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해커스 사회복지사 1급 기출문제집(합격의 必) - 최신 8개년 기출문제ㅣ동영상강의 100강 무료제공ㅣ본 교재 동영상강의 할인쿠폰+핵심이론 총정리 제공!
해커스 사회복지사 연구소 지음 / 해커스사회복지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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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9회부터, 2014년 12회까지 총 8회분 기출문제 해설이 실려 있습니다. <해커스 사회복지사 1급 통합이론+기출(ISBN 9791165400484)>하고는 편제가 크게 다릅니다. 


일단 이 책은 두 권으로 분책이 된다기보다 "이미 분책이 된" 두 권이 한 데 묶인 것입니다. 한 권은 이론핵심요약+8회분 기출문제, 다른 한 권은 그 기출문제 세트의 상세한 해설입니다.


저는 특히, 다른 기출문제 해설집도 이 책의 이런 편제를 좀 따라했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기출문제를 다루며 수험생 입장에서 가장 불편한 건, 오답 선지인 나머지 4개 문장에 대해 자세한 해설이 보통은 없다는 건데요. 이 책은 일단 답이 왜 답인지 분명히 해설을 해 준 다음, 나머지 4개가 오답인 이유까지 다섯 줄 정도로 길게 설명해 줍니다. 그러니 어느 정도는 해설이 내용요약도 겸하는 건데(물론 내용 요약은 또 별개로 잘 되어 있습니다) 기출문제집이라고 하면 이 정도 성의는 베풀어져 있어야 합니다. 기출문제+핵심요약이 334페이지, 기출해설이 408페이지라서 도합 750페이지 정도인데 두 권 다 2색 인쇄라서 눈에도 잘 들어옵니다. 


핵심이론은 말 그대로 핵심이론만 요약한 거라서 모두 80 페이지 정도밖에 안 됩니다. 그러니 정말 핵심 중의 핵심만 추린 것입니다. 기출문제 엄선이 포함되었기는 하나 자매 교재 기본서(ISBN 9791165400484)가 모두 1,000페이지에 달하는 걸 생각하면 거의 8% 정도로 내용요약을 한 거죠. 당연히 시험 칠 때에는 기본서를 꼼꼼히 다 소화해야 하며, 이 내용요약은 그야말로 시험 직전에만 자기 실력을 점검하는 용도로 써야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27 같은 데를 보면 사회복지 조사 과정 파트에서 질적 연구와 양적 연구를 표로 구분하여 그 특징이 한눈에 들어오게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모든 내용이 다 망라되어야 하는 기본서의 본문하고는 또 다릅니다. p12 생애 발달의 통합적 이해를 보면 특히 표 안에 따로 작은 표를 배치해서 알쏭달쏭한 내용이 잘 이해되게 해 놓았습니다. 역시 소통의 묘는 편집에 있는데 특히 공부하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그렇습니다. 


이하에서는 "론핵심요약+8회분 기출문제"를 1권, "8회분 기출문제 해설"를 2권으로 지칭하겠습니다. 


2021년도 3교시 22번 문제, 즉 1권의 p104와 2권의 p53을 보면 2권 해설 중에 난이도 상이라고 나오는데 제 주변에서도 이 문제가 어려웠다는 평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기본적인 사항인데, 고용보험료의 "징수"에 대해서는, 고용보험위원회나 근로복지공단이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그 주체라는 점, 잘 알아 둬야 할 것 같습니다. 부과는 근로복지공단이 그 주체라는 점도 더불어 말이죠. 


고용보험위원회는 정확하게는 고용부 산하 고용보험심사위원회인데, 이곳은 근로자측의 실업급여 신청 등과 관련한 이의신청을 심사하거나 고용부의 여러 특정 중요 안건을 의결하는 곳입니다. 혼동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3교시 32번 문제는 1권의 p, 2권의 p55에 그 해설이 나옵니다. 이 문제도 역시 난이도 상입니다. 이 문제의 답은 ①이고 그 부분 해설은 좋으나 유독 이 문항만 나머지 ②③④⑤에 대한 해설이 없어 그 부분은 좀 아쉬웠습니다. 물론 기본이론서를 보면 잘 나오겠지만 수험생에게 시간 문제도 그렇고, 해설에서 특정 이슈에 대해서만 포커스를 맞춰 따로 설명을 해 주는 것도 의미가 크기 때문이죠. 다만 전 자매편인 기본이론서가 너무 좋아서 만족했더랬기 때문에 더 이상은 비판을 삼가겠습니다. 다만 이 문제는 제 주변 기준으로는 그리 어렵다는 반응이 없었습니다. 


