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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김초엽 지음 / 허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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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5일)
웹소설 작가를 위한 장르 가이드 5 : 팩션
정명섭 지음 / 북바이북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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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8일)
나도 회사 다니는 동안 책 한 권 써볼까- 직장 잘 다니면서 자기 일을 우아하게 책으로 만드는 법
민성식 지음 / 바틀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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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일)
파친코 2
이민진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사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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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 5
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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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생존해 계신 친정 어머니는 팔순을 바라보시건만도 세상 변화를 어린애처럼 즐거워하시면서 백 살을 살아도 죽을 때는 억울할 것 같다고 한탄을 하신다. 그런데 내가 직조해내는 나의 일상은 그렇지가 않았다. 수없이 떴다 풀었다 다시 뜨는 듯한 낡은 실이 몇 가닥씩 어떤 때는 온통 끼어들곤 했다. - P20

나는 속에서 활활 열불이 날 것 같은 예감에 지레 괴로워하면서 베란다 창문을 열었다. 유리창으로 보기보다는 차가운 날씨였다. 블라우스 소맷부리로 힘센 날짐승처럼 휘몰아친 바람이 소매를 럭비공처럼 부풀렸다. 노인정 너머로 마주 보이는 동회 옥상에 꽂힌 태극기와 새마을기와 시 마크가 들어 있는 청색기도 어찌나 세차게 펄럭이는지 무지비한 채찍질을 연상시켯다. - P37

날로 고조되어가는 나의 관심이 나도 모르게 가연이네 생활을 조금씩 간섭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이런 나의 침투에 가연이는 조금도 방어적이지 못했다. 어쩌면 내가 나타나기 전부터 그녀는 이미 생황르 방기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무리 넉넉지 못하기로서니 그렇게 황폐를 도처에 처바르고 살 수는 없는 일이었다. - P53

만나본 그는 우리를 가르칠 때의 송사묵 선생님을 너무나도 빼닮아 사람이 자식을 남기고 죽는 한 아주 죽는 게 아니라는 걸 소름이 끼치도록 분명히 깨닫게 했다. - P186

나도 방금 달을 밀어올린 숲이 웅성대는 걸 어렴풋이 느낄 수가 있었다. 그 웅성거림은 미세한 바람이 되어 우리가 앉은 옥상의 공기를 소곤소곤 흔들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것이 행복이라는 거 아닐까. - P358

그때 생각을 하면 지금도 가슴에서 무거운 추가 아래로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 들곤 한다. 내 가슴속엔 도대체 추가 몇개쯤 달린 걸까? 내려앉아도 내려앉아도 또 내려앉을 게 남아 있으니. 그 추는 내 안에 있으면서도 내 체온과는 무관하다. 무겁고도 차디차서 배창자를 뚫고 지나가는 통로를 선연히 느낄 수가 있다. - P361

전에는 중요하던 게 지금은 하나도 안 중요해진 게 또 뭐가 있냐구요? 형님이야말로 왜 안 하던 짓을 하실까? 전혀 귀담아들으실 것 같지 않은 얘기에 관심을 보이시니 말예요. 전에는 형체가 있어 눈에 보이는 것만 중요한 줄 알았는데 그후엔 아니었어요. 눈에 안 보이는 걸 온종일 쫓을 적도 있어요. 아녜요. 육체와 영혼의 문제가 아니라구요. 그건 나한테는 너무 거창해요. 장미꽃과 향기의 문제예요. 장미꽃은 저기 있는데 향기는 온 방안에 있다. 향기는 도대체 어떤 모양으로 존재하는 걸까? 고작 그 정도예요. - P392

그게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 될 수가 있답니까. 어찌 그리 독한 세상이 다 있었을까요. 네 형님? 그나저나 그 독한 세상을 우리가 다 살아내기나 한 걸까요? - P402

