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난 고시원 바로 앞에 있는 복권 노점상 벽에는 "공공주택‘을 늘려 무주택 시민의 삶을 바꿉니다"라는 공허한 공익 광고가 궁색하게 붙어 있었다. 1. ‘현대판 쪽방’ 고시원 사람들 중 - P13

2019년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극단적 빈민이 최저 실존을 위해 몸 누일 공간 ‘한 쪽을 얻으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들의 ‘가난해서‘ ‘괴로운 상황을 이용해 폭리를 취하고, 착취에 가까운 임대업으로 부의 첨탑을 쌓아가고 있다. 이른바 ‘빈곤貧困 비즈니스다. - P19

도시의 주거 비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제는 그 쪽방이 부족해 ‘현대판 쪽방‘이라 불리는 고시원까지 가세했다. 판잣집, 비닐하우스, 달방(여관·여인숙의 월세방), 고시원, 쪽방 등 비주택에사는 인구 역시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2015년 기준 비주택에 거주하는 가구 수는 39만3792가구 10년 전인 2005년 5만7066가구에 비해 무려 7배 가까이 폭증했다. 이 가운데 81.9퍼센트는 쪽방과 고시원에 사는 이들로 추정된다. - P39

그 개인에게 가난할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가난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가난하게 늙었다. - P45

폐가에 가까운 건물의 수리는 당국의 세금으로 해고, 세입자에게 받는 면적 대비 월세는 강남 타워팰리스 월세의 수배에 이르는 쪽방, 그 이면에서는 세를 모은 건물주들이 발방을 세우고도 남을 부를 증식하는 이 황당한 상황이 창신동만의 사례는 아닐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 P48

‘빈곤 비즈니스. 빈곤층을 대상으로 하되, 빈곤으로 벗어나는 데 기여하는 것이 아닌, ‘빈곤을 고착화하는 산업. 가뜩이나 돈 없고 오갈 데없는 이들의 곤궁한 처지를 이용해, 마땅한 노력 없이 불로소득으로 폭리를 취하고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 데에만 관심을 보이는 행태. 세계 금융위기로 타격을 입은 일본에서 도드라졌던 대표적인 불황형 경제 범죄가 2019년 한국 쪽방촌에서 재현되고 있었다. _ 3. 쪽방촌의 빈곤 비즈니스 중 - P58

대책의 이름이 ‘아동 주거권 보장 등인 것도, 취약한 아동 주거를 지원하는 데에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지만 도시 빈민에게 들어가는 세금은 다들 아까워하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반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아동을 앞세웠다"는 공무원의 말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게 빈자는 국가로부터 먼저 존재가지워진다. _ 4. ‘지옥고 아래 쪽방’ 그 후 중 - P116

가난을 이야기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는 날들을 위해서 계속 쓸 것이다. 최신식 스마트폰과 전자기기, 인스타그램에 최적화된 예쁜 카페에서 찍은 사진, 빈틈없이 짜인 파인다이닝(고급 식당) 코스 요리, 휴가철이면 동남아나 유럽으로 떠나는 해외여행행렬의 이면(이 모든 것은 내가 나의 가난을 숨기기 위해 했던 것들이다)에 가려진 우리 또래의 ‘보이지 않는 가난에 대해 이야기하기위하여. 그리하여 모두가 가난을 이야기하며 이것이 나의 부족때문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기 위하여. _ 자전적 ‘주거 난민’ 이야기 중 - P128

이런 집이 10가구 이상 사는 집(우편함과 계량기 중 하나라도 10개 이상) 79채를 들여다 봤을 때만도 82퍼센트(65채)에 달한다. 10채 중 8채가 신쪽방인 셈인데, 이미 위반 건축물로 적발된 경우도 28채(35.4퍼센트)나 됐다. 그리고 이 65채 건물주의 평균 나이는 만 60.5세. 1958년생이었다. ‘지·옥·고에 내몰린 청년뿐 아니라,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원룸에 버젓이 비싼 월세를 내고 살면서도 주거빈곤‘의 경계에 있는 청년들의 현주소다. _ 대학가가 쪽방촌이 되고 있다 중 - P141

