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해커스 스포츠지도사 필기 한권완성+무료특강 - 2급 생활·전문·장애인/유소년/노인 스포츠지도사 시험 대비ㅣ최신기출 9개년ㅣ스포츠지도사 2급 무료 동영상 강의
안승기 지음 / 해커스자격증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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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지도사는 각급 학교 운동부 코치, 여러 동호회나 로컬 클럽에서 주민, 회원들을 지도할 자격이 주어지는 등 여러 혜택이 있는 자격증입니다. 이른바 선출, 즉 선수출신들은 전문지도사에 응시하고, 그렇지 않은 이들은 생활지도사에 지원합니다. 실기 시험을 치르기 전 이 필기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이른바 퍼스널 트레이너도 2급 지도사 자격증이 있는 분이 있고 그렇지 않은 분들이 있습니다. 사실 2급 지도사도 한해에 몇만명이 배출되는 현실이므로 이 정도는 합격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진짜 고수는 역시 회원들이 알아 보므로 취득 여부가 결정적인 요건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고수들은 꼭 필요해서가 아니라 자기 만족, 자체 성취감 때문에라도 이 자격증을 지니기도 합니다. 

역시 해커스 교재답게 편집이 깔끔하고 시각적으로 정돈이 잘 되어 있습니다. p13을 보면 유럽의 교육 사상가를 소개하면서, 루소의 자연주의 철학 계승자로서 체조, 게임, 놀이활동을 주요 교육과정으로 구성한 인물로서 요한 베른하르트 바제도(Basedow)를 소개합니다. 이분은 교육철학자, 개혁가로서 페스탈로치하고도 활동기간이 약간 겹치지만 더 선구자입니다. 장자크 루소하고도 그리 큰 나이 차가 나지 않습니다. 갑상샘 질환 연구로 유명한 생리학자 카를 폰 바제도하고는 다른 사람이며 이 사람이 태어나기도 전에 타계했습니다. 성씨가 괜히 비슷한 게 아니어서 교육철학자가 생리학자의 친조부입니다. 아버지(즉 교육철학자의 아들)가 변호사, 정치가로서 대성하여 세습귀족작위를 당대에 취득하였기 때문에 그때부터 성씨에 von이 붙었습니다. 

p77을 보면 사회적 책임감 지도 모형, 보통 TPSR이라고 부르는 이론에 대해 설명합니다. 제가 감탄이 나온 게, 이 대목이 전공서적을 보면 상당히 어렵게 서술되곤 합니다. 그런데 이 교재에서 핵심만 뽑아 간결하게 서술한 걸 보고 훨씬 이해가 빠르게 되었습니다. 역시, 같은 내용이라고 해도 어떻게 편집을 하며 요점을 추리냐에 따라 접근성이 확실히 달라집니다. 스포츠교육학 중 일부 내용이 매우 추상적으로 다가올 수 있으므로 논자별로 그가 주장한 기조를 정확히 캐치하는 게 이런 공부에서는 무척 중요하겠지요. p89를 보면 온스테인, 레빈의 연구로서 이른바 "부주의하고 파괴적인 행동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인 교수 행동"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여섯 개의 항목으로 참 잘 추렸습니다. 유명한 "비정한 제거" 처방을 포함해서요. 

스포츠사회학이라는 분야가 있습니다. 우리들이 잘 아는, 이 분야를 정초한 학자들이라면 p149에 나오듯이 캐년과 로이(Kenyon & Loy), 제이 코클리, 배리 맥퍼슨, 윌버드 레너드 등이 있겠습니다. 또 올림픽에서 이른바 정치화가 나타난 사례들에 대해 p163에서 표를 통해 잘 정리해 놓고 있는데, 1956년 멜버른 올림픽에 스페인, 스위스 등이, 공산 종주국 소련의 헝가리 침공에 항의하여 불참했다는 사실 기술이 눈에 띕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이, 뉴질랜드의 올림픽 참가에 항의하여 참여를 거부했고, 모로코, 튀니지, 이집트, 카메룬은 일단 참여는 했다가 도중에 철회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보리코스트, 현재의 코트디부아르는 끝까지 참여했습니다. 뉴질랜드가 왜 문제가 되었냐면, 국제 스포츠계에서 인종차별 때문에 완전히 퇴출되었던 남아공과, 이 뉴질랜드가 그 얼마 전에 럭비 경기를 열었었기 때문입니다. 인종차별에 대해서는 교재 p372 이하에서 다룹니다. 

