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느 바커스의 프랑스 엄마 수업 - 소리 지르지 않고, 때리지 않고 말 잘 듣게 하는 100가지 방법
안느 바커스 지음, 최연순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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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프랑스 아이처럼>, <프랑스 육아법>, <프랑스 엄마처럼>, <프랑스 아이들은 왜 말대꾸를 하지 않을까>,<프랑스 아이는 편식하지 않는다>와 같이 근래에 프랑스 육아법과 관련되어 출간된 책들은 다수가 있다. 이런 책들을 읽어 본 독자들은 프랑스 육아법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아이들이 가정교육이나 학교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은 사회 곳곳에서 나타난다. 매일 올림픽 공원에 가서 산책도 하고 운동도 하고 오는데, 특히 금요일에는 유아원 원생들에서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많은 학생들이 교외활동으로 올림픽 공원을 찾아온다.

학생들이 오면 공원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한다. 인솔교사는 어디에 있는지도 보이지 않고 학생들은 공원 여기저기를 떠들면서 돌아 다닌다. 학생들에게는 글짓기나 미술실기, 공원 탐방 등의 과제들이 주어지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악을 쓰면서 비속어를 내뺕으면서 공원을 돌아다닌다.

며칠전에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학생 2명이 토끼 새끼를 잡으려고 잔디밭을 뛰어다닌다. 지나던 이가 이를 타이르자, 들은 척도 하지 않고, 토끼를 잡겠다고 쫓아 다닌다. 또 다른 사람이 제지를 하고, 그렇게 몇 명의 사람들이 좋은 말로 이야기를 해도 듣지를 않는다. 계속해서 그 아이들의 행동을 지켜 보는 사람들이 늘자, 한 아이가 ' 무시하고 가자!' 하면서 다른 아이에게 말하자, 또 다른 아이가 '우리 신고해 버리자'라고 하면서 그 자리를 떠난다.

아연실색할 일이 아닌가 ! 겨우 초등학교 2학년 정도의 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말이 아닌가...

이런 광경은 학생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는 그리 어렵지 않게 목격되는 장면들이다.

누굴 탓하랴, 그런 아이들의 엄마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 <프랑스 엄마 수업>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읽었다.

자녀 교육의 책임은 부모에게 있다. 아이를 어떤 방식으로 키울지 결정하는 것도 부모의 몫이다.

" 과한 사랑은 없다. 그러나 잘못된 사랑은 있다!" 라는 말을 부모들은  마음에 담아 두어야 한다.

'그래', '안돼'를 적절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랑이어야 한다.

그런데 프랑스 아이들은 유난히 얌전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프랑스 엄마들은 소리지르지 않고, 때리지 않고 말 잘 듣는 아이들로 키운다고 하니 프랑스 엄마의 수업 방법을 살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프랑스 교육의 핵심은 부모가 권위를 갖고 아이에게 명령하고 아이는 부모의 말에 복종을 하는 것이다. 프랑스 아이들은 가정에서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자기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터득한다. 그런데 우리의 가정은 어떤가? 아이들의 자라는 시기에 따라서 이런 저런 이유로 가정의 중심에는 아이들이 있고, 부모들은 아이들이 잘 될 수 있다면 자신들의 삶의 일부도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에는 프랑스 엄마들의 자녀 교육 방법이 100가지 제시된다.

부모는 같은 소리를 내야 한다는 점, 아빠는 이렇게 말하고, 엄마는 저렇게 말한다면 자녀들은 일관성이 없는 부모의 태도에 혼란을 가져 오게 된다. 또한 부모가 아닌 친구, 학교 형들이 아이의 행동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흥미로운 내용 중의 하나는 '부모는 교양있는 독재자가 되어라' 는 말이니, 교양있는 독재자란 인간적이고, 친절하며, 굳건한 심지를 가진 독재자를 말한다.

부모들이 자녀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여 분노의 감정을 폭발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행동은 결코 자녀 앞에서 보여서는 안되는 행동이다.

