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없는 사랑은 없다 정호승의 시가 있는 산문집
정호승 지음 / 비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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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자연에는 위안의 힘이 있다. 어머니 같은 사랑의힘이 있다. 하루를 한 해처럼 힘들게 사는 우리에겐 늘 자연이 주는 위로와 위안의 손길이 필요하다. 고통스러울 때인간은 자연을 통해 위안받는다. 인간이 자연을 통해 위안을 받을 때가 가장 고통스러울 때다.

_ 꽃에도 위안받다 중 - P251

다시 수선화를 바라본다. 수선화 화분에 준 물이 구근까지 도달하는 것을 느끼면서 내 본질이 무엇인지 나를 들여다본다. 내 본질을 숨기고 가식과 허상의 껍질을 두르고 사는 내가 보인다. 내가 서 있어야 할 곳에 내가 서 있지 않고 남이 서 있는 자리에 내가 서 있다. 감사함을 잃어버리고 남과 비교하는 삶을 사는 탓이다. 꽃과 나뭇잎이 떨어져 자신을 찾듯 나도 나 자신에게서 나를 찾아야 한다.

_ 뿌리가 꽃이다 중 -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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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없는 사랑은 없다 정호승의 시가 있는 산문집
정호승 지음 / 비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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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배는 받는 일보다 하는 일이 훨씬 더 기쁘다. 세뱃돈도 주는 일보다 받는 일이 더 기쁘다. - P160

사랑은 고통이다. 한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따르는 것은 고통이다. 대개의 경우, 그 고통을 외면하거나 두려워하는 자는 고통 그 자체가 되고, 그 고통을 정면으로 맞서서 받아들여 견디거나 극복하는 자는그 사랑을 자신의 소중한 인생으로 만든다.

_ 고통없는 사랑은 없다 중 - P169

시는 인간의 고통과 비극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 나는 시를 통하여 인간의 고통과 비극을 진정 이해할 수있게 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 인간의 가슴속에 들어있는 시의 씨앗이 잎과 꽃을 피울 때까지 고요히 기다려주는 것이 시인인 나의 소중한 책무다.

_ 씨앗에 대하여 중 - P175

톨스토이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함께 있는 사람이며, 가장중요한 일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세 가지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그게 바로 세상을 사는 이유라는 것이다.

_ 당신은 어떻게 사랑하고 있는가 중 - P182

허명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잃어버린 동심을 찾아야 한다. 거리에서 혹은 아파트 마당에서 물끄러미 어린아이들을 바라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더 깊어진다. 아이들은 허명에 매달리지 않는다. 아이들은 작고 맑은 영혼으로만 존재한다. 내 비록 육체는 이미 아이가 될 수 없다 하더라도 시를 생각하는 영혼만은 아이와 같은 자연의 영혼을지닐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연을 인간처럼 이해하고인간을 자연처럼 이해하는 시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아니다. 이것 또한 허욕이다. 시가 무엇인지 모르듯 시인의영혼 또한 어떠해야 하는지 모른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내가 모른다는 것뿐이다.

_ 무명 순교자의 성지 중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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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없는 사랑은 없다 정호승의 시가 있는 산문집
정호승 지음 / 비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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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죽으면 대표작 한 편이 남는다고들 한다. 언젠가 ‘대표작으로 남을 시만 먼저 써버리면 더 이상 시를 쓰지 않아도 될 텐데‘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건 그렇지 않다. 시인이 한 편의 시를 남기기 위해서는 평생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평생을 바쳐야만 대표작 한 편이겨우 남는다. 내게 시를 쓸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지만 평생을 바쳐야 한다는 것만은 아직 잊지 않고 있다.

_ 나는 왜 시를 쓰는가 중 - P21

차를 즐긴다는 것은 인간과 인간의 삶을 바라보는 긍정의 눈을 갖는다는 것이다. 얼마나 좋은 다기에 차를 우려마시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차를 든다는 것 자체가 긍정하고 감사하는 삶의 자세와 태도를 갖는다는 의미이다.

_ 홀로 있는 시간 중 - P26

혹시 내 생각에 긍정하시는 분은 수의에 주머니를 꼭 달아달라고 청해보면 어떨까. 그래야 살아 있을 때의 사랑과 용서를 지니고 천국에 갈 수 있다. 사랑을 넣는 주머니. 그게 바로 수의 주머니다.

_ 수의에 주머니가 있어야 한다 중 - P37

사람은 자연을 이해할 때 아름다워진다. 자연과 하나가 되었을 때 아름다워진다. 시인은 자연을 새롭게 만나지 않거나 자연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시를 쓸 수 없다. 시는 인간과 자연을 이해하는 데서 나온다. 자연으로서의 인간과 인간으로서의 자연을 이해하는 데서 시는 시작된다.