스포츠심리학은 근래 눈부신 발전을 이룬 과학이며 역시 해커스 교재답게 이 분야에 대해 아주 말끔하게 정리되었습니다. p263을 보면 불안과 경기력 관계에 대해 정리했는데, 교재에도 표시가 되었듯이 '19,  '21, '22에 출제되었던 항목이기도 합니다. 각성을 하면 할수록 수행(performance)의 수준이 높아진다는 건데, 사실은 수행의 수준이라기보다 수행자의 주반응이 향상된다는 이론(이른바 추동이론), 반대로 각성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도리어 퍼포먼스가 떨어진다는 역U 가설도 있습니다. 후자는 마치 경제학에서 래퍼 곡선과도 비슷합니다. 또 p265를 보면 카타스트로피 이론도 소개되는데, 모형을 보면 3D로 퍼포먼스 레벨을 대단히 정교하게 도식화해 놓았습니다. 이걸 보다가 앞의 역U 가설을 보니 너무도 단순한 체계라는 인상도 드네요. 아무튼, 이 파트가 대개 수험생들이 지루한 암기의 세계라고만 여기는데, 이 교재의 해당 파트가 재미있게 구성되어서 능률적으로 학습할 수 있었습니다. 

스포츠지도사는 육체 활동을 매개로 지도자와 학습자가 소통하기 때문에, 행여 인성에 큰 문제가 있는 자가 이 영역에 쉽게 진입할 수 없게 인성 검사 절차도 따로 있고, p350 이하 파트4에서 스포츠윤리 분야를 따로 두어 수험생들이 공부하게 합니다. 유교의 공자 사상, 불교의 세계관, 도교적 윤리관, 배려윤리, 문화적 상대주의, 메타윤리학 등이 소개됩니다. 

파트5가 운동생리학으로서 그나마 외울 것도 많고 어려운 편입니다. 대개는 고교 때 생명과학을 열심히 공부했다면 아주 어렵지는 않게 접근할 수 있는데, 그래도 이게 학부과정이라서 더 심화, 추가된 내용이 많습니다. p466 이하를 보면 골격근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근섬유, 근원섬유 등이 정말 세밀하게 일러스트화했기 때문에 보기만 해도 눈이 상쾌해집니다. 내분비샘, 호르몬의 기능도 외우기가 정말 어려운데, p478을 보면 표로 깔끔하게 정리되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외울 내용 자체가 많기는 합니다. 특히 스포츠생리학이다 보니, p497 이하에 "운동에 대한 순환계의 반응과 적응" 같은 내용이 전개됩니다. 이게 타 직렬 자격증 시험 생리학 내용과 차별되는 부분이죠. 

파트 6은 운동역학인데 그래서 물리학 기초이론도 나옵니다. 힘과 변위가 곱해지는 일(work), 일률, 에너지 등의 개념이 p578 이하에 설명됩니다. 스포츠역학만의 고유 내용으로, p582 이하에 운동기술 분석이론이 나오는데, 해당 분야를 현장에서 다뤄 본 이들에게는 이 파트가 매우 재미있을 것입니다. 내용들이 끝나면 최신기출문제들이 나오고 실전모의고사, 정답 해설이 이어집니다. 타 교재와 달리 이 책은 분책 가능한 2부가 장애인, 유아, 노인 부문 필수과목 정리로 구성되었습니다. 그래서 족집게 핵심요약노트도 2개가 딸렸습니다. 진짜 한 권으로 모든 내용이 커버되기 때문에 든든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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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이미경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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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신의 호흡, 취향, 기호에 맞춰 한 번뿐인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현실은 남의 눈치도 봐야 하고, 내 소신을 언제 어디에서나 내세우고 살 수는 없습니다. 더 슬픈 건, 나 스스로도 과연 본래의 내가 누구였는지 뭘 좋아하는 사람이었는지 잊고 사는 것입니다. 나로 산다는 것, 살 수 있다는 건 그래서 사람이 살 수 있는 가장 행복한 경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께서는 6년차 바리스타이시며, 보험 경력도 오래되셨고, "바람의 시대 지구별 여행자"라고 자신을 밝히십니다. mbti는 ENFP이며(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100%죠), 무엇보다 독자인 제가 눈이 크게 떠진 대목은 "며느리를 둔 엄마, 어머니, 할머니"라고 쓰신 부분이었습니다. 우리들 누구라도, 인생에서 어쩌면 가장 자랑스러운 포인트가 이 대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걸 다 가진 인생이라 해도 정작 내 주변에 사랑하는 가족이 없다면 무슨 보람이 있겠습니까.  