특정한 악인惡人이 개별적으로 있는 게 아니라, 착취와 부조리는 도처에 있음을 깨달은 순간이다. - P151

그리하여 버티고정신승리하는 것은 청년 개인의 몫이다. 이 모든 연쇄 작용이 병든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세상이 얼마나 가혹하게 청년들을각자도생과 자력구제로 내모는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착취해 피라미드 한 층을 올라가는 누군가에 대해 얼마나 윤리적으로 무딘지를. _ 서울, 뜨내기들의 욕망 도시 중 - P191

고성장의 훈풍을 타고 여러 매력 자본이나 대학 졸업장 등에비빌 수 있는 사회가 아닌지라, 이들이 믿을 수 있는 건 오직 하나 ‘젊음‘뿐이다. 그리하여 청년은 ‘빈곤의 표상이 됨과 동시에여러 가능성‘을 내포하는 이중적 존재가 돼버렸다. 이런 기본적인 욕구와 희망도 뒷받쳐 주지 못하고 어떻게든 청년을 착취하려는 사회가, 결혼, 출산 등 재생산을 위한 많은 것을 요구해도되는 걸까. - P199

아기 돼지 삼형제에서 나쁜 것은 누구인가? 게으르고 불운한첫째, 둘째 돼지인가? 나뭇가지와 지푸라기라도 쌓아올린 그 노력을 수포로 만들어버리고 결국 ‘홈리스‘로 만들어버리는 늑대인가?
이 간단한 질문이 빈곤을 논의하는 데 있어 오랫동안 묵인되고 간과되었던 단어 ‘착취‘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길 바라며,
논의를 마무리한다. _ 나오며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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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암자기행 - 고요한 자유의 순간으로 들어가다
김종길 지음 / 미래의창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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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상구보리의 길이 하화중생의 길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산중 꽃은 저 혼자 피지만 그 꽃향기는 산 아래로 흐른다고 하지 않는가. _ 묘향대 중 - P131

경주 남산이 신라의 왕실과 귀족이 살던 왕경의 불국토였다면, 지리산은 지방 호족과 민초의 불국토였다. _ 문수대 중 - P138

흔히 지리산 주능선의 서쪽 끝 봉우리를 노고단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종석대가 서쪽 끝이다. _ 우번대 중 - P146

스님의 법문이 하염없다. 햇빛이 토굴 앞뜰을 비춘다. 연듯빛 잎들이 햇살에 번들거린다. 바람이 잠시 멈춘다. 시간의 오고감도 없다. 찻잔은 비우니 채워졌고, 채우니 비워졌다. _ 상선암 중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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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산책 - 식물세밀화가가 식물을 보는 방법
이소영 지음 / 글항아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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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하면 할수록, 안으로 더 들어갈수록, 더 큰 세계가 펼쳐진다는 사실을 식물을 통해 깨우친다. _ 들어가며 중 - P6

사람들이 국립수목원에서 어떤 식물을 특히 주의 깊게 봐야 하는지를 물으면, 나는 대개 전나무 숲과 솔송나무 군락, 그리고 육림호 근처의 커다란 가문비나무 등 주로 침엽수림을 추천한다. 다른 수목원에서는 볼 수 없는 웅장함과 풍요로움, 그리고 어딘가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국립수목원과 광릉숲의배경에 소나무와 전나무 같은 침엽수, 그리고 구과식물이 있다.
_ 술속의 세밀화가_ 국립수목원 중 - P22

이상하게도, 나는 일본에서 우리나라의 뒷동산을 떠올렸다. 자연을 손안에 넣고 싶어하는 일본의 정원과 반대로, 오히려 자연 안으로 들어가고자 했던 한국의 정원이 떠오르는 풍경이었다. 자연이 만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이루어진 ‘자연스러운 정원, 꽃 색의 조화나 분포는 우리 인간이 만든 여느 정원과는 차원이 다른 아름다움이었다. _ 들풀의 아름다움_하코네습생화원 중 - P45

식물명을 정확히 쓰는 건 사소해 보이지만 식물을 대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식물을 하는 사람들, 식물을 다루는 기관과장소에서 그 기본적이고 중요한 일을 충실히 해내는지를 유심히 본다. 학명의 속명과 종소명을 이탤릭체로 쓴 글과 책, 명명자까지 충실히 표기한 식물원의 이를표를 보면서 만족을 느낀다. 그동안 세계 곳곳에서 탁월한 디자인의 아름답고희귀한 식물 이름표를 많이 봐왔지만, 독일 베를린다렘식물원의 한 이름표가 유난히 기억에 남는 건 이 때문이다. _ 원예가의 손길 _ 베를린다렘식물원 중 - P59