2019년도 17회 1교시 5번도 역시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이 책에서도 난이도 상으로 분류합니다. 특히 이 문항 해설(2권 p122)은 해커스 교재의 장점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오답주의]라고 따로 표시가 되어 있으며 그에 걸맞게 상세한 해설도 따라 나옵니다. 불안, 공포 상태에서 "반응을 못 하는 게 아니라 반응을 하게 하는 것"이라고 해설이 나옵니다. 그저 막연히 이러하겠거니 하고 우리는 "반응 못한다"라고 지레짐작하기 쉽죠. 기본서 중 해당 파트뿐 아니라, 저 앞 p25를 보면 프로이트의 모델을 설명하면서 인간의 심성 중 투쟁적인 면이 있다고 분명히 나오기도 합니다. 이처럼 잘된 기본서는 디테일의 설명에만 치중하는 게 아니라 큰 관점에서 무엇을 핵심으로 먼저 짚고 들어가야 하는지부터 알려 줍니다. 저 투쟁적 성격, 능동적 성격을 이해했다면 여기서 정반대의 착각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2018년도 16회 3교시 10번을 보면 이 역시 난이도 상으로 교재에서 평가되네요. 이 문항도 오답 선지 ②③에 특히 [오답 주의]라는 표시가 두드러집니다. ①은 정률인데 왜 역진이냐, 원래 역진성을 극복하기 위해 세율은 고소득을 누진처리하게 됩니다. 그럼 누진으로 처리되지 않고 고소득 여부에 무관하게 정률이면 그건 역진적인 거죠. 사실 ②는 보면 바로 오답인 게 드러나죠. 실제로 겪어 보는 우리들도 인적 공제가 없어서 매번 불리하다고 불평을 하니까 말입니다. ⑤에 대한 해설은, ②의 해설 중에 이미 자세히 나왔으므로 따로 안 나옵니다. 사회 보험료는 "추정된 부담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대신 반대급부는 특정되어 있다는 점 잊지 않아야 할 듯합니다. 


2권의 p255 하단에 보면 QR코드가 나와 있습니다. 이런 걸 찍어 보면 무료해설강의영상으로 바로 이어집니다. 설령 내용을 다 이해한 수험생이라고 해도 아 이렇게 제공되는구나 하고 내용도 듣고 머리도 식힐 겸 볼 필요도 있습니다. 


1권 p251 14회 2교시 2016년도 14회의 19번 같은 걸 보면 순서 바로잡는 문제인데 이 역시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유형입니다. 펄만의 문제해결모델이 등장한 게 꽤 예전이고 설마 한국의 "사회복지사업법" 제정, 시행이 이보다 앞선 시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으므로 (ㄱ)이 가장 나중이라는 건 짐작이 가능합니다. 무조건 한국의 사건이 가장 나중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이 문제의 선지들은 비교적 초기의 사건들을 설명하므로 정답을 고르는 게 그리 어렵지는 않을 듯합니다. 


2015년도 13회 2교시 68번(1권의 p290)을 보면 난이도 상입니다. 이 문항도 해설(2권 p335)을 보면 역시 [오답 주의]에서 아주 설명이 상세합니다. (ㄹ)이 오답인 이유는 갈등이론을 전제로 할 때, 갈등 상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역으로 "누구와 연대할 것인지"가 문제로 부각되기 때문입니다. 학부형은 그래서 제외될 수가 없습니다. 


확실히 기출문제집+해설까지 1회독을 하고 나니 자신감이 생깁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미심쩍인 게 있으면 바로 기본서로 돌아가서 확인을 해야 빈틈이 안 남을 듯합니다. 책 옆면에 회차별 색인이 다 매겨진 것도 문제 풀고 찾아보는 데 편했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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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스 사회복지사 연구소 지음 / 해커스사회복지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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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는 근래 유망자격증으로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추세입니다. 예전과는 달리 이제는 쳬계적인 공부와 이론적 바탕이 탄탄히 이뤄진 상태에서 응시하여야 하며, 아무리 4년 동안 학과 공부에 임했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다소 불안한 면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시험에 최적화한 교재, 믿을 수 있는 내용, 수험생들과 소통, 피드백이 원활한 강사진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게 필수라고 하겠습니다. 


이 책은 통합이론서와 기출문제를 한 권에 묶어 놓았습니다. 분책이 가능한 편제인데 이론서+기출로 나뉘는 게 아니라, 1교시+2교시+3교시 이렇게 세 권으로 가를 수 있습니다. 254+312+448 페이지이니 1,000페이지에 달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폭 넓게 내용을 정리한 책으로 단권화를 하지 않으면 안정적인 합격이 어렵습니다. 어떤 시험이건 기본이론서는 꼼꼼히 봐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이론을 빠짐없이 다룬 책+ 최신 기출의 철저한 분석, 이 두 가지 조건이 반드시 갖춰져야 합니다. 더군다나 1급이라면 말입니다. 


1교시(기초) 사회복지기초는 1영역+2영역, 2교시(실천) 3+4+5영역, 3교시(정책, 제도) 6+7+8영역입니다. 쉬운 자격증 시험이란 애초에 없지만 특히 사복 1급은 이처럼 과목 범위가 넓습니다. 해커스 다른 교재도 그렇지만, 따분하게 이론만 정리한 게 아니라 기출 문항을 근거리에 유기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수험생 입장에서 좀 더 빠른 이해가 가능하게 돕는 편집이 마음에 들고, 정신적으로도 안정이 됩니다. 


p10에는 10주 학습 플랜이 나옵니다. 사실 이 일정이 모범적이긴 해도 좀 "빡센" 편이 맞습니다. 그러나 수험생 입장에서는 최대한 많은 내용을 머리에 담고 고사장에 가야 하므로 이 정도 수고는 당연히 각오를 해야 할 것입니다. p14 이하에는 수험생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정보가 정리되었는데 특히 "3급"이 2018년에 폐지되었다는 점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통계도 심지어 나옵니다. 물론 고 2 이과 수준이긴 하지만... 


p25의 방주(사이드 노트 - 이 책에서는 "선생님의 알짜 해설"로 레이아웃됩니다)를 보면 원래 제4영역(2교시 실천)에 포함되었던 "정신역동모델"이 제외되었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이런 변경은 학교과목 지침서에 따른 것입니다. 이게 학교에 따라 또 교수에 따라 여전히 강조되는 곳도 있으나 지금 우리는 사복 1급이라는 자격증을 따는 게 목적이므로 커리큘럼에 따른 지침서의 태도를 반드시 알아야 하겠습니다. 1) 비합리적, 수동적 2) 결정론적 3) 투쟁적 존재로 인간을 규정한 프로이트의 이론은 어떤 당부를 떠나 성격이론의 창시자와 같은 위상이므로 상식으로라도 알 필요가 있습니다. 또 기출로도 세 차례 출제된 원초아, 자아, 초자아와 의식/전의식/무의식의 상관 관계도 정확히 이해해야 하겠습니다. 어떤 사람은 초자아가 곧 의식의 영역에 다 포함되는 줄 착각도 하곤 합니다. 