수자는 아득하게 들리는 기적 소리를 식별하려고 청각을 곤두세우듯이 그녀 안에서 웅성이는 불안한 소요를 감지하려고 신경을 모은다......수자는 마치 마음에 드는 그림엽서를 마땅한 벽면에 찾아 붙여놓듯이 싱숭생숭해지려는 마음의 갈피를 이렇게 고정시켜버린다. 창 밖의 봄은 이미 예감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 P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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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33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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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의 찬양을 받는 콘텐츠라고 해서 꼭 나도 그것을 찬양할 필요는 없다. 이효리가 집에서 로브를 입는 것이 멋져 보인다고 해서 나도 따라 입어 보지만 내가 입은 로브는 그저 한 조각의 넝마로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많은 이들에게서 고전이라고 인정받은 소설이라고 해서 나도 그 작품을 반드시 칭송할 필요는 또한 없을 것이다. 세상에 취향은 다양하고 다양한 취향은 존중되어야 하니까.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25살에 쓴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일주일도 훨씬 전에 다 읽었건만, 도대체 이 책과 관련하여 어떤 말로 내 감상을 끄집어내야 할지 갈팡질팡하였다. 더 이상 꾸물대다간 갈팡질팡하는 이런 마음조차 잊어버리고 아무것도 그리지 않은 하얀 도화지만 덩그러니 남게 될 것 같기에 정리 못한 내 마음이라도 남기자고 일단 끄적여보기로 했다. 


소설을 쓴 괴테와 같은 25살로 설정된 주인공 베르테르는 불구하고 오해와 게으름이 불러일으킨 많은 갈등과 다툼을 뒤로하고 발하임이라는 조용한 마을로 내려간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처럼 베르테르의 영혼에 안식을 가져다주는 지상과 하늘을 품고 있는 발하임 계곡의 언덕배기에 앉은 베르테르는 호메로스를 읽으며 이따금 상념에 사로잡히곤 하였다. 무한한 신의 영혼의 거울인 자신의 영혼을 신이 발하임을 그린 것처럼 자신도 종이 위에 잘 그려서 종이를 자신의 영혼으로 만들 수 있을까를 행복하게 고민하곤 하였다. 


어느 날 베르테르는 발하임 마을에서 열리는 무도회에 참석하는 길에 그만 그가 세상을 살아오면서 보지 못했던 가장 매혹적인 것을 보고야 말았는데 그것은 마을에 살고 있는 헌신적이고 아름다운 여인 샤를로테였다. 첫 만남에서부터 샤를로테가 이미 약혼자가 있는 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머리가 사실을 인지하는 것과 마음이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별개의 것. 베르테르는 샤를로테의 약혼자가 출장을 나가 있는 몇 주동안 샤를로테의 집을 방문하고 그녀의 옆에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하였는데 이것은 해와 달과 별들은 고요히 자신이 할 일을 하고 있는데, 베르테르는 낮인지 밤인지 모르고 그를 둘러쌌던 세계가 사라져 버린 듯하였다. 


로테와 함께 하는 충만하고 행복한 나날은 로테의 약혼자인 알베르토가 돌아오면서 서서히 빛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로테는 엄연히 약혼자가 있는 몸이라는 사실을 머리로 인지하고 있던 베르테르는 이제 그 사실을 몸으로도 마음으로도 받아들여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에 25살의 피 끓고 감성 충만한 성정의 베르테르는 이미 너무 깊이 로테를 사랑하게 되었다. 베르테르에게 로테는 헤라이자 아프로디테였고 아르테미스이자 아테나였다. 사랑과 숭배와 헌신을 이미 바쳐버린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이렇듯 감성이 지배하는 성정을 지닌 베르테르와는 달리 로테의 약혼자 알베르토는 훌륭한 인품에 근본적인 성실함을 가진 사람인 동시에 당시 독일 사회에 지배적이었던 계몽의식의 영향을 받았던 듯 이성이라는 것이 그를 대부분 잠식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알베르토와 베르테르의 아주 다른 성향으로 인하여 처음에는 잘 지내는 듯했던 그들의 관계는 점차 부딪히게 되고 게다가 로테에 대한 베르테르의 마음이 줄기는커녕 점점 더 켜져 가면서 두 사람의 대립은 한번 크게 부딪히게 된다. 