누구나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잘 안다고 여깁니다. 어떤 분들은 "나도 나 자신을 모르는데..."라 하시지만, 이런 말도 그 안에는 자신에 대한 확신을 깔고 남이 나를 함부로 못 본다는 일종의 선포를 하는 것입니다. 문면대로 모른다는 소리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인 셈이죠. 책을 읽으면서 이 저자님께서는 정말로 자기 주장 확실하고 어디서건 소신대로 사시는 인싸 타입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p68 같은 곳을 보면, "나는 나 자신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하고 살았다"는 대목이 있습니다(없었어도, 그런 분이시겠다는 게 충분히 짐작되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나를 알았다기보다는 나를 포장하고 있는 육신의 껍데기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인식에 도달했을 때 우리들은 정말 허탈해집니다. 저자님처럼 자기 확신에 가득한 유형은 말할 것도 없고, 보통 사람들도 온몸에서 힘이 다 빠져나가는 듯합니다. 석가모니는 제법무아 제행무상을 논했습니다. 자의식도 없고 그저 동물처럼 감각과 감정의 덩어리로 살다가 비로소 자아가 생겨 사람이 되나 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그 자아라는 게 허상이었다니 기가 막힙니다. 그러나 이미 깨달음이 왔으니 이를 부인할 수도 없습니다. 육적인 나와, 무의식의 끌어당김까지 포함한 진짜 내면의 나를 구분하여, 후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할 때, 진정한 행복으로 가는 길이 열리지 않겠습니까. 

"내가 원하는 삶은 결국 평온한 삶이었고 행복한 삶이었다(p94)." 물론 성공을 위해, 큰 돈을 벌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치열하게 앞으로 달려가는 삶도 멋집니다. 21세기 한국에서 우리는 대부분 그런 생각으로 살고들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걸 손에 넣고 보니, 이제 건강도 상했고, 소중한 사람들은 모두 곁을 떠났다, 이러면 그 이룬 성취라는 게 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가진 것 없어도, 나만의 공간에서 자녀, 손자, 같이 늙어가는 배우자와 오순도순 사는 게 사람으로 태어난 가장 큰 낙이 아니겠습니까? 

"나는 더 나아가 내 자신을 이제 새로 정의한다. 나는 책 쓰는 보험설계사이자 국민작가 The 이미경이다(p120)." 인용문 중 정관사 the는 저렇게 대문자로 시작하셨기에 저도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그야말로 세상에 둘도 없는 개성과 존재감을 가진 분이라는 뜻이겠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살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갈수록 빈껍데기만 남는 느낌이다, 이런 위기감이 올 때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 고비를 못 넘어 번아웃, 무기력증, 공황장애가 오기도 합니다. 남의 일 같겠으나 이런 끔찍한 공포는 아무도 예상 못 한 시점에 벼락같이, 누구에게라도 엄습해 옵니다. 이때 필요한 게 저자님 말씀처럼 재정의(re-define), 리모델링이라고 하겠습니다. 

우리는 흔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칭찬이라고 다가 아니며, 그 안에 진정성과 긍정의 에너지가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 말씀이 정말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는데, 우선 진정성이 없는 칭찬은 칭찬도 뭣도 아무것도 아닙니다. 듣는 사람이 오히려 김이 빠지기도 합니다. 진정성은 어떻게 해야 갖춰질까요? 남을 정확하게 알고 그에게 딱 맞는 칭찬을 하려면, 남의 내면을 꿰뚫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남의 내면을 알려면, 먼저 내 자신이 누구인지부터 아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저자가 "껍데기 아닌 진짜 나를 알자"고 한 게 이 이유 때문입니다. 

그런데 설령 진정성이 갖춰져도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저자가 별개로 덧붙이는 건 "긍정의 에너지"입니다. 어떤 사람이 설령 사람 속을 정확히 다 캐치한다 해도, 그 안에 불순한 의도가 들어있다거나, 듣기먄 해도 힘이 빠지는 재수없는 소리만 일삼는다면 그런 사람과의 소통이 무슨 보람이 있겠습니까? 긍정의 에너지는 그 사람이 타고났건, 노력이나 각성으로 쌓게 되었건 간에 그 사람의 자산을 다른 이들이 나눠 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 받아 간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까?(아무한테나 아무때나 쓰는 말이 아닙니다) 인기 강사라는 사람들을 보면 특별히 말을 잘하거나 다른 데서 못 들어본 말을 해서가 아니라 연단에서 그 사람만이 뿜어내는 어떤 긍정 에너지가 있어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긍정의 에너지는, 무엇보다 내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최소 조건이므로 우리들은 먼저 진짜 나와 대화를 열어 봐야 하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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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해커스 산업안전기사 필기 필수이론 + 최신 기출문제 - CBT 모의고사ㅣ최신 출제기준 반영ㅣ산업안전기사 무료 동영상 강의
이성찬 지음 / 해커스자격증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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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주 전쯤에 산업안전 직렬 산업기사 교재를 두고 리뷰한 적 있습니다. 지금 이 책은 기사 시험 대비 수험서입니다. 따라서 4년제 대학교 관련 전공 졸업자이거나, 산업기사 자격증 보유자로서 일정 요건을 갖춘 이들이 응시할 수 있습니다. 작년까지는 기사/산업기사 교재가 통합되어 나왔었으나, 올해부터 해커스는 이처럼 기사 수험서, 산업기사 수험서를 따로 펴내기로 한 듯합니다. 

