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토끼 (리커버)
정보라 지음 / 아작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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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몇년 전 북페어에 갔다가 관심있는 출판사의 부스에서 구매한 책이다.
트라이벌 타투를 한 여성이 표지여서 더 눈에 띄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작가에 대한 정보 없이 부스 직원들의 추천으로 고른 책이다.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그 분께 고마워하고 있다.

흥미롭고, 잔혹하고, 매력적인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조금의 희망도 없다. 작가의 말 처럼 나도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오독했을지도 모르지만.

- [저주 토끼]는 쓸쓸한 이야기들의 모음이다. 출판사에서는 불의가 만연한 지금 같은 시대에 부당한 일을 당한 약한 사람(들)을 위해 복수하는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서 이 단편집을 내기로 했다는 다분히 진취적인 의견을 준 적이 있다. 감사한 말씀이지만 작품을 쓸 때의 의도는 전혀 달랐기 때문에 나는 상당히 놀랐다. - 작가의 말

2022. may.

#저주토끼 #정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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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엮다 오늘의 일본문학 11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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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편찬에 진심인 사람들.

사내의 입지가 좁다고는 하지만 적소에 인력을 배치해주는 회사조차도 자금을 핑계로 압박을 주긴 해도 결국 한마음인 것 아닌가 싶다.

말에 대한 집념으로 일상 생활에선 좀 툭 튀어나오는 인물들이지만 서로에게 긍정의 에너지로 작용한다는 사회생활 환타지이기도.

대도해를 편찬하는 길고 험난한 과정의 중심에 마지메가 있지만, 아라키, 니시오카, 마쓰모토, 사사키, 기시베, 다케 할머니와 가구야, 고양이 도라까지 모두 소중하다.

어쩔수 없이 오그라드는 일본 스타일 구식 감동의 물결을 몰아쳐대지만, 그 조차도 나중엔 괜찮아졌다.

- 누군가의 열정에는 열정으로 응할 것. - 179

2022. may.

#배를엮다 #미우라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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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오르지 못할 방주 안전가옥 오리지널 13
심너울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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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태인과 배양인으로 대변되는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미래의 모습을 그린 이야기.
기대보단 유머가 줄고, 행운이 조금 첨가된 후 음모가 더해져 진지한 디스토피아 스토리가 되었다.

운 좋은 배양인인 ‘아리’ 캐릭터가 가장 흥미로웠다. 신록의 불운한 지난날을 진심으로 연민하고 응원하는 나이브함이 기괴하지만 사랑스럽기도 하고, 아무래도 그런 심성은 고난이 없었기에 가능한게 아닐까 생각한다.

서사없이 철저한 악인인 서지아의 몰락이 ‘개미’로부터 온 것은 시사하는 점이 크다.

읽는 내내 어떤 자의 ‘개 돼지‘ 발언이 생각났다.

사유가 조금 줄었다면 덜 우울했을까 싶기도.

이기적으로 자신들의 영달, 이익만을 위해 그 저의를 숨길 생각조차 없이 뻔뻔스럽게 행동하는 고위층, 앨리트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비위좋게 여유롭기 어려운 나날이라 더욱 울적하다.

- 과정은 중요해. 다른 사람들에게 존중받고 싶은거 아니었어? 품위를 바란다며? - 135

- 서소원은 모든 배양인이 지는 생명세의 의무를 폐지하길 원했고, 장기적으로는 배양인과 잉태인의 사회를 합치길 바랐다. 미친 소리였다. 신 서울은, 한반도의 문명은 90퍼센트의 배양인 노예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유지될 수 있었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순진한 망상은 21세기에 이미 끝장났다. 아직도 서지아는 서소원이 왜 그런 이상론에 몰두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값싼 연민과 동정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 219

2022. may.

#우리가오르지못할방주 #심너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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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 - 우리가 시를 읽으며 나누는 마흔아홉 번의 대화
황인찬 지음 / 안온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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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고 나누는 시인과의 대화.

황인숙 시인의 ‘꿈’은 다시 읽어봐도 마음이 짜르르 하다.
윤동주 시인의 ‘병원’도.
이상 시인의 ‘이런 시’도.

- 우리가 함께 시를 읽어보는 일이 세계의 알 수 없음과 이 세계를 채우고 있는 사물들의 알 수 없음을 돌아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걸 꼭 다 알아야만 할 필요는 없다는 것도 잊지 않으면서요. - 28

- 문학은 결국 이미 지난 일이야, 다 잊어버려, 그렇게 말하는 대신, 잊지 말자고, 혹은 잊지 않겠다고 말하는 일이거든요. 나의 슬픔도 타인의 슬픔도 모두 잘 기억하기 위한 수단이 바로 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 288

2022. may.

#읽는슬픔말하는사랑 #황인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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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여가
제임스 설터 지음, 김남주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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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하고 쓸쓸한 중얼거림을 듣는 기분.

제임스 설터는 작품마다 좋고 싫음의 확률이 널을 뛰는 것 같다.

이건 좀 취향이 아닌걸로.

- 현세의 삶이란 한낱 스포츠와 여가일 뿐임을 기억하라. [쿠란, 57장 무쇠의 장]

- 릴케가 말했듯이 인생 초년생을 위한 학교는 없고, 대비가 되어 있지 않을 때 받는 질문이 대답하기 가장 어렵다. - 64

2022. oct.

#스포츠와여가 #제임스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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