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틸라 왕의 말을 훔친 아이
이반 레필라 지음, 정창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아틸라 왕의 말을 훔친 아이   

 

* 저 : 이반 레필라
* 역 : 정창
* 출판사 : 북폴리오

 


아틸라.
세계 역사에서 한 획을 긋는 민족의 대이동이 훈족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훈족의 왕이 바로 아틸라.
제목의 아틸라와 왕의 말이라...
입으로 하는 말을 이르는 것이겠죠.
표지의 두 아이 모습과 제목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처음엔 너무나 궁금해서 막 읽어나갔습니다.
하지만..
읽을수록.. 이게 어떤 이야기인가?
그러면서도 손은 결말을 궁금해하면서 넘어갑니다.
잔혹 우화 같은 소설.
이 책은 두 형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형, 배고파."
"걱정 마. 여길 빠져나가면 먹게 될 테니까."
:진짜 배고파. 속이 쓰리다니까."
"하지만 먹을 게 없다고."
"없긴 왜 없어? 가방 속에 있잖아."
..............
"저건 엄마 거야."
(P 11~12 中)

 


두 형제가 우물에 빠졌습니다.
빠진 과정도 없고.. 앞뒤 전후 이야기가 전혀 없습니다.
배경 장소는 우물 안, 그리고 이야기의 주인공은 두 형제.
아이들은 먹을 것이 든 가방 하나로 우물 안에 갇혀 있습니다.
도대체 왜 빠진 것일까요?
그리고, 배가 고파 우는 동생에게 형은 그 가방의 음식은 먹지 말자 합니다.
우물 탈출 시도를 하다 (동생을 돌려 던지려는 시도) 동생이 다치고 나서 형은 모종의 계획을 세웁니다.
배고픔은 우물 안의 여러 먹이들로 달래죠.
어린 두 소년.
컴컴한 우물에 있는 이들을 구해줄 이는 정녕 아무도 없는 것일까요?
어떤 우물이기에.. 아이들이 이렇게 오랜 시간 있어야 할까요.

 

 

더운 날씨, 배고픔, 이 가운데서는 어른들도 견디기 힘듭니다.
하물며 아이들은 오죽할까요.
그 가운데서도 형은 운동을 합니다.
최소한으로 에너지를 사용하고 이것저것으로 보충하면서도 말이지요.
벌레를 먹고 물웅덩이에서 물을 얻으면서요.
동생은... 상태가 안 좋습니다.
감정의 변화가 심해집니다.
형제는 서로 사이가 좋았다가 서로 죽이려는 듯 하다가...
동생은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동생의 이상 행동과 몸의 변화에 그래도 형이 많은 것을 지켜주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물론 매번 가만히 있는 것만은 아니지만요.
자신만의 계획을 위해 많은 것을 노력한 형.
점점 더이상 버텨낼 힘이 없는 동생을 위해서라도 그 날이 와야 하죠.
그리고 시행 날이 다가옵니다.
실패하면 다신 못 올 단 한 번의 기회를 실행하는 날입니다.

 


형은 무거운 현실에 짓눌려 있다.
그들에게 딱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질 것임을, 그리고 그 기회에 그들의 미래가 달려 있음을 알고 있다.
(중략) 실패하면, 그렇게 무수하게 연습한 동작 중 하나만 어긋나면, 동생은 죽을 것이다.
(P 128 中)

 

뒷부분은 반전이었습니다.
형이 결국 자신의 계획을 성공했고  그로 인해 동생은 집으로 갑니다.
그리고...
그가 계획했던 대로 결과가 나옵니다.
반전....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동생은 다시 우물로 옵니다.
내려갈 준비를 하고서 말이지요.

 

 

짧은 이야기 속에 여러 의미를 내포하는 책임은 확실한데....
그 명확한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잔인하고 무섭고 서럽고 안타까운.. 복잡적인 감정들이 드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의 성장 모습, 문제점에 빠진 이들에게 오지 않는 구원의 손길들....
이런저런 모습으로 빗대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아이들이 이런 대상이 되니, 잘 읽었지만 조금은...맘 한쪽이 좀 그렇더라구요.
이야기 전개, 내용, 그리고 전체적인 의도하는 바로 인해서 이 책은 어른들이 보는게 맞는듯 해요.
잔혹 우화, 동화...
깊이 있게 많은 생각들을 하면서 볼 수 있는 책을 이 한 여름에 만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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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일의 시간 - 삶의 끝자락에서 전하는 인생수업
KBS 블루베일의 시간 제작팀 지음, 윤이경 엮음 / 북폴리오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블루베일의 시간 : 삶의 끝자락에서 전하는 인생수업 