자녀들이 나쁜 행동을 할 때는 원인을 찾아야 되고, 말을 듣지 않는 이유를 꼭 찾아야 한다.

'침묵은 금'이라고 했던가, 프랑스 엄마들도 '침묵은 약' 이라 말한다. 때로는 침묵이 자녀 교육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의 행동을 바꾸겠다고 비난을 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 오고,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것은 아이의 자긍심을 짓밟게 된다. 음식이나 침대를 상이나 벌로 이용해서도 안된다.

체벌은 자녀에게 가장 마지막에 행하게 되는 최후의 보루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 책의 Lesson6  ' 당장 써 먹을 수 있는 방법들' 에는 자녀들의 행동에 대하여 효과적으로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해 준다.

아이가 말을 잘 들을 수 있는 100가지 방법을 알고 실천한다면 엄마는 소리지르지 않고 때리지 않고 우아하게 아이들의 나쁜 행동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핵심적인 글들은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 우리나라 엄마들이 꼭 기억해 두어야 할 점은 아이는 가정의 일원이지 중심이 되어서는 안되다는 점이다. 아이가 가정의 중심에 있게 되면 아이를 제대로 교육 시킬 수가 없다. 또한 아이가 가정의 중심이 된다면 부모의 희생은 당연하게 생각되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우리의 엄마들이 자녀들을 무조건 사랑하지도 말고, 자유방임형으로 키우지도 말고,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행동하는 아이들로 키웠으면 하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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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 - 서울대 교수 조국의 "내가 공부하는 이유"
조국 지음, 류재운 정리 / 다산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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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서울대 법학 전문대학원 교수라고 하는 학자가 학계가 아닌 곳에서 사회참여를 하는 것이 의아(?)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진보성향을 가졌다 하더라고 국립대학교 교수가 정치성향을 드러내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조국과 오마이 뉴스 기자인 오연호와의 대담을 담은 <진보집권플랜/ 조국, 오연호 ㅣ 오마이북 ㅣ2010 >을 읽었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이 진보임을 말하면서 진보의 의미를 정리해 준다.

" 진보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주 거칠게 정의하자면, 남북 문제에서는 군축, 평화공존, 평화통일을 지향하고, 경제에서는 자유지상주의, 시장만능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모순을 직시하면서 시장에서 패자를 아우르는 정책을 추구하고, 양심,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위시한 각종 정치적 기본권의 확대, 강화를 지지하는 것이 진보입니다. 계급적으로 보면 진보는 강자나 부자의 편이 아니라 약자나 빈자의 편입니다. 특권을 가진 엘리트의 편이 아니라 보통 사람의 편입니다. (...) 저는 서민과 보통 사람이 자존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라고 봅니다. " ( 진보집권플랜 p.26~27)

<진보집권플랜>은 2010년에 나온 책이기에 그는 2012년, 늦어도 2017년에는 진보진영에서 집권을 해야한다는 플랜을 이야기한다. 이미 2012년 대통령 선거는 보수진영의 승리로 정권이 들어섰으니, 그는 차기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왜 진보가 집권을 해야 되는가에 대한 답변과 현재 우리 사회에 있어서의 불합리하고 고쳐 나가야 할 문제들을 모두 다루고,  사회 경제 민주화,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한 교육 문제, 통일을 위한 남북문제, 그리고 괴물 검찰에 대한 이야기도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이 책을 읽은 후에, 그와 같은 학번인 서울법대 동문인 원희룡과 함께 서로의 다른 입장을 보이는 것에 대한 소통의 의미로 사회적 이슈가  된 곳을 함께 여행하는 tv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그래도 풀리지 않는 것은 조국의 성장기, 학창시절, 그리고 왜 진보성향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 의문점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책이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이다. 이 책은 조국의 '내가 공부하는 이유?'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만 16세 서울대 법대 최연소 입학, 만 26세 교수임용,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 로스쿨 석사, 박사학위 취득....