산업기사 시험과 비교해 보면, 산업기사 시험의 제4과목 전기설비, 화학설비 안전관리가, 기사 시험에서는 제4과목 전기설비 안전관리, 제5과목 화학설비 안전관리로 나뉘어졌다는 점이 다릅니다. 나머지는 약간의 내용 첨가가 있을 뿐 비슷합니다. 수험생 입장에서 산업기사 시험은 대체로 기출 4개년 문제를 집중적으로 돌필 필요가 있으나, 기사 시험은 그것만으로는 다소 부족하며 기본 이론을 좀 더 철저하게 공부해야 합니다. 

안전보건표지의 경우 이 교재 p71에 그 도안이 2색도로 상세히 나옵니다. 이 표지는 산업안전보건법 하위 시행규칙이 그 법적 근거입니다. 역시 안전보건표지의 색채, 색도기준과 용도가 바로 앞 페이지에 표로 도시되었는데, 역시 이런 정리도 타 교재에 비해 뭔가 깔끔하고 눈에 잘 들어오게 편집되었다는 느낌이 바로 다가옵니다. 고용노동부 고시(告示)로 방열복의 종류, 질량에 대해 규정한 부분도 있는데, 두 표 아래에는 투과(permeation)라는 용어에 대한 정의가 나오는데, 이런 점도 소홀히하지 않고 수험생들을 배려하여 풀어 준 배려가 책에서 돋보이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1과목에는 교육심리학 내용도 일부 포함되었는데, p120 이하에 특히 산업안전기사 시험에 자주 나오는 내용들이 정리되었습니다. 성장과 발달 내용은 "행동의 방정식" 포뮬러로 환원될 수 있는데, 스키너나 헐(Hull) 등의 S-O-R, 손다이크나 파블로프 등의 S-R(다소 기계론적인), 그 외, 환경이라는 외생 변수를 강조하는 B=f(P, E) 설 등이 있는데 마지막 입장의 대표 학자는 커트 루인(Kurt Lewin)입니다. 바로 아래에, 두번째 입장 중에서도 파블로프와 손다이크가 어떻게 갈리는지, "목적" 요소를 강조한 파블로프와 신경학적 경로의 기능을 더 강조한 손다이크의 차이를 간명하게 잘 드러냈습니다. 

p210부터는 작업공간 및 작업자세가 설명되는데, 역시 일러스트가 많이 배치되어 수험생 입장에서 이해가 매우 쉽습니다. 작업공간(work space)의 설계에 있어서는 포락면(envelope)을 신경써야 하는데, 여기서 포락면이란 그저 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convex를 말하는 게 아니라, 곡면 한 포인트 한 포인트에 안락한 기능성이 마련된 구조를 의미합니다. 그래야만, 바로 다음 항목에서 설명되는 파악한계(grasping reach)가 온전히 실현될 수 있습니다. p218부터는 근골격계 질환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표와 서술이 이어지는데 같은 내용이라도 뭔가 눈에 쏙쏙 더 잘 들어오는 느낌이네요. 

챕터 하나가 끝날 때마다 적중문제 세트가 이어지는데 대략 50문제 안짝입니다. 본문의 내용을 문제화하여 4지선다형으로 이해도를 확인합니다. 사실 이 파트도, 산업기사 교재와 차이가 없습니다. 산업기사 교재에서도 그랬지만, 해설과 답은 문제 바로 밑에 이어지며, 분문 내용을 문제에 맞게 재편집하여 실었기 때문에 잊을 만하면 다시 환기해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p420의 41번 문제 같은 걸 보면, 목재가공용 둥근톱 분할날의 설치거리가 톱날에서 12mm가 되어야 함을 묻습니다. p436의 1번 문제는 지게차에서 안정조건들 묻는데, 이 역시도 산업기사 교재와 같으며 페이지 수까지도 일치합니다. 

