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집, 이슬람은 어떻게 유럽 문명을 바꾸었는가 - 9세기 바그다드의 지식혁명
조너선 라이언스 지음, 김한영 옮김 / 책과함께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이슬람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서남아시아의 이라크,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자살 테러사건이 머리를 스치고 갈 것이다. 그래서 이슬람 세계하면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의 모습과 함께 폭력이 떠오른다.

학창시절에 배운 이슬람의 포교활동에 관한 내용 중에는 '한 손에는 코란, 한 손에는 칼'이라는 문장이 있었는데, 이것 또한 이슬람의 호전적이고 폭력적인 면을 나타낸 말이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유럽 중심의 세계사가 가져다 준 잘못된 지식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슬람 문화권의 나라를 여행하게 되면, 그들의 찬란한 문화를 보고 어리둥절하게 된다. 그것은 우리들이 그동안 알고 있었던 이슬람 문화와 매치가 되지 않기때문이다.

흔히, 중세 유럽을 암흑시대라고 하는데, 그것은 기독교 중심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기독교 교리에 어긋나는 과학, 천문학, 철학 등은 설 자리가 없었으니, 자칫 잘못하면 위대한 과학적 성과를 이루고도 이단이라는 이름으로 처형을 당할 수도 있었다.

그런 반면에 이 시기에 이슬람은 과학, 수학, 의학 등이 발달하면서 아랍문화가 번창한 때이다.

아마도 우리는 이와는 반대로 생각해 왔을 것이다. 이슬람이 야만적이고, 유럽은 문명인들이라고....

" 방위각에서 천정에 이르기까지, 대수학에서 숫자 영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우리가 쓰고 있는 기술용어들이 아랍인들의 소중한 유산임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또는 그보다 세속적인 영역에서도 일상 음식들 (예를 들면 살구, 오렌지, 아티초크 등)에서부터 제독, 범선, 몬순 같은 항해 용어에 이르기까지 온갖 것에 아랍의 영향이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알까? 심지어 모리스 춤 같은 전형적인 영국 전통 춤도 실은 무어인의 춤이 변형된 형태로서, 그 기원은 아랍 음유시인들이 이슬람 스페인의 귀족들을 즐겁게 해주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 (p.p.36~37)

중세에서 근세로 넘어가게 계기가 되는 사건이 십자군 전쟁인데, 처음에는 교황의 선동에 의해서 '하느님이 원하신다!'고 연호하면서 전쟁터로 향하게 된다. 그러나 이 전쟁은 차츰 본래의 뜻과는 다르게 변질된다. 그래도, 십자군 전쟁이 세계사에 남긴 변화는 상당히 많은데 그 중의 하나가 이슬람 학문이 서양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십자군 전쟁을 계기로 유럽인들은 이슬람 문화가 번창하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용감한 기독교 학자들은 지식을 찾아서 이슬람 세계로 가게 되고, 이슬람의 과학지식과 철학 사상을 서양으로 가져오게 된다. 그것이 결국에는 르네상스의 기본정신이 된다.

서양인들은 십자군 전쟁 이후에도 아랍문화가 근대과학의 발전에 기여한 부분들을 고의적으로 은폐하거나 왜곡시키거나 때론 비난을 일삼아 왔다.

'이슬람은 폭력으로만 전파된다', ' 이슬람은 억압적이다', '인간의 성을 타락시킨다'

이슬람의 술탄을 하렘이나 일부다처제와 관련지어서 부도덕적이라고 비난한다. 무함마드는 엉터리이며 악마의 도구이고, 그리스도의 적이다.

그러나 객관적인 관점에서 중세의 유럽과 이슬람을 생각해 본다면, 아랍의 과학이나 문화없이는 오늘날의 서양 문명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조너선 라이언스'는 이슬람 국가에서 20 년 넘게 에디터와 해외 특파원으로 활동하면서 보고 듣고 알게 된 지식들을 토대로 아랍학문이 중세 기독교 세계의 나라들과 그로 부터 탄생한 국가들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그당시, 영국인, 배스 애덜라스는 아랍 문화를 배우기 위해서 안티오크에 들려 천문학과 수학에 관한 귀중한 서적들을 가져 오게 되는데, 그것이 서양의 학문에 기여하게 된다.

시칠리아의 루지에르 2세는 70 여 권의 아랍문헌을 라틴어로 번역하여 사람들에 새로운 학문을 접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렇다면 이슬람 문화가 이처럼 번성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중심에는 이슬람 문화의 황금기 왕조인 아바스 왕조의 왕립 도서관인 '지혜의 집'이 있었다. 이 도서관은 칼리프의 지원하에 학문을 연구하고, 고전을 번역하는 일을 하였는데, 이곳에는 약 40만 권의 장서가 소장되어 있었으니, 당시 서양에서는 생각하지도 못할 일이었다.

