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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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글을 쓸 기회가 많지 않다. 초등학교시절 글짖기나 글 좀 쓴다는 아이들이 나간다는 백일장 정도가 학창시절 글쓰기의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다 대학이라는 데를 가면, 각종 레포트니 논문을 쓰게 되는데, 이 때 많은 이들이 실로 막막해한다. 왜? 자기 속에 있는 것을 글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끄집어 내는 훈련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요즈음의 대학생들은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 레포트 혹은 숙제를 복제해오기 일쑤다. 아이가 걸음마를 하듯 글쓰기도 차근 차근 연습을 해야함에도 갑자기 학점과 관련된 글쓰기를 하지니 막막하기 이를 데 없다. 물론 타고 날 때부터 풍부한 감수성과 손빨로 인하여 글쓰기를 잘 하는 사람도 물론 있다. 그러나 이런 재능을 그리 많은 사람이 갖고 있진 않다. 그런데 왜 흔히 말하는 서양의 학생들 사람들은 글쓰는데 두려움이 없을까. 그건 바로 어렬 적 부터의 훈련이다.

토론과 글쓰기 수업이 없이 무작정 암기만 하는 우리는 글이라는 도구로 자신을 끄집어내는 데 익숙지 않다. 그래서 무엇을 쓰라고 하면 흰 것은 종이요 들고 있는 건 펜이라, 그저 희디 희 종이만을 바라볼 뿐이다. 그리하여 하다 하다 안되면 저작권을 침해하여 ctrl C, ctrl V에 이르는 것이다.

 

강원국은 어찌하다 대우 사보팀에 입사하여 글쓰는 일로 밥 벌이를 하게 되었다. 우연히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시절 연설비서관이라는 드문 직업에 세계에 발을 들여 놓게 되고, 그 시절 겪은 일 및 두 대통령의 글쓰기에 대한 기억을 여러 사람과 나누고 싶어 이 책을 쓰게 된다. 다른 글쓰기 책도 많지만 이 책은 연설문 위주의 대중 정치인이 국민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를 다룬 책이라 그런지 글 쓰는 법에 대한 요령이 어렵지 않다. 충분히 읽고 유념하여 글을 쓴다면, 일필휘지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구나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 정도까지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다만, 글 쓰느 요령을 숙지하고 유념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래의 정리된 글쓰는 방법을 잘 익혀두었다가 이제부터라도 나의 글을 써보련다. 이 책은 40장의 챕터는 글쓰기 방법에 대한 (그리고 두 대통령의 글쓰는 방법에 대한) 하나 하나의 요약이다.

 

1. 글쓰기가 두려운 이유 - 어떻게 쓸까 고민하지 말고 무엇을 쓸까 고민하자.

2. 생각의 숙성 시간을 가져라 - 관심이 생각으로 깊고 오랜 생각은 늘 할말을 준비하게 만든다.

3. 독자와 교감하라 - 훌륭한 커뮤니케이터는 상대의 언어를 사용한다. 하고싶은 이야기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와의 줄타기가 필요하다.

4. 집중과 몰입의 힘

5. 글쓰기의 원천은 독서 - 독서는 지식과 영감과 정서를 가져다 준다.

6. 결국엔 시간과 노력이다. - 글은 머리가 아닌 엉덩이로 쓰는 것이다.

7. 메모하라

8. 횡설 수설하지 않으려면 - 욕심을 버리고 할 얘기를 분명히.

9. 기조를 잡아라

10.자료가 관건이다 - 짚신으로 나물을 만들 수 없다.

11.글의 구조를 만드는 법

12.첫머리 시작 방법 - 말과 글은 시작이 절반. 첫마디/첫문장에서 판가름 난다.

13.서술하기 - 한 문장 한 메세지, 군더더기 삭제, 접속사 절제, 논리적 전개, 연역과 귀납, 선택과 집중, 리듬 ㅌ기, 논박, 호흡의 일관성, 현장감, 근거 제시

14.표현하기 - 최대한 쉽게, 짧은 문장, 단순 명료 펑법 압축, 자연스러움, 중복회피, 상징, 점층, 친근감 표시, 눈에 그려지게, 인용, 속담 명언, 인상깊은 문구

15.맺음말 쓰기

16.시작보다 중요한 퇴고 - 모든 초고는 걸레다 (헤밍웨이)

17.제목을 붙여라 - 글쓰기의 화룡점정

18.글은 메세지다 - KISS (Keep it Simple Shortly)

19.짧은 말의 위력

20.짧게 쓰자

21.명료하게 써라 - 지식의 저주에 빠지지 말라.

