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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갈리아의 반란
유민석 지음 / 봄알람 / 2016년 12월
평점 :
여성혐오에 대응하는 언어에 대한 고민을 같이 하는 책.
주디스 버틀러의 난해한 문장들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준 듯한 글.
이미 페미니즘 연구에 있어 존재하는 이론과 분석철학을 메갈리아와 연결지어 이야기 했다.
침묵 당하고(발화효과행위적 좌절),
안전에 대한 두려움이 여성들의 발화를 강제하고 있다는 것.
혐오의 메세지가 이견을 제시하지 못하도록 억압하고 있다는 것.
증오를 선동하기 위한 혐오발언에 대한 이야기들.
일베식의 여성혐오 발언이 언어의 사용(use)임에 반해 메갈리아의 미러링은 이미 사용되어진 언어를 언급(mention)하는데 이용되었다는 차이 설명이 두 집단을 같은 선상에 놓을 수 없다는 단서가 된다.
양성간의 혐오는 모두 지양되어야 하지만, 남성혐오가 있다하더라도 그것을 여성혐오와 같다고 기계적으로 간주하는 것은 젠더 권력의 비대칭을 간과하는 것이고, 여성 혐오에 대한 강도와 범위가 비교할 수 없게 차이가 나는 것을 은폐하는 행위라는 것.(p78)
여성 혐오 발언에 이의를 제기하고 여성혐오의 권위를 교란하는 방식으로 여성혐오를 약화시키는 것이 미러링에 대한 저자의 의견이다.
메갈리아에 대한 뜨악한 시선 이전에 여성혐오 발화자에 대한 반성과 각성이 필요하며, 침묵으로 상황을 외면하는 행위 또한 여성혐오에 대한 일말의 책임이 있음을 이야기 한다.
혐오가 권력적 위계관계에서 비롯되며, 혐오발언의 특정 메세지가 작동하는 기제, 주디스 버틀러의 이론, 혐오발언의 사용과 언급의 차이, 마이트라의 분석철학 이론, 메갈리아의 화법이 전복시키는 젠더 체계, 혐오발언에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는 설득이 이 책의 구성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볼륨에 이론적인 부분도 어려움 없이 다가온다.
한번 읽어볼 만 한 책.
2017. Jan.
여성혐오발언의 수산자들이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대응에 나선 듯 보이는 것은 이들이 혐오에 의해 침묵당해왔지 때문, 혹은 권력의 차이로 인해 이들의 대응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여성이 이미 여성혐오의 메시지에 반발했으며, 실제로 혐오발언에 반박하고 화자를 일깨우는 목소리를 내오기도 했다. 단지 그들의 목소리는 수많은 어려움에 부딪혔고, 제대로 들리지 않았을 뿐이다. 여성혐오에 맞서려는 의지는 항상 존재했다. - 55
상처를 주는 말의 미학적인 재연은 그 말을 사용함과 동시에 언급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어떤 효과를 낳고자 상처를 주는 말을 활용할 뿐 아니라 그런 사용을 동시에 언급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런 말이 인용이라는 주의를 환기시킴으로써, 그런 사용을 인용적인 유산 내에 위치시킴으로써, 그런 사용을 당연시된 일상 언어의 작동이 아닌 성찰되어야 할 명시적인 담론적 항목으로 만듦으로써 말이다. 아니, 미학적인 재연은 그런 말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또한 그것을 진열하며, 지적하고, 어떤 일종의 효과를 낳기 위해 활용되는 언어의 자의적인 실례로서 개괄하는 것일 수 있다. - 75, 주디스 버틀러
메갈리아의 미러링, 아니 남성 혐오발언이 여성혐오발언처럼 과연 역사적으로 억압당한 남성 집단의 트라우마를 상기시키고 열등하게 재종속시키는가? 공론장에서의 남성의 발화 권력을 박탈하고 침묵시키는가? 아니면 젠더 권력 불평등을 강화하고 성차별을 공고하게 영속화하는가? 전혀 아니다. 그렇다면 메갈리아와 일베는 전혀 같지 않은 것이다.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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