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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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가 없어서 진짜 어이가 없어서 내게 책을 읽어주던 그에게 미친듯이 웃었다.

정말 미친듯이 배를 잡고 온 바닥을 굴러다니면서 웃었다.

 

아 오랜만에 웃는 것 처럼 웃었다.

그리고 그 사람 품에 안겨서 계속 해서 그 책을 들었다.

읽기 보다는 듣고 싶은 재미였다.

아 편안하다.

듣는 나도 읽는 그도.

품에 안겨 있어서 참 편안하다.

세상 이곳저곳이 참 미친듯이 돌아가는데 이 정체를 모르겠는

미친듯한 책이 나를 미치게 웃기게 한다.

좋다.

 

울 일만 많아지는 날들속에 생각없이 웃게해줘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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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 미 비포 유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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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 21일 내 친구는 죽었다.

평생을 친구였던 가족보다 연인보다 가깝던 친구가 지병으로 인해 세상을 떠나던 날 내 손을 꼭 잡고

거칠지도 못한 숨 사이로 내뱉던 한마디가 가슴에 비수처럼 남았다.

'내 생각을 하지마라. 나는 니가 찌질하게 질질 짜는 일을 보고싶은 마음이 없다'라고 하던 잔인한 친구녀석이

항상 강하다고 생각했던 내 친구녀석의 눈에서 죽음의 공포를 보던 순간 나는 마음이 쿵하고 내려 앉았다.

괜찮은척 하루하루를 버티다 보니 어느 순간 나는 감정이 매마른 사람이 된 것만 같다.

기쁜 일에도 웃질 못하고 슬픈 일에도 울질 못하고 먹는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정말 생각하는 일을 아니 감정을 표현하거나 하는 일을 기억에서 지워버린 사람 같았다.

 

내가 서점에 간 날. 3월14일 연인들이 길에 많았고 내 연인은 일이 있어 혼자 밥을 먹었던 날.

아무 생각없이 그저 작가의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집어 올렸던 책은 결국 나를 미친듯이 울게했다.

지금 이순간도 나를 시큰하게 만든다.

세상에서 나는 저런 사람을 본적이 있는 것만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먼저가겠다고 당당하게 자신의 소신을 말하는 사람을.

짐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을 이해한다.

그처럼 내 친구는 항상 누구보다 멋졌던 사람이니까.

존경할 수 있었던 사람이니까. 그런 사람이 타인에게 추한꼴을 보인다는게 얼마나 수치러울수 있는 일인지를 이해한다.

아니 사실 이해하기 보다는 인정한다고 해야할것만 같다.

 

아무튼 읽어보길 바란다.

요즘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게 누군가가 화를 내도 화도 안나는 내게 유일하게 마음 놓고 울음을 터트릴수 있게 해준

작가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끝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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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여행 리포트
아리카와 히로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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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참 많은 사람들과 이별했다.

이별이 슬픈건지도 모르고 참 많은 사람들과 이별하느라 어쩔줄을 몰랐다.

괜찮으려고 하면 또 누군가가 곁을 떠났다.

괜찮지 못했지만 괜찮으려고 했고 울지 않으려고 했다.

떠난 사람에게 울고 원망하고 소리치며 왜 내 곁에 이제는 없는 거냐며 미친듯이 소리치는 일도 있었다.

누구에게도 내가 아픈 걸 티내고 싶지 않아서 몰래 소리쳤다.

장난을 걸어오는 누군가에게 더 심해서 장난을 치며 괜찮다고 표현하려고 했다.

 

혼자인 밤들. 혼자인 낮들.

타인과의 밤들. 타인과의 낮들.

언제나 내 아침은 혼자 였고 내 곁에 누군가가 잠들어 있는 아침에도 나는 처참히도 혼자였다.

미친듯이 화장실 바닥에 쓰려져 무너져 내렸고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으려 큰 소리로 음악을 틀고 물을 뿌리며 흐느꼈다.

책은... 참 슬프다.

아니 어쩌면 희망적이다.

무언가에 나는 참 많이 우는 사람이였고 이제는 이성적인 사람이다.

괜찮다.

방바닥은 뜨겁고 나는 아직까지 살아있으며 내 곁을 떠난 누군가와는 곧 만날테니...

잠깐만 안녕히 있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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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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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루키를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나를 불편하게 하는 무언가가 그의 글에는 너무나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데 참 기억력이 좋다.

쓸모없는 내 기억력은 내가 3살때 있었던 일들까지도 기억나게 만든다.

내가 사랑하던 이는 어쩌면 아직도 사랑하는 그는 하루키의 책을 좋아했다.

나는 그를 위해 아무렇지 않게 하루키를 읽었다. 읽고 또 읽었다.

그의 생각을 알고싶어서. 그의 몸에서 나는 향과 비슷한 사람이되고 싶어서.

그래서 그와 헤어지고 그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지금도 그가 좋아하던 하루키를 읽는다.

여전히 내 마음은 불편하다. 그 사람 생각이 나서 많이 불편하다.

하지만 난 그런 사람이다 불편함속에서 옛사람들을 기억하려는.

 

책은 그 생각보다 강렬하지 않았다.

죽음을 생각하는 젊은 청년. 그에게는 별다른 색이 없고 그의 주변에 인물들은 색이 뚜렷한 그런 이야기.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본다내가

나는 아직 살아있지만 곧 죽는다.

많은 것을 알고있지 못하지만 내가 배운것들을 대부분 기억하는 비 상식적인 상태로 살아간다.

 

앞으로도 나는 하루키를 읽을 거다.

여전히 많이 불편해하며 가슴 한 구석이 따끔거리면서.

내가 더 이상 삿포로에 가지 못하는 이유와 꽃을 사지 못하는 것 그리고 피아노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나는 그때 그 사람도 지금 이 책을 읽고 있겠지하면서 하루키를 읽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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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당 2013-08-08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흑흑..
 
19세 - 이순원 장편소설
이순원 지음 / 곰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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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누워있다. 누워서 누워있다. 나는 성격이 급해서 뭐든 빠른 것을 좋아하는 게으른 사람이다.

나는 내가 게으르기 위해 조금 더 모든 일을 급하고 빠르게 끝낸다.

몇일 전 서울 하늘을 보았다. 너무나 큰 달이 뜬. 내가 사랑하는 이가 나를 품에 안고 작게 속삭였다.

오늘 아주 큰 달이 뜬다고 했다고, 그러더니 우리의 공간에서 내 무릎을 베고 누워 하늘을 보고 누웠다.

나는 조금 몸을 부르르 떨었고, 이제는 그에게 내 이야기를 해야하나 싶었다.

그러나 나는 결국 하지 못했다. 내가 언제나 불안한 이유를. 당신에게 온전히 모든 마음을 주기 힘든 이유를.

말하지 못하는 내가 미웠다. 그 말을 하려고 언젠가 부터 혼자 입으로 손으로 연습했었다.

그에게 조금 더 나를 털어 놓으려고. 그런데 나는 결국 하지 못했다.

그다지 행복하지 못했던 내 어린날을. 내 십대를. 나 스스로 강해지려고 방황할 수 없었던 내 십대를.

나는 가출도 반항도 부모가 싫어하는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러며 나 스스로를 다독였다.

까칠하고 까탈스러운 나 스스로를 다독이며 날마다 집을 나가는 꿈을 꿨다.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못하고....

그래서 많은 이를 멀어지게 했다. 결국 내 옆에 남은 이는 몇되지 않고 그들은 내게 독한 말을 한체 떠났다.

결국 나는 나 스스로를 바보처럼 만든 십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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