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토너는 대학에 입학해서 생활비와 숙식비를 버느라 알바와 공부를 병행했다. 부족한 실력에 조바심이 일었지만 공부시간은 늘 모자랐다. 그가 일하는 시간 역시 고용주가 게으름을 피우는 시간만큼 늘어갔기(p17) 때문이었다.
- 1차 세계대전에 참전을 앞두고 친구들이 입대를 결정할 때 스토너는 그때까지 내면을 성찰하는 버릇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의도와 동기를 찾아 헤매는 일이 힘들뿐만 아니라 살짝 싫다는 생각도 들었지만입대를 않고 남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나자 결국 이렇게 될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기분이 들었다.'(p55)
- 친구가 많지 않았던 스토너의 대학에 로맥스라는 새로운 교수가 부임해왔다. 스토너는 로맥스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젊은 시절의 어색함과 서투름은 아직 남아 있는 반면, 어쩌면 우정을 쌓은데 도움이 되었을 솔직함과 열정은 사라져 버린 탓이었다. (p133)
- 영문학과 교수가 되어 강의를 시작한 스토너는 학문에서 느끼는 감정과 강의실에서 전달하는 내용사이에 커다란 틈이 있음을 의식하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경험이 쌓이면 그 틈이 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지만....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자각때문에 너무 고민한 나머지 이제는 그 고민이 습관이 되어 구부정한 어깨만큼이나 그의 일부가 되었다(p158)
- 교수로서 아버지로서 나름의 최선을 다해 살아왔지만 인생에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스토너는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는 시간도 점점 늘어났고 알고있던 것들이 머리에서 싹 비워지는 것을 느꼈으며 의지력이 모든 힘을 잃어버리는 것 같기도 한 상태, 자신이 식물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자신을 찔러 활기를 되찾아 줄 뭔가를 갈망했다. 고통이라도 좋았다. (p251)
- 스토너는 젊었을 때는 잘 생각해보지도 않고 거리낌없이 열정을 주었다. 인생의 모든 순간에 열정을 주었다. 그 열정이 하는 말은 간단했다. 봐! 나는 살아 있어!(p353)
- 세월은 흘러 스토너도 은퇴할 때가 되었다. 이른 은퇴를 권유하는 고든에게 스토너는 대답했다.시간이 생겨도 난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를걸세. 그런 걸 배운적이 없으니까.(p355)
- 생의 끄트머리에서 스토너는 남들 눈에 실패작으로 보일 자신의 삶을 관조했다. 그는 우정을 원했고 사랑을 원했으며 그리고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는 온전한 순수성, 성실성을 꿈꾸었다. 타협하는 방법을 찾아냈으며 몰려드는 시시한 일들에 정신을 빼앗겼다. 그는 지혜를 생각했지만 오랜 세월의 끝에 발견한 것은 무지였다. 그리고 또 뭐가 있더라?스토너는 자신에게 물었다.넌 무엇을 기대했나?(p3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