괴로워하던 베르테르는 현실 속에서 괴로움을 잊으려 일 속으로 자신을 던져보지만 속세에 찌들어 머리를 굴리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삶은 그가 추구하던 삶이 아니었다. 자신의 안식처인 로테에게로 다시 돌아간 베르테르. 하지만 이미 유부녀가 되어버린 로테는 이제 베르테르의 안식처가 될 수 없는 처지였다. 이룰 수 없는 사랑과 종교와도 같이 되어버린 로테에 대한 베르테르의 숭배는 공존할 수 없었다. 얄궂은 자신의 처지에 대한 초조함과 불안이 베르테르의 영혼에 뿌리내리며 잠식해갔고 그의 생기와 명민함은 소멸되갔다. 베르테르는 신변을 정리하고 알베르토에게서 빌린 권총으로 자신의 서재에서 짧은 생을 마감하였다. 


18세기 후반 유럽에서 한 출판사의 거절을 겪은 다음 가까스로 출판된 처지였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출판되자마자 독일과 유럽의 젊은이들에게 엄청난 반향을 가져왔다. 18세기 계몽주의와 지독한 이성주의의 테두리 안에서 억눌려 있던 젊은 감성들은 베르테르의 내면이 말하던 감성과 감정의 솔직함 풍부한 감수성에 열광했다. 냉철한 이성과 지식을 당연한 진리로 여겼던 당시의 풍조에 그들은 지쳤던 것임에 틀림이 없다. 어떤 사조이든 경향이든 하나의 시간과 공간을 그것으로만 채워지게 되면 반드시 반대편의 억눌린 기류가 빈 곳을 비집고 나오게 되어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당시 사회에서 반대편 억눌린 기류였다. 

"당신 같은 사람들은 어떤 일을 말할 때 ‘이건 좋다. 저건 나쁘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어떤 행동에 특별한 속사정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기나 했나요?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어째서 그런 일이 일어나야만 했는지 명확하게 말할 수 있습니까? 만약 그럴 수 있다면 그렇게 성급하게 판단을 내리지는 않을 겁니다."
- P89

충분히 이성적인 알베르토에게 베르테르는 이와 같이 항거하며 감정이 이끄는 대로 하는 것이 어찌해서 나쁜 평가를 받아야 하는지 되묻고 있는 것이다. 아마 베르테르의 이 주장은 당시 유럽의 젊은이들이 기성세대에게 들려주고 싶은 목소리였을 수도 있겠다. 


'젊은 베르테르'를 이해하기에 나는 너무 늙었나 보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나는 너무도 늦게 읽어나보다. 

베르테르의 우유부단함에 못내 마음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베르테르는 처음부터 샤를로테가 약혼자가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에게 향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마침내는 유부녀가 되어 버린 로테에 대한 사랑을 계속 키워가고만 있었다. 처음부터 마음을 정리하지 못하는 베르테르가 나는 불만이었다. 

그 끝이 해피엔드가 아님을 베르테르는 잘 알고 있었을 것인데 '로테'라는 여신에 대한 숭배는 여전하고 스스로 초조함과 불만과 불안을 내부에서부터 키워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모든 비관적인 감정 덩어리는 독자들이 예상한 바 그리고 현대의 독자들이 이미 알고 있듯이 베르테르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주인공은 초조함과 불안과 그리운 사랑으로부터 구원하는 방법으로 왜 자살을 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감정은 이미 과거 저 편에 묻어버리고 오로지 현실과 이성만이 살 길이라는 듯 2020년 이 해를 살고 있는 나는 베르테르를 이해는 하지만 용납하지는 못하겠다. 예상되는 결말이 오기 전에 나를 보호해야만 했다, 고 생각한다. 베르테르는 로테는 찾아가지 말았어야 했다. 베르테르는 대화를 나누지 않아야 했다. 베르테르는 로테와는 거리를 두고 알베르토와만 사교를 지속하여야 했다. 그랬더라면, 적어도 그는 안전은 보장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아, 베르테르의 처연한 사랑과 끝 모를 슬픔을 용납하지 않고 '안전'부터 생각하는 나는, 이제  정말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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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33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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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저장