공부하면서 항상 헷갈리는 게 감각운동기 단계 이론, 전조작기, 구체적 조작기의 특징입니다. 이 부분은 내용도 어렵거니와 사복학 전공자들이 초창기에 크게 데이곤 하는 난관 파트입니다(이 부분 영향을 크게 준 심리학이 본래 어렵습니다). 제가 여태 읽어 본 중에는 이 해커스 기본서가, 이런 내용 도표, 도식화를 가장 깔끔히 해 놓아서 보기가 가장 편합니다. pp.52~53을 한번 펼쳐보면 타 기본서와 확실히 비교가 됩니다. 가뜩이나 내용도 어려운데 편집의 요령도 없이 그냥 줄글로만 죽 적어 놓으면 어디 머리에 들어오겠습니까. 이래서 교재는 해커스처럼 유명하고 규모도 있고 공신력 있는 곳에서 낸 걸 골라야 합니다. 


심리학 설명이 마무리되는 부분에서는 예컨대 p97에서처럼 "인간발달학과 사복이 어디서 만나는지" 정리해 주는 대목이 있습니다. "사회복지사는 따라서 인간행동의 요인이 유전과 환경의 양측면이라는 걸 이해하고 실천현장에서 이를 적용해야 한다." 


사복이 얼마나 많은 (타 학문의) 범위를 커버하는지는 p100의 내용만 잠시 훑어봐도 알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생명과학 시간에 배운 유전 질환, 즉 다운증후군, 터너증후군, 클라인펠트 증후군 같은 게 모두 나옵니다. 이러니 공부할 게 얼마나 많습니까. 같은 1,000페이지 책이라도 최신 경향에 맞는, 정말 시험에 나오는 내용만 추려서 묶어도 이 정도 분량입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제발 내 기본서의 내용이 최대한 적중하기를 기대하며, 이 책은 그래서 보고 있으면 마음이 든든합니다. 


서열척도 파트도 원래대로라면 내용이 어렵기 짝이 없습니다. 특히 저는 거트만 척도와 의미 분화 척도가 볼 때마다 헷갈렸는데... 그러나 이 책 pp.184~186을 보면 정말 깔끔하게 정리가 됩니다. 각 척도의 장단점이 빠짐 없이 정리가 되었으면서도 서술이 쉽게 이어집니다. 또 p185의 "선생님의 알짜 해설", "집단 내 사회적 거리를 측정하는 데 의미분화척도나 소시오그램이 유용하다"는 설명이, 개인적으로 헷갈리던 걸 한방에 깔끔하게 정리해 주더군요. 


사복은 역시 타 분야의 학문을 끌어와 사회복지사 고유의 업무에 맞게 응용하는 부분이 백미입니다. 2교시 4영역 "자살에 대한 위기 개입"을 보면(2권 p138)을 보면 언어적 단서, 신체적 단서, 행동적 단서 등이 설명되는데 최근에 자주 출제되었던 파트입니다. 내용은 어렵지 않으나 내부 자원, 외부 자원 등 관련 개념을 잘 알아 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서는 특히 MRI 상호작용모델 파트의 설명이 잘 되어 있어 개인적으로 어려웠던 부분이 해결되었습니다. 


이론파트가 영역별로 끝날 때마다 기출문제 세트가 나옵니다. 2권(2교시) p213의 2014년 기출 40번을 보면 지지집단, 자조집단 둘 중 하나가 답인데 5선지 중에 지지집단밖에 없으므로 답이 그것이라고 알려 줍니다. 제 주변에서는 이게 자조집단이 (선지 중에 없다뿐) 답이 되느냐 아니냐를 놓고 의견 다툼이 있었는데 해설을 보고 말끔히 의문이 해결되었습니다. 

 


한국은 지자제도 실시 연혁이 일천하며 사복제도 역시 (최근에는 잘 발달되었지만) 역사가 그리 길지는 않습니다. 2권 p240을 보면 1995년에 지자제가 전면 실시되었다고 하는데, 원래는 1991년에 기초, 광역의회 선거는 실시가 되었으나 단체장 선거가 이뤄지지 않았죠. 헌법은 1987년에 개정되었는데 그 구체적 실천은 이처럼이나 늦은 셈입니다. 


2교시 영역은 아무래도 실천이다 보니 사복 고유의 이론사항이 많이 나옵니다. 사복 실무에 가까운 내용들이라 공부 의욕도 높아지고 내용도 좀 쉬운 편이지만 그래도 꼼꼼히 봐 놓아야 하겠습니다. 이론 내용도 깊이 있는 부분을 묻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니 말입니다. 여시 잘된 책이라는 게, 예전 올드한 내용은 비중이라든가 강조하는 게 줄고, 최신 경향 부분이 눈에 잘 띄게 편집되어 있습니다. 


p121을 보면 모 센터장이신 유OO님의 짧은 수기가 나옵니다. 우리 모두 공부 하면서 이런 기록을 읽고 어떤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복은 연령대 분포가 타 자격증 시험에 비해 넓은 편이죠. 50대이시면 사실 통념으로는 더 이상 새롭거나 난이도 있거나 그저 양만 많아도 커버하기가 상당히 힘듭니다. 그런데도 기존 2급에 만족하지 않으시고 주변 시선(?)을 자극제로 삼아 1급에 합격하셨다고 하니 진짜 놀랍습니다. 