part3의 chapter7에서 설비진단 및 검사 내용이 들어갔는데 이 부분은 산업기사 교재에는 없는 내용입니다. 실제 시험에서 산업기사 수험생들에게는 이 부분이 범위에서 빠지기 때문입니다. 비파괴검사, 파괴검사, 진동방지기술, 소음방지기술 등이 추가로 실립니다. 또 적중문제 세트도 산업기사 교재에는 없는 열 개가 새로 실렸습니다. 반면 part4와 part5는 전기와 화학으로 갈리기는 했으나, 산업기사 교재의 part4가 두 파트로 나뉜 정도이며 내용은 거의 같습니다. 문제들도 차이가 없습니다. part6의 건설공사 안전관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책의 2부인 최신기출문제 파트에서는 산업기사 교재에서처럼 4개년 간, 즉 2020년부터 2023년까지의 문제들이 수록되었습니다. 기사 시험은 '22년 3회부터 CBT로 형식이 바뀌었으나 산업기사 시험은 '20년 제4회부터 바뀌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기사 시험의 난이도가 훨씬 높고, 산업기사 시험의 제4과목이 기사에서는 제4와 제5로 갈리면서 두 배로 더 꼼꼼하게 봐 두어야 합니다. p10의 '23년(작년) 30번 문제는 3개의 부품이 병렬로 이뤄진 시스템의 전체 신뢰도를 묻는데, 산업기사 같은해 같은회차 39번 문제와 같습니다(저 앞의 1부에서 p229의 36번 문제와 같습니다). 그러나 p9의 27번, 발생확률 문제는 산업기사 시험에서라면 나오기 힘든 유형이겠습니다. 1부와 2부는 가운데를 커터칼 등으로 잘라 분책할 수 있도록 겉표지들이 따로 삽입되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교재를 공부하고 나서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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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바다 지음 / 너와숲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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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9,10에서 처음에 의심을 받는 하남수한테 진이수가 같은 양아치과로서 동족 혐오(?)를 드러내는 장면이 재미있었습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재벌3세가 왜 경찰직에 집착하며, 경찰관으로 불리는 걸 무 척이나 자랑스러워하는지는 이미 상권에서 우리들이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그는 온전한 재벌 3세가 아니라, 불륜 관계에서 태어난 혼외자였고, 어떤 소속감이 필요했습니다. 또한 상류층의 타락하고 공허한 삶을 약간은 국외자로서 체험하고 통찰할 수 있었기에 사치스럽고 부유한 삶에 큰 가치를 두지 않습니다. 이강현의 외골수 기질, 오로지 경찰 업무에만 헌신하려는 성품도 반(反)속물성 지향이라는 점에서 공감이 갔기에 진이수는 호감을 가진 것입니다. 이강현 캐릭터는 토머스 해리스의 클라리스 스탈링 캐릭터와 닮기도 했습니다. 물론 혈통(?)은 이강현이 더 좋습니다. 

에피소드 13, 특히 p283을 보면 SNS에서 "불륜녀 아들 주제에.."라는 악플이 달리는 대목이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금수저가 아니라 불륜수저였네!"라며 더 찰진 악플이 추가됩니다. p286을 보면 이강현의 대사가 "진이수한테 가!"리고 나오는데, 미세한 차이이긴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진이수한테 가 봐."라며 보다 진정된 어조, 또 상대방을 걱정해 주는 감정이 드러납니다. 에피소드 9, 10, 특히 p54에서 김영환 대표보다 더 실세인 배후 투자자를 찾으러 가자는 제안에 긴장 혹은 기대를 갖게 된("역시 금수저로군") 이강현과 시청자들은, 알고보니 그 대표가 바로 진이수임을 알고 또 폭소가 터집니다. 역시 돈이 좋긴 좋습니다. 그런데 녹스의 십계에도 중국인을 등장시키지 말라 했건만 이렇게 무속 쇼를 통해 자백을 받아내는 게 과연 장르 반칙이 아닐지는 좀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 또, 증거능력은 있을까요? 

양아치들의 삶은 공허합니다. p116을 보면 김영환은 중학교 때부터의 인연을 강조하며 진이수를 원망하지만 진이수는 냉정하게 그를 손절하죠. 양아치들은 원래 철저하게 남을 이용하고, 이용할 가치가 있을 때에만 관계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이 에피소드에서 보듯, 별다르게 치밀한 계산이 깔린 게 아니라 대단히 허술하고 충동적입니다. p230을 보면 "너의 그 무계획적이고 대책 없는 작전"이란 대사가 있는데, 여기서뿐 아니라 상권 p406을 보면 조성구의 집에서 괴한을 잡을 때 완강기만 믿고 진이수가 뛰어내리는 장면이 있죠. 사실 이강현이 진이수 해촉을 상신하려 들었던 건 순전히 그의 안위가 걱정되어서였던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돈 보고 접근한) 친구 말고 그냥 있어 줄 친구를 찾아 봐"라는 충고에서, 진이수가 자신의 삶에 대해 많은 반성과 각성이 있었음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p225를 보면 이강현이 ooo에게 미란다 고지를 하는데, 죄명을 읊으며 울먹울먹합니다. 아무리 강한 그녀라도 죽을 고비를 막 넘긴지라 어쩔수없습니다. 이 대목은 예전 드라마 <38사기동대>에서 천성희(소녀시대 수영 扮)가 탈세범을 잡고 추징금 고지를 하던 장면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황성구 서장 역을 맡은 김병춘씨가 그 드라마에서는 강노승 과장 역인데, 거기선 잠시 일탈을 해도 결국에는 양심의 부름을 따르는 선인이었지만 여기서는 경로가 사뭇 다릅니다(그 정도가 아니라 순 악...). 그리고 이강현 부친 역에 권해효씨가 나와 좋은 연기를 보여 주는데 안 보는 사이에 참 많이 늙으셨다 싶었습니다. 