암흑기의 중세 유럽은시간관념 조차 없었던 무식하고 야만적인 족속들이 살고 있었고, , 중세 이슬람에는 체계적인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서양 중심의 역사에 익숙해져 있어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다. 과연 이 모든 사실들을 전부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린 유럽인들을 너무 높게 평가해 왔었던 것은 아닐까? 중세의 무지함에서 벗어나 르네상스를 꽃피우게 된 것은 그들의 역량으로만 생각했던 것이 그런 생각에 잠기게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이슬람 세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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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ㅣ 밝은세상 ㅣ 2010  ♡

 

     

 

'더글라스 케네디'는 <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ㅣ 밝은세상 ㅣ 2010>로 인하여 독자들에게 충분히 그의 소설에 매혹될 수 있게 해 주었다. 월스트리트의 잘 나가는 변호사인 '밴 브래드 포드'. 그는 어릴 적에 할아버지의 콘도에서 뷰 파인더로 본 세상에 매료되어서 사진작가를 꿈꾸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변호사가 된다. 인생에 있어서의 첫 단추를 잘못 채운 것이 그의 인생을 험난한 길로 내몰게 된다.

아내의 불륜을 목격하고 순간의 실수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완전한 범죄를 위하여, 은둔형 사진작가였기에 대중에게 그 모습이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의 삶을 살게 된다.

게리 서머스변신하여 사진작가로서 유명세를 타면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게 되고 사랑도 얻게 되지만, 그 삶 역시 그리 오래가지는 않는다.

게리 서머스를 교통사고로 죽게 만들고 또다시 얻은 새로운 삶인 앤드류 타벨 삶.

그러나, 세 사람의 삶을 거치며서도 '밴 브래드 포드'는 결코 행복할 수 없었다. 자신이 원하던 사진작가의 삶도 살아 보았고, 부와 명예도 잡아 보았지만, 그에게는 영원히 잊지 못할 자식에 대한 사랑과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지난날의 삶이 있었기때문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이 가지 못했던 노란 길을 그리워하면서, 그 길로 갔다면 지금의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궁금한다. 그래서 <빅 픽처>는 세 사람의 인생을 살아 갈 수 밖에 없었던 한 남자의 삶을 통해성공과 몰락, 명예와 부, 사랑과 이별, 자녀에 관한 폭넓은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은 출간될 때마다 망설임없이 읽게 되는 것이다. 

 

♧   위험한 관계 / 더글라스 케네디 ㅣ 밝은세상 ㅣ 2011 ♧

 

 

작가가 남자임에도 주인공인 여성의 심리를 어떻게 이렇게도 잘 꿰뚫어 볼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은< 위험한 관계/더글라스 케네디 ㅣ 밝은세상 l 2011 >이다.

이미 유럽 독자들에게는 널리 사랑받는 작품인데, 이 책의 주인공은 여성인데도 불구하고, 책 속에서 보여주는 심리묘사는 남자 작가로서는 표현하기 힘든 산후 우울증, 그에 따른 감정의 기복까지도 리얼하게 묘사하는 것이다.
특히, 샐리(여자 주인공)가 결혼과 임신, 출산에서 겪는 우울증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야기는 <보스턴 포스트>의 중동 동아프리카 전역 담당 기자인 샐리가 겪게 되는 결혼과 출산후의 남편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샐리는 소말리아 홍수를 취재가던 중에 영국 <크로니클> 카이로 특파원 토니를 만나게 되면서 급속히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들은 생각지도 않았던 임신에 의해서 결혼을 하게 되고, 토니가 <크로니클> 외신담당을 하게 되면서 영국으로 함께 가게 된다.
샐리는 유능한 워킹우먼이지만, 영국 <보스턴 포스트>에서의 입지가 흔들리게 되고, 여기에 임신 중독증까지 걸리게 되면서 휴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난산에 의한 제왕절개를 하게 되면서 아들이 인큐베이터에 들어가게 되면서 극심한 우울증에 걸리게 된다.
이런 와중에 잠깐 형부의 죽음으로 미국에 간 사이에 토니의 잘 꾸며진 계략에 의해서 아들을 빼앗기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한 법정공방전이 있게 되고, 샐리는 어디에선가 토니의 헛점을 찾아야만 재판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이며, 아들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소설의 초반부에는 샐리의 남편에 대한 행동이나 출산 후의 행동이 너무 과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샐리와 토니는 30대 후반까지 독립적으로 살아오면서 자신의 직장에서 탄탄한 위치를 가지고 있었기에 갑작스러운 결혼이 행복을 가져 오기는 힘든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토니는 너무도 무심한 남편으로 자기중심적이며, 아내에 대한 배려가 없는 인물이다.
샐리 역시 오래전의 부모의 교통사고에 대한 자책감에 시달리고 있었기에 자신의 아들이 태어나자 마자 혹시라도 잘 못 될 수도 있다는 자책감에 산후 우울증을 앓게되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는 준비되지 않은 부부, 부모 역할에 대한 우려와 함께 위기감이 감돈다.
그러나 더글라스 케네디가 어떤 작가이던가?
이야기는 이렇게 단순한 이야기로 끝을 맺지 않는다.
소설이 중반이후에 접어 들면서 아연실색할 정도의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남편 토니의 배신, 배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재력가 애인과의 계략으로 아들을 빼앗아가는 이야기는 여기서 부터는 법정 소설 못지 않은 법정 공방전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독자들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부부란 과연 "등돌리면 남남이다"라는 말을 뛰어 넘는 무서운 배신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순간 토니에 대한 분노가 치솟게 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샐리와 토니의 사랑은 한 눈에 반한 운명적인 사랑처럼 보였지만, 그것은 대책없는 바람둥이의 순간적인 사랑이었고, 순간적인 결혼 합의 였던 것이다.
임신 역시 예기치 않은 임신이었고, 그것은 깊은 생각을 가질 수 없는 결혼의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소설이 더 흥미로운 것은 샐리는 미국인으로서 결혼으로 인하여 영국에 거주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오는 영국과 미국 사이의 문화적 차이가 상당히 크다는 것이다.
그들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언어, 관습, 인간관계, 법적인 부분 들에서 뛰어 넘을 수 없는 문화 차이를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영국인 대 미국인", "영국사회 대 미국사회"의 대결구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여기에 토니와 샐리의 이야기가 겹쳐지면서 " 여자 대 남자 ", " 진실 대 거짓"이라는 상반된 대결구도까지 겹쳐지게 되는 것이다.
작가인 더글라스 케네디가 여행을 좋아하여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경험을 하기도 했고, 그가 미국인이기는 하지만, 영국에서 주로 살았으며, 그의 소설이 프랑스인들에게 각광받기에 그런 모든 점들이 그의 소설 속에는 녹아 있는 것이다.