22.진정성으로 승부하라

23.애드리브도 방법이다

24.잘 듣고 많이 말하라 - 방향이 맞고 앞뒤가 맞고 쿵짝이 맞고 언행이 맞아야 말을 잘 한다. (토론의 중요성)

25.콘텐츠 만들기 - 글쓰기는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보여주는 것이다. 경험과 생각, 이것이 콘텐츠다.

26.형식도 무시할 수 없다

27.이미지를 생각하라 - 비주얼도 중요하다 단, 진짜 이미지를 보여줘라.

28.용기가 필요하다

29.글을 혼자 쓸 필요는 없다 - 독회제도. 글을 많이 내돌릴 수록 좋다.

30.유머에도 법칙이 있다

31.타이밍을 잡아라

32.자기만의 글을 쓰자

33.적당히 잘 꾸며라

34.칭찬의 기술

35.편지를 써야 할 때

36.리더의 조건

37.치유의 글쓰기

38.거명하기

 

 

어떻게 쓰느냐과 무엇을 쓰느냐의 차이다. 어떻게 쓰느냐, 다시 말해 어떻게 하면 멋있게, 있어 보이게 쓸 것이가를 두고 고민하는 것은 부질없는 욕심이다. 그러나 무엇을 쓰느냐에 대한 고민은 많을면 많을수록 좋다. 글의 중심은 내용이다. 하지만 글쓰기에 자신이 없다고 하는 사람 대부분은 전자를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명문을 쓸까 하는 고민인 것이다. 이런 고민은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부담감만 키울 뿐이다.
글의 김동은 기교에서 나오지 않는다. 우리는 시인도, 소설가도 아니지않은가.

16쪽

정보는 널려있다. 따라서 글감은 많다. 구슬을 꿰는 실이 필요하다. 그 실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 바로 생각이다. 생각이 글쓰기의 기본이다.

27쪽

창조적 아이디어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영감이나 직관과는 다르다. 죽을힘을 다해 몰입해야 나오는 것이 창조력이다.

42쪽

횡설 수설한 이유는 첫째 쓸데없는 욕심을 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첫째 길어진다.둘째 느끼해진다. 셋째 공허해진다. 횡설 수설한 두번째 이유는 할 얘기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락 가락하지 않으려면 주제, 뼈대, 문장이 명확해야 한다.
느낀대로 아는만큼, 최대한 담백하고 담담하게 서술하면 횡설수설하지 않는다.

69쪽

글의 구조를 만드는 이유
1. 글을 쓸 때 깅를 잃지 않기 위해서다
2. 하고자 하는 이야기간의 분량 안배를 위해서다
3.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누락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4. 앞에 나온 이야기가 중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5. 전체적인 통일성과 일관성을 위해서다.

84쪽

"두 번씩이나 얘기할 때는 필시 무슨 사정이 있을 것입니다. 수용하는 게 맞습니다.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아닌 한 그 사람을 참모로 뒀으면 받아들여야지요."

143쪽

글을 쓸 때는 더 넣을 것이 없나를 고민하기보다는 더 뺄 것이 없는지를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한다.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글이 좋은 글이다. 군살은 사람에게만 좋지 않는 게 아니다.

163쪽

글은 쉽게 써야 한다. 말과 글은 듣는 사람, 읽는 사람이 갑이다. 설득당할 것인가, 감동할 것이나가의 결정권은 듣는 사람, 읽는 사람에게 있으니까. 그렇다면 쉬운 글은 쓰기 쉬운가? 더 어렵다. 더 많은 고민을 필요로 한다. "쉽게 읽히는 글이 쓰기는 어렵다." 헤밍웨이의 말은 확실히 맞다.

178쪽

단순한 문제를 복잡하게 말하는 데는 지식이 필요하고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말하는 데는 내공이 필요하다.
아는 것은 다 쓰고 싶다. 힘들게 쓴 것은 버리기 싫다. 지식의 저주는 마지막까지 글 쓰는 사람을 괴롭힌다.