3교시 과목들은 아무래도 정책, 제도다 보니 경제학, 재정학, 행정학 등과 겹치는 내용이 꽤 많습니다. 정보의 불완전성(비대칭성), 사복재화의 공공재적 성격, 역선택, 정부의 실패 등 경제학의 고전 개념들이 줄줄이 나옵니다. p62(3권, 3교시)를 보면 쓰레기통 모형, 정책 결정의 4가지 흐름 등이 설명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3권 p68에 나오는 정책 분석이 어렵게 느껴지던데 개념이나 이론 자체가 어렵다기보다는 어떻게 문제화가 되는지,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 같아서 애로를 겪었더랬습니다. 확실히, 묵은 책, 혹은 좀 부실하게 쓰여진 책을 보다가, 이처럼 메이저에서 펴낸 최신간을 읽으면 뭔가 확 혈이 뚫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3권 p183 같은 데를 보면 좀 아리까리하다 싶은 대목에서 기출 사항을 OX 문제로 변환해서 수험생이 스스로 체크하게 돕습니다. 이걸 딱 수험생이 머뭇머뭇하는 포인트를 짚어서 해 줄 때, 아 내 마음을 읽었구나 하는 안도감과 감탄이 느껴지는데 이럴 때 수험생은 능률이 크게 오르고 이 시각에 접한 사항을 잘 잊지 않게 되더군요. 


사복에는 정말 없는 내용이 없습니다. 3교시 마지막은 법제사 파트인데 자연법, 실정법, 공법, 사법부터 해서 이번에는 법학 내용의 퍼레이드입니다. 암기할 사항이 많지만 해방 후 한국이 헌법적, 정치적으로 걸어온 길과 사복관련 법제의 변천을 꼼꼼히 연결시키면 정복될 수 있는 파트입니다.


동영상 100강 무료 제공이라고 하니 정 이해가 안 되는 분들은 꼭 들어보셔야 할 듯합니다. 해커스 같은 메이저 학원에서 나온 교재는 이런 점이 참 좋습니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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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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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면서 남한테 원한 살 만한 일을 하지 말아야겠다, 뭐 이런 생각이 이 소설을 읽고 특히 들게 됩니다. 여기서 소설 초반에 등장하는 인물은 크게는 두 사람인데(물론 훨씬 더 많은 사람들과 그에 얽힌 사연이 나오지만), 하나는 마사이 족인 올레 음바티안이며 다른 하나는 위도상으로 지구 반대편에 산다고 할 빅토르입니다. 올레 음바티안은 책의 설명에 의하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하는데 독자인 저는 이 부분 설명에 그리 동의하기 힘들었습니다. '이 정도면 과연 금수저인가?' 대개 금수저는 신분 사칭 족보 조작을 할 필요가 없는데 이 음바티안은 그 음바티안이라는 이름부터가 사칭입니다. 다만 (훌륭하고 올바른) 출신을 배신하고 타인의 이름을 도용함으로써 스스로 나쁜 길을 들어섰다고 작가가 규정하는 뜻으로 받아들였네요. 


남한테 원한도 많이 사고 신분도 사 들였으며 금수저 물고 태어난 출신이 확실하게 아닌 경우는 빅토르입니다. 처음에 못된 잔머리를 굴리며 그 나름 못되게 열심히(?), 악착같이 사는 설명이 나와서 계속 이처럼 청년 모습으로 나오겠다 싶었는데 그건 아니고 신분 세탁에 청년시절부터 무려 20년 동안 공을 들인 후 비로소 어엿한(?) 악당의 꼴을 갖추게 됩니다. 올레 음바티안도 마찬가지인데 이 사람에 얽힌 사정은 무려 3대의 그것이 압축 소개되어 우리가 소설에서 본격적으로 보게 되는 건 그 아들과 손자의 이야기입니다. 빅토르도 자립한 게 마흔이 다 되어서이니 그 아들, 불쌍한 사생아 아들이 저 멀리 아프리카에 유기되어 한을 품고 성장하여 본격 복수를 도모하는 건 그 아비 빅토르가 이미 중년이 된 후입니다. 


올레 음바티안의 후손들은 행동과 사고 방식이 코믹하긴 해도 그리 악한 사람인 줄은 잘 모르겠는데(물론 착한 건 분명히 아닙니다), 빅토르는 정말로 인간성이 비틀린 타입입니다. 소년 시절에는 네오나치 사상에 빠져 지내는데 폭군 같은 아비에게 학대를 받았다는 암시도 나오지만 사실 좀 모호하긴 합니다. 그냥 본인이 저지른 악행 때문에 몇 차례 심하게 구타를 당했다는 정도인지도 모르겠습니다(이 역시 학대이긴 합니다만). 여튼 이 역시 안 그래도 비틀려진 채 태어난 애가 완전히 엇나가기엔 충분한 동기입니다. 이런 애를 구태여 네오나치로 설정한 작가의 선택에서 어느 정도 정치적 성향이 드러나는 듯도 합니다. 


