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나온 유시민 책이라 읽어 봤다. 내가 원래 이해하던 분야는 잘 이해가 되었고 원래 이해 못하던 분야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물리학은 내게 늘 넘사벽이었는데 화학과 수학에 이르니 절망이다. 그나마 물리학은 평소 김상욱 교수 등 유투브나 책 같은 걸 조금씩 접한 적이라도 있지만 나머지는 뭐. 생물학은 관련 책도 많이 읽었고 문과생이 그나마 가장 접근하기 쉬운 분야라 익숙한 느낌으로 읽었다. 다만 자의식 높은 똑똑한 사람이라 그런가 스스로를 바보라 칭하면서 과학 교양서를 내는 것에 관한 구구절절 구차한 변명 비슷한 사족이 너무 많고 너무 길어서, 저자가 이렇게 자신이 없으면 그걸 읽는 독자는 뭐가 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유시민의 왕 팬이던 예전이었다면 나름 귀엽다고 웃으며 넘겼겠지만, 그가 그때의 그가 아니듯 나도 그때의 나가 더이상 아니다.
남성작가 특. 강간과 추행이 난무하고 어김없이 창녀가 등장한다. 코믹과 풍자를 섞었음을 감안해도 섹스에 대한 과장된 묘사도 그렇고 여성의 냄새에 대한 집착이나 외모에 대한 극단의 설정까지. 여성에게는 그냥 호러물이다. 나의삼촌 부르스 리 때도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같은데 그새 까먹고 무슨 상 후보 선정되었다고 덥석 또 사서 읽었다. 나님을 혼내야지 누굴 탓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