자네 말이 옳았어. 인간이 온갖 상상력을 발휘해서 과거의 불행한 추억을 떠올리는 일에 매달리는 대신 현재를 있는 그대로 담담히 견단다면 고통이 훨씬 줄어든 텐데 - P11

나는 이번 일을 통해서 다시금 깨달았네. 술수나 악의보다는 오해와 게으름이 더 많은 갈등과 다툼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 - P12

황혼이 깃들면 나를 둘러싼 지상과 하늘이 마치 사랑하는 연인처럼 내 영혼에 안식을 가져다준다네. 나는 이따금 상념에 잠기곤 하지. 아, 내 안에 가득 차오른 이 따사로움을 과연 그림으로 재현해 낼 수 있을까? 종이 위에 그 숨결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내 영혼이 무한한 신의 거울이듯 종이가 내 영혼의 거울이 될 수 있을까? 그러나 나는 이내 자신이 없어진다네. 대자연의 장엄한 힘에 압도당하고 마는 걸세 - P14

사람들은 대게 먹고사는 일에 거의 모든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지. 어쩌다 조금이라도 자유로운 시간이 생기면 아주 불안해하고 말이야. 그러고는 갖은 수단을 동원해 거기에서 벗어나려고 애를 쓴다네. 아, 인간의 운명이여! - P18

아이들은 무언가를 원하면서도 왜 그것을 원하는지 알지 못한다고 하지. 이 점에 대해서는 박식한 교사나 교육자들 모두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네. 그러나 어른들도 아이들과 별다를 바 없어. 이 지상에서 어쩔 줄 모르고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닐 뿐,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다네. 진정한 목적을 향해 행동하지 못하고 비스킷과 케이크, 아니면 회초리의 지배를 받지. 누구도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주 명백한 사실일세. - P22

그 이후로도 해와 달과 별들은 고요히 자신이 할 일을 하고 있지만, 나는 도무지 낮인지 밤인지도 모르고 지낸다네. 나를 둘러싸고 있던 온 세계가 사라져 버린 듯해. - P51

모든 일반적인 명제에는 예외가 있게 마련이라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변호를 할 필요가 뭐가 있어! 그는 자신이 뭔가 성급한 발언을 했거나 일반적이고 확실치 않은 말을 했다는 생각이 들면 그 말을 계속해서 제한하고 수정하고 가감한다네. 그래서 마지막엔 이도저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 버리지. - P88

"당신 같은 사람들은 어떤 일을 말할 때 ‘이건 좋다. 저건 나쁘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어떤 행동에 특별한 속사정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기나 했나요?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어째서 그런 일이 일어나야만 했는지 명확하게 말할 수 있습니까? 만약 그럴 수 있다면 그렇게 성급하게 판단을 내리지는 않을 겁니다." - P89

"나약함 때문이라고요? 제발 보이는 것에 현혹되지 마십시오. 폭군의 혹독한 압제하에서 신음하던 미눚ㅇ이 마침내 궐기하여 그 폭압의 사슬을 끊어 버리는 경우에도 그걸 나약이라고 말할 겁니까? 자기 집에 화재가 나자 놀란 나머지 맨 정신으로는 움직이지도 못할 짐들을 온 힘을 다해 드는 사람, 치욕을 당항 데 분노하여 여섯 명과 맞붙어 이기는 사람도 당신은 나약하다고 말할 건가요? 노력하고 앴는 것이 장점이라면서, 왜 정도를 벗어난 힘은 나약하다고 말하는 거죠?" - P91