 

★ 모멘트 / 더글라스 케네디 ㅣ 밝은세상 ㅣ 2011 ★

 

<모멘트>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열 번째 소설이자,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으로는 세 번째 소설이다. 
역시 <모멘트>도 첫 장부터 빠르고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속도감이 붙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야기의 내용은 어디선가 읽었거나 드라마도 본 적이 있는  분단 한국의 현실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소설이다.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서는 일어날 수 없었던 이야기이지만, 1984년의 서베를린에서는 일어날 수 있었던 그런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통독이전인 1984년, 서베를린을 무대로 전개된다.
미국인 여행작가인 토마스는 서베를린에 있는 방송국 <라디오 리버티>에서 페트라를 만나는 순간에 운명적인 사랑을 예감한다. 페트라는 토마스의 원고를 번역하는 일을 하게 되는데, 그녀는 동베를린에서 추방당한 여자로 가슴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다.
토마스 역시, 부모들의 원만하지 않은 결혼 생활에서 오는 불안감에서 언제든지 도망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은 여자와의 결혼이나 그밖의 선택의 순간에 있어서 결정을 못하고  어디론가 도망치게 된다. 그가 베를린에 오게 된 이유도 일종의 현실 도피였다. 
토마스와 페트라는 첫 만남 이후에 운명적인 사랑을 하게 되는데, 토마스는 그들에게 닥친 위기의 순간에 페트라에게 변명의 말 한 마디도 남기지 않고 그녀와의 사랑을 배신한다. 토마스는 그녀가 먼저 배신을 하였기에, 선택한 배신이었다고 생각하지만, 그 상황은 그의 마음을 평생 어둡게 하고,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못하는 사람으로 살아간다. 

소설 속의 이야기는 운명적 사랑을 했던 때로부터 25년이 지난 어느날 토마스에게 날아 온 페트라의 소포를 보게 되면서 그가 오래 전에 써두었던 소설의 이야기가 전개되고, 이어서 페트라의 소포 속의 두 권의 노트를 읽는 것으로, 그리고 그후의 이야기로 이어지면서 전개된다.
" 소설이 소설이 아닐 때는? 작가의 체험담일테지,
설령 그 소설이 작가의 체험담이더라도 작가의 시각으로 바라본 경험아닌가. 그래, 내 이야기,
내 시각으로 그린 이야기, 그리고 이렇게 세월이 흐른 뒤에 내가 '지금의 나'로 있게 된 이유" (p35)

