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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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영화를 보았다. 평소엔 먹지도 사지도 않는 팝콘과 콜라를 들고.

그리고 몇일 뒤 책을 한권 샀다.

아무런 생각 없이 책을 한권 샀다.

나는 그런 사람인가보다. 했다.

그런 사람이라고 이해하고 나 자신을 설득하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타인은 알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

나 자신을 이해하고 설득하는 일.

주인공도 어쩌면 나와 같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에게는 부모도 형제도 없다.

내가 그와 같이 신을 믿는 사람이였다면 아니 조금 더 강하고 강직한 성격이였다면 나는 그들이 어딘가에서 나와 함께하고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어쩌면 현실을 조금 더 빨리 파악하고 선택하고 괜찮아지고 슬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나에게는 그러한 시간들이 없었다.

내가 어떠한 준비도 하기전에 그들은 주인공의 부모 형제와 같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

적어도 내 생각엔 내 느낌엔 그러했다.

영화가 끝난 후 맥 없이 울었던 것처럼 책을 읽고 한참을 그렇게 울었다.

미친것처럼 입에서 쌍욕을 하며 울었다.

내가 그런 욕들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조금씩 놀라며 나는 울었다.

아직도 어린 건지 조금 더 크면 나이들면 나 또한 괜찮아 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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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없는 그 자리
이혜경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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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다. 두달전 나는 한국을 떠나 따뜻하고 사람 좋은 곳에 정착했다.

그리고 12월 나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무슨 일이 있거나 이제 여기 살아야겠다는 그런 마음보다는 내가 할 일이 있어서.

내가 할 일을 한게 언제였는지......

나는 내 할 일을 하고 사는 사람이 아닌가 보다라는 생각을 했다.

아니 어쩌면 내가 하고싶은 일만 하며 사는 사람인가 보다 했다.

나는 나만 생각하는 사람이고 그래서 남들보다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다.

남들보다 더 많은 곳을 아무생각 없이 여행하며 가끔은 정착할 수도 있었다.

남들보다 더 조금 사진을 찍어도 괜찮았고 내 생각을 내 의견을 표출했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 여기 아무도 남지 않은 한국으로 돌아와 책 한권을 읽는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사는 나라. 그리고 어쩌면 여전히 그는 이곳에서 살겠다하겠지만 나는 이곳을 다시 떠나려고 한다.

옛날에 한 친구가 나에게 왜 그렇게 돌아오냐고 물었었고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렇다고 했던가.

이제는 모른다.

너도 나도 이제는 서로를 떠나야하는 건지도.

나이는 차곡차곡 먹어가고 나는 사랑을 한다.

여전히 사랑을 하고 혹시 그와 헤어지더라도 여전히 그를 그리워하며 또 다른 사랑을 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렇지도 모른다는 그에게 하는 오늘 밤.

그는 옆자리에 여전히 내 자리를 남겨두고 나를 기다릴까. 나에게 그런 사람이 있어 감사하다.

소파에 누워 노트북을 배 위에 올리고 글을 쓰는 내게 피곤하겠다. 빨리자. 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직은 있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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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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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처음 만난 날 나는 불안함,처절함,공포심에 떨었을거 같아.

그렇지. 나 그런 날들이 있었었지.

그때 내가 얼마나 서럽게 서럽게 울었는지 아무것도 없는 너를 보며 얼마나 울었는지

내 맘이 아프고 따뜻해져서 얼마나 울었는지 너는 기억할까?

나는 바보 울보.

그래서 나는 그날 너를 만나고 그렇게 울었단다.

내 옆에 있는 것들이 모두 떠나던 날 나는 그렇게 거지 같이 울었어.

그렇게 너는 다시 내눈에 들어와 또 똑같은 나를 이렇게 뒤집어.

그만하라고 말하면 너는 머라고 할까?

어이 작고 어린 나무.

나는 이제 늙어가는 나무인데 그대는 여전히 길위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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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 - 마음이 외로운 당신을 위한 따뜻한 위로
A.G 로엠메르스 지음, 김경집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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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아. 이런 책 이 누나에게 사오지 말거라.

짐이란다.

나는 어린날의 어린왕자가 좋단다. 아직은 말이야.

이 누나는 외로움에 외로워서 그날로 순수함을 버리고 어른이 된것같단다.

그러니 또 다시 내게 외로움을 위로해줄게라고 이야기 말아라.

읽지 못할것 같다.

커버린 어린왕자는 싫단다.

어린 아이인 그녀석이 내게는 아직까지 좋단다.

너도 그러니 크지 말거라.

나보다도 키가 커버린 어린 너를 보면서 나는 더 비참한것만 같단다.

농담이니 많이 많이 커서 이 누나처럼 너무 늦게 외로움을 아는 어리석은 사람은 되지 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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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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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멀리 오기 전에 한국은 굉장히 시끄러웠다. 

항상 시끄러운 일들이 많았으나 이번엔 제대로 시끌시끌해서 아침에도 저녁에도 사람들은 도가니 사태에 대해 입방아를 찍었다. 

'내가 도가니를 읽었던가?'하며 서점을 서성이다 '읽었구나'하며 한숨을 쉬었었다. 

한숨속엔 참 많은 것이 담겨있었다. 

책이 처음나왔을때도 모두들 말했었다. '너무나 현실적이여서 분노한다.'라고. 

아마 나도 분노했을 것 같다. 아니 난 보통 공지영작가의 책을 읽고 분노한다. 

다시는 안 읽겠다고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도 이상하게 또 그녀의 신작을 읽는다. 

결국은 또 그랬었겠지. 

그리고 영화로 만들어진 도가니. 난 보지 않았다. 가능하면 내 삶이 화로 가득차거나 부들부들 거리다 부득부득으로 바뀌는 걸 바라지는 않았으니까. 

항상 그렇듯 보지 않고 사람들의 분노만을 멀리서 멀리서 바라보았다. 

아마 인화학교는 없어질것 같다. 

모두의 분노에 학교는 없어질 것 이고 학생들은 그에 따라 다른 곳으로 떠나가겠지. 

그러겠지. 

그곳에 살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갈까. 학교 문을 닫고 나면 정부에서는 어떠한 조취를 취할까 그것이 궁금했다. 

아니 분노의 목소리로 화를 내는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 궁금했다. 

그런데 자립할수 있는 사람들은 자립으로 자립할수 없는 사람들은 또 다른 시설으로. 

헉. 멋지다. 대한민국. 

 

 

공지영씨는 공유씨는 지금쯤 만족할까? 이 멋진 대한민국의 짓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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