"인간은 한계를 가진 존재입니다. 기쁨과 슬픔, 고통을 어느정도까지는 참을 수 있지만, 그 한계를 넘어서면 무너져 버리지요. 그렇기 때문에 문제는 어떤 사람이 약한가 강한가가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든 육체적인 것이든 그가 그 정도의 고통을 견딜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이에요. 나는 자살한 사람을 겁쟁이 취급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심한 열병에 걸려 죽어가는 사람을 겁쟁이라고 부른다면 정말 무례한 일 아니겠습니까?" - P94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말이 안되는 건 아닙니다. 심신이 쇠약재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다시 일어설 힘조차 없고 또 어떤 신통한 치료로도 몸이 회복되지 않아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힘든 정도가 될 때 우리는 그걸 죽을병이라고 부르지요.
이것을 정신에 적용해 봅시다.사람의 마음이 점점 작아지는 경우를 생각해 보세요. 그는 여러 가지 인상들에 압도당하고, 마음속에는 관념들이 고착되어 가지요. 그러다가 점점 커져 가던 정열이 마침내 침착한 분별력을 앓고 파멸하고 맙니다.
평온하고 이성적인 사람이 이처럼 불행한 사람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본들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그를 설득하기 위해 어떤 조언을 해 줘도 소용이 없어요. 그건 건강한 사람이 환자 옆에 아무리 오랫동안 붙어 있다 해도, 정작 환자에게는 자신의 힘을 조금도 불어넣어 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 P95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하며 마음이 들뜬다네. 그러다가 다시 생각해 보면서, 자유가 싫증이 나서 스스로 안장과 짐을 얹게해 달라고 했다가 죽도록 혹사당했다는 말의 우화를 떠올리곤하지. 어찌해야 될지 도무지 모르겠어. 환경의 변화를 동경하는 나의 욕망은 내 마음속의 불쾌한 조급함에 불과한 게 아닐까? 그것은 어딜 가든 나를 따라다니며 괴롭히지 않을까? - P105

낙천적인 마음가짐이라! 이런 말을 쓰면서도 웃음이 나온다네. 아, 내가 조금이라도 낙천적인 기질을 타고났더라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었을 텐데. 어떤 사람들은 보잘것없는 힘과 재능을 가지고도 유쾌한 자기만족에 빠져 활개를 치고 돌아다니는데, 어째서 나는 내가 가진 힘과 재능에 절망하는 걸까? 신이시여, 당신은 내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허락하시면서, 이찌하여 자신감과 만족감은 허락하지 않으셨습니까?
참자! 참는 거다! 그러면 더 나아질 거야. 그래, 빌헬름, 자네 말이 맞네. 날마다 세상 사름들 사이에서 이리저리 부대끼면서 그들이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사는지를 보고 난 후부터는 훨씬 만족스럽게 지내고 있어. 확실히 우리는 모든 것을 우리 자신과 비교하도록 만들어진 모양일세. 행복이나 불행은 우리가 배교하는 대상에 달려 있는 것이지. 그러니 혼자 있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것은 없다네. - P117

우리의 상상력은 본래 더 높은 것을 추구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 데다가, 문학의 환상적인 이미지에 영향을 받아 피조물들을 순서대로 죽 늘어세우는 경향이 있네. 거기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가장 아래에 두고, 우리 외의 것은 모두 우리보다 다 근사해 보이고 완벽하다고 여기지. 어찌 보면 그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야.
우리는 곧잘 우리에게는 많은 것이 부족하다고 느끼네. 그리고 하필 우리가 갖지 못한 그것을 다른 사람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또한 그에게 우리가 가진 것까지 모조리 다 주어 버리고, 그에 더하여 우리에게 없는 이상적인 특징까지 부여한다네. 그렇게 가장 완벽하게 행복한 사람을 완성시키는 걸세. 사실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 만들어 낸 창조물에 지나지 않아. - P118


반면 우리가 아무리 약하고 힘이 든다 해도 최선을 다해 전진해 나간다면, 비록 꾸물거리고 난관을 만난다 해도 돛을 달고 노를 저어 가는 다른 이들보다 어느새 앞서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때가 있다네. 그리하여 다른 사람과 나란히 가거나, 다른 사람을 앞지를 때 비로소 진정한 자신을 느끼게 되는 법이지. - P119