179쪽

자기 인생에서 길어올린 자기만의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나는 인생 경험이 보잘것없는데 어떻게 하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독서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면? 방법은 있다. 남의 것을 훔치는 것이다. 훔치는 방법은 관찰이다. 세심하고 용의주도한 관찰이다. 관심있는 만큼 보이고 알면 사랑한다고 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12년의 관찰 결과 `개미`를 썼다.

221쪽

메라비언으 법칙;
어떤 사람이 말을 했을 때, 그로부터 받는 인상은 자세와 용모, 복장, 제스처가 55%, 목소리톤 음색이 38%, 내용이 7%의 중요도를 지닌다는 법칙.

229쪽

"우리는 아무리 강해도 약합니다. 두렵다고, 겁이 난다고 주저않아만 있으면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두렵지 않기 때문에 나서는 것이 아닙니다. 두렵지만, 나서야 하기 때문에 나서는 것입니다. 그것이 참된 용기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아무리 약해도 강합니다."

244쪽, 김대중의 말 재인용.

글을 잘 쓰려고 하기보다는 자기만의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사람이 글을 잘 쓸 수는 없다. 하지만 가지만의 스타일과 콘텐츠로 쓰면 되고 이런 점에서 우리 모두는 성공적인 글쓰기를 할 수 있다.

271쪽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에서 누군가를 설득하려면 에토스(인간적 신뢰), 파토스(감성적 호소력), 로고스(논리적 적합성)가 필요하다고 했다.

2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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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014년에 1년 50권 읽기 처음 달성!!!

적어도 이 기록을 3년 연속은 가져가야 나의 습관이 될 듯.

즉, 올해도 50권의 책 읽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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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여인의 키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
마누엘 푸익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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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는 너무 멋진 영화야, 난 양화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야. 내게 중요한 것은 이것뿐이야. 여기에 갇혀 있는 동안 미치지 않으려면, 이것처럼 멋진 일을 생각하는 것 빼놓고는 할 일이 없잖아."

"그렇게 현실을 도피하는 것은 마약처럼 해로운 거야. 내 말 좀 드러봐. 네 현실, 바로 네 현실은 단지 이 감옥만이 아니야. 이 감옥을 뛰어넘어 생각해 봐. 내 말 알겠지? 그래서 난 책을 일고 하루 종일 공부하는 거야."

P109

그런데 내 삶은 언제부터 시작하지? 언제가 되어야 내가 내 것을 만질 수 있고, 내 것을 가질 수 있지?

3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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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여인의 키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
마누엘 푸익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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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감정 수업이라는 책에 '감사'의 감정편에서 이 거미여인의 키스가 소개되었다. (물론 아직 감정 수업을 읽지는 않았다. 다만 얘기로 전해들었을 뿐.) 분노와 화가 넘치고 감사가 실종한 요즈음 감사의 감정을 어찌 온 몸 구석 구석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거미여인에 도전하였다.

 

마누엘 푸익은 아르헨티나 작가이다. 기억에 아르헨티나 혹은 남미 작품을 접한 경우가 별로 떠오르지 않는다. 있었다 하더라도 크게 감동받지 않았나보다. 거의 처음 접한 아르헨티나 작가, 작품인데 역시나 소설이 쉽지는 않다.

 

소설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아마 1970년 초중반 아르헨티나 혁명의 시기가 그 배경일 듯 하다. 실제 작가인 마누엘 푸익도 이 시기에 반정부적 작품 등으로 인해 탄압을 받고 망명을 하였다. 거미 여인의 키스도 정작 고국 아르헨티나에서는 출간조차 되지 못했고 오히려 유럽 등 외국에서 베스트 셀러가 되는 아이러니를 보였다.