조국은, " 내 삶의 두 축은 '학문'과 '참여'다" 라고 이 책의 '시작하며'에서 밝힌다. 그에게 따라 다니는 '국보법 전과자'와 '서울대 교수'사이에는 일관된 무엇이 있다고 하는데, 그는 정치적 민주화를 넘어 사회, 경제적 민주화를 이루기 위한 법과 제도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조국이 법대를 가게 된 것은 워낙 공부를 잘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성장기에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라는 당시 TV에서 방영되던 외국드라마의 영향이라고 한다. 논리적 토론을 벌이는 하버드 대학의 공부하는 모습에서 로망을 느꼈다고 한다.

이 책은 4개의 주제로 나뉘어 진다.

 

* 호모 아카데미쿠스 (공부하는 인간)

* 호모 레지스탕스 (저항하는 인간)

* 호모 쥬리디쿠스 (정의로운 인간)

* 호모 엠파티쿠스 (공감하는 인간)

특히, 이 책을 젊은이들이 읽는다면 주목할 내용이 있는데, 젊은이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을 간추려 보면,

* 타인의 꿈이 아닌 자신의 꿈을 따라가라.

* 인문사회과학 책읽기

* 학교 공부는 살아가면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공부 중의 하나일 뿐

* SKY 대학 진학, 대기업 취업, 스펙 쌓기에 대한 부정적 견해.

그런데 마지막 내용은 자신이 최고의 학력과 경력과 스펙을 지녔으면 그를 부정적 견해를 보는 것은 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자신의 자녀는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말을 참고해 보자.

" 나는 누구에게 강요받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다. 나는 내 방식대로 숨 쉬고 내 방식대로 살아갈 것이다. 누가 더 강한지는 두고 보도록 하자. " (p. 63)

그가 공부를 즐기는 이유를 다음 글에서 살펴본다.

" 공부를 즐기는 인간이 된다는 것, 그것은 내 삶을 사랑하는 방법을 안다는 것이다. 공부의 출발점은 호기심이며, 공부의 성공 조건은 노력이다. " (p. 79)

조국은 공부를 즐겼지만 사법고시를 보지 않았으며, 그래서 판사가 되려는 꿈을 접었다. 그 이유는 유신체제 속에서, 나라 전체가 병영화, 구타가 만연했던 학교, 폭력에 중독된 사회에서 자신의 꿈을 포기해야 했다.

"나의 대학시절은 유신독재의 되를 이은 전두환 정권의 포악함에 더해 '천민자본주의'의 형태가 만연한 시기였다. " (p. 99)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린 대학에 유학을 가서 느낀 점은 자유분방한 학풍과 캠퍼스 분위기에서 우리나라의 대학교와의 차이점이다. 학문 앞에서는 大家건 지도교수건 간에 개의치 않고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법은 강자와 부자의 무기가 아니라 약자와 빈자의 방패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는데, 이 내용을 읽으면서 법이 정말로 만인 앞에 평등한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현상황에서 문제시 되는 법률관련 사안들에 대한 조국의 생각을 듣게 되니, 조국의 면면을 짐작할 수 있다.

" 인생은 매순간 선택을 필요로 하는 '갈림길'과 '막다른 길'의 연속이다. 내 삶도 그렇다. 현대 중국문학을 대표하는 루쉰은 제자이자 연인인 쉬광핑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갈림길'을 만나면, '울지도 되돌아오지도 않고 먼저 갈림길 어귀에 앉아서 좀 쉬거나 한잠 자고 나서 갈 만해 보이는 길을 선택하고 계속 걷습니다.' '막다른 길'을 만나도 '같은 방법을 취해 계속 앞으로 나아가 가시덤불 속으로 헤치고 들어갑니다." ('마무리하며' 중에서)

조국이 공부하는 이유, 그리고 그가 어떤 성장과정을 거쳤으며, 학창시절에는 어떻게 공부를 했고, 왜 국보법 위반으로 구속되었는지, 그리고 지금 그가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를 이 책을 통해서 자세하게 살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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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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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기담집>과 함께 <여자 없는 남자들>을 읽었다. 이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이라면 출간되는대로 구입해서 읽게 된다.