한데 자연의 일이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어,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시기가내 예상처럼 일정치 않다. 언제 꽃이 피고 열매가 질지 모르니 그 시기를 놓칠세라 최대한 자주, 오랫동안 그 식물의 생육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그러다 보면 한종의 식물을 그리기 위해 수십 번 그 식물을 찾게 된다. _ 살아있는 식물도감 _ 고치현립마카노식물원 중 - P79

식물의 삶을 관찰하다 보면, 눈에 보이는 모습은 그 식물의 삶에서 지극히 일순간의 장면이라는 것, 뿌리나 열매 같은 기관은 생의 어느 순간을 보여줄 뿐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들에게는 더 복잡하고 다양한 부위와 기관이 있다. 마침맞은 환경에서 그 모든 기관이 유연하게 순환할 때, 비로소 식물의 삶은 완성된다. _ 식물의 삶 _ 싱가포르식물원 중 - P97

그런 가운데 나는 첫 책의 주제를 채소 분과에 속하는 허브식물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허브식물은 참 매력적이다. 잎부터 꽃과 열매까지 어느 한 부분 예쁘지 않은 구석이 없는 건 물론이고, 음식의 재료가 되기도 하며, 몸에도 좋고, 일부 허브는 열매를 과일로 먹을 수도 있다. 과수와 채소, 화훼로 나뉘는 원예의분류 기준을 깨뜨리는 식물인 것이다. 게다가 사람들은 허브가 주로 이국 식물들인 줄 알지만, 허브의 정확한 정의는 "향으로 이용하거나 약효가 있는 식물"이며, 우리가 매일 먹는 파, 마늘, 양파, 부추와 같은 채소도 모두 아우른다. _ 허브식물들의 향기 _ 허브천문공원 중 - P112

그런데 우리는 자생식물을 도시로 가져와 변형하거나 증식해 활용하기도 한다. 인간에 의해 육종된 식물은 인간의 욕망을 그대로 담고 있으니, 도시의 원예식물을 기록하는 건 식물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를 기록하는 것과 같다. 그러니 이 또한 자생식물을 기록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_ 과일의 운명 _ 제이드 가든 중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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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격동의 이력서, 암석 25 - 우주, 지구, 생명의 퍼즐로 엮은 지질학 입문 오파비니아 21
도널드 R. 프로세로 지음, 김정은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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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암석과 화석에는 이야기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암석은 그저 돌덩이일 뿐이지만, 경험 많은 지질학자에겐 귀중한 증거들이 가득한 하나의 길잡이다. 방법만 안다면 우리는 그 증거들을 명확하게 읽어낼 수 있다. 나는 종종 학생들에게 지질학은 TV시리즈 〈CSI)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지질학자와 고생물학자는 과학수사를 하는 형사처럼 희미한 증거의 조각들을 짜맞춰가면서 과거의 ‘범죄 현장‘을 재구성한다. 그 과정은놀라울 정도로 섬세하다. - 머리말에서 - P10

베수비오 화산과 폼페이의 이야기는 다른 대형 화산 폭발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이 이야기가 특별한 까닭은 대 플리니우스와 그의 조카가 분출의 진행 과정을 자세히 관찰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화산 폭발이라는 사건을 신의 분노로 치부하지 않고 과학적으로 접근하면서 자연현상으로 묘사하려고 노력했다. 이런 한결같은 자세로 대 플리니우스는 평생에 걸쳐37권의 자연사 책을 집필했고, 그의 작품은 최초의 자연사 저서 중 하나로꼽힌다. 화산재의 기둥을 지중해 지역에 서식하는 우산소나무의 모양에 빗대어 설명하며 화산 폭발의 각 단계를 자세하고 정확하게 묘사한 소 플리니우스의 글은 화산 폭발을 신화에 비유하지 않고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설명한 최초의 글이다. _ 제1장 응회암 중 - P23