 

소설은 교도소에 수감된 두 남자의 대화로 처음과 끝을 이룬다. 한 명은 몰리나라는 동성연애자로 미성년자 추행으로 수감되었다. 몰리나는 여성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마음이 여리고 착하고 이타적인 사람으로 묘사된다. 반면 한 방에 수감된 발렌틴은 혁명으로 꾀하려다 수감된 정치사상범으로 몰리나에게 세상을 배우고 혁명을 해야한다고 늘 옳은 소리만 해대는 그러나 몰리나는 그 옳은 소리가 가슴을 울리지 못하고 삶은 그렇게 혁명으로만 이성으로만 되는 건 아니라며 반박하는 세월을 보내게 된다. 감성적이고 다정한 몰리나는 음식을 잘못 먹고 탈이 난 발렌틴에게 자기가 본 영화이야기, - 표범여인 이야기, 못생긴 하녀와 전쟁귀순자의 사랑이야기, 나치군인과 레지스탕스여인의 사라이야기, 자동차 경주광인 청년의 이야기, 좀비 섬의 신부 이야기, 어느 가난한 청년과 유명여가수의 사랑이야기 - 를 차례로 해주게 되고 이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사이 둘은 정말로 서로를 이해하고 되고 그 처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진심이 통하는 사이가 되어 비린다. 그러나 세상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지. 발렌틴을 좋아하게 된 몰리나는 애초에는 그를 감사하는 사람이었던 거다. 출소하게 된 몰리나는 그러나 발렌틴의 부탁을 들어주고야 마는데 이는 결국 소설의 비극적 결말을 어느 정도 암시해준다.

 

우리는 혁명이나 개혁, 진보를 말할 때 이성의 장치를 먼저 가동시킨다. 그래서 진보의 이야기는 향상 겉돌고 국미의 70%이상이 우뇌지향적인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진보의 성향이 '그래서 뭐! 그래 너 잘났다!'라고 귀결되고야 마는 경향이 있다. 진보는 늘 옳은 말만 하고 옳은 일만 행하려고 하는 습성이 있는데 이런 것은 인간에게 묘한 거부감과 반발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반면 보수라 자칭하는 수구세력은 인간의 저 밑바닥에 있는 감정을 살살 건들려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재주가 있다. 대개 이들은 이들사이에서 아니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인간성 좋은 사람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항상 옳은 사람은 자주 좋은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 옳은 사람은 좋은 사람이어야 할 필요가있다. 왜? 혁명의 철학을 우선 널리 퍼뜨려야 하기에. 좋은 사람은 옳은 사람이 되려고 공부를 해야 한다. 왜? 좋은 것만 가지고는 모두 다 행복히질 순 없으니까.

 

좋은 사람 몰리나와 옳은 사람 발렌틴은 둘 만이 수감된 감옥에서 둘 만의 수많은 대화, 공감을 통하여 마침내 서로를 이해하고 융합되었다. 비록 인간적 관점에서 결말은 안 좋더라도 이 둘은 행복하지 않았을까? 나느 조심스레 그런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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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7
조지 오웰 지음, 김병익 옮김 / 문예출판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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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널리 알려진 대로 조지 오웰이 1948년에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며 디스토피아적인 1984년을 생각하며 쓴 책이다. 1984년인가에 대하여서는 설왕설래하고 있지만 확실한 주장은 아직 없는 상태이다. 혹자는 1948년에 썼으니 그냥 숫자를 바꿔 쓴 것이 아니겠냐고 하는데 나름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지금은 우리도 36년의 시간, 2040년이라 하면 꽤 먼 미래같이 느껴지지 않나? 더군다나 세계사를 되새김질 해볼때 40년대 50년대에는 30년 후 40년 후가 진짜 아주 먼 미래로 느껴졌을 것이 틀림없다.

 

   주인공은 윈스턴 스미스는 1984년 당시 오세아니아라는 나라의  기록국(Record Department)에서 과거 기록은 수정하는 일을 하고 있는 외부당원이다. 1984년의 세계는 오세아니아, 이스트아시아, 유라시아의 세 나라가 서로 주도권을 잡으려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래 세계이다. 그리고 윈스턴이 살고 있는 오세아니아는 빅브라더가 항상 모든 것을 모든 사람을 지켜보고 있는 극렬히 통제된 나라이며 빅브라더의 통제 내용을 충성심이 하늘을 찌를 것 같은 내부당원들이 충실히 실행하고 있는 나라이다. 오세아니아의 모든 실내에는 일방향적인 텔레스크린이 쉴 새없이 당의 강령을 떠들고 한치라도 어긋난 것들을 지적하고 있고 빅브라더가 텔레스크린에서 거리의 대형포스터에서 오세아니아 국민들을 지켜보고 있다. 텔레스크린이 없는 곳은 마이크로폰이 소리를 감시한다. 그야말도 초절정 통제 감시 사회인 것이다.