네오나치인 것도 문제이지만 빅토르의 신분 상승 방법은 대단히 그 질이 나쁩니다. 이성적으로 끌리지도 않는 어느 불행한(예쁘지도 않고 그렇다고 총명하지도 못한) 딸을 둔 부호에게 환심을 사서 20년 동안 매니저로 일한 후 딸과 결혼하여 그 부친이 죽은 후 재산을 가로채고 부인과는 이혼해 버리는.... 행실도 좋지 못하여 (자세히 보지 않으면 흑인인 줄 알 수 없는) 어느 매춘부와의 사이에 사생아를 두고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 아이를 유기하기까지 합니다. 웃기는 건 흑인 아이라서 아프리카까지 데리고간 후 갖다버린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서도, 유럽에서 소수에 속하는 인종, 민족 들은 그들의 고향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네오나치의 정강정책에 크게 영향 받는 그의 내면 과정이 우스꽝스럽게 설명됩니다. 트럼프도 하긴 이 비슷한 말을 한 적 있습니다.


여튼 빅토르가 케냐에 갖다버린 케빈은, 저 올레 음바티안에게 느닷 발견되어(안 그랬으면 정글의 사자떼한테 룸서비스로 제공되었으리라고 합니다) 마사이족의 온갖 좋은 교육은 다 받고 멋진 성인으로 자라납니다. 음바티안은 신(엔카이)이 그에게 이 멋진 "아들"을 점지해 준 것이라 여기고 케빈은 고마운 양아버지의 이 착각을 측은히 여기지만, 사실 밖에서 보는 우리 독자들은 정말로 이것이 어떤 신의 섭리가 아닐까 생각도 하게 됩니다. 왜 그런가 하면....


(약 스포 있으므로 주의하세요)

소설 속에서 끝없이 희화화되지만 사실 빅토르는 꽤 머리가 좋은 사람입니다. 이 소설에서 냉철하게 계산할 걸 다 하고 남의 생각도 미리 읽고 합리적으로(...) 미래 사건 진행, 경우의 수를 다 따지는 사람은 빅토르뿐입니다. 예를 들어 그는 자신이 수간(...), 미술품 위조, 마약 소지 혐의로 구금되었을 때, 결국은 사건의 진상을 알아채고 케빈과 옌뉘, 음바티안, 또 생각도 못하게 끼어든 광고맨(이자 복수유한회사의 CEO) 후고 등이 자신의 OOO에 OOO할 것을 정확히 예측하고 미리 덫을 치죠. 빅토르의 계산대로 우리 착한 주인공들은 정확히 함정에 말려들고 증거도 불리한 게 다 잡힙니다. 후고는 광고에는 천재적이었지만 기타 사업을 영위할 때 필요한 전략적 두뇌나 조심성, 현실 감각 등은 현저히 부족한 분 같았습니다. 저 먼 오지에서 자신 부족만의 사고 방식으로 평생을 산 음바티안과 별 차이도 없어 보입니다. 착한 사람들은 이처럼 뭔가 나사 하나가 빠진 채 상황에 떠밀려가고, 반면 천하의 악당인 빅토르는 냉정히 말해 지독히 운이 없었을 뿐 그의 입장에서는 최상의 합리적인 수(手)를 하나 하나 두어 가니 이걸 어쩌겠습니까. 


저는 문제의 그 그림 정체가 과연 무엇일지가 궁금했습니다. 옌뉘는 다른 건 몰라도 미술품 감정만큼은 하늘이 낸 감각과 안목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그녀가 첫눈에 보고 "이르마 스턴의 진품"이라 단정했다면 이건 뭔가 사연이 있긴 하다는 뜻이죠. 그런데, 케빈은 이 그림이 자신의 양아버지 음바티안이 제작한 것이므로 그런 레전드 화가가 그린 진품일 리 없다고 확언합니다. 이게 독자를 처음에는 헷갈리게 하는 부분입니다. 이 의문은 후반부에 "더 확실한 경위를 통해" 깔끔하게 해소가 됩니다. 


p193을 보면 "진품 인증"이라는 말을 옌뉘가 꺼냅니다. 그녀는 아버지의 가업을 진정성과 전문성 다 갖추어 이을 뻔한 인재이므로(이를 못 알아본 그 부친의 잘못이죠..) 이런 전문 용어를 알고 있죠. 영어로 provenance라고 하는 그것일까요? 이에 지레 겁을 먹거나 실망한 후고는 기발하게도 "짝퉁을 진품으로 보이게 하는 게 불가능하니, 그 반대로, 진품(인지 모르지만)을 최대한 짝퉁처럼 보이게 하자"고 제안합니다. 악당을 벌하기 위해 그 나름 의협심으로 크루가 모여 기발한 응징책을 짜내는 장면은 마치 2016년 OCN에서 방영된 한국 드라마 <38사기동대> 등 케이퍼물을 생각나게도 합니다. 


진인사대천명, 혹은 모사재천성사재인이라고, 일은 사람이 최대한 머리를 굴려 꾸미지만 그 성패 여부는 오로지 하늘만이 안다... 이 소설을 두고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앞서도 말했지만 저는 후고 등이 꾸민 일은 정말로 허점이 많았던 반면, 빅토르는 그렇게나 제 나름 치밀한 계산 하에 움직였고, 도중에 (자기 입장에서는) 일이 꼬여도 최대한 잘 수습하며 현명하게 대처했다고 생각이 됩니다. 결국 일이 그렇게 된 건 뭔가 하늘의 섭리가 개입하여 악인이 응징된 것이라고밖에 보이질 않습니다(^^). 악한 계획이나마 저처럼 치밀하게 진행시킬 줄 아는 캐릭터에겐 왠지 끌릴 법도 한데 독자는 정말로 이 빅토르에게는 한톨의 공감이나 수긍을 할 수 없습니다. 너무나도 치사하고 저열한 악한이기 때문이죠. 