그만큼 나도 하루키의 소설에 빠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루키의 단편들은 해학적인 내용이 담긴 경우들이 많은데, <여자 없는 남자들>은 그렇지는 않다.

하루키 소설의 주인공들이 청춘들이었던 것에 비하여 이 책 속의 주인공들은 연령대가 다양해졌다. 그러나 역시 이야기의 중심에는 남자와 여자가 있고, 또다른 여자와 남자가 있기도 하고,정상적인 사랑의 이야기가 아닌 불륜이나 외도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 책 속에는 7편의 단편이 담겨 있다. 그중의 5편은 거의 같은 시기에 썼고, 이 책의 표제작인 <여자 없는 남자>는 이번 단행본 출간에 맞춰서 쓴 소설이고, <사랑하는 잠자>는 카프카의 소설 <변신>을 무대로 하여  쓰여진 단편소설이다.

책의 제목처럼 이 책 속에는 '여자 없는 남자들'이 등장한다. 처음부터 독신이었으나 결혼한 여자들과의 외도를 즐기다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 남자가 등장하기도 한다. <독립기관>이란 작품은 52살 독신 미용 성형외과 의사의 이야기인데, 여자가 없어도 잘 살아가고 있는 도카이는 결혼한 여자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아무런 아쉬운 점 없는 삶의 영위한다. 그러던 중에 한 여성과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로 인하여 '나는 대체 무엇인가'라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빅터 프랭클 박사의 책인 <수용소에서>처럼 인간이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던져진 사람들이 된다면.... 한낱 맨몸뚱이 인간으로 세상에 툭 내던져진다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의 존재가 제로에 가까워질 정도로 한 여자를 사랑했지만, 그래서 통절한 사랑에 빠졌지만 처음으로 사랑다운 사랑을 느낀 여자의 배신으로 인하여 스스로를 죽음 속으로 내몰게 된다.

사랑했던 여자는 독립적인 기관을 사용해서 거짓말을 했고, 도카이 의사는 독립적인 기관을 사용해서 사랑을 했던 것이라니...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나 모든 것으로부터 단절된 삶을 살게 된 남자, 그 남자를 관리하는 여자.

그 여자는 <천일야화>의 셰에라자드 처럼 성교 후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중에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인 그 여자의 학창시절 짝사랑 남자의 집을 몰래 드나들었던 이야기.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 여자와의 결별이 예감되고, 그 마지막 부분의 이야기를 결코 들을 수 없을 듯하니...

이처럼 이 책에 등장하는 남자들은 연인이나 여성과의 이별을 겪거나 겪게 된다. 사별하기도 하고, 이혼하기도 하고, 배신당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잠자>를 빼고는 남자 주인공들이 모두 중년의 남자인 것도 기존의 하루키의 소설과는 다른 점을 보여준다. 단편들은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지만 어떤 점에 있어서는 일맥상통하는 점도 있는 듯하다.

그것은 '여자없는 남자'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그래도 '무라카미 하루키'는 단편소설 보다는 장편소설이 훨씬 재미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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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기담집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5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비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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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기담집>은 '이채를 발하는 가장 하루키다운 이야기라고 평가받는 대표 소설집' 이라고 한다. 하루키의 소설을 읽어 본 사람들은 하루키답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몽환적이기도 하고, 기이하기도 한 이야기들이 소설 속에 등장하기에 줄거리 위주로 읽는 독자들은 때론 당혹스럽기도 하다.

기담(奇談)이란 사전적 의미는 '이상하고 야릇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말한다. 하루키는 자신의 신상에서 일어났던 몇 가지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면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글로 쓰면 소설가니까 꾸며낸 이야기겠거니 생각한다고 말한다.

아마도 우리가 하루키의 소설 속에서 읽었던 기이한 이야기들 중의 일부는 하루키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였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우리도 아주 가끔은 신기할 정도의 일들을 당하는 경우가 있기는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정말?' 하면서 '믿기는 하지만 과연 그런 일도 일어날 수 있구나' 하는 반응을 보이게 되는 그런 이야기들.