 

   어느 날 밤 거리를 걷던 중 어느 뒷골목 한적한 가게에서 옛 노트를 충동적으로 구매하게 되면서 윈스턴은 1984년 현재의 선전 내용이, 역사가, 기록이 과연 맞는 것인지 의심하게 되고 아주 가물가물한 자신의 어린 시절 (빅브라더가 완전히 장악하기 전의 시절이자 빅브라더가 아주 못살던 시절을 그의 혁명으로 바꾸었다고 선전하는 시절)이 과연 지금보다 더 어려웠을까하고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 노트에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일기를 쓰고 생각을 하면서 그가 아마도 형제단의 일원일지도 모른다고 여기는 오브라이언을 눈여겨 보게 된다.

 

   그러던 중, 윈스턴이 철저한 충성당원으로 여겼던 줄리아가 실은 자유분방한 당을 혐오하는 사람이고 윈스턴을 오래전부터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둘은 첩보작전을 능가하는 방법으로 여기 저기서 사랑은 나눈다. 윈스턴은 살아있슴을 느끼게 된다.

 

   줄리아와의 사랑에서 용기를 얻었던 것일까? 윈스턴은 앞으로 휠씬 더 나아가버렸다. 옛 노트를 샀던 채링턴씨 가게의 2층 방에 거처를 마련하고 줄리아와 거기서 만났던 것이다. 게다가 형제단의 일원이라고 믿고 있는 오브라이언에게 무려 줄리아와 동행하여 자기가 먼저 형제단을 찾고 있다고 발설을 하고야 만 것이다. 그런데 채링턴은 사상경찰이었고 오브라이언은 그 충직한 내부당원이었다! 남은 것은? 그래 윈스턴의 마음이 기억이 현재를 진짜로 믿게 하는 것. 그럴러면 고문이지. 냠영동 1985에서 봤슴직한 고문, 혹은 변호인에서 나왔던 고문들보다 더 지독한 고문이 일년넘게 행해지면서 마침내 원스턴은 세뇌되고 영혼없는 몸뚱아리로 대형을 사랑하게 되었다.

  

   동물농장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빅브라더는 아마 스탈린을 상징하고 있다. 20세기 독재와 통제의 대명사인 스탈린이 죽은 지 60년이 지난 지금 2014, 오웰의 1984년은 더이상 널리 읽혀야할 고전이 아니여야 했고 저 멀리 창고속에 처박아두는 소설이야 옳았다. 그러나 반대로 책을 읽는 내내 너무도 많은 것이 오버랩된다. 영화 변호인이 스치고, 미국영화 바디에일리언이 생각났으며, 교학사 교과서 파동은 일순위에 있겠다. , 1984년에 묘사된 미래는 미래가 이닌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혹은 지구의 현실인 것이다.

 

   더우기 발달된 인터넷으로 인하여 SNS가 발달하고 지구인들이 인터넷없이는 못사는 지금 내가 사는 물건 내가 가는 그곳 내가 한 말들이 빅브라더에 의하여 지켜봐야지고 있다가 내가 그가 원하지 않는 어떤 것을 행할 때, 나는 까발려지고 나혼자만의 나는 없게 된다. 오늘날의 현실이다.

 

   백남준이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발표한 1984년에 백남준은 80년대를 지나고 90년대 2천년대에 들어오면서 이렇듯 지구가 인터넷의 지배와 통제를 받게 될 줄 몰랐슴에 틀림없다. 그러지 않고서야 그리 반갑게 오웰에게 인사를 했겠는가.

 

   빅브라더의 과거통제를 보면서 교학사 교과서가 생각이 나고 반민특위가 떠오르고 친일파가 마치 내부당원처럼 행세하는 2014년 대한민국에서 빅브라더와 내부당원들은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기억을 통제하고 과거를 조작하는지 정신차리지 않으면 안된다. 그들은 말한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

 

   과거를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현재를 지배당하지 않고 또 미래를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지 않으면 나도 우리도 언젠가 빅브라더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혹은 나를 포기하거나) 그것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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