서로 빼앗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 어디 있어야지. 건강, 명성, 기쁨, 휴식, 모조리 다! 다들 어리석고 무식하며 속이 좁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네. ‘좋은 의도‘라는 미명하에 말이지. 나는 가끔 그들 앞에 무릎을 꿇고라도 부탁하고 싶어져. 제발 그렇듯 성급하게 자신의 오장육부를 들쑤시고 다니며 스스로에게 성처를 주지 말라고. - P131

오, 내 마음이 쉽게 변한다면 좋겠어. 내 마음이 괴팍해져서 이런 기분을 날씨 탓을 한다든지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린다든지 다른 사람 때문이라고 원망하거나 계획이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탓할 수 있다면...... 그러면 견디기 힘든 불만과 불쾌라는 무거운 짐이 반으로 줄어들 텐데 말이야. - P167

그래, 그때 너는 물을 만난 고기처럼 행복했구나! 하느님! 당신은 인간이 이성을 얻기 전과 이성을 잃었을 때에만 행복하도록 만드셨군요! - P179

불만과 불쾌감은 베르테르의 영혼에 점점 깊게 뿌리내렸고, 서로 강하게 엉켜서 그를 잠식해 나갔습니다. 정신의 조화는 완전히 깨져 버렸고, 내면의 흥분과 격정이 극에 달했습니다. 결국 그의 본성이 지녔던 모든 힘이 뒤죽박죽되어 그는 완전히 지쳐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는 그런 상태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지금까지 모든 불행에 대항했을 때보다도 더욱 초조하게 안간힘을 썼습니다. 그러나 극도의 초조함과 불안함은 그 안에 남아 있던 정신력을 모두 갉아먹어, 그의 생기와 명민함까지도 모두 소진시켰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점점 더 우울한 사람이 되었고 점점 불행해졌습니다. 그럴수록 판단력은 더 흐릿해졌구요. 적어도 알베르트의 친구들은 그렇게 말하더군요.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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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의 리부트 - 코로나로 멈춘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법
김미경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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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라고 하면 뭔가 감정적으로 위축되는 느낌이 들고 기회라고 하면 왠지 운이 따라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위기와 기회 사이에서 내가 주체가 되어 어떻게 개입해야 할지가 그려지지 않는다. - P34

함께 일하는 공간이 사라지고 나면 남는 것은 오직 구체적인 성과와 실력뿐이다. 따라서 스스로에게 꼭 이걸 물어봐야 한다.
"나는 회사에서 함께 일하건 혼자 일하건 똑같이 실력을 인정받는 사람인가?" - P106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체험하는 것이다. 이해하는 수준으로는 코로나 이후 세계에서 생존할 수 없다. 마치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면 그 나라 언어와 문화를 습득해야만 생존하고 성공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 P94

한 분야에서 코어콘텐츠를 가지고 있다는 건 그 코어가 재정비되고 업그레이드된 상태를 매일 유지한다는 얘기다. 적어도 3~5개 정도의 업그레이드 시스템을 가져야 한다. 코어콘텐츠가 유지되고 더 탄탄해지려면 그 코어의 주변 공부를 해야하고, 그래야만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가 탄생다. - P111

인디펜던트 워커는 하나의 작은 회사다. 투자하지 않는 회사에 미래가 있을 리 없다.
수입의 30퍼센트 정도는 미래를 위한 공부에 투자해야 한다. 나는 매일 영어공부, 디지털 공부, 책 읽기, 과학 공부, 취미 계발을 꾸준히 한다. 남들은 그러면 너무 히미들지 않냐고 묻는데 괜찮다. 힘든 것과 바쁜 것은 구분해서 말해야 한다. 그래도 바쁜 게 한가한 것보다는 낫고, 힘든 게 슬픈 것보다 훨씬 낫다는 걸 오랫동안 인디펜던트 워커로 살아오며 체험했다.
그래도 참 좋은 것은 이런 시간이 지나면 그 모든 결과가 내 몸과 커리어와 내 인생에 고스란히 남는다는 것이다. - P112