<도쿄기담집>은 바로 이런 이야기들이다. 신기할 정도로 우연의 일치를 가져 오는 이야기들.

지금까지 하루키가 경험한 신기한 일에 대한 짤막한 이야기들, 물론, 경험담을 늘어 놓는 것이 아니라 5편의 단편소설로 그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첫 번째 이야기인 <우연 여행자>는 신기할 정도로 우연의 일치를 반복하는 남녀 이야기이다. 자신의 이야기이면서 상대방의 이야기같은 이야기.

자신이 호모섹슈얼이란 사실을 알게 된 남자. 화요일 아침, 카페에서 찰스 디킨스의 <황폐한 집>을 읽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인지 운명인지 바로 옆자리에서 똑같은 책을 읽고 있는 여자. 이런 우연이 여러 번 겹치게 되니....

" 우연이 나를 이끌어간 경험이죠. 엄청나게 신기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똑 부러지게 해명할 수는 없었어요. 어쨌거나 우연의 일치가 몇 차례 거듭되었고, 그끝에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이끌려간 것이었죠." (p. 16)

두 번째 이야기인 <하나레이 해변>은 가슴 아픈 이야기이다. 아들이 하와이의 하나레이 해변에서 서핑 중에 상어습격으로 발이 잘려서 죽었다. 아들을 잃은 엄마는 해마다 아들이 죽은 날이면 그곳을 찾아 해변가에 앉아 있곤한다. 그런 일이 10년 넘게 계속되는데, 그곳에서 만난 일본인 서퍼가 들려주는 이야기. 외다리 일본인 서퍼가 그녀의 곁에 있곤했다하니.... 기이하다기 보다는 섬뜩할 정도로 소름이 끼치기도 하는 이야기.

세 번째 이야기인 < 어디가 됐든 그것이 발견될 것 같은 장소에서>는 아파트의 24층과 26층 계단 중간에서 흔적없이 사라진 남자의 이야기이다. 시어머니가 살고 있는 24층, 부부가 살고 있는 26층.

남편은 어머니집에 갔다가 아내에게 팬케이크를 먹고 싶으니 만들어 달라는 말을 남긴채 어디론가 사라졌다. 엉뚱한 곳에서 20일만에 발견된 남편,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남편은 잠적되었던 순간에서 발견될 당시까지의 20일간의 기억이 소멸되었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 현실 세계에 잘 돌아 오셨습니다. 불안신경증의 어머니와 아이스피크 같은 하이힐의 부인과 멜릴린치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삼각형의 세계에" (p. 120)

그리고 이어지는 <날마다 이동하는 콩팥 모양의 돌>에서는 혼자 여행을 떠났다가 계곡에서 줍게 된 콩팥모양의 돌. 그 돌을 주운 준페이와 우연히 만난 기리에의 이야기.

" 이를테면 바람은 의지를 갖고 있어. 우리는 평소에 그런 것을 깨닫지 못한 채 살아가지. 하지만 어느 순간, 그것을 저절로 깨닫게 돼. 바람은 단일한 의지를 갖고 당신을 감싸고 당신을 뒤흔들어. 바람은 당신의 내면에 있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어. 바람뿐만이 아니야. 온갖 다양한 것들이. 돌도 그중 하나겠지? 그들은 우리를 아주 잘 알아.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다. 어느 순간이 찾아오고, 우리는 그것을 문득 깨달아, 우리는 그런 것들과 함께 살아나갈 수 밖에 없어. 그런 것들을 받아들여서 우리는 살아남고 그리고 점점 더 깊어져 가는 거야." (p. 145)

마지막 이야기는 <시나가와 원숭이>.

" 생각나지 않는 건 단 한가지, 자신의 이름뿐이었다." (p. 161)

구체적인 내용은 독자들이 읽으면서 느껴보기를....