안락의자형 탐정의 시조 격인, 오르치 남작부인의 피조물 "구석의 노인" 시리즈를 보면 마지막에 가서 탐정인 주인공 신상의 문제로 갑자기 접근하여 긴장감을 높입니다. 반대로 셜록 홈즈는 본인의 가정사가 사건에 직접 엮이거나 하지는 않고 내내 범죄로부터 외계 관찰자로 남습니다. 니콜 윌리엄슨, 로버트 듀발 주연의 1970년대 영화 <7퍼센트 용액>에서는, 마치 이 드라마에서의 진이수처럼 어렸을 적의 기억이 지워진 셜록 홈즈의 고뇌가 (마지막에 충격적으로) 다뤄지긴 하나 이는 외전입니다. 또 21세기 들어 만들어진 BBC 드라마 <셜록> 시즌4에서도 여동생에 대한 과거사가 나오지만 역시 정전(canon)으로 볼 것까진 아니죠. 

그런가하면 엘퀼 푸아로는 마지막에 본인이 직접... 여튼 이 드라마도, 진이수가 계속 범죄자를 잡아들이는 외부의 해결사로만 활약하는 게 아니라, 바로 자신, 자신의 아픈 과거사로 계속 닿을 듯 말 듯하며 시청자의 가슴을 졸입니다. 우리가 보고 싶은 건 재벌3세(혈통에 하자가 있든 말든)의 유쾌함, 거침없음이지, 과거에 발목잡혀 아파하고 주저하는 모습이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p324에서 조희자(전혜진 扮. 참고로 고 이선균씨 배우자와는 동명이인입니다)는 처음으로 진이수 앞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참 안타깝습니다. 드라마 내내 그토록 재벌가의 마나님으로서 위신을 세웠건만... 한편 이즈음에서 진승주, 비록 배다른형(?)이지만 내내 동생 이수에게 잘해줬던 그에 대해서도 비밀이 드러나는데, 역시 인간 행동의 어떤 얄팍한 동기가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해서 기분이 씁쓸해집니다. 

결말이 묵직합니다. 15, 16화를 보고 나면 이 진씨 가문의 비극적인 역사가 메인이고 여태 들려 준 범죄 해결 에피소드는 곁가지로 보일 만큼입니다. 아! 사람이란 어쩌면 이렇게도 간단하게, 또 한심한 동기에서 사람이길 포기할 수 있는지... 사실 15화 시작부터 이미 드라마의 진행이 나침반(p362)의 어느 방향을 가리킬지 짐작은 훤히 되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시청했고, 이 대본집으로 잔향을 음미했습니다. 하권 뒤표지의 진이수 미소가 플렉스하기보다 차라리 슬퍼보입니다. 세상이 본래 그런 거죠 뭐.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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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X형사 대본집 상·하 세트 - 전2권
김바다 지음 / 너와숲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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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너와숲 출판사에서 제작해 온 다른 드라마 대본집들보다 규격도 크고 두께도 더 두껍습니다. 또 등장인물 소개, 인물 관계도 등이 올컬러로 책 서두에 실렸습니다. 제가 대본집 리뷰를 올리면 어떤 분들은 포카 포함 여부를 묻곤 하는데, 글쎄요, 권말에 실린 (책과 같은 규격의) 16.6×23.5cm의 스틸컷과 화보를 가위로 절취하면 그렇게 쓰일 수 있을까요?(그런 식으로는 2차 시장에서 잘 유통되지 않습니다) 뭐 그것보다는, 이 대본집 전체를 하나의 굿즈로 간주하고, 드라마를 재밌게 본 시청자들이 영원히 기념품으로 간직하는 편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권 전체가 세트인 이 상품은 랩으로 포장되었습니다. 