"우리는 언제나 운명을 어쩔 수 없는 일로 여긴다. 하지만 운명을 조종하는 건 언제나 자기 자신이다. 자기도 모르는 새, 자신의 바람과 달리, 우리는 자기 자신의 운명을 조종한다. 아무리 끔찍한 비극과 맞닥뜨려도 우리는 그 비극에 걸려 넘어질 지 아니면 넘어서서 앞으로 나아갈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비극에 맞설지 피할지조 선택할 수 있다. " (p 574)
말하자면 소설 속의 소설인 액자소설과 소설 속의 편지글이 이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모멘트>는 이야기의 전개보다는 1984년이란 시대적 배경 속의 동베를린에 대해서 세심한 묘사 했다는 것이 더 흥미롭다.
잿빛의 도시였던 동베를린,
그리고 장벽을 사이에 둔 서베를린.
두 곳사이에 존재했던 비밀경찰이란 존재.
이중간첩이 될 수 밖에 없는 여인의 이야기.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많은 독자들은 '더글라스 케네디'가 1984년대에 동베를린을 갔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의 세심한 관찰력과 묘사는 당시의 동베를린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 작품은 2011년 신작이니, 그 시절, 그 현장에 있지도 않았던 작가의 상상력이 대단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1984년에 작가가 동베를린을 방문했었고, 어딘가에 그 기록을 남겨 두었다가 이제야 풀어 놓는 것은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이니....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순간"이다.
순간의 선택을 해야 할 때에 항상 도망치고 달아났던 토마스를 통해서 선택의 그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일깨워주는 것이다.
"모든 순간 순간이 모여 지금의 삶을 이루었다 !"는 것을....
"살다보면 행운을 만나는 순간도 있다는 것. 운명의 손길, 별의 기운, 신의 입김 등이 나를 위해 힘을 발휘할 때가 분명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p250)
페트라와의 마지막 날에 그는 왜 그녀에게 말 할 기회를 주지 않았을까?
그는 그 때문에 평생을 페트라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는데....
페트라 역시 왜 운명적인 사랑 앞에서 결혼까지 결심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지 못했을까?
그 순간때문에 그들은 그렇게 서로를 그리면서 살아갔는데....
그들에게서 그날의 일을, 그날의 시간을 다시 되돌릴 수 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러나, 되돌릴 수 없는 것이 삶의 모습이 아니던가.
그 순간으로 되돌아 가서 다른 선택을 했다면 그들은 후회없는 삶을 살았을까? 
" 오랜 세월, 내가 남몰래 페트라를 그리워할 때, 아련한 추억을 떠올릴 때, 내 자신이 망가뜨리고 잃어버린 사랑에 안타까워할 때, 그녀의 해명을 끝내 묵살한 게 가슴이 미어지도록 아플 때....
오랜 세월, 페트라는 여전히 나를 사랑했고, 나와 함께 있었던 것이다. " (p558)
" 이 모든 것의 한가운데에....
순간이 있다.
모든 걸 바꿀 수 있는 순간,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순간, 우리 앞에 놓인 순간,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찾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결코 얻을 수 없는 게 무엇인지 알려 주는 순간.
우리는 순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아주 짧은 찰나라도 순간으로부터 진정 자유로울 수 있을까? (p592)

<빅 픽처>는 결말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변신에 또다른 변신을 거듭하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흥미로우면서도 읽은 후에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그에 비하여 <모멘트>는 결말을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적인 이야기이다. 그러나,  소설을 읽는  중간 중간  소설의 줄거리 보다는 더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문장들이 산재되어 있다.
그 문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가지게 해준다. 
삶에 있어서 선택의 순간에 우리는 어떤 행동을 했던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혹시 나도 토마스처럼 선택의 순간에 도망치고는 그 순간을 회피한 것에 대해 오랫동안 힘겨워 하지는 않았던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이 소설은 이루어질 수 없었던 운명적 사랑을 통해서 인생의 순간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깨닫게 해주기에 읽은 후에도 깊은 감동이 마음 속에 남게 된다. 

♤ 파리 5구의 여인 / 더글라스 케네디 ㅣ 밝은세상 ㅣ 2012 ♤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 중에서 스릴러 요소가 강하게 들어가 있으면서도 로맨스가 담겨 있고, 거기에 판타지 요소까지 가미된 소설은 <파리 5구의 여인> 이다.

책 표지 그림의 아름다운 여인의 머리에 꽂힌 것이 머리핀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소설 속 주인공이 노트북에 열심히 소설을 쓰고 있는 모습인 것이다. 바로 이 그림 속에 <파리 5구의 여인>의 이야기가 모두 담겨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해리 릭스.

'인생에 있어서 이처럼 처참하게 추락할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동안 살아온 날들이 한순간에 곤두박질을 치게 된다.  화학과 교수였던 그는 18살 제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단 한 번의 외도로 그의 명성은 산산이 부서지게 된 것이다.

여제자의 거짓 임신, 그것을 악용한 대학 학장인 가드너 롭슨의 술수로 여제자는 자살을 하고, 해리는 사회적으로 매장이 되었다.

" 내 인생이 산산이 부서진 날, 나는 도망치듯 파리로 갔다. " (p. 5)

파리로 떠나 오게 된 해리는 가진 돈도 없으니, 파리 10구의 터키 이주민들이 사는 파라디스 가의 지저분한 쪽방에서 살게 된다.  그러나,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자신이 20 년전부터 쓰고 싶어 했던 소설을 쓰는 것이다.

그것만이 자신이 세상 속으로 다시 들어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한 것이다.

" '내 존재를 세상에 널리 알리리라'는 생각은 실패한 사람, 바닥까지 내려간 사람들이 흔히 내보이는 허망한 꿈일지도 모른다. 비록 바닥까지 추락했지만 나는 눈물을 흘리며 절망하기보다는 소설로 마지막 기회를 부여잡고 싶었다. " (p. 67)

그러나, 해리의 생활은 그리 녹녹하지 않다,

파라디스 가에서의 생활은 예의도, 도덕도 존재하지 않는 터키인들과의 갈등을 빚게 된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야간 경비일을 하게 되지만, 그곳에서 불법적인 일이 자행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곳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일상 속에서 잠깐 탈피하기 위해서 찾아 간 살롱에서 헝가리 국적의 여인 마지트를 만나게 된다.