 

 

저 : KBS 블루베일의 시간 제작팀
편저 : 윤이경
출판사 : 북폴리오

 

 

10년 전에 방송했던 다큐 '사랑'이라는 프로그램을 기억합니다.
겨우 딸을 낳았고 암에 걸려 가족을 두고 떠나야 했던 분,
두 아이들을 놓고 가야만 했던 풀빵엄마.
이 다큐가 많은 편을 했지만 사실 이 두편만 보고 그 후는 잘 못봤습니다.
볼때마다 울어서요.
마지막을 함께하는 프로그램에서 안타까운 소식을 들으면 참...
이 '블루베일의 시간' 이라는 책을 보면서 그 다큐가 생각이 났어요.
블루베일이 뭘까? 매우 궁금했는데요?


※ 블루베일 : 마리아의작은자매회
   1877년 영국에서 메리포터 수녀가 설립
   임종의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돌봐 줄 수도회

   특유의 하늘색 베일을 착용하여 블루베일이라 불리움 

 



  

 

현재 강릉의 갈리바의원은 수녀들이 세운 한국 최조의 호스피스 병원이라고 합니다.
이곳이 바로 '마리아의작은자매회'에서 세운 것이라고 하는데요.
그곳에 블루베일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호경 PD는 어렵사리 그곳에 들어가서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취재를 하게 됩니다.
전 여자분이라 생각했는데 눈물 많은 청년이라고 하시네요.
임종까지 보여주는 그 과정이 힘겨웠을 것이고 녹아나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란 생각을 당연히 하게 됩니다.
그 진심이 통했는지 그 안에서 100간의 기록이 쓰여집니다.
그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2013년에 TV에서도 방영이 되었다고 해요.)
솔직히....
읽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감정때문이지요.
사랑하는 가족들, 그리고 죽음이라는 이 단어 앞에서 무덤덤히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혼자 있는 밤에 읽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퇴근하는 버스나 지하철서는.. 힘들더라구요.
그렇게 읽어갔습니다.

 


"기쁘게 보내 드리세요. 다른 세사엥서 새로 출발한다 생각하시고.
대답이 없더라도 예기 많이 하시고....."


"어머님께 좋은 말씀 해드리세요.
버티세요, 힘내시란 말보다는 편안하게 가시란 말씀 해드리세요.
고마웠어요, 사랑해요, 계속 말씀드리세요....."

 

이 책에서는 갈리바의원에서 임종을 맞이한 분들의 이야기와 가족, 수녀님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유독 눈에 들어온 글들이 마지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이야기였습니다.
파티를 하는 것...
수녀님들은 마음껏 우는 것도 파티라고 하십니다.
어쩌면 지금까지 많이 못했을 그 말들을 해줄 수 있는 것....
떠나시는 분, 남는 분들에게 이 말이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인지를 새삼 알 수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소중한 가족, 삶의 마지막도 생각하게 된 시간들이지요.

 

 

 

최근 몇년 새에 외삼촌, 외할머니, 동생의 시아버지.
이렇게 세 분의 장례를 치뤘습니다.
10년 이상 투병하다 돌아가신 외삼촌, 그리고 노환으로 돌아가신 외할머니.
저희 부모님께서 돌보시다 장례도 거의 주도적으로 했기에 저도 같이 도와드렸지요.
가까이서 보고 치룬 장례는 조금 어렸을때였지만 죽음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하루하루 사는 이 시간들의 소중함, 아이들이 자라면서 함께 할 시간의 부족함,
부모님의 늘어가는 흰머리를 보면서 더 잘해드려야겠단 생각들.
후회할 일들을 가급적 줄이자 하지만 생각보다 잘 안되는 이 다짐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블루베일의 시간'이라는 책 덕분에 다시 한번
사랑, 가족, 삶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본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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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없는 풍족한 섬
사키야마 가즈히코 지음, 이윤희.다카하시 유키 옮김 / 콤마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아무 것도 없는 풍족한 섬   : 사직 후 남쪽 나라 꿈의 섬 카오하간에서 살다

 


* 저 : 사키야마 가즈히코
* 역 : 이윤희, 다카하시 유키
* 출판사 : 콤마

 