이 소설을 읽고 저는 이르마 스턴이라는 실존(물론 음바티안 가문과 만난 건 전적으로 허구입니다) 인물과 그 작품 세계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p48에서 키르히너가 1938년 자살하는 동기를 제공한 "아돌프"라는 인물은 물론 히틀러를 가리키고 실제로도 그러했습니다. 이 소설에는 흥미롭게도 히틀러라는 단어는 잘 안 나오죠. 추상화는 우리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동원한 여러 해석의 여지를 제공하고, 이 소설에 소개된 거장들은 몇 가지의 선, 색만으로도 그런 효과를 내기에 천재라 불리는 것입니다. 이런 고급의 미적 영감과 각성의 효과를 모른 채 그저 예전식의 구상(具像)만 강조하는, 둔하고 편협한 예술관이 조롱받는 건 너무도 당연합니다. 


후고는 자칫하면 빅토르 식의 삶을 살 뻔한 사람입니다. 물론 부모님의 두터운 보호를 받은 환경이었으나,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당시 그 역시 불안정하고 아무런 보장이 없던 인생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을 알아보고 키워 준 로빈 회장에 대해 큰 고마움을 품지 않았던 듯합니다. 예술품에 대해 감식안이 제로에 가깝고 제 꾀에 제가 넘어가는 품으로는 빅토르와 쌍둥이처럼 닮았습니다. 후고를 구원해 준 건 케빈, 옌뉘, 음바티안 등의 선의였고, 안 그랬으면 그는 빅토르처럼 아무의 우정이나 공감을 받지 못한 채 OOO했을지도 모릅니다. 영화 <엑스맨>의 한 대사가 떠오르네요. "아무리 그래봐야 넌 혼자지만 우리는 이처럼 옆에 친구가 있다." 무모하고 어설픈 계획도 친구들과 함께라면 의외의 요행까지 한편이 되어 준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게 복수이든 혹은 헛소동이든 간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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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별 - 슈니츨러 명작 단편선
아르투어 슈니츨러 지음, 이관우 옮김 / 작가와비평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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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나 그 제자 융의 세계는 난해하고도 기괴하면서 또 한편으로 (깊은 곳에) 철저한 논리와 맥락이 (숨어) 있습니다. 그들과 동시대를 살았으며 주제의식을 공유한 작가이고 또 그들처럼 의사였던 아버지를 둔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작품 세계도 그러하지 않을까, 처음에는 긴장하고 읽었으나 읽을수록 재미있고 약간 우울한 분위기의 작품들조차도 유쾌하게 읽혔습니다. 표지의 그로테스크함에 한 발 물러셨던 독자들에게라면 전혀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어찌 이런 멜로디가>. 원어인 독일어 제목을 보면 "Welch eine Melodie"인데, 이 번역서에 수록된 모든 작품 서두에 이렇게 원어 제목이 병기되어 있습니다. 영어로 풀면 감탄문인 "What a melody"이죠. "어찌 이런 멜로디가!" 내용을 보면 어떤 전설인지, 혹은 우화인지 모르게 펼쳐집니다. 예전에 괴테도 이른바 데몬이라는 것의 존재를 말하면서, 누구한테나 불시에 찾아오는 천재적 영감을 언급했습니다. 20세기의 수학자, 과학자였던 마틴 가드너 역시 "아이디어는 누구나 떠올릴 수 있다"고 하며 꼭 천재나 전문가의 산물이 아니라고 한 적 있죠. 여기서는 어느 소년에게 저 기막힌 멜로디가 떠올랐고 그걸 우연히 주워서 발표하여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 작곡가가, 성공에도 불구하고 참된 자신의 작품과 재능이 아님을 한탄하고 (누군지 모를) 그 천재를 질투하여 마침내 자살에 이르렀다는 이야기입니다. 기막힌 악상, 멜로디 등은, 우리 시대에도 평범한 작곡가에게 한 번 정도는 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대개 그런 이들은 이른바 "원 히트 원더"로 끝나고 말지만 말입니다. 


<상속>. 우리는 "상속"이라고 하면 어떤 뜻하지 않은 거액의 상속만 떠올리기 쉽지만 때로는 영 달갑잖은, 상식을 벗어나는 어떤 불쾌한 체험이 "상속물"로 다가올 수도 있는 법입니다. 사람이 죽는 건 정말로 한순간에도 벌어지며, 여기서는 놀랍게도 오랜 동안 달콤한 불륜의 순간을 공유하던 정부(情婦)가 죽고 그 법적 남편이 찾아와 시비를 가리자며 결투를 청하는 내용입니다. 결투는 작가 슈니츨러의 시대로부터 최소 이백 년 전에 없어진(비엔나 아니라 어느 도시에서도) 풍습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한창 나이의 젊은 여성이 갑자기 죽듯, 총알 한 방이나 사브르의 깊은 상처 한 획에도 연약하기 짝이 없는 인간의 육신은 그 생명을 잃기 일쑤이고...


