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산책 - 식물세밀화가가 식물을 보는 방법
이소영 지음 / 글항아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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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하면 할수록, 안으로 더 들어갈수록, 더 큰 세계가 펼쳐진다는 사실을 식물을 통해 깨우친다. _ 들어가며 중 - P6

사람들이 국립수목원에서 어떤 식물을 특히 주의 깊게 봐야 하는지를 물으면, 나는 대개 전나무 숲과 솔송나무 군락, 그리고 육림호 근처의 커다란 가문비나무 등 주로 침엽수림을 추천한다. 다른 수목원에서는 볼 수 없는 웅장함과 풍요로움, 그리고 어딘가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국립수목원과 광릉숲의배경에 소나무와 전나무 같은 침엽수, 그리고 구과식물이 있다.
_ 술속의 세밀화가_ 국립수목원 중 - P22

이상하게도, 나는 일본에서 우리나라의 뒷동산을 떠올렸다. 자연을 손안에 넣고 싶어하는 일본의 정원과 반대로, 오히려 자연 안으로 들어가고자 했던 한국의 정원이 떠오르는 풍경이었다. 자연이 만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이루어진 ‘자연스러운 정원, 꽃 색의 조화나 분포는 우리 인간이 만든 여느 정원과는 차원이 다른 아름다움이었다. _ 들풀의 아름다움_하코네습생화원 중 - P45

식물명을 정확히 쓰는 건 사소해 보이지만 식물을 대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식물을 하는 사람들, 식물을 다루는 기관과장소에서 그 기본적이고 중요한 일을 충실히 해내는지를 유심히 본다. 학명의 속명과 종소명을 이탤릭체로 쓴 글과 책, 명명자까지 충실히 표기한 식물원의 이를표를 보면서 만족을 느낀다. 그동안 세계 곳곳에서 탁월한 디자인의 아름답고희귀한 식물 이름표를 많이 봐왔지만, 독일 베를린다렘식물원의 한 이름표가 유난히 기억에 남는 건 이 때문이다. _ 원예가의 손길 _ 베를린다렘식물원 중 - P59

한데 자연의 일이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어,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시기가내 예상처럼 일정치 않다. 언제 꽃이 피고 열매가 질지 모르니 그 시기를 놓칠세라 최대한 자주, 오랫동안 그 식물의 생육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그러다 보면 한종의 식물을 그리기 위해 수십 번 그 식물을 찾게 된다. _ 살아있는 식물도감 _ 고치현립마카노식물원 중 - P79

식물의 삶을 관찰하다 보면, 눈에 보이는 모습은 그 식물의 삶에서 지극히 일순간의 장면이라는 것, 뿌리나 열매 같은 기관은 생의 어느 순간을 보여줄 뿐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들에게는 더 복잡하고 다양한 부위와 기관이 있다. 마침맞은 환경에서 그 모든 기관이 유연하게 순환할 때, 비로소 식물의 삶은 완성된다. _ 식물의 삶 _ 싱가포르식물원 중 - P97

그런 가운데 나는 첫 책의 주제를 채소 분과에 속하는 허브식물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허브식물은 참 매력적이다. 잎부터 꽃과 열매까지 어느 한 부분 예쁘지 않은 구석이 없는 건 물론이고, 음식의 재료가 되기도 하며, 몸에도 좋고, 일부 허브는 열매를 과일로 먹을 수도 있다. 과수와 채소, 화훼로 나뉘는 원예의분류 기준을 깨뜨리는 식물인 것이다. 게다가 사람들은 허브가 주로 이국 식물들인 줄 알지만, 허브의 정확한 정의는 "향으로 이용하거나 약효가 있는 식물"이며, 우리가 매일 먹는 파, 마늘, 양파, 부추와 같은 채소도 모두 아우른다. _ 허브식물들의 향기 _ 허브천문공원 중 - P112

그런데 우리는 자생식물을 도시로 가져와 변형하거나 증식해 활용하기도 한다. 인간에 의해 육종된 식물은 인간의 욕망을 그대로 담고 있으니, 도시의 원예식물을 기록하는 건 식물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를 기록하는 것과 같다. 그러니 이 또한 자생식물을 기록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_ 과일의 운명 _ 제이드 가든 중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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