오십대 후반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

그녀와의 1주일에 2번의 밀회에서 그들은 자신의 지나온 삶의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서로를 알아간다.

" 사람에게는 절대로 치유될 수 없는 비극이 있다. 다만 슬픔을 떠안은 채 적당히 적응하면서 살아갈 뿐이리라. 그러면서 차츰 상실감을 품고도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리라. " (p. 189)

'완벽하게 순수한 선의에서 나오는 행동은 없다' 했던가...

 

살롱에서 그에게 다가왔던 파리 5구의 여인.

그를 만나게 된 것은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어떤 함정으로 들어가는 악마의 덫이었을까.

" 당신이 나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내가 당신 인생에 들어간거야" (p. 404)

 

해리 릭스를 둘러싸고 그를 힘들게 하였던 사람들은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사라진다.

그 누군가에 의해서 처참한 모습으로 살해당하는 것이다.

살인의 끝은 어디일까?

해리 릭스는 그 덫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을 것인가?

 

소설은 차츰 흥미롭게 진행되고, 언젠가 본 스릴러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누군가가 해리 릭스의 일거수 일투족을, 아니 그의 머릿속의 생각들까지를 모두 읽어 내는 것이다.

 

" 마침내 쿠타르 형사가 말했다.

" 선생은 귀신에 씌었군요."

그렇다. 나는 정말로 귀신에 씌었다. " (p.420)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다.

스릴러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라니....

해리는 죽기 전에는 그 악마의 덫에서 빠져 나오기는 힘들 것이다.

자살로 귀결될 것만 같은 그의 인생이 안스럽게 느껴진다.

 

<빅 픽처>의 마지막 부분처럼, 뒤돌아 보아도 돌아갈 수 없는 너무도 먼 길을 와 버린 그런 느낌이 마지막 문장을 통해서 느껴진다.

해리가 나락으로 한없이 굴러 떨어졌을 때에 가장 큰 행복을 가져다 준 일탈은 그의 발목을 잡는 악마의 덫이자 영원히 빠져 나올 수 없는 블랙 홀이 아니었을까.

책을 다 읽고 내려 놓는 나의 손은 무겁다.

마음은 더 씁쓸하다. 깔끔하게 끝맺음이 되지 않은 상태의 결말은 주인공의 불행을 예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행복의 추구 1,2 / 더글라스 케네디 ㅣ 밝은세상 ㅣ 2012  ▶

       

 <행복의 추구>는 1권, 2권으로 출간되었다. 그런데, '더글라스 케네디'의 책 중에 국내에서 출간된 책 중에 이 책만 읽지를 못했다.

 

◈ 템테이션 / 더글라스 케네디 ㅣ 밝은세상 ㅣ 2012 ◈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를 여러 권 읽다보니, 그의 작품 속에서 한 번쯤은 다루었던 소재와 주제가 거듭 나오는 경우를 접하게 된다. <템테이션>이 바로 그런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이 소설을 읽다 보면 너무도 낯익은 이야기들에 '더글라스 케네디'가 주로 쓰던 장치들이 조금씩 변화를 주어서 다시 쓰여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하지만 그리 쉽지 않은 상황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행운과 같은 성공,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승승장구, 한순간에 바닥으로 내팽겨지는 삶, 권태로운 결혼생활, 그리고 새로운 여자의 등장, 이혼, 이혼 후에 아이를 그리워 하는 부정, 아이를 만날 수 없게 되는 상황 등.... 그래서 또 그 이야기... 하는 순간, '역시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은 책을 잡으면 놓을 수가 없구나 '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 속으로 빠져 들게 된다.

이 소설은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가 배경이다.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는 데이비드에게 시트콤 <샐링유>의 시나리오가 맡겨지게 되고, 시트콤은 인기리에 방영되면서, 2부, 3부를 거듭하게 되는데...

오랫동안 갈망하던 꿈이 이루어지면서 부와 명예는 뒤따르게 되고, 그와 함께 따라오는 것이 새로운 연인 샐리와의 사랑. 어려운 날들을 함께 했던 아내 루시와는 이혼하게 되고.

" 새로운 성취를 이루면 또 다른 의문이 고개를 쳐든다. 이 모든 걸 그대로 지켜낼 수 있을까? 모래처럼 손아귀에서 슬며시 빠져 나가는 건 아닐까? 아니, 더 나쁜 경우는 그 모든 것에 질려 버려 사실은 이전에 이루었던 게 진정 원하던 게 아니었을지 자못 후회하게 되는 것이다. " (p. 121)

미국 8위 부자이자 한때 감독인 필립 플렉의 제안으로 그의 카리브해 연안에 있는 별장에서 즐거운 날들을 보내면서 자신의 무명시절의 시나리오를 개작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날 신문 칼럼에서 자신의 글이 표절이라는 기사가 뜨면서 그의 화려한 작가 인생은 끝이 나게 된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돈을 가진 플렉이 의도적으로 그의 작품들을 자신의 작품으로 둔갑시키고 데이비드를 추락시키기 위한 의도였다.