이 상권 표지에는 "전 앞으로 모든 자산을 이용해서 범인을 잡을 거에요."라는 주인공 진이수(안보현 扮)의 시그니처 대사가 있습니다. 사실 이 대사, 컨셉, 혹은 설정이라는 게 어찌보면 장르의 공식을 역으로 비튼 것이라서 흥미롭습니다. 명탐정의 대명사 셜록 홈즈는 뛰어난 추리력과 놀라운 지식(범죄 관련)이 자산이며, 장르 초창기에는 이처럼 지적 능력의 탁월함으로 승부를 거는 캐릭터들이 많았다가, 이후에는 별반 머리가 좋지 않아도 특유의 근성, 끈질김, 이도저도 아니면 체력이나 미모(?) 등으로 끝내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들까지 나왔습니다. 독자들이란, 언제나 새로움을 추구하기에, 꼭 머리가 좋고 이지적일 필요가 있느냐, 무기가 뭐가 되었든 사건만 해결하면 그만아니냐는 쪽으로 장르가 진행하다가 나중에는 이처럼 진지함을 포기하고 돈으로 다 때우는 B급감성 충만의 코믹물까지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돈이란 하다하다 안 될 때 기대는 최후의 보루라기보다, 자본주의 사회(하권 p163)에서 궁극의 환원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형사물에서 detective는 판사가 아니기에 용의자를 심문하거나 특정 장소를 수색하려면 따로 영장을 발급받아야 하며 자기 권한으로 무엇이든 가능한 게 아닙니다. 그러면 이런 법률상, 사실상 장애물을 어떤 재치와 기지로 뚫어내느냐가 중요한 재미의 포인트인데, 이 컨텐츠(우리 나라 드라마와, 러시아 원작 드라마 Мажо́р[마조르, "금수저"라는 뜻] 둘 다)는 주인공이 정말로 돈으로, 혹은 금수저로 자란 그만의 환경이 여태 준 혜택(인맥, 감각, 기질 등)으로만 모든 장애(따라서 사소한)를 해결합니다. 주인공이 역경을 돈으로 특권으로 해결하는 과정에 한편으로 실소가 나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돈 자체가 능력인 엄연한 현실을 확인하며 주인공의 행보에 차라리 박수를 보내게 되는 것입니다. 

형사가 재벌가의 젊은 자제라는 건 아이러니입니다. 대개 형사는 박봉이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직종입니다. 남다른 사명감 없이는 직무를 수행하기 힘든데, 귀한 환경에서 버르장머리 없이 자란 철부지, 혹은 망나니, 나아가 양아치과가 이 일을 한다? 당연히 정식 채용 절차를 거쳐 임용된 건 아니지만(우리 나라에서는 치열한 경쟁, 비교적 어려운 필기 시험을 뚫어야 가능합니다), 기이한 계기를 통해 신분을 얻은 후에는 의외로 별난 사명감을 갖고 직무에 임합니다. 

그리고 이와는 대조적으로, 오로지 실력과 사명감으로 팀장 자리에까지 오른 비슷한 또래의 여성경찰이 그와 함께 일하는데(직책은 팀장과 팀원으로 상하관계지만 사실상 듀오 같습니다. 계급도 경감으로 같은데 물론 현실에선 불가능합니다. p64. 변호사 자격이 이미 있었기에 특채가 가능했는데 이미 백수 도련님들 명함 찍어주는 기관으로까지 평판이 나빠진 로스쿨을 풍자하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이 이강현 팀장과 진이수의 관계는 마치 5년 전 같은 방송사에서 론칭했던 같은 시간대의 <스토브리그>에서 이세영(박은빈)-한재희(조병규) 사이와도 비슷합니다. 여자가 철벽을 치고 상하권력관계의 선을 분명히 그으려 하며 반대로 남자는 호감을 갖고 껄렁한 매너로 접근하려 드는 게 닮았습니다. 물론 남자 쪽도 내심은 진지한데 이게 아니면 시청자들이 싫어하며 주인공 자격도 없어집니다. 

