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영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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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엄청한 이야기이다.

내가 무려 두달동안 읽어내린 엄청난 이야기.

참고로 나는 어떤 책이든 거의 3시간이면 앉은 자리에서 끝을 낸다.

그런데 무려 두달동안 읽은 최악의 책.

그런데도 불구하고 심지어 친구의 손을 잡고 영화까지 보고왔다.

더 심각한건 다음날 내가 친구와 영화 본 사실은 절대 비밀로 하고 나의 그와 함께 다시 본 위대하신 개츠비.

도대체 이 막장은 어쩌다 고전소설이고 사랑 이야기고 데이지를 이해하는 나란 년은 또 뭔지.

다들 개츠비가 불쌍하다고, 멋있다고, 그와 같은 남자와 사랑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럼 그가 사랑한 여자 데이지는 무엇인지......

나는 항상 그녀의 마음이 더 이해된다. 나같아도 그와 같은 상황에선 그를 버렸을 것이다.

아니 더 심하게 도망쳤을지도 모른다.

아 모르겠고, 몰라몰라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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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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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습니다. 요즘처럼 외로웠던 날이 없을 정도로 나는 몸서리치게 외롭습니다.

 

이런 말을 그에게 한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그는 화를 내더군요. 화라기보다는 섭섭하다 말하더군요.

그런데 나는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이니까. 저는 그저 사실을 말했습니다.

나는 지금 매우 외롭다고. 한없이 외롭다고.

 

그래서 날마다 나는 날이면 날마다 울었습니다. 심지어 소리내고 엉엉 울었습니다.

소리내고 우는 법을 배우지 못했는데 어느순간부터 나는 소리내며 울고 있었습니다.

저에겐 재미있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내 외로움의 순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에게 나는 조금 재미있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둘이 함께 한참을 걸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따뜻해서 조금을 걸어도 땀이 나지만 나는 한참을 그의 손을 꽉 잡고 사람이 없는 바닷가에 갔습니다.

아무말도 없이 그는 제게 입맞추었습니다. 우리는 그러고 나서도 한참을 아무말도 없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그는 아무런 말이 없었습니다. 저 또한 말이 없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꽃이 핀 마당을 보여 저는 그의 무릎을 베고 가만히 누웠습니다.

그는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예쁜 목소리. 제가 사랑하는 그 음성으로 나긋나긋.

 

이제 저는 외롭지 않습니다. 그가 있어서. 책을 읽어주는 그 사랑스러운 음성때문에.

고맙습니다.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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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신경숙 짧은 소설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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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고개를 들고 한참을 걸었다. 그 고개는 하늘을 보는 건데 생각보다 더 많이 별이 있어 깜짝 놀랐다.

한때는 서울살이를 했었다. 정확하게는 한국에 살았었다.

그땐 하늘을 보는 일이 참 드물었었는데 그래도 하늘을 보는 날은 생각보다 더 많은 별에 깜짝 놀라곤 했었다.

그런 내가 웃음이 나 한참을 웃었다.

돌아갈 곳이 없어 타국 생활을 하고 있지만 나는 괜찮다고 느낀다.

그에게 전화가 왔다.

보고싶다는 그의 목소리에 그저 그냥 당신이 너무 보고싶다는 말에 나는 이름모를 분홍꽃을 한다발사서 화병가득 두고 웃어보였다.

그에게 내가 갈께요. 하지 못하는 날들. 결국은 그가 내게 왔다.

생각보다 더 많이 힘든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직까지 그는 나를 위해 특별히 무언가를 포기해야하는 생활이 없었는데 어제 모든 것을 버리고 내게 왔다.

그런 그의 품에 안겨 아침에 눈을 뜬 난 한참을 놀랐다.

너무 놀라 그의 뺨에 입을 맞추고 다시 한참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새근새근 너무나 잘 자는 그의 품에 머리를 비집어 넣으며 이제 다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내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 그. 그저 좋아합니다라고 수줍게 말하는 그에게 나는 어제 처음으로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환하게 웃으며 '말 안해도 알고 있어요.'라고 대답한다.

