든, 고귀한 것이라면 그 어떤 것이든 마찬가지로 천하고 시시한 것들과 얽혀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삶이란 대리석과 진흙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고 우리를 넘어서는 포괄적인 공감에 대한 깊은 믿음이 없다면, 운명의 냉혹한 얼굴에 서리는 누그러지지 않는 찌푸린 인상과 모욕적인 비웃음만을 알아차리게 될 수도 있다. 시적 통찰력이라 일컬어지는 것은 이것저것이 뒤죽박죽 섞인 이러한 영역에서, 지저분한 옷을 입을 수 밖에 없는 아름다움과 위엄을 선별해내는 재능인 것이다. - 58

- 실제로 맞붙어 싸우려고만 하면 모든 것이 그 실체가 없어지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만큼 인생에서 독특한것은 또 없더라고요. - 62

- 우리가 부동산이라 부르는, 집을 지을 단단한 집터는 이 세상의 거의 모든 죄가 기초하는 광범위한 기반 입니다. 자신이 그 안에서 생을 마감하고 그 후손들이 비참하게 생활을 영위할 음산하고 어둑한 방을 가진 거대한 주택을 짓기 위해서라면 사람들은 어떤 악행이라도 저지를 것입니다. - 355

2022. mar.

#일곱박공의집 #너새니얼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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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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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중 조금 문장이 세련되어진 느낌. 판형의 변화가 이루어낸 착각인가?

동네 개처럼 필요할 때마다 불려가는 리처.
저격범 색출이라는 과제를 주는데 한번 잡았으니 또 니가 잡으라는 어거지를 리처 시리즈에선 매번 보여준다. 그게 재미지만.

과거에 잃었던 부하의 그림자를 보는 리처는 왠지 짠함.

- ˝하지만 우리가 재판관과 배심원, 그리고 집행관의 역할까지 모두 도맡으려 해서는 안 돼요.˝
˝안 되는 이유는?˝
˝우린 문명인이니까.˝ - 480

2022. mar.

#퍼스널 #리차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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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입김으로 구성된 미래 창비시선 463
이근화 지음 / 창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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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우리는 우리는
세상의 중심에 서서
구멍 난 내일을
헌신짝같은 어제를
조용히 끌어안았습니다
도서관이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우리였기 때문입니다 - 세상의 중심에 서서 중

- 하늘과 벚꽃이 함께 담기는 순간 우리의 봄은 완성되는 것일까. 찬란한 시절이 있었다,로 시작되는 페이지가 이제 막 넘어 간다. - 약 15도 중

- 시와 나 사이를 보호하는데 실패했다고 해야하나. 그렇다고 해도 별로 두렵지는 않다. 여전히 시를 쓰면서 나는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별 볼일 없는 내가 무용한 것에 매달리며 보내는 이 시간들에 큰 의미를 둘 생각이 없고, 그렇다고 절망할 이유도 없다. - 시인의 말

2022. mar.

#뜨거운입김으로구성된미래 #이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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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정원에서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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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부터의 사랑. 한 권의 추도시.

- 너는 완벽한 어머니다. 그리고 분명히 말하건대, 완벽한 어머니란 너처럼 아무 조건 없이, 보상을 받을 생각도 하지 않고 사랑을 주고, 무엇보다 아이들만을 위해 살지 않는다. 그녀들은 다른 곳에서도, 다른 사랑으로도 산다. - 27

- 만일 내가 너에 대해 말할 때 두 단어만 사용할 수 있다면, 나는 ‘고통스러운‘과 ‘찬란한‘이란 단어를 선택하리라. 만일 한 단어만 말할 수 있다면, 두 단어의 의미가 포함된 ‘다정한‘이라는 말을 쓰겠다. 그 말은 네 목에 두른 파란 비단 스카프처럼, 혹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을 때 네 눈에 비치던 웃음처럼 네가 간직했던 경이로운 단어다. - 50

- 오늘 아침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한다. 아마도 침묵이리라. 모든 말과 음악이 부서지는 모래와도 같은 침묵. 나는 이 침묵을 얻으려 글을 쓴다. 네가 죽은 다음날. 이제 더는 글을 쓰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죽음은 종종 우리를 패배자로 만들고 과오를 저지르게 한다. 침울함 속에는 미숙한 무언가가 있다. 우리는 마치 심통을 내다가 계속해서 그 기분에 사로잡혀 버리는 아이처럼, 인생이 우리를 벌한다고 생각하고 인생을 벌하길 원한다. - 82

- 그리움, 공허, 고통 그리고 기쁨은 네가 내게 남긴 보물이다. 이런 보물은 결코 고갈되지 않는다.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죽음의 시간이 올 때까지, ‘지금‘에서 ‘지금‘으로 가는 것 뿐이다. - 110

- 나는 늘 삶 속에 있다. 나는 늘 물러서 있다. 나는 늘 길을 응시한다. 나는 그곳에서 너와 가장 닮은 것을 본다. 불타오르고 춤추고 노래하고 희망하고 놀라고 기뻐하는 것, 너와 가장 흡사한 그것. 그러나 그건 네가 아니다. 그리고 여전히 너이기도 하다. - 115

- 지슬렌, 내 심장은 울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흰 눈 밑에 붉은 장미가 있듯 눈물 밑에 웃음이 있다면, 생의 그 어떤 것도 헛되지 않다. 이 삶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우리에게 삶이 주어졌고, 삶은 우리가 죽는 날 우리에게서 다시 가져갈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준다. - 116

2022. February.

#그리움의정원에서 #크리스티앙보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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