재미있게도, 이 드라마가 방영되는 방송사의 명칭과 비슷한 SBC라는 가상의 미디어에 소속된 기자가 제법 비중이 큰데(분량은 적어도 중요도가 높습니다),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복선에도 한 발 담그고 있으며, "기레기"라는 멸칭도 어느 정도 수용하며 자기객관화도 하는 이기석 기자 같은 캐릭터도 있습니다. 인물소개란에 나오듯이 대단히 속물적이지만 어느 선은 넘지 않습니다.  

p103을 보면 다른 경찰력이 천신만고 끝에 규명할 만한 특정 모델의 인적 사항이라든가, 그로부터 짐작할 만한 용의자들의 범위, 사건의 진상에 이르기까지, 진이수는 그만의 "자산"을 활용하여 훨씬 능률적으로 알아내거나, 매우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합니다. p121을 보면 진이수는, 죽은 모델 정이나가 DN미디어(가상)의 CF를 찍었고, 그 계약과정에 대한 정보까지 아무 수고도 들이지 않고 알아내는데 이 역시도 피식 실소가 나오긴 하나 여튼 그만의 능력이요 자산입니다. DC코믹스의 베트맨, 즉 브루스 웨인은 과연 슈퍼히어로의 자격이 있냐를 두고 예전부터 논쟁이 있었는데 냉소적으로 "돈이 곧 초능력이다!"로 마무리짓기도 합니다. 브루스 웨인에게 집사 앨프리드 페니워스가 있듯, 진이수에게는 최정훈 비서가 있습니다(아니나다를까 이 책 인물소개란 p13에 그 말도 나오네요). 사실 앨프리드 노인도 브루스 웨인에게 좀 과분한데, 이 드라마에서도 고작 진이수한테 저런 중견급이 뭐하러 붙어다니나 싶긴 했습니다, 솔직히. 

에피소드 4, 아니 에피소드 3의 결말에서 노영수 교수라는 인물이 죽었을 때 저는 개인적으로 내가 이런 장르물을 여태 너무 봤나 하는 자괴감이 살짝 들었습니다. 이 짧은 씬을 보자마자 누가 범인인지, 그 동기가 무엇인지 훤히 짐작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에피소드 4에 가서 살짝 진상에 변형이 가해지고 다른 줄기가 더해지리라는 것까지...  여튼 어느 정도 뻔한 경로에 기대기는 해도, 진이수 이강현 듀오의 시원시원한 스텝과 독특한 분위기 덕분에 진부하다는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확실히 색감이 (왜 이렇게까지 공을 들였을까 싶게) 예쁩니다. 갤러리와 미술 작품들이 등장하기에 특별히 이 코멘르를 곁들입니다. 

p252를 보면 "하루이틀도 아니고 십 년을 그렇게 살았으면 당신도 문제가 있는거야."라는 진이수의 냉혹한 말에 ooo가 자해를 하는 씬이 있습니다. 자해 경위를 캐어묻다 기어이 진이수가 그런 경박한 말을 내뱉은 게 동기가 되었다는 걸 알고 이강현은 매우 책망합니다. 물론 이게 진이수의 어떤 인성을 나무란다기보다, 경찰 본분을 일깨우는 의도이기는 한데, 재벌 3세가 불우한 흑수저한테 배려없이 잔혹한 충고를 한다고 눈살이 찌푸려진다기보다는, 재수가 없긴 해도 뭐 말이야 맞는 말 아닌가 싶었습니다. 마치 테이블에서 디시를 넘기며 아스파라거스의 꼭지만 얄밉게 떼어내는 아이한테 비매너를 탓하자, "원래 여기가 제일 맛있는데 모르셨어요?"라며 천연덕스럽게 항변하는 꼬마처럼 말입니다. 

에피소드 6에서 범인들은 영정사진(p303)을 찍어준다며 노인들의 집에 들어가서는 살인강도를 저지릅니다. 이 부분은 마치, 토머스 해리스의 소설 <레드 드래곤>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피해자들에게 의심을 받지 않고 접근하여, 그런 방법으로 일관되게 죽일 수 있었던 이들이라면... 물론 이건 특정 직군을 싸잡아 범죄위험군으로 매도한다는 비판이 있기도 했지만 여튼 기발하긴 했습니다. p351에서 이강현은 선배 안병식에게 공을 넘기는데, 무슨 계산을 했다기보다 그녀만의 쿨한 성격의 발로이긴 하지만 여튼 이 행동은 나중에 가서 보상을 받습니다. 여튼 이강현도 참 냉정한 위인인데, 감정이 나빠서가 아니라 순전히 경찰의 직분 발동으로 진이수 해촉을 상신하려 하지만 p459에서 보듯 결국은 철회합니다. 인간이기 때문이죠. 또 부친의 라이벌인 왕종태 의원의 수치스러운 비밀도 덮어 주는 걸 보면 진이수도 공사 구분을 잘하는 것 같은데, 호의를 입었음에도 왕 의원은 합당한 보은을 하지 않습니다. p461에서 ooo는 마치 한니발 렉터나 윌 그레이엄처럼 사람 심리를 잘 파고드는데, "본능인가"라는 대사를 제가 TV 시청시 알아듣질 못했고(VOD로 몇 번을 다시 봤는데도), 이 대본집을 보고 비로소 알았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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