회사 밖에[서 혼자 일하게 되면 일감이 끊기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왜 나를 찾지 않는지 감도 안 잡힐 때는 더욱 난감하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이거다. 일이 끊겼다는 것은 ‘독립‘한 게 아니라 ‘고립‘되었다는 반증이다.(...) 혹시 인디펜던트 워커를 ‘혼자서 일하는 존재‘로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독립적으로 일하되 사람과 사회와 촘촘히 연결되고 그 연결 속에서 성장해야 한다. - P113

머리로는 변화의 진폭을 이해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변화하기를 망설이는 이유는 지금 가진 것들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재고 청산이 빠른데 개인은 재고 청산이 힘들다. 자기를 여태껏 먹여 살려온 내 것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아쉽고, 심지어 내가 없어지는 것 같아 서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재고는 재고일 뿐이다. 괄거에 나를 먹여 살렸지만 더 이상 유용하지 않아 재고가 되어버린 자산이 있다면 빨리 처분해야 한다. 재고를 처분해야 새로운 곳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45

변화가 빠를 때는 투자 관점에서 자산을 매각하는 일을 일상화해야 한다. 끊임없이 바꾸고 조합하고 새로 채워야 내 분야에서 유능해질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마음의 빗장을 여는 일이다. 열어야 받아들이고, 받아들여야 바꿀 수 있다. - P146

이렇게 가져갈 것과 채워야 할 것,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적다 보면 자동으로 일어나는 반응이 있다. 작대기 긋기다. 짝을 지어 서로 연결을 시켜보면 목록들이 저절로 화학반응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 만약 목록을 다 적고도 스파크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아직 분석이 덜 끝났다는 뜻이다. - P165

모든 아이디어는 낯선 것을 봤거나,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됐거나, 나와 다른 분야의 사람을 만났거나, 내가 지금껏 관심 없던 것들과 연결되면서 만들어 진다. 낯선 것과의 충돌은 기존의 생각에 균열을 만들고, 그 틈새에서 새로운 시각이 탄생한다. - P169

우리가 이들에게서 배워야 할 것은 멋들어진 시나리오 자체가 아니라 시나리오 쓰기와 실행을 수도 없이 반복해나가는 실행력이다.
개인의 리부트 시나리오에는 그저 전망만 들어 있는 게 아니다. ‘나는 이렇게 하려고 한다‘는 개인의 의지가 들어 있다. 시나리오 3단계와 실행이 습관이 된다면 우리도 현재와 미래를 만나게 할 수 있다. 상상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상상만으로 이루어지는 미래는 단 하나도 없다. 나를 살리는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방법은 계속 실패해보고 수정하는 것뿐이다. 해보지 않은 일은 실패가 곧 검증이다. - P178

우리도 지금까지 해왔던 교육 방식을 리부트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는 몇 년간 파고드는 ‘석박사형 공부‘가 아니다. 넓게 알고 빨리 연결시키는 게 중유한 융합형 학습니다. - P196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실력‘이다. 기술은 집중하면 단기간에 얻을 수 있다.(...)먹고사는 기초 실력이 없으면 기술은 아무 소용이 없다. 내가 강의하는 실력이 없었다면 유투브를 하건, 줌을 하건 누가 내 얘기를 들어줬을까. 아무리 SNS 홍보 기술이 뚸어나도 음식이 맛없고 경영 실력이 없으면 오래가지 못한다.(...)
기술이라는 것이 처음에는 엄청 대단해 보이지만 써복 익숙해지면 일상의 하나가 될 뿐이다. 그러니 자꾸 움츠러들지 말자. - P260

코로나 이후 잃어버린 길을 다시 찾으려면 목표를 수정하는 방법밖에 없다.
수정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상수‘와 ‘변수‘를 구분하는 것이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나를 둘러싼 환경이 어떻게 달라지든, 그 일을 하고 싶은 나는 변하지 않는 ‘상수‘다. 나를 제외한 나머지 ‘변수‘는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는 것이다.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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