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나온 황석영의 신작이라 기대했으나 왜 하드카버로 나와 비싼 값을 매겼는지 다소 의아한.. 그냥 평작이다. 누구는 감동을 받을 수도 있겠으나 그러기엔 너무 짧고, 축약되었다. 대충 써 갈겨 내려간 것이 아닌가 느꼈던 조정래의 허수아비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그 정도로 최악은 아니었다. 그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주인공이 어릴 때 살았던, 그리고 그곳을 탈출하고 싶어했던, 공부를 잘하고 운이 좋아 탈출에 성공했던, 그러나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못했던 우리 가난했던 70-80년대 시절. 나도 그런 어린 시잘을 보냈단 점에서 공감이 가기는 한다. 그런데 왜 황석영의, 여자에 대한 묘사는 이토록 수동적이고 신파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