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드 화천골을 보고 감동 받아, 이미 오래 전에 절판된 책을 알라딘 중고를 뒤져 찾아내어 바로 구입해 단숨에 읽었다. 드라마와는 또 다른 감동이 넘쳐흐른다. 이 작가가 이 작품을 자그마치 대학생 때 썼다고 한다. 역시 사람의 창의력이 가장 빛나는 시기는 10-20대인 것 같다. 보통 하품 나게 마련인, 책 끝의 작가의 말 내용도 사무치게 좋았다. 새책 가격보다 비쌌지만 사길 잘했다는 생각.
여행 가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아 전자책으로 구입. 먹거리 볼거리 할거리가 장소마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여행 가서 사람들이 하는 일이 다 비슷하다는 게 확 느껴지는 구성. 전에는 이런 책 열심히 읽고 연구한 후 가고 싶은 곳 몇 개 찍고 동선 확인하여 열심히 다녔는데, 이젠 기력이 다 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나 싶다.
젊을 때 읽었다면 고개 끄덕이고 주먹 불끈 쥐고 가슴이 웅장해지는 걸 느끼며 좋아했을 것이다. 지금은.. 그냥 공상과학 소설을 읽는 기분이다. 이 책이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게 2024년 11월이니 저자가 완성한 건 그 전일 것이다. 트럼프가 사실상 당선 확정된 게 그 해 11월 6일이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세계가 경천동지 수준으로 급박하게 변하고 있는 상황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평화로운” 글을 읽으니 뭔가.. 굉장히 뜬구름 잡는 얘기 같고 그렇다. “세금 아니면 쇠스랑”. 트럼프 이후 더욱 더 세계는 쇠스랑 쪽으로 속도 내어 달려가고 있는 것 같은데 과연 결말이 그러할 지 극적인 반전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나는 그냥 먼지처럼 살다 갈 예정이다.
하도 화제가 된 책이라 오래 전부터 호기심이 있었다. 읽고 보니 왜 인기를 얻었는지 이해가 간다. “정의를 위하여”가 인기를 얻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본다. 어렵고 난해한 철학 논쟁이 주를 이루지만,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사람에 대한 무조건적인 환대에 관한 담론은 소외와 모멸감을 쌓아가는 작금의 우리 사회에서 사람들에게 시원한 희망의 물 한 모금이 되었을 것 같다. 나에게는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