데이비드는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몰려오는 시련 속에서 성공을 했기 때문에 잃어버린 것들이 무엇인가를 알게 된다. 성공을 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것을 지키는 것도 어렵고, 성공 후에 오는 추락은 재기하기가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된다.

무명시절에 투덜거리면서도 묵묵히 곁에 있어 주었던 루시, 그러나 자신의 실패를 아는 순간 싸늘하게 변해 버리는 샐리, 그리고 플렉의 별장에서 만나게 된 플렉의 아내 마사.

세 여인과의 사랑은 각각 빛깔이었는데... 루시와의 결별은 후회를, 샐리와의 결별은 무감각을, 마사와의 결별은 아픔으로 남는다. 인생의 타이밍을 놓쳤기에 마사는 너무도 낭만적이지 않은 플렉과의 결혼 생활을 유지하게 되는 너무도 낭만적인 사람인 것이다.

" 무엇일까? 우리가 궁극적으로 다다를 곳은 어디일까? 그것이 가장 풀리지 않는 의문이었다. 우리는 '그 어디에' 다다르기 위해 몇 년 동안 애쓸 수도 있다. 그러나, 마침내 그곳에 다다랐을 때, 모든 게 발 아래에 있고, 자신이 그토록 간절히 바라마지 않던 것을 손에 넣었을 때 불현듯 낯선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정말 내가 어디에 다다르긴 한 것일까? 아니, 그저 중간 지점에 다다른 게 아닐까? 더 바랄 게 없을만큼 성공했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저 멀리 사라지는 신기루 같은 목적지를 향해 계속 나아가고 또 나아갈 수 밖에 없는 건 아닐까? 종착지가 존재하지 않는데, 어떻게 종착지에 다다를 수 있겠나? 그런 생각들에서 내가 얻은 깨달음은 하나였다. '우리 모두가 필사적으로 추구하는 건 자기 존재에 대한 확인이다. 그러나 그 확인은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 나에게는 마사가 그런 사람이었다. " (p. p.446~447)

할리우드에서의 영광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가를, 그 영광은 타인을 그 자리에서 끌어내려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또 그 영광을 차지한 사람은 또 타이에 의해서 끌어내려질 수도 있는 것이니, 할리우드에서의 성공은 한순간인 것이다.

인생에는 위기가 있기 마련이고, 그 위기를 통해서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무엇인가를, 얼마나 헛된 것인가를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인생에서 수없이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판단이 행복과 불행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올라 갔던 성공, 그로 인한 부와 명예, 그리고 사랑.

데이비드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서 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 사랑을 생각하게 해 준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의 전개,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는 책의 내용을 더욱 흥미롭게 해준다.

그동안 읽었던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 중에 <빅 픽처>가 가장 사랑받는 책이라면 그 뒤를 이을 수 있는 소설이 <템테이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으면서도 인생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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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유럽에서 클래식을 듣는다 - 테너 하석배의 힐링 클래식
하석배 지음, 김효정(밤삼킨별) 사진 / 인디고(글담)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여행을 하면서 그곳에서 무엇을 보고 어떤 것을 느끼는가는 여행자마다 다르다고 생각된다. 홍콩, 할리우드 하면 영화가 먼저 떠오르듯, 유럽하면 문학작품과 함께 음악이 떠오르게 된다.

유럽의 웬만한 도시들은 음악가와 연관이 있을 정도로 음악이야기가 넘쳐나는 곳이니, 유럽의 도시를 여행한다면 그곳에서 꼭 들어야 하는 음악들이 있는 것이다.

헝가리에서 체세니 다리 아래를 오가는 유람선을 타면 영낙없이 요한스트라우스의 왈츠인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이 울려 퍼진다. 그곳을 지나는 강이 도나우강(= 다뉴브강)이기 때문에.

오스트리아의 빈에 가면 슈테판 성당을 중심으로 게른트너거리에서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를 홍보하는 모차르트로 분장한 사람들을 흔히 만날 수 있다.

이처럼 유럽의 도시들은 어떤 음악가와 작품 활동을 한 곳이기에 음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곳이 많다. 그래서 음악을 사랑하는 여행자라면 유럽 여행이 음악 여행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오늘도 유럽에서 클래식을 듣는다>의 저자인 테너 하석배는 20대 초반부터 이탈리아에서 음악을 공부하였고, 각종 오디션과 공연을 위해서 유럽의 도시들을 드나들었으니, 도시마다 그곳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음악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유럽의 도시를 갈 때는 그 도시에 어울리는 그만의 클래식 선곡 리스트를 작성하여 듣는다고 한다.

로마에서는 <토스카>의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 별은 빛나건만>을,

파리에서는 '드뷔시'의 <달빛>을,

빈에서는 테너 '분더히리'의 <빈, 나의 꿈의 도시>를,

피렌체에서는 푸치니의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를,

베네치아에서는 '비발디'의 <사계>를,

폴란드에서는 '쇼팽'의 <이별의 왈츠>를....

