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정원에서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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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부터의 사랑. 한 권의 추도시.

- 너는 완벽한 어머니다. 그리고 분명히 말하건대, 완벽한 어머니란 너처럼 아무 조건 없이, 보상을 받을 생각도 하지 않고 사랑을 주고, 무엇보다 아이들만을 위해 살지 않는다. 그녀들은 다른 곳에서도, 다른 사랑으로도 산다. - 27

- 만일 내가 너에 대해 말할 때 두 단어만 사용할 수 있다면, 나는 ‘고통스러운‘과 ‘찬란한‘이란 단어를 선택하리라. 만일 한 단어만 말할 수 있다면, 두 단어의 의미가 포함된 ‘다정한‘이라는 말을 쓰겠다. 그 말은 네 목에 두른 파란 비단 스카프처럼, 혹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을 때 네 눈에 비치던 웃음처럼 네가 간직했던 경이로운 단어다. - 50

- 오늘 아침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한다. 아마도 침묵이리라. 모든 말과 음악이 부서지는 모래와도 같은 침묵. 나는 이 침묵을 얻으려 글을 쓴다. 네가 죽은 다음날. 이제 더는 글을 쓰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죽음은 종종 우리를 패배자로 만들고 과오를 저지르게 한다. 침울함 속에는 미숙한 무언가가 있다. 우리는 마치 심통을 내다가 계속해서 그 기분에 사로잡혀 버리는 아이처럼, 인생이 우리를 벌한다고 생각하고 인생을 벌하길 원한다. - 82

- 그리움, 공허, 고통 그리고 기쁨은 네가 내게 남긴 보물이다. 이런 보물은 결코 고갈되지 않는다.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죽음의 시간이 올 때까지, ‘지금‘에서 ‘지금‘으로 가는 것 뿐이다. - 110

- 나는 늘 삶 속에 있다. 나는 늘 물러서 있다. 나는 늘 길을 응시한다. 나는 그곳에서 너와 가장 닮은 것을 본다. 불타오르고 춤추고 노래하고 희망하고 놀라고 기뻐하는 것, 너와 가장 흡사한 그것. 그러나 그건 네가 아니다. 그리고 여전히 너이기도 하다. - 115

- 지슬렌, 내 심장은 울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흰 눈 밑에 붉은 장미가 있듯 눈물 밑에 웃음이 있다면, 생의 그 어떤 것도 헛되지 않다. 이 삶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우리에게 삶이 주어졌고, 삶은 우리가 죽는 날 우리에게서 다시 가져갈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준다. - 116

2022. February.

#그리움의정원에서 #크리스티앙보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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