키프로스와 다른 지역의 신비로운 오피올라이트 암석은 150년 전부터측량과 조사가 이루어졌지만, 이런 흥미로운 암석 집합체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해답은 1960년대 후반에 판구조론 혁명이 일어나면서 비로소 나올 수 있었다. 지질학자들은 중앙해령을 따라서 해저가 확장될 때 자연적으로 오피올라이트가 생성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그림 2.5). 확장되는 지각의 최상부에서는 바닷물에 닿은 마그마가 식으면서 베개용암이 만들어진다. 그 아래에는 지각이 갈라지면서 형성된 수직 틈새가 있고 그 틈새를 채우는 용암은 판상 암맥이된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화산암 물질의 원천은 그 아래에 있는 마그마 저장소의 층상 반려암이며, 일부 오피올라이트는 그보다 더 아래에 있는 맨틀상부의 조각까지도 포함한다. _ 제2장 천연 구리 중 - P34

"콘월의 사내들은 어부이고 콘월의 사내들은 또한 광부이다. 하지만 물고기와 주석이 사라지면, 콘월의 아이들은 무슨 일을 할까?" 콘월의 을씨년스러운 언덕과 오랫동안 버려져 있는 광산들을 둘러보면 마음이 숙연해진다. 우리를 청동기시대로 안내하고, 산업혁명의 동력이 되고, 대규모 군대에 통조림을 식량으로 보급하게 해주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전자제품에서 중요한 금속 중 하나로 오랜 역사를 이어온 한 금속이 최후의 단계를 맞고 있다. 우리는 더이상 청동기시대에 살지 않지만, 컴퓨터시대인 지금도 주석은 여전히 중요하다. _ 제3장 주석석 중 - P51

허턴은 그런 격변이 일어나기보다는 오늘날 작용하는 과정과 자연법칙이 과거에도 동일하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동일과정의 원리principle of uniformitarianism라고 불리곤 하는데, 지질학자 아치볼드 게이키의 말을 빌리면 "현재는 과거의 열쇠"라는 것이다. 동일과정의 원리를 포함한 허턴의 생각은 1785년에 에든버러 왕립학회에서 처음 공식적으로 소개되었다. 그의 논문 중 두 개는 1788년에 에든버러 왕립학회회보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 of Edinburgh』에 「지구의 이론:지구 위 땅의 구성과 해체와 복구에 관한 관찰 가능한 법칙들에 대한 조사Theory of the Earth; or an Investigation of the Laws Observable in theComposition, Dissolution, and Restoration of Land Upon the Globej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다. _ 제4장 경사부정합 중 - P61

허턴은 이 지질학적 과정만으로 현재 세상에 있는 모든 지형을 온전히설명할 수 있으며 성경의 설명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구 역사에서는 침식, 운반, 퇴적, 산맥의 융기라는 과정이 주기적으로 여러 번 반복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런 주기가 반복되기 위해서는엄청난 시간이 걸리므로 허턴은 지구의 나이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많다고 확신했다. 그의 글에 따르면 지질학적 시간은 "시작의 흔적도 남아 있지 않고 끝이 보이지도 않는 사실상 무한한, 엄청나게 긴 시간이다. 스티븐제이 굴드의 글에 따르면 허턴은 "시간의 경계를 무너뜨림으로써 지질학에대한 인간의 사고에서 가장 뚜렷하고 급진적 변화를 가져왔다. 바로 대단히긴 지질학적 시간을 생각하게 만든 것이다." _ 제4장 경사 부정합 중 - P66

온천과 화산에 관한 글을 읽은 (그러나 거길 찾아가본 적은 없는) 허턴은 지구의 중심부가 뜨겁고 녹아 있는 상태라고 확신했고, 그 동력원을 "지구의 거대한 열기관the Earth‘s great heat engine" 이라고 불렀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화산은 미신을 믿는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안기고 경건한 신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화산은 용광로의 화구와 같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 허턴의 생각은 용암이 관입하여 구워진 탄층을 통해서 추가로 확인되었다. 허턴은 이 열기관 때문에 만들어지고 솟아오른 산맥이 훗날 퇴적물이 되어 바다로 운반된다고 믿었다. 이는 융기, 침식, 퇴적, 다시 융기 순으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과정이었다. 이 모든 생각은 역동적인 지구라는 전체적인 골자의 일부분이다. 이런 역동적인 지구는 아주 오래되었으며 끊임없이 재생되고 재활용되었다. 6000년 전에 창조된 이래로 본질적으로 변함없이 유지되는 젊은 지구와는 달랐다. _ 제5장 화성암맥 중 - P75

