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 아노크라시, 민주주의 국가의 위기
바버라 F. 월터 지음, 유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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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속적인 항의 시위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분명하지않다. 감정이 고조되고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한다. 비타협성과 공포가 자리를 잡는다. 양쪽 사람들 모두 복수를 요구하고 추구한다. 지위가 격하된 집단의 성원들이 초기에 벌이는 테러 행위가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것은 이 때문이다.
폭력 사업가violence entrepreneur들은 더 큰 목표를 노린다. 21세기 초의 몇십 년 동안 전쟁을 도발하려는 이 극단주의자들은 전례 없이 강력한 신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값싸고 신속하고, 분노와 원한을 불러일으키는 데 더없이 훌륭하며, 대다수 사람이 아직 그 위험성을 충분히 알지 못하는 무기다. 소셜 미디어가 바로 그것이다.

_ 희망이 사라질 때 중 - P134

하지만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결국 판도라의 상자였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정보 공유의 시대는 허위 정보(잘못된 정보)나가짜 정보(고의로 퍼뜨리는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면서도 규제를받지 않는 무분별한 통로를 양산한다. 예전에는 언론 환경에서 배제된 또는 적어도 대규모 청중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 사기꾼, 음모론자, 트롤, 선동가, 반민주주의자 등이 갑자기 영향력을 얻었다.

_ 촉매 중 - P142

현대사에서 반민주적 성향의 포퓰리스트가 집권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민주주의 국가가 퇴보를 겪는 것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전에는 군 장성들이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독재가 생겨났다. 하지만 지금은 유권자들 스스로가 독재를 탄생시킨다.

_ 촉매 중 - P151

포퓰리즘은 <민족, 보호, 타자, 분노, 공포〉와 같은 감정적으로 충만한 주제에 호소하는 식으로 <강력>하고 <원시적인> 반응을 촉발시킨다. 스웨덴에서 <사회 뉴스>와 <뉴스투데이>에 올라오는 이야기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작성되었다. 스웨덴인의 안전, 가족의 안전, 스웨덴의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공포를 조성하는 내용이었다. 주로 이런 사이트들에서, 알고리즘에 의해 부각되고 강화된 뉴스를 접하면 금세 스웨덴이 결딴나는 중이고 이것이 다 이민자들과 극좌파들 때문이라고 믿게 된다. 누가 뭐라고 설득해도 이런 믿음만 강해질 뿐이다.

_ 촉매 중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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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 아노크라시, 민주주의 국가의 위기
바버라 F. 월터 지음, 유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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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세계 곳곳에서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21세기에 손꼽히는 걱정거리는 민주주의가 쇠퇴한다는것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몇몇 거대한 민주주의가 쇠퇴한다는것이다. 이 나라들에서는 한때 정치가 주로 거버넌스 세금, 사회 안전망, 보건의료, 교육에 관한 각기 다른 전망을 둘러싸고이루어졌지만, 바야흐로 정치인들과 정당들이 점점 정체성 종교적 견해, 인종적 배경, 도시와 농촌의 가치을 중심으로 뭉치는 중이다. 종족적 민족주의 지도자들이 등장해서 시민들을 세속적인 사회적 이상으로부터 정체성 정치로 끌어당기고 있다. 그들이 급속한 변화와 불확실성의 시대에 하나로 뭉쳐서 자신을 보호하려는 인간의 성향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 P80

원래 자기 것이라고 믿는 장소에서 지위를 상실하는것은 못 참는다. 21세기에 가장 위험한 파벌은 한때 지배적이었으나 쇠퇴에 직면한 집단이다. - P95

훗날 <넬리 학살>이라 불리게 된 이 사건은 지위가 격하된 사람들, 즉 새로운 인구학적 현실로부터 위협감을 느끼게 된 이들의 필사적인 행위였다.

_ 지위 상실이 가져온 암울한 결과 중 - P104

기후변화가 계속되면 자연재해가 자주 일어나서 가난한 농민 집단에게 집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경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바로 이런 시기에 시민들은 차별적인 정치, 경제정책의 고통과 무능한 정부를 실감한다.

_ 지위 상실이 가져온 암울한 결과 중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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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 아노크라시, 민주주의 국가의 위기
바버라 F. 월터 지음, 유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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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이 생포되었을 때, 민주화를 탐구하는 연구자들은 축하하지 않았다. 민주화, 특히 심각하게 분열된 나라에서 급속하게이루어지는 민주화는 엄청난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 실제로 변화가 급진적이고 급속할수록 안정을 해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영국은 자신들을 환영하는 주민들에게 자유를 안겨 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상은 내전이 벌어지기 딱 좋은 조건을 안겨주려는 참이었다.

_ 아노크라시의 위협 중 - P25

미군은 불과 몇 달 만에 후세인을 권좌에서 끌어내리고 이라크를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경로에 올려놓았었다. 하지만 거의 그만큼 빠르게 이라크는 내전 상태에 빠졌고, 잔인하기 짝이 없는내전이 10년 이상 지속될 터였다. 독재자의 동상이 쓰러진 것처럼, 누르의 희망 새로운 목소리, 새로운 권리, 새로운 꿈에 대한희망도 모두 산산조각이 났다.