며칠전 백상예술대상에서 TV 대상을 나PD가 수상했습니다.
그가 연출한 여행 프로그램은 물론 자연에서 음식을 해서 먹는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저도 우연히 봤는데, 은근 매력적이더군요.
점점 농부, 주부, 요리사가 되어가는 연기자, 아이돌 가수를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조그마한 땅에서 내손으로 지은 소박한 재료로 만드는 찬들.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작은 꿈 중 하나가 아닐런지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작은 땅이라도 사서 주말에 가서 농사라도 지으면서 아름다운 자연, 공기 좋은 곳에서 사는 것 말입니다.
이 책의 저자처럼 섬을 통째로 산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는데요.
책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단순히 섬을 사서 살고 있다는 점이 대단한게 아니라,
그 섬의 주인으로써 책임을 지고 같이 사는 방법을 택해서 변화를 주고 있다는 점이 참 와 닿았습니다.
내것이라고 해서 이미 살고 있던 사람들을 내쫒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사는 방법을 택한 저자, 그 마음이 좋았습니다.
저자가 섬을 사게 된 계기가 나옵니다.
마음가짐과 그 상황들이 나오는데 그 내용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습니다.
상황이 딱딱 맞아떨어졌고 주변의 도움도 많이 있었지요.
이런 것도 운이기도 하고 그동안 삶의 결과겠지요.
그렇기에 섬을 샀고 그 안에서 지키면서 개발도 하는 저자의 삶의 방식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카오하간은 필리핀 세부 남쪽에 있는 작은 섬입니다.
막탄 공항에서 차를 타고 항구로 와서 배로 30분~1시간 가량 가야 나오는 작은 섬이랍니다.
산호초가 주변에 많고 섬을 걸으면 1시간 정도 걸리고 바다와 자연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섬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고 교육은 조금 떨어져 있으나 사람들은 느긋한 삶을 사는 섬.
그 안에서 저자는 공존을 택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까지만 교육이 진행되는 상황을 보고 여기저기 조언과 도움을 받아

6학년까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을 하기도 합니다.
아이들과 자연 공부를 하면서 멸종 동물을 배웁니다.
이 책에서 보니 카오하간 섬에는 멸종 직전의 새가 백칠십 마리나 있다고 합니다.
1975년 12월 21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람사르 협약'에 지정 등록된 올랑고 환초의 습지.
자연을 지혜롭게 이용하고 환경 파괴없이 지속 가능한 형태로 사용하고자 하는게 목적인 '람사르 협약'!
'람사르 협약'에는 우리나라도 가입되어 있는데,

창녕 우포늪, 신안 장도습지, 한라산 1100고지 습지도 지정 등록되어 있다고 해요.
올랑고 에서는 일본에서 파견된 대원들과 함께 안내지를 작성해서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카오하간 섬에서 발견되는 새들의 종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니,
지구의 생태계 측면에서도 매우 좋은 현상이지요.
언젠가 우리는 카오하간 섬으로 많은 새들을 보러가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요.

 


24년간 섬에서 살면서 경험한 삶, 섬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한 문체로 풀어낸 책입니다.
일반 여행 책이라 생각했던 선입관을 깨게 만들었고,
화려한 수식어구나 사진, 음식, 역사적 배경 등이 아닌 말 그대로 섬에서 살아가는 삶을 이야기 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불편할지 모르지만,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고 개선, 발전시켜가면서 그 삶에 속하는 이야기들이....
쬐금은 부럽기도 합니다.
표지에 나오는 하트 비슷한 모양의 주변엔 바다로 둘러싸인 섬~
기회가 되면 책 속에 나오는 지도를 따라 방문해보고 싶은 섬이 하나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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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도서를 출판사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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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엄마로 산다는 것 - 하버드대 엄마 서진규와 하버드대 딸 이야기
서진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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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엄마로 산다는 것 : 하버드대 엄마 서진규와 하버드대 딸 이야기 

 

* 저 : 서진규
* 출판사 : 알에이치코리아(RHK)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는 말을 어릴때는 잘 몰랐다.
하지만, 내가 부모가 되고 아이를 키우면서 이제서야 진정한 의미를 알아가는 중이다.
그렇기에 부모도 자란다.
준비되지 못한 부모여서 시행 착오도 많이 하고 나서야 변화하고 있다.
평생 변하지 않는 부모들도 있겠지....
몇년전 부터 서서히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 결실은 언제나 나올지...
하지만 부모 이전 나도 한 사람이기에 본질적으로 변화하지 못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이 책의 작가인 서진규 박사는 그런 면에서 참 대단한것 같다.
그 세세한 모든 상황을 다 알진 못하지만,
책 속에 쓰여진 내용만 봐서는 인생의 중심을 아이에게 맞춘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랬기에 엄마와 아이 모두 남들이 보기에 성공한 삶을 사고 있는 것이겠지...