아무튼, 책 속에서 인용한 글들을 잠깐 살펴보아도 '하루키다운' 이야기이고, '하루키만의 필력'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단편소설 제목들도 비교적 긴 편이고, 모호해서 한 편을 읽은 후에 다음 편으로 넘어갈 때는 과연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그래서 하루키의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이런 면에 중독이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각각 에피소드들은 단편 특유의 응축적 깊이와 날것 그대로의 거친 매력을 선보여, ‘가장 하루키다운 이야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판사 리뷰 중에서)

역시 <도쿄기담집>은 이상하고 야릇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가장 하루키다운 이야기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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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수용소 - 내 이름은 르네 타르디 슈탈라크ⅡB 수용소의 전쟁 포로였다
자크 타르디 지음, 박홍진 옮김 / 길찾기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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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7월에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찾은 적이 있다.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한 여름의 수용소 정문에는 ' ARBEIT MACHT FREI' 라고 씌여져 있었다. 즉, ' 일하면 자유로워진다'라는 뜻이다. 수용소 건물을 지나 전시실에 가니 수용소에 갇혀 있는 사람들의 신발, 목발, 안경, 지갑, 심지어 머리카락까지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 것은 가스실에서 사용했던 '사이클론 비'라는 빈 통들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가스실에 들어가니 오랜 세월이 지났건만 그때의 악몽이 떠오르는 듯 했고, 가스 냄새가 나는듯한 착각에 정신이 몽롱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찾았던 기억은 <포로수용소>와 같은 제2차 세계대전의 수용소 이야기를 읽게 되면 언제나 떠오르는 생각들이다.

며칠 전에 우연히 책꽂이에서 빅터 프랭클의 자전적 이야기이면서 그가 창안한  정신분석학 이론인 '로코테라피'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는 <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터 프랭클 ㅣ 청아출판사>를 보고 다시 읽어 보았다.

저자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겪은 체험을 바탕으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수감자들이 상황에 따라서 어떤 심리변화를 일으키는지, 어떻게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상실해 나가는가를 정신분석학적으로 접근한 책이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삶의 의미를 부여하였기 때문임을 깨닫게 해주는 책인데, '자크 타르디'의 <포로수용소>와 함께 읽어도 같은 맥락의 생각을 가질 수 있다.

<포로수용소>는 기존의 수용소 안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에 비하면 좀 색다른 점들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의 아버지인 '르네 타르디'가 프랑스 전차부대에서 전투를 하다가 독일군에게 잡혀 가서 슈탈리크 ⅡB 수용소에 갇혀서 강제 노동을 하면서 풀려나기까지의 이야기를 만화로 구성한 책이다.

기존의 수용소 관련 책과 비교되는 점은 만화라는 점도 있지만, 유태인이기에 수용소에 끌려 간 것이 아니라, 전쟁포로로 수용소 생활을 했다는 점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르네 타르디'는 2차 세계대전 중에 포로 수용소에 갇혔지만, 그의 아버지이자 이 책의 저자의 할아버지는 1차 세계대전 중에 독일군의 포로가 되었으며 그 이야기는 <그것은 참호전이었다>로 소개된 바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는 이 책은 '르네 타르디'의 개인사이자 가족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넓은 의미로 본다면 역사적 사실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개인사가 모여 하나의 거대한 역사가 됨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독일군에 의해서 포로가 된 183만 명의 군인들. 그중의 160만 명은 독일과 폴란드의 집단 수용소에서

독일의 전쟁을 돕기 위한 군수물자 생산과 독일 기업을 위해서, 독일의 농가를 위해서 노역에 시달려야 했다.

이 책은 '르네 타르디'의 이야기이지만, 이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엮어지게 되기까지는 그와 사돈관계에 있는 장 그랑쥬의 이야기도 그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포로수용소>의 만화 속에는 항상 짧은 반바지를 입은 '자크 타르디'가 등장한다. 그 소년은 아버지에게

상황에 따른 질문을 한다.