이 책의 표제작인 <어떤 이별>도 불륜 이야기입니다. <상속>과 비슷하게 여기서 알베르트와 안나는 갑작스런 이별을 맞이하는데 그 원인은 안나의 뇌(腦) 티푸스로 인한 죽음입니다. 다른 점은, 알베르트는 끝내 자신이 고인에게 누구였는지 밝힐 수가 없고 그 남편이나 주변 사람들도 다 사정을 모른 채 일단은 고인의 죽음에 대한 애도에만 몰입한다는 거죠. 의사는 환자에게 버젓이 남편이 있었음을 아니 알베르트를 "오빠"로 착각하고... 알베르트는 지금 애인이 갑자기 죽었다는 사실에 슬퍼 미치기 직전인데 그걸 누구한테 표현을 못하고 속으로 삭이는 과정이 포인트입니다. 이런 건 작가가 실제로 겪어 봐야 이런 절절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Die Toten schweigen." 원어로 보니 "죽은 자(들)은 말이 없다"네요. 여튼 여기서는 대표 복수의 용법이므로 뭐가 되었든 차이가 없습니다. 이게 소설 제목, 게다가 슈니츨러의 단편 제목인 줄 몰랐던 사람도 마치 한국어 격언이라도 되듯 "죽은 자는 말이 없다"라는 문구 자체는 어디서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 중에서는 분량이 28페이지나 되니 꽤 긴 편입니다. "이봐, 오늘 프라터에서 마차를 타고 산책하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전혀 관심 없어.(p80)" 20세기 아니라 19세기라고 해도 비엔나의 청춘, 혹은 유한 귀족들은 타인에게 전혀 관심 안 두고 자신들만의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것입니다. 21세기의 서울이라고 해도 큰 차이는 없습니다. 


마치 <상속>에서처럼, 어떤 남녀, 여기서는 프란츠와 엠마라는 이름을 가진 이들이, 법적 배우자 모르게 바람을 피우고 그날도 밀회를 즐깁니다. 공개리에 행하는 마차 산책이지만 아무도 신경 쓰는 이가 없으므로 "밀회"의 일종이죠. 뜻하지 않게, 험한 날씨 때문에 마차가 전복되고 프란츠만 죽은 채 마부와 엠마는 살아납니다. 마부는 자신에게 당국과 피해자가 과실을 추궁할까 두려워 잠적합니다. 이 사건 뒤에 숨은 어떤 사연이 밝혀지면 엠마의 안정된 생은 그날로 끝장입니다. 독자들은 혹 시어도어 드라이저의 작품에서처럼 남자가 여성을 살해하고 더러운 야심을 펼 첫걸음을 떼는 이야기일까 착각했을 수도 있겠으나 여기서는 정반대로 여자가 아닌 남자가 죽었죠. 


우리가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할 때는 대개, 죽은 자가 진상을 알고 있으나 이미 죽었으니, 우리만 입을 다물면 무슨 탈이 생기겠는가? 같은 컴컴한 속내를 드러내는 의도입니다. 이 소설에서도 처음에는 그런 의도로 엠마가 가위 눌려 잠꼬대에서 떠들었으나, 이는 그녀의 무의식일 뿐입니다. 남편인 교수가 그녀의 잠꼬대 이야기를 해 주자, 그녀는 자신 안에 그토록 이기적이고 타락한 것이 감춰져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합니다. 엠마는 자신의 양심이 어떻게 하면 다시 편안해질지 알고 이내 빠른 결단을 내립니다. 여기서 "죽은 자는 말이 없다"란 뜻은, "죽은 자가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으니 산 나라도 이야기해야겠다"라는 뜻으로 (즉 반대로) 들립니다. 사람 사는 세상은 이처럼, 최소한의 양심이 살아 있어야 최소한의 사회 작동이 가능합니다. 


<눈먼 제로니모와 형>. 이 이야기에서는.... 음, 형 카를로가 어렸을 때 장난을 치다 동생 제로니모의 시력을 잃게 만듭니다. 그 후로 성인이 된 카를로는 동생을 데리고 다니며 구걸을 하는데, 어느날 알 수 없는 어떤 사람이 갑자기 제로니모에게 다가와 "형한테 내가 금화 한 닢을 줬는데 혹시 형이 다 차지하지 않게 조심할 것"을 귀띔합니다. 물론 형은 기가 막힐 일인 게, 지금껏 동생을 성심껏 돌봐 온 그가 그런 일을 한 적이 없고 그런 큰 돈을 적선받은 적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동생은 이제 형을 계속 의심하게 되는데, 형은 의심을 그칠 줄 모르는 동생 제로니모의 마음을 편하게 해 줄 요량으로 진짜 금화 한 닢을 훔치고 맙니다(!). 


그러나 동생은 의심을 거두기는커녕 지금까지 얼마나 자주 형이 자신을 속였을지를 생각하며 분노에 떠는데, 이때 경찰이 찾아와 절도 혐의로 두 형제를 체포하려 듭니다. 그제서야 동생은, 형이 큰 돈을 적선 받은 적이 없었으며 어떻게 해서 금화를 손에 지녔는지 모든 진상을 파악하게 되며 마음에 평안이 깃들고, 형은 다시 안식을 찾은 그런 동생을 보고 "더 바랄 게 없다"며 마음을 놓습니다. (그러나 이제 두 형제의 운명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런 결말은 과연 해피앤딩인지 아니면.... 참 독자의 마음을 어둡게 만드네요. 이런 불행한 운명이 닥치는 데에 어떤 잘못을 한 사람은 사실 없습니다. 구태여 따지자면 악마의 마음을 갖고 제로니모의 마음에 의심을 불어넣은 그 정체불명의 신사죠. 미국역사의 위대한 추장 제로니모와는 아무 관계가 없으며 애초에 선주민 이름이 아닌 별명이죠. 하필 그 제로니모도 말년에 형편이 어려워 엽서를 파는 등 구걸 비슷한 불쌍한 처지에 몰리기도 했습니다. 


