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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가렵다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4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6월
평점 :
[자음과모음] 미치도록 가렵다 - 가려운 것이다. 아이나 어른이나......
* 저 : 김선영
* 출판사 : 자음과모음
<시간을 파는 상점>과 <특별한 배달>을 통해서 알게 된 김선영 작가님의 신작입니다.
전작 2권을 너무 너무
좋게 봤기에 이번 책도 기대가 많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목과 표지가....
표지가 참 이쁜데 제목이?
뭘까.. 도대체 뭘까..
이 가려움의 의미는??
매우 매우 궁금했습니다.
뼈도 자라고 날개도 자라고 깃털도 자라야 하니께 만날 가려운겨.
미치도록 가려운 거여.
부리고 날개도 등이고 비빌 곳만 있으면 무조건 비비대고 보잖여.
.........
제일 볼품없는
중닭이 니가 지금 데리고 있는 애들일 겨.
병아리도 아니니께 봐주지도
않지.
그렇다고 폼 나는 장닭도 아니어서 대접도 못 받을
거고.
뭘 해도 어중간혀......
그애들이 지금 을매나 가렵겄냐.
너한테 투정 부리는 겨, 가렵다고 크느라고 가려워 죽겄다고 투정부리는데 아무도 안 받아주고,
안 알아주고 가려워서 제 몸도 못 가눌 정도로 몸부림치는
놈들한티,
대체 왜 그러냐고 면박이나 주고, 꼼짝없이 가둬놓기만 하는데
어떻게 견딜 수 있겄냐.
↑ 책 속의 김수인 선생님의 어머니 말씀입니다.
어째 이 부분을 보다 제가 왈칵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전작들에서도 좋은
글들이 많았는데, 이번 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힘든 우리 아이들을 중닭에 비유하고, 가려움으로 설명한 모습이....
어쩜 이렇게
공감이 되는지요.
이 책에는 크게 중심이 되는 두 인물이 있습니다.
강도범이라는 이름 때문에 힘들어하는, 그리고 사고를 하도 쳐서 결국 형설중으로
전학 온 남학생.
하지만 이곳에선 아버지와 엄마를 위해서라도 사고를 안 치고 바르게 살아보려는 도범이.
그동안 아이들이 자신을
무서워한게 아니라 드러워서 피한거라고, 이제는 현실을 바라보게 된 소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계속 물고 늘어지는 애들 때문에 자신이
직접 손을 상하게 한 아이.
그리고 수산나 고등학교에서 형설중으로 오게 된 사서 선생님, 김수인.
아이들이 책을 사랑할 수 있게,
오롯이 그 점을 강조해서 이 학교에서도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을 만들려 하는 선생님.
하지만 사랑하는 이의 떠나감, 중고 책 속에 들려오는
메모들,
독서회에 든 아이들과의 대치는 물론 교장의 비열함, 선생님들의 태도 등 여러가지가 그녀를 힘들게 합니다.
긴 호흡으로
달려가지만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도서관은 새로 지었을지, 학교의 비리나 중고 서점의 주인과의 어떤 인연,
희곤이의 변화에 대한 기대, 도범의 다른 변화 등 뒷 이야기들이 매우 궁금해지거든요.
이런 점이 아쉽지만 그래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책이기도 합니다.
새로온 학교에서의 새로운 투쟁을 여러가지 하게 된 수인은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합니다.
가장 힘든 것이 학교
일이기도 했지만 사랑하는 연인의 배신이겠죠.
그 가운데서 수인 어머니의 말씀은 그녀를 다시 강하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게다,
도범이나 세호, 해명이는 물론 미술 선생님도 같은 편^^이라지요.
나쁜 길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계속 시험 받는
도범이.
망치를 가방에 가지고 다니는 말없는 해명(해머)의 가려움.
전교 1등이었지만 스트레스로 인해 안타깝게도 지금은 정상적이지
않는 삶을 살지 못하는 학교에 몰래 오는 희곤이.
책과 함께 있으면 빛나는 이담이.
이 아이들은 가려운 것입니다.
크느라 가려워
죽겠다고.. 자신을 봐달라고 말이지요.
이 아이들은 수인이 있는 한은 그래도 잘 이겨내고 버텨낼 수 있겠죠?
책이 좋아 사서라는 직업에 관심이 많았는데요.
이 책을 보면서 더 관심이 많이 가더라구요.
단순히 책, 도서관만
담당하는게 아니라 학교 선생님하고 똑같이 아이들과의 교감은 필요하다는 사실요.
그게 교과가 아닌 책이라는게 한계가 있을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장점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독서회조차 학습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이들의 말에 저도 화가 날 정도였어요.
요즘 애들은
커갈수록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해요.
어릴때 많이 보게 하는 이유도 그 이유일텐데요.
전, 책 읽는게 참 좋다고 생각해요. 물론
양질의 책이죠. 가끔은 쉬는 책으로도 읽어도 좋구요.
보면서, 이런 김 선생님과 같은 분이 있는 학교가 있다면 보내고 싶단 생각을
해봤어요.
그리고 집에서도 항상 책 읽는 분위기와 습관은 지금처럼 계속 하려구요.
더불어 우리 아이들의 가려움을 빨리 알수 있도록,
알고 바르게 도와줄 수 있는 부모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빈다.
이번 책도 역시 제 맘에 쏙 들어오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