이루 다 적을 수도 없을 정도로 유럽의 도시들은 음악과 함께 걸어도, 음악과 함께 사색에 잠겨도 좋을 정도로 음악이 함께 하는 도시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피렌체의 베키오 다리는 단테와 베아트리체가 만나 사랑에 빠진 곳이기에, 이곳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미래를 약속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런데 왜 이 곳에서 '푸치니'의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를 들어야 하는가는 이 곡에 대한 내용을 알면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음악가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음악가들은 유독 사랑에 약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이루지 못한 사랑이야기, 쇼팽과 마리아, 브람스와 클라라 슈만 등.

그래서 쇼팽은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의 마리아를 위해서 <이별의 왈츠>를 작곡하지 않았던가.

쇼팽은 이 곡을 작곡해 놓고, 발표를 하지 못한 채, 그녀가 보낸 편지와 악보를 서로 포옹하듯이 한데 묶어 서랍에 보관하였다. 그러다가 쇼팽이 죽은 후에 발견되었다고 하니, 그 애틋한 마음이 느껴진다.

독일의 함부르크에서는 멘델스존과 브람스를 만날 수 있다. 멘덜스존의 <노래의 날개 위에>는 중학교 1학년 첫 음악 시간에 배운 노래인데, 그 아름다운 선율이 지금까지도 추억 속의 한 자락으로 남아 있다.

"멘델스존은 '음악은 평생 아름다워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 (p. 192)

'아~~ 그래서 그의 음악이 그렇게 아름답고 행복하게 느껴졌구나!'

멘델스존의 음악은 서정적이어서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다.

스페인의 남부 세비아에서는 그곳을 배경으로 한 오페라 <카르멘>을.

그리고 알함브라의 궁전에서는 쓸쓸하고 애잔한 키타소리를 들을 수 있는 <알함브라의 궁전의 추억>을.

저자는 이렇게 이탈리아에서 시작하여 스웨덴에 이르기까지 각 도시와 연관된 음악 이야기, 음악가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 준다. 그리고 그 도시의 음악이야기가 끝날 때에는 그 도시와 관련된 음반 CD와 영상 DVD를 추천해 준다.

테너 하석배의 음악을 따라 떠나는 유럽 여행 이야기는 선율이 흐르듯, 그렇게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마음 속에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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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파워블로그 비밀노트: 1000명을 부르는 힘
고영민 지음 / 길벗 / 2012년 8월
평점 :
판매중지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서 최고가 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블로그 활동도 예외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블로그의 꽃'이라고 하면 파워 블로그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파워블로그가 되면 다른 블로그와는 다른 특전이 있는데, 블로그를 열면 보이는 앰블램이라고 생각된다.

블로그 써핑을 하다가 앰블램이 보이는 블로그는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보게 마련이니까 그만큼 블로거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는 블로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에는 내 블로그의 바탕화면을 어떻게 꾸밀까, 카테고리는 어떤 것을 넣을까 궁리를 하게 된다.

그리고 나서는 어떤 글을 올릴 것인지 고민, 고민하게 된다.

일상생활의 기록도 좋고, 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에 대한 글들을 쓰기 시작할 것이다.

내 경우에는 다음, 네이버, 티스토리 등의 블로그를 개설하기 보다는 인터넷 서점의 블로그를 통해서 내가 읽은 책들에 대한 서평을 올리는 것으로 시작했다.

한 편 한 편 서평이 올려질 때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뿌듯한 마음이 들었었다.

그리고, 조금씩 내 영역을 넓혀 나가면서 블로그 활동을 하게 되었다.

나 혼자 블로그를 꾸미는 일부터 글 올리기까지 조금씩 활동을 늘려 나가다 보니, 이제는 그래도 제법 많은 블로거들이 찾는 블로그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블로그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 것인가, 아니면 블로그 활동은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내 블로그를 알리고 싶은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블로그 운영의 기초적인 것에서부터 하루 평균 1,000 명의 방문객들이 찾아 올 수 있는 블로그를 만들 수 있는 비법을 알려 주는 책이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던 중에 알게 된 책이 <파워블로그 비밀노트>이다.

이 책에서는 파워블로거의 의미, 다양한 블로그의 형식, 인터넷에서의 윤리 등까지를 세세하게 설명해 준다.

특히 블로그로서 가장 인기가 있는 다음 블로그, 네이버 블로그, 티 스토리 블로그의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을 해 주는데, 그중에서도 다음 블로그에 좀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일상의 이야기에서 전문지식까지" 그 모든 것을 보여 줄 수 있는 파워블로그 만들기.

이 책의 내용을 따라 한다면, 블로그 분야에서는 최고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특히 블로그의 유형을 8개로 구분해서 그 유형에 따른 설명도 곁들인다.

파워블로거들의 글쓰기 노하우 소개.

글쓰기는 정성껏 쓰는 것이 기본이지만, 그래도 글쓰기에도 비결은 있는 것이다.