지각에 너무 많은 석탄이 축적되다 보니,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에서 끌어들인 수 톤의 이산화탄소에 있던 탄소가 그대로 갇히게 되었다. 석탄기초기의 지구는 ‘온실‘ 기후였다. 극지방의 빙모도 없고, 이산화탄소 농도도높고, 해수면의 높이도 높아서 대부분의 대륙이 물에 잠겨 있었는데, 석탄기 후기가 되자 결국 ‘냉실‘로 바뀌었다. 남극에 빙모가 생기고, 이산화탄소농도가 낮아지고, 대양 분지의 물이 극지방의 얼음으로 바뀌면서 해수면의높이도 낮아졌다. 지구는 거의 2억 년 동안 이런 ‘냉실‘ 상태를 유지했다. 지구에서는 지난 10억 년 동안 ‘온실‘과 ‘냉실‘ 상태가 여러 번 반복되었다. 초고온의 온실 상태인 금성(대기에는 황산이 가득하고 납이 녹을 정도로 뜨겁다)이나 얼음 덩어리와 같은 상태인 화성과 달리, 지구에는 탄소 순환을조절하는 생명체가 존재한다. 탄소는 석회암(주로 조개껍데기와 다른 화석들로 이루어진다)과 석탄(식물에 의해 만들어진다)의 형태로 지각 속에 갇혀 있다. 생태계는 지구의 온도가 너무 치솟거나 너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온도 조절 장치다. _ 제6장 석탄 중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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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맵 - 에너지·기후·지정학이 바꾸는 새로운 패권 지도
대니얼 예긴 지음, 우진하 옮김 / 리더스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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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보자면 ISIS의 영향력은 이미 오래전부터 쇠퇴하고 있었다. 2014년 ISIS가 이라크를 전격적으로 침공했을 당시 석유 시장은 크게 요동쳤고 석유 가격도 급등했지만, 그런 상황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_ 무슬림 형제단, 알 카에다, ISIS 중 - P387

OPEC 회원국들 중 생산량을 줄여 가격을 높이고 시장에 영향을줄 만한 역량을 가진 나라로는 우선 사우디아라비아가 있고 그다음이UAE와 쿠웨이트 정도다. 하지만 역시 석유 가격이 올라갔을 때 가장이득을 보는 국가는 이란일 것이며, 그런 식으로 이란을 돕는 건 세 나라 모두 결코 하고 싶은 일이 아니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은 지정학적 긴장과 갈등이 유가를 끌어올리는 모습을 너무나 자연스럽게받아들였지만 이제는 그와 반대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지정학적 문제가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경쟁으로 인해 나타난, 가격 폭락의 시작으로 보이는 이 상황을 중단시킬 만한 거래는 어떤 것도 없었다. _ 34 요동치는 석유시장 중 - P391

하지만 세계 제일의 석유 수출국이 겪는 극적인 변화는 2014년에서2015년 사이 셰일의 시대와 함께 찾아왔던 석유 가격의 폭락에서부터 이미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_ 요동치는 석유시장 중 - P412

정부가 오일 머니를 거둬들여 공평하게 재분배하는 역할을 맡기로 한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른바 국가가 주도하는 부유한 ‘복지 국가’가 되었다. _ 35 사우디아라비아의 새로운 행보 중 - P422

UAE는 어쩌면 전 세계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관용과 허용을 담당하는 부처를 정부 내각에 둔 유일한 국가일 것이다. - P426

페르시아만에 있는 어느 커다란 저택 안 내실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웃한 한 나라의 지도자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개혁의 필요성과 관련된 감상을 언급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사막에 어스름이 깔릴 무렵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진짜 문제가 되는 건 사람들의 생각이 아니다. 석유도 아니고, 또 사우디아라비아의 영토나 지리도아무 상관없다. 진짜 문제는 ‘누가 메카와 메디나를 손에 넣고 있는가‘다. 전 세계 이슬람교도들로부터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바로 그두 성지니 말이다." _ 35 사우디아라비아의 새로운 행보 중 - P439