_ 똥을 두던 소년 중 - P45

나는 오늘밤 어느 별에서
떠나기 위하여 머물고 있느냐
어느 별의 새벽길을 걷기 위하여
마음의 칼날 아래 떨고 있느냐

_ 우리가 어느 별에서 중 - P56

이제 남은 인생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라도 용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용서할 수 없으면 잊기라도 해야 한다. 설령 내가 삶의 주체적 능동자가 되지 못하고 망각에 기대는 수동자가 된다할지라도 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용서는 미래로 나아가는 징검다리라고 하지 않는가. 가장 잊어버려야 할 일을 가장 잘 기억하는 나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노력해야만 미래로 가는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

_ 용서할 수 없으면 잊기라도 하라 중 - P70

올봄에 나는 본질과 현상이 전도되고 원인과 결과가 뒤바뀌는 삶의 태도를 버리는 데서 봄의 의미를 찾는다. 봄이 왔기 때문에 꽃이 피는 것이지, 꽃이 피기 때문에 봄이온 것은 아니다. 봄비가 오기 때문에 강물이 흐르는 것이지 강물이 흐르기 때문에 봄비가 내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내가 있기 때문에 세상이 있는 것이 아니고, 세상이 있기 때문에 내가 있는 것이다.

_울지 말고 꽃을 보라 중 - P77

반지가 둥근 것은 서로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고리 밖으로 벗어나지 말고 최소한 지킬 것은 지키자는 속뜻이 숨어 있는 것이었다. 적어도 반지의 원형, 그 테두리 밖으로뛰쳐나가지 않아야 한다는 무언의 약속만은 꼭 지켜가면서 살아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었다. 세상을 살면서 때로는 반지를 빼 강물에 휙 던져버리고 싶은 일이있을지라도,

_ 반지는 왜 둥글까 중 - P135

인생은 목표의 달성과 완성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준비하며 살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누가 인생을 완성하고 떠났을까. 인생을 완성하고 떠난 이는 아무도 없다.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떠났을 뿐이며, 과정 그 자체가 바로 완성이다.

_ 선인장은 가장 굵은 가시에 꽃을 피운다 중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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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여자, 작희 - 교유서가 소설
고은규 지음 / 교유서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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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이후 그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거의 반년 만이었다. 매일이다시피 사랑을 속삭였지만 어느 날 갑자기 끈 끊어지듯 단절될 수 있는 것이 세상사 남녀 관계다. 작희는 영락이 한 번쯤은 자신을 찾아오길 바랐다. 아내와 자식이 있었다고, 그걸 숨겨 미안하다고. 그러나 지금의 분노는 그가 처자식이 있어서 생기는 것과 완벽하게 다른 문제이다. - P208

작희는 두 귀를 의심했다. 이자는 누구인가. 작가가 맞는가.
진실을 쓰는 기자가 맞는가. 한때나마 나는 이런 자를 사랑했던가. - P209

"이 만년필로 계속 쓸 겁니다. 소설을요." - P213

"그게 끝이야. 그때 느꼈단다. 누구나 이야기를 시작할 수있다는 것, 그러나 끝을 쓰는 사람만이 작가가 된다는 것" - P217

"아무것도 안 하면요? 아무것도 안 하면 정말 아무것도라지지 않을 겁니다." - P219

쓰는 여자, 작희
1921년에 태어난 작희의 원래 이름은 말성이었다.…………… - P244

"글이 너에게 뭘 해줄 거라 바라고 글을 쓴 건 아니지 않니?
그냥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괴로울 때나 행복할 때나 매일같이쓴다고 하지 않았어? 네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그렇게 사는거지. 희야, 그렇게 글에 기대 사는 거다." - P249

글만 쓸 수 있다면 그 어떤 고독이라 해도 친구처럼 곁에 두고 오래오래 쓸 터였다. - P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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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여자, 작희 - 교유서가 소설
고은규 지음 / 교유서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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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아내를 개처럼 패는 이 악행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이며, 언제 끝이 난단 말인가. - P89

남 이야기 좋아하는 자들은 이렇게 지저분한 소식을 은근히 즐겨 읽지 않습니까." - P94

"고모, 어머니의 학동이 쓴 글을 읽었거든요. 그 글엔 남편한테 의지하지 말고 경제적 독립을 해야 진정으로 자기 해방을 한다고 쓰여 있었어요." - P99

빼앗긴 자도 잘못이다. 오영락만의 문제가 아니다. 나는 왜내 작품을 지키지 못했을까.... - P105

이미 세상을 떠난 작가가 어쩌다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경우, 그 힘은 살아 있는 작가에게 비견할 수 없이 크게 마련이라고. - P106

"그 사람 허리를 다쳐 목수 일을 못한 지 일 년이 넘었어. 치매 걸린 노모에 병든 아내에 젖먹이 아이까지 식솔이 여덟이나 되니까 목구멍이 도둑질을 시킨 게야. 그 사람이 남의 돈 떼먹을 철면피는 아니었는데." - P124

작희는 남자들을 경멸하는 눈으로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내가 되바라진 년이면 당신들은 여자나 깔보는 치졸한 놈들이겠지. - P125

슬픔이 타오르지 않도록 밥알을 꾸역꾸역 삼켰다. - P187

‘왼손으로 나를 증명하는 일은 쉽지가 않다‘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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