내 경우에는 글을 쓸 때에 사진이나 그림 등을 많이 첨부하는데, 그것 역시 시각적인 전달 효과를 노릴 수 있은 방법 중의 하나이다.

다음, 네이버, 티스토리는 약간씩은 블로그를 꾸미는 메뉴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선호하는 곳에서 블로그를 개설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블로그의 글은 비공개가 아닌 이상 포털의 검색 엔진에 노출된다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대표 파워블로그의 사례가 사진과 함께 소개된다는 것이 초보자들에게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이왕 블로그 활동을 하겠다고 생각했으면 각 매체에서 파워블로그로서 우뚝 서는 것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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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상페
장 자크 상뻬 지음, 허지은 옮김 / 미메시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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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장을 펼치면서 어딘지 모르게 눈에 익은 그림들이라고 생각했는데, <꼬마 니꼴라/ 르네 고시니>의 그림을 그렸던 작가가 '장 자끄 상뻬'라는 것이다.

커다란 배경 속에 홀로 작게 그려진 사람, 같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무리지어 있는 그림, 같은 동작을 하는 사람들이 연속적으로 그려진 그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이런 모습, 저런 모습으로 그린 그림, 악기를 연주하는 콘서트장의 모습이나 그 뒷이야기 등을 담은 그림, 발레를 하는 아이들이 연속적으로 그려진 그림....

'장 자끄 상뻬'하면 떠오르는 그림들이다.
그의 그림을 보면 아무리 이야기를 꾸며 낼 줄 모르는 독자들이라도 어떤 이야기가 떠오를 수 있을 정도로 그림 속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또한 그의 그림들은 보는 순간 살포시 미소가 떠오르기에 마음이 포근해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림 속에는 유머가 있고, 풍자가 살아 숨쉬고 있다.

딱 보면 '상뻬의 그림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자신만의 독창성을 가진 그림을 그리는 풍자 화가가 바로 상뻬이다.

<뉴요커>는 1925년에 창간된 독특하고도 독창적인 잡지이다. 표지에 제목없이 그림을 싣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며, 본문 기사에 풍자화의 거장들의 삽화를 싣으며, 당대 유명한 작가들에게 글과 기사를 청탁하여 과감하고도 차별화된 다양성이라는 전통을 이어가는 잡지이다. 그래서 모든 그림작가들은 <뉴요커>의 표지화가가 되기를 꿈꾼다.

지금은 너무도 잘 알려진 '상뻬'도 한때는 <뉴요커>의 표지화가가 되기를 꿈꾸었는데, 어느날 그 꿈이 이루어지게 된다.

<뉴요커>의 '숀' 사장은 '상뻬'에게 미국적인 표지화가 아닌 상뻬다운 표지화를 요구한다. 그래서 그는 그 나름대로의 특색이 묻어나는 표지화를 약 30 여년에 걸쳐서 그리게 된다.

<뉴욕의 상뻬>에는 그가 1979년부터 2009년까지 그린 <뉴요커>의 표지화가 연도별로 실려 있다. 그리고 '상뻬'와 '마르크 르카르팡티에'의 인터뷰 내용이 실려 있는데, 인터뷰 내용은 그가 <뉴요커>표지화가가 되기를 꿈꾸던 시절부터, 그의 꿈이 이루어져서 표지화를 그리게 되었을 때 왜 그 표지화를 그렸는가, 그 때의 반응 등에 관한 일화들을 담고 있다.

" 그의 그림을 당연히 문학과 연결시킬 수도 있다. 그림마다 시치미를 뚝 떼고 때로는 스캐너처럼 정밀하게, 때로는 시처럼 감미롭게 인간의 영혼 깊숙한 곳을 분석하는 교육적 이야기가 담겨 있다. " ( 마르크 르카르팡티에의 글 중에서)

그의 그림들을 보면 아주 거대한 것들을 그리면서 그 속에 아주 미세한 부분들을 표현하기도 한다.

책 속의 그림 중에 몇 작품을 살펴보면,

아래 그림의 왼쪽과 오른쪽의 그림은 같은 장소를 그린 그림인데, 한 장의 그림은 멀리서 또 다른 한 장의 그림은 가까이에서 그리고 있다. 어떤 그림은 아주 세밀하게, 또 어떤 그림은 아주 거칠게 그리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상뻬' 그림의 특색이다.

'상뻬'의 작품 중에 <뉴욕 스케치>가 있는데, 이 그림은 <뉴요커>의 사장이 가 프랑스에서 출간한 '상뻬'의 화집인 <랑베르 씨>를 보고 영감을 받아서 그 책의 내용을 미국인들의 이야기로 재구성해 보라는 말에 의해서 펼쳐낸 그림집이다.

<뉴요커>의 표지는 독자들이 자기 자신을 비추어 볼 수 있는 일종의 거울과 같은 것이라고 하는데, <뉴욕의 상뻬>를 보니 그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있다.

소장하고 싶었던 <뉴욕의 상뻬>를 구입하게 되니 기분이 참 좋다. 좋은 그림들을 보니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리고 뉴욕의 거리들을 보니, 그곳에 다시 가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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