참여한 국가들의 숫자와 그 내용의 복잡함 모두에서 보자면 이 합의자체는 역사적이라고 할 만했다. 그간의 유례가 없는, 최대 규모의 감산 합의였기 때문이다. 전 세계 석유 생산이 시작된 이래 이런 일은 한번도 없었고 그 중심에 미국이 서게 되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_ 36 코로나19, 세계 석유 경제를 뒤흔들다 중 - P453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에 대해서는 많은 예측과 전망들이 존재한다. 일부에서는 위기 이후에도 시장 주기는 정상적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경제가 회복된다 해도 석유 가격은 한동안 계속 낮게 유지될 거라 말하기도 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이와 반대로, 신규 생산을 위한 투자가 줄어든 상태에서 경제가 회복되면 수요와 공급이 팽팽히 균형을 이루면서 유가가 올라갈 것이라 여긴다. 그런가 하면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이 바라는 건 이른바 ‘친환경 경기회복‘으로, 각국 정부들이 이번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석유와 천연가스 위주의 에너지 자원 의존도를 재편해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에너지 전환 시대를 더 빨리 앞당기는 것이다. _36 코로나19, 세계 석유 경제를 뒤흔들다 중 - P456

자동차 전체는 전 세계 석유 수요의 35퍼센트를, 일반 승용차는 20퍼센트를 담당한다. 앞으로 사람들은 석유의 힘으로 이동하게 될까, 아니면 전기의 힘으로 이동하게 될까? 그 답에 따라 수십억 명의 이동 방식은 물론 지정학적 문제, 일자리, 국가 경제 및 세계 경제도 엄청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그에 연관된 막대한 규모의 돈의 흐름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특히 지금은 무엇보다 기후 정책이 전기자동차의 이용에 있어 강한 동기를 제공하고 있다. _ 37 내연차 대 전기차 중 - P459

"나의 추진력은 희망이나 열정, 혹은 그와 비슷한 것들과는 별 상관이 없다." 언젠가 머스크가 한말이다. "나는 그저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내던졌을 뿐이다. 상황이 어떻든 상관없이 그저 앞으로 계속 전진해 하고 싶은 일을 해치우는 것이다." _ 37 내연차 대 전기차 중 - P466

10만 대 정도를 생산하는 테슬라는 전 세계에 그해에만 960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한 GM보다 2017년 주식 시장평가에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_ 37 내욘차 대 전기차 중 - P474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한 예측 범위는 대단히 넓을지도 모른다. 한 유명 투자은행은 규제와 ‘기술 발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2050년이면 새로 판매되는 자동차 중 전기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0퍼센트일 수도, 또 90퍼센트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정부는 가장 우선적이고 심지어는 아주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부 입장에선 신규 차량 판매에서 전기자동차의 비중을 계속해서 늘리라고 요구할 수도 있는가 하면, 탄소 가스 배출과 관련해 아주 엄격한 규제를 적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회사들은 이런 정부 정책에 따르거나, 그게 아니면 막대한 액수의 벌금을 물 수밖에 없다. _ 37 내연차 대 전기차 중 - P485

앞으로 몇 년 동안 이산화탄소와 온실 가스 문제는 에너지의 생산과 운송, 소비, 전략과 투자, 기술과 시반 시설, 그리고 각 국가 간 관계의 방식에 지속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_ 46 다양한 에너지 자원의 시대 중 - P574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는 GDP 성장률보다 때로는 두 배 이상 더 빠르게 증가한다. 다시 말해 화학 제품과 관련된 석유 수요의 증가는 자동차 연료로서의 석유에 대한 수요 감소를 상쇄하는 것이다. _ 46 다양한 에너지 자원의 시대 중 - P580

이런 모든 상황은 ‘세계화‘라는 용어로 뭉뚱그려 설명되었고, 이 세계화의 과정을 이끄는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에너지 자원이었다. _ 결론 불안한 미래 중 - P589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포함해 이런 양극화와 함께 벌어지고 있는 위험들은 앞으로 세계 정치를 결정짓는 중요 요소가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이 전반적으로 고착화되면 특정한 문제들을 해결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일어나는 충돌은 세계 경제의 활동에 타격을 입히고 실제 분열이 일어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다. _ 굘론 불안한 미래 중 - P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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