맨마지막의 <어느 천재의 이야기>와 <삼중의 경고>는 서로 붙은 이야기라고 봐도 됩니다. 아마 <어느 천재...>를 읽지 않고 <삼중의...>를 읽으면 정확한 의미 파악이 힘들 것입니다. 참... 어찌 보면 우습고 슬픈 우화이며, 다른 한편으로 마치 동양의 <장자>에 나올 법한 신비한 분위기인데 이처럼 인과 연이 묘하게 엮여 나비효과(....)를 만든다는 사연은 확실히 서구적이라기보다는 동양적입니다. 그런데 마차를 모는 청년이 끝까지 그 정체불명의 섭리의 목소리에 굴하지 않고 "젠장! 애초에 왜 세상을 이따위로 만들어야 했죠?"라고 대드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거참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이때로부터 대략 삼십 년 후에 로캉탱이 "구토"를 했는지도 모를...


이 책에 실린 모든 이야기는, 어떤 의식의 흐름처럼 알쏭달쏭하지 않고 명확한 서사가 흐르기에 "재미있습니다." 어렵지만 유익한 작품, 뭐 이런 분위기가 아니라는 걸 알려 드립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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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나를 만나는 기쁨 - 일흔의 노부부가 전하는 여행길에서 깨달은 것들
원숙자 지음 / 유씨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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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사람은 집을 떠나 봐야, 낯선 이방에서 나 자신을 좌표매김해 봐야 참된 나를 만나게 됩니다. 이 책은 원숙자 작가님의 여행 산문집이지만 멋진 여행 가이드서로 활용해도 되고, 공력 높으신 진짜 작가님의 조용한 잠언서로 읽어도 되겠습니다.


역시 한국인이면 백두산 천지에 한 번은 올라 봐야 그 진짜 정기를 오롯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겠죠? 문재인 대통령도 저 북쪽의 최고 책임자와 함께, 이 작가님과는 달리 중국 측 방향이 아니라 북한 쪽에서 등정하여 감개무량한 순간을 만들었지만, 이 책에 실린 등정기 역시 작가님의 벅찬 감정이 지면 바깥까지 느껴집니다. "꿈은 더뎌도 이처럼 이뤄지는 것이니.... (p54)." 과연 그렇습니다. 


남편분과 함께 홍도(p106)를 다녀오신 기록도 있습니다. 과거 국어 교과서에는 백 철 선생의 <다도해 기행>이라는 글이 있었는데 대체 어느 정도 절경이기에 사람의 붓 끝에 이처럼 절절한 느낌이 묻어날까 놀라웠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방파제를 걸은 느낌, 육지로서의 홍도를 접한 감정이 더 진하게, 구체적으로 쓰여서 좋았습니다. 초반의 여수 돌산도 뿐 아니라 책 중반부에는 홍도에 이어 (같은) 신안의 흑산도 기행문도 나옵니다. 


얼마 전 전통문 교류가 새로 시작되었지만 아직도 안타깝게 금강산 관광은 중단된 상태입니다. 왜 같은 민족인데도 이처럼 인위적인 선을 그어 놓고 군사적인 대치를 벌이며 교류를 막는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책에는 금강산 관광을 다녀오신 기행문도 있는데 처음에는 어 금강산이 과연 맞나? 하면서 앞 페이지를 다시 넘기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아는 그 금강산이 맞았으며, 당연히 다녀올 수도 있는 것을, 구태여 의심하며 다른 산인가 착각하진 않았는지 의심하는 그 자체가 비정상인 상황임을 개탄하게도 되었습니다. 금강산 기행문은 그야말로 우리 나라 명문장가들이 한 편 정도는 다 남긴 이름난 주제이겠는데 이 책의 문장도 작가분의 솔직한 느낌과 함께 참 멋진 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행은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 이 책에는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를 다녀온 기행문도 있습니다. 여정이 그리 길지는 않은 코스였던 듯한데 이처럼 촘촘히 다니시면서 많은 지점을 커버하신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특히 저는 p239 이하에 자세히 기술된 이스탄불 대목이 좋았습니다. 이슬람의 800년 숙원을 이룬 콘스탄티노플 함락... 그전까지 이슬람 문명은 로마로 대변되는 기독교 문명에 열등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는데 이 쾌거를 기준으로 기개를 마음껏 떨칠 수 있었죠. 허나... 


저자는 책 전반부에 실린 백두산 기행문에서 중국측 인사들과의 살뜰한 공감 순간도 자세히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아무래도 연배가 "중국" 못지 않게 "중공"이라는 국호에 익숙할 분입니다. 그래서인지 책에는 (그리 길지는 않아도) 대만을 다녀온 느낌, 이제는 슬슬 대만 공화국을 준비하는 현지인들의 분위기도 전합니다. 대만의 노무현이라 한때 불렸던 천수이볜도 대만 독립을 주장한 정치인이었고 현재의 총통도 그 노선을 걷는 분이죠. 한때 무척 양안관계가 밀접했던 걸 생각하면 지금 중국의 노선이 참 융통성 없고 어리석다는 느낌도 듭니다. 대체 뭐가 그리 조급한 걸까요. 자신 있는 사람은 걸음을 그리 걷지 않는데 말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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