 

 

 

대다수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기다려주는 인내가 부족하다.
아이들을 실수로부터 보호하고 싶은 마음에서일 것이다.
그들은 아이들이 생각해볼 겨를도 주지 않고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자신의 선택을 강요하는 우를 범한다.
그 부모들은 결국 자기 아이들이 혼자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기회를 빼앗아 가 버린 것이다.
올바른 선택을 하는 법을 익히기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틀린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잘못된 선택의 결과로 고통을 받아본 아이들은 선택함에 있어 왜 신중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P86~87 中)

 

 

어릴때 가정부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미국으로 가서 일하면서 결혼하고 군대에 가고 대학을 가 박사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아이 또한 그녀를 닮아 비슷한 인생을 걷는다.
처음엔 특별하지 않았다던 그녀의 아이는 지금은 특별한 것 같다.
엄마와 딸이 함께 하버드에 다닌다?
이것만 해도 특별한 일 일듯^^

 

이 책은 서진규 박사의 에세이다.
어떻게 이런 일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을까 싶을 정도로 디테일한 내용이 가득하다.
선배 엄마로서 실수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책 안에서도 존재한다.
그녀의 육아방식에 대해서 상세히 알 수 있는 책이다.
어떻게 자녀를 키웠는지 말이다.

 

 

엄마로 산다는 것에 정답은 없다고 한다. 공감한다.
엄마의 가장 큰 특권은 '꿈 안내자'라 한다.
이 말이 참 와 닿는다.
아이가 가급적 다양한 것을 접하게 도와주고 그 안에서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그러면서 꿈을 찾아가기를 옆에서 조언해주고 안내하는 사람.
그것이 엄마의 특권이다.
이런 특권을 제대로 누려 아이를 잘 인도하는 안내자가 되는 것.
지금 내가 엄마로서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매번 책 읽어라 읽어라 하는 것보다 그냥 옆에서 조용히 엄마가 읽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들도 본다.
물론 TV를 틀어놓거나 하지 않는 한.
우리는 집에서 어른이 먼저 TV를 켜진 않는다.
아이들이 숙제를 할때도 가급적 옆에서 봐주거나 아니면 내 책을 본다.
이 행동이 수마디 말보다 더 영향을 준다.
형제가 있다면 형제들의 모습을 보고 따라한다.
말만이 아닌 자연스럽게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아이에게 좋은 꿈 안내자가 되는 것.
이 것들을 작가에게서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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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
백지연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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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폴리오] 물구나무 - 가끔은 물구나무를 서볼까...

 


* 저 : 백지연
* 출판사 : 북폴리오

 

 

 

너무나 유명한 이의 책을 만났습니다.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누구나 알 앵커 백지연.

앵커의 전설이기도 하고 인터뷰 쇼를 굉장히 인상적으로 본 기억이 있습니다.

10권째 책이라 하는데, 이제서야 이 책으로 처음 만났습니다.

앞선 책들은 다 에세이라 합니다.

개인적으로 에세이는 즐겨 읽지 않아 오히려 소설로 만나본 이 <물구나무>를 먼저 만나 다행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첫 소설이라는데 정말 약간 선입견을 가지고 기대를 많이 안했던 제가...

이 책에 푹.. 빠져버렸으니까요.

소설이니 허구라 하지만 전문 인터뷰어인 민수에게서 저자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게다 단어, 문장의 선택이 정말.. 최근에 읽은 책들 중 가장 인상적으로 와 닿습니다.

게다 아마도.. 여자라서 더 공감이 많이 되어 그런것 같습니다.

 

 

 

 

물구나무. 왜 물구나무일까?

 

 

"가끔은, 물구나무를 서면서 세상 이치를 깨닫기도 해. 위와 아래가 바뀌는 거지.

그래서 재미있는 인생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바로 그런 이유로 두렵기도 한 인생이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왜???

그런데 의외로 너무 쉽게 풀립니다.

고등학교 시절 체육 시간에 물구나무 서기를 못한 6인방들이 있습니다.

민수, 수경, 승미, 문희, 미연, 하정

이 여섯명의 친구들은 3년 내내 절친이 되죠.

마치 몇년전에 본 영화 '써니'를 연상하게 하는 도입부였습니다.

여자 친구들, 그리고 한 친구의 죽음, 거기에 오랜 시간 뒤에 만나게 되는 내용까지...

하지만 그러면서도 많이 다른 점도 있었어요.

영화와는 다른 텍스트로 보는 매력이라고나 할까요?

 

 

 

 

"단순히 시간이 약이어서일 수도 있고.

아니면 세상 경험, 사람 경험을 다양하게 하면서, 그 물살에 내가 깍이기도 하고

씻기기도 하면서 나나 남을 이해하는 폭이 조금 넓어지고,

나 자신이나 나의 문제를 좀 더 객관화하는 능력도 생기니까

옛날 같으면 끄집어내지 못할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되지.