 

' 아빠가 자원 입대했다는 사실이 부끄러워요!', ' 이 고철더미들 보이시죠? 이걸로 냄비 같은 유용한 물건이나, 애들 장난감, 기차나 빨래통을 만들 수도 있었잖아요?' 등...

어떻게 생각하면 전쟁을 전혀 모르는 철부지 소년의 응석같기도 하지만, 그런 순수한 질문 속에서 독자들은 학살로 점철되었던 전쟁의 실태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전쟁 상황은 독일군, 연합군, 민간인, 군인 구별없이 마구 총격을 퍼부어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었으니...

" 다들 하는 말이지만 '놈들이 아니면 우리가 죽어' ,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 '전쟁은 전쟁이야',....제기랄! ... 그 놈들이 숲 길가에 숨어 있지만 않았더라도 우리가 그짓을 할 필요는 없었을 거야" (p. 60)

불패의 최고 군대, 지상 최고의 군대, 가장 똑똑한 사람들만으로 지도부가 구성된 군대. 프랑스인들은 자신들의 군대를 이렇게 생각했지만, 전쟁터에서는 무능하기 짝이 없는 군대가 프랑스 군대였다.

 

독일군의 포로가 된 '르네 타르디'의 강제 수용소에서의 생활은,

" 밀집대형으로 텐트에 돌아온 이들은 슈탈라크에서 새 일을 받았어. 작은 내부 수용소에 갇힌 포로들은 매일 여기저기 끌려나가 노역을 했지. 민간 기업가들도 수용소에 와 사람들을 골라 갔어. 노예시장 같았지. 글려간 사람들은 죽지 않고서는 슈탈리크로 되돌아 오지 않았어. 기력이 다하거나 병에 걸려 영원한 제국을 건설하는데 더는 쓸모가 없는 사람들은 짐승처럼 죽어갔지." (p. 87)

그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5년 동안 포로 생활을 한다. 그래도 나중에는 비교적 편한 회계업무를 맡으면서...

" 우린 거쳐가는 포로들 덕분에 다른 종류의 수용소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 사람들이 무조건 가스로 처형되고, 화형당하는 수용소, 장애인과 정신지체자, '우월한 인종'의 기준에 못미치는 사람, 정치범, 동성연애자, 집시... 그리고 대량으로 학살된 유대인들"

" 그래서 유대인 기록카드를 몰래 폐기하신 건가요?"

" 조심하기 위해서지. '유대인 사냥'은 독일에서 시작해서 중앙유럽으로 전쟁 발발 이전에 이미 번졌단다. 1933년 발랑스에 왔던 아이들을 기억해 보렴."  (p. 184)

 

1945년 1월 29일 숭요소를 떠나라는 명령이 내려지기 까지 4년 8개월, 1680일의 기록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그러나 '르네 타르디'가 집으로 돌아왔다고 해서 그의 생활은 행복했을까?

그를 비롯한 전쟁의 피해자들은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꽃다운 청춘을 잃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후유증은 훗날까지 트라우마로 남겨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 이 여행이 길고 또 힘든 여정이 될 거라고 당시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단다. 이어서 내가 프랑스로 돌아온 이야기의 그 이후 이야기를 해주마! 이걸로 내 이야기의 첫 부분이 끝났다!" (p. 188)

이 마지막 문장을 통해서 <포로수용소>는 이 책의 첫 번째 시리즈임을 예감할 수 있다. 전쟁터에서, 포로 수용소에서 살아 왔지만 끝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이 책을 읽으면서 전쟁의 아픈 상처들을 어루만질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래도 독일은 종전 후인 1970년 12월 7일 독일 총리였던 '빌리 브란트'가 폴란드의 바르샤바의 유대인 위령탑에서 무릎을 끓고 애도를 표했다. 그렇다면 2차 세계대전의 또다른 전쟁발발 국가인 일본은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는가?

  (사진출처 : 네이버 검색)

이 책은 이렇게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들어 준다. 2차 세계대전의 진실을 밝힌 <포로수용소>

'르네 타르디'의 전쟁 후의 삶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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