그러며 내 입술에 키스하는 그에게 '고맙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 말이 '사랑합니다'보다 무거워서 잘 나오지 않는다.

그저 똑같은 자세로 비스듬히 누워 같은 책을 읽을 뿐.

이제 내 책장에 더 이상 한국신간이 생기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당분간은 꼬박꼬박 씹으며 아껴 읽어야지 했는데 그가 이상한 모로코식 정찬을 만드는 동안 다 읽어내린 한권의 책.

나는 당신에게 오늘 밤 다시 꼬박꼬박 읽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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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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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잘 이해하지 못한다.

사랑이라는 걸 이 나이먹도록 제대로 해보지 못해서 인지 모른다.

 

그리고 지금 다시 읽는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나는 참 느리구나.

이별 후에야 그를 내가 참 많이 사랑했구나 느낀다. 이런 내가 싫다.

눈물조차 흘리지 못하는 내가 싫다.

갑작스럽게 너무 많은 사람들과 이별했다. 온 몸이 부서질듯 울어야했다.

하지만 나는 너무 덤덤하다. 눈물조차 흘리지 못한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술을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고 심지어 숙취조차 없다. 그 사실에 혼자 좋아했다. 심지어.

조금더 어릴적 내가 어떠했는지 생각해본다.

나는 한번도 소리내서 운적이 없다. 내 마음껏 소리친적이 없다.

가슴을 손으로 쿵쿵 내리치며 소리없이 쭈그리고 앉아 울었었다.

바보처럼. 그렇게.

한번도 내곁에 있던 사람들을 완벽하게 보내지 못했다.

나는 여전히 사랑하고 싶다. 울지 않는 나는 울고싶다.

어쩌면 나는 철이들어가거나 이미 어른이되어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몇일째 비가 온다. 그에게 이별을 하자고 한건 이번에도 난데 내가 한 말들을 후회한다.

그러나 기다리지 않는다. 그를. 그저 그를 미워할게 없다는 게 너무 슬프다.

그를 욕할수도 없는게 너무 슬프다.

 

알랭 드 보통. 그는 사랑을 잘 보는 사람인가 보다. 나는 사랑을 너무 나중에서야 아는 사람인가 보다.

결국 사랑은 그런건가 보다.

이제서야 그의 글에 이해하고 자빠져있는 나는 결국 이런 사람인가보다. 나는 이런 내가 너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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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친구야 웅진 우리그림책 21
강풀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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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저는 그림이 많은 책을 읽지 않았습니다.

글이 적다는 이유 때문이였지요.

어느날 부터 읽는 일이 힘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머리속이 꽉 차버려서 터질것만 같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한권의 책을 한달이 지나도록 읽지 못하고 있을때 제 연인은 제게 강풀의 책을 건냈습니다.

감사히 받아들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참 많이 감사했습니다. 언제나 책 첫 머리에 제게 사랑한다는 것을 글로나마 표현하는 그가 아무런 말도 쓰지 않고 건냈던 '그대를 사랑합니다.'


어제 서점에 가서 똑같은 책을 두권 샀습니다.

한권은 나를 위해. 또 한권은 나와 닮은 어른인 그를 위해.

그리고 그가 그러하듯 저도 짧은 문장을 써내려 갔습니다.

-나에게는 당신도 아는 것처럼 그렇다할 친구가 없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당신에게 의지하고 집착하고 툴툴거렸던 것만 같습니다.언제나 당신에게 감사합니다.-

 

그에게 책을 선물하고 이틀쯤 지났을때 나도 그도 똑같은 책을 읽는 시간동안 그에게 한통의 카톡이 왔습니다.

 -난 왜 언제나 당신이 쿨하다고 생각했을까요?-

하...... 사실 나도 그런줄 알았습니다. 나도 내가 쿨하다고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난 언제나 쿨한 여자라고. 쿨한 사람이라고.

그런데 이상하게 당신 앞에서 서면 나는 참 쿨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당신에게 자꾸만 많은 것을 원하고 더 원하고......

 

이 책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선물처럼 쓴 글이고 그림이라고 합니다.

나는 당신에게 그래서 이런 책을 선물했습니다.

당신 앞에서 나는 온전히 순수한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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