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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3년 7월
평점 :
나는 하루키를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나를 불편하게 하는 무언가가 그의 글에는 너무나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데 참 기억력이 좋다.
쓸모없는 내 기억력은 내가 3살때 있었던 일들까지도 기억나게 만든다.
내가 사랑하던 이는 어쩌면 아직도 사랑하는 그는 하루키의 책을 좋아했다.
나는 그를 위해 아무렇지 않게 하루키를 읽었다. 읽고 또 읽었다.
그의 생각을 알고싶어서. 그의 몸에서 나는 향과 비슷한 사람이되고 싶어서.
그래서 그와 헤어지고 그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지금도 그가 좋아하던 하루키를 읽는다.
여전히 내 마음은 불편하다. 그 사람 생각이 나서 많이 불편하다.
하지만 난 그런 사람이다 불편함속에서 옛사람들을 기억하려는.
책은 그 생각보다 강렬하지 않았다.
죽음을 생각하는 젊은 청년. 그에게는 별다른 색이 없고 그의 주변에 인물들은 색이 뚜렷한 그런 이야기.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본다내가
나는 아직 살아있지만 곧 죽는다.
많은 것을 알고있지 못하지만 내가 배운것들을 대부분 기억하는 비 상식적인 상태로 살아간다.
앞으로도 나는 하루키를 읽을 거다.
여전히 많이 불편해하며 가슴 한 구석이 따끔거리면서.
내가 더 이상 삿포로에 가지 못하는 이유와 꽃을 사지 못하는 것 그리고 피아노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나는 그때 그 사람도 지금 이 책을 읽고 있겠지하면서 하루키를 읽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