그러니까 옛날에는 내가 입 밖에 내고 싶지 않았던, 혹은 너무 아파서 건드리지 못했던, 아니면,

그저 말하기 싫어서 말하지 않았던 것들이 자연스레 나올 수도 있는 거지."

(P115~116 中)

 

 

전문 인터뷰어로 뜻이 맞는 사람들과 회사를 차려 일하는 민수.

그녀는 혼자입니다. 미혼이지요. 마흔 후반의.

이 책의 이야기를 하는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그런 그녀가 어느날 고등학교 동창의 문자를 받으면서 이야기는 흘러갑니다.

고등학교 내내 같이 몰려 다니던 친구들이 아주 사소한 정말 사소한 일로 사이가 틀어져

그 친구들을 근 30년간 안보고 살았는데 말입니다.

문자 하나로 기억이 되살아나고 그리움이 커집니다.

시간의 흐름 때문이겠죠?

아니면 위에 나온 민수의 말처럼... 시간과 경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일수도 있습니다.

 

 

 

여섯 친구들은 모두 명문대에 진학, 대다수 잘 살리라 생각했을겁니다.

그런 생각은 가장 처음 만난 수경에게서부터 틀어집니다.

가장 공부를 잘했던 수경, 졸업 후 멋진 커리어우먼이 되어 있을줄 알았던 그녀는...

졸업 후 대기업 사모님이 되어 아이를 키우면 살고 있습니다.

그녀의 연락을 시작으로 충격적인 하정의 죽음의 소식도 함께 접하게 되고

이후 민수는 친구들을 하나하나 만나게 됩니다.

자신이 생각했던 상상했던 알고있던 친구들의 모습도 있지만

또 몰랐던 모습들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들이 아주 공감되는 언어, 수준높은 대화로 표현됩니다.

 

 

 

 

 

"딸아. 너의 남편을 고르는 것이기도 하지만 미래 네 아이의 아빠를 고르는 것이기도 해.

.......

좋은 엄마는 네가 노력하면 될 수 있지만 좋은 아빠는 네 노력으로 만들 수가 없어."

(P130~131 中)

 

 

"엄마랑 아빠는 그런 존재잖아.

아기가 부르면 바로 응답하는, 아기의 작은 숨소리도,

작은 부름도, 작은 신음도 놓치지 않는 존재잖아."

(P135 中)

 

 

 

 

수경이와 만남 이후 승미, 문희, 미연과의 만남이 계속됩니다.

고등학교때와는 달리 힘든 결혼 생활 끝에 현재는 딸을 키우면서 성공한 커리어우먼이 된 승미.

개인적으로 승미와 민수와의 대화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아빠에 대한 생각이 비슷한 두 사람이기에 더 그랬는지 모릅니다.

문희는 생각한 대로 스스로가 행복하다 살고 있었지요.

하지만 그녀에게도 비밀은 있었습니다.

그리고 멀리 파리에서 만난 미연이.

학교 다닐때는 가장 성적은 안 좋았지만 현재 삶에서는 가장 알찬 생활을 하고 있는 그녀.

그런 그녀가 민수는 참 고맙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미연에게서 들은 하정에 관한 소식은 매우 커다란 정보가 되고

한국으로 향하는 길에 하정에 대한 수사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길었던 비밀의 끝이 풀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에필로그 또한 인상적입니다.

아버지와의 관계가 그다지 좋지 않은 민수.

마지막에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 알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결정타를 날려주는 문장이 나옵니다.

 

 

"미안했다, 민수야. 나를 이해해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만 나도...누군가의 아들이었단다."

(P319 中)

 

 

 

 



 

 

 

 

 

 

자기 두 발로 디디고 있는 땅이 어디인지 잘 알고 있는 것!!!

 

 

 

딱 보기엔 두껍고 잘 안 읽힐듯 했습니다만,

오히려 너무 잘 읽혔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책이었습니다.

같은 출발선에서 떠난 인생이 27년 뒤에는 너무나 다른 모습으로 펼쳐진 여섯 명의 친구들.

그 가운데서 친구가 얼마나 소중한지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구요.

저자의 문장력이 개인적으로 참 맘에 들고 단어 선택이나 표현이 참 마음에 많이 남습니다.

중간 중간 나오는 문장들 때문에 자꾸 울컥울컥 하게 되는 책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오랜 친구에게 전화하고픈데, 휴대전화 이상으로 전화번호를 잃어버려 연락이 두절된게 속상해집니다.

어떻게서는 찾아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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