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내내 미칠 것 같았다. 등장인물 어느 누구에게도 애정을 느끼거나 감정이입을 할 수가 없고, 우울증과 편집증과 조현병을 앓는 사람들만 있는 공간에 나 혼자 떨어져 출구를 찾지 못한 채 당황하여 떠돌고 있는 느낌이었다. 혹시 제목 때문이었을까 이 책이 화제가 되어 내 눈에까지 띈 것은. 새천년이 시작될 무렵 포스트모더니즘이 유행했고 그 시조를 반영하였음을 표방한 소설도 나왔었는데, 그 책을 읽었을 때의 당혹감이 수십 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지금 그것보다 10배는 더 혼란스럽긔. 완독하고 나니 몸부림치며 괴로워할 수 밖에 없던 긴 터널을 빠져나온 기분이다.
이 정도면 중국 정부에서 공짜로 책을 나눠줘야 하는 것 아닌가. 중국 테크산업 현황을 건조하게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을 텐데 이 책은 갖은 호화로운 수식어로 멋들어지게 그들의 의도와 상태를 열심히 포장해준다. 중국정부가 직접 출간했어도 이 정도는 아니지 않았을까. 결과적으로 중국 테크산업의 현실과 문제점, 중국과 미국 사이 무역분쟁의 원인, 그리고 그에 비추어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등에 관해서 몰랐던 지식이나 정보를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책 선택이 나빴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약간 의아할 정도로, 굳이 이렇게까지? 왜? 하는 생각이 내내 들었기에 적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