_ 아노크라노의 위협 중 - P29

아노크라시, 특히 독재적 특징보다 민주적특징이 더 많은 아노크라시 (연구단은 이를 <부분적 민주주의>라고 지칭했다)는 정치 불안이나 내전을 겪을 가능성이 독재 정부보다 두 배, 민주정부보다는 세 배 높았다.

_ 아노크라시의 위협 중 - P36

누르는 자신이 소수파이거나 혹은 종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친구들이 시아파인지 수니파인지도 알지 못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그런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당신은 누구인가? 어디 출신인가? 종교가 무엇인가? 나라면 이렇게 말하겠어요. <나는 이라크인이에요. 왜 그런 질문을 하는 거죠?>」 누르가 고개를 저었다.

_ 아노크라시의 위협 중 - P50

정치 불안정 연구단은 오래전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던 중에 인상적인 양상을 발견했다. 각국의 한 가지 독특한 특징이 정치 불안정 및 폭력과 강한 관계가 있었다. 그것은 <파벌주의>라고 명명한 극단적 형태의 정치적 양극화였다. 파벌주의로 분열되는 나라들에는 이데올로기보다는 종족이나 종교, 인종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 정당들이 존재하는데, 이 정당들은 타자를 배제하고 희생시키면서 통치하려고 한다. 구 유고슬라비아 시민들은 정치적 신념에 따라 스스로 조직할 수 있었다. 티토가 장려한 것처럼 공산주의를 중심으로 뭉치거나 자유주의나 코포라티즘corporatism을 중심으로 합칠 수도 있었다. 그 대신 지도자들은 종족적, 종교적 정체성을 활성화하는 쪽을 택한 뒤 전면적 지배를 추구했다.

_ 고조되는 파벌 싸움 중 - P59

<파벌화되었다>고 간주되는 나라들에 존재하는, 정체성에기반을 둔 정당들은 대개 비타협적이고 유연하지 않다. 정당들 사이의 경계가 엄격해서 치열한 경쟁과 심지어 전투로까지 이어진다. 경쟁하는 집단들은 종종 규모가 비슷하다. 실제로 두 집단사이에 힘의 균형이 존재할 때 이처럼 치열한 경쟁이 발생한다. 승리나 패배의 결과가 대단히 크기 때문이다. 이 당들은 또한 성격상인물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종족적, 종교적 민족주의에호소해서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지배적 인물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대개 일관된 정강정책이 부재하다.

_ 고조되는 파벌 싸움 중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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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사람
박연준 지음 / 난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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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남의 말을 듣는 행위고 듣기는 침묵이란의자에 앉아 있는 일이다. 타인의 생각 속에서 기다리고 머무는 일이다. 혼자 책 읽는 사람을 보라. 침묵에 둘러싸여 얼마나 아름다운지!

_ 침묵의 세계 중 - P112

그는 인간됨의 본질이 완벽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결국엔 생에 패배하여 부서질 각오가 되어 있는 것"(455쪽)이라고 생각했다.
대의보다 사랑, 승리보다 패배를 좇는 ‘똑똑한 남성‘이 어디 흔한가? 촌철살인을 무기로 가진 그는 사실 너무 따뜻한 칼‘이었다.
좋은 산문은 유리창과 같다고 한 조지 오웰. 그의 글을 읽을 때마다 창을 두고 그와 마주앉은 기분이 든다.
투명하고 따뜻한. - P117

이 짧은 소설을 앞에 두고 질문해본다. 가족을 탄생하게 하는 것이 사랑이라면 가족을 유지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가족은 사랑해서 필요한 것인가, 필요해서 사랑하는 것인가? 우리는 결국 무엇으로 ‘변신‘할 것인가.

_ 변신 중 - P142

"할머니는 엄마는 아니지만 엄마보다 진했고 나긋나긋했으며, 낙관적이었다. 엄마들에게는 없는 삶을 관조하는 관록이 있었고, 엄마들에게는 있는 긴장과 호들갑이 할머니에겐 없었다."
할머니는 나‘를 창밖에서 낳은 엄마다. 건너다보는 엄마.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 아득해진다. 할머니는 늙고, 소피아는 자랄 것이다. 세상 곳곳에서.

_ 여름의 책 중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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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사람
박연준 지음 / 난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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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무언가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편견이다. 이태준 역시 「고전」이란 글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완전히 느끼기 전에 해석부터 가지려 함은 고전에의 틈입자임을 면하지 못하리니 고전의 고전다운 맛은알 바이 아니요 먼저 느낄 바로라 생각한다."(115쪽) 그러니 좋은 책은 알아먹기보단 우선 ‘느껴보기‘가 먼저다.

_ 무서록 중 - P24

당신은 지금 당장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어디로? 물론당신의 방으로, 어디서부터 시작할 지 당신 마음이다. 낡은 의자, 책이 쌓인 책상, 보석함, 거울, 옛날 사진・・・・・・새로움은 언제나 ‘숨어 있다. 상상하는 눈이 그것을 찾아낸다. 내 방 여행하는 법』이 지도가 되어줄 것이다.

_ 내 방 여행하는 법 중 - P62

"희망은 가끔 우리를 좌절시키지만/슬픔은, 절대." 이렇게 시작하는 헬만의 시가 있다. 슬픔은 우리를 좌절시킬 수 없다. 슬픔은 좌절 너머에 있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슬픔에 빠져 있는 사람은 무기력하지 않다. 무기력할 겨를이 없다. 슬픔은 강렬하고 능동적인 감정이다.

_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중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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