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서울대 법학 전문대학원 교수라고 하는 학자가 학계가 아닌 곳에서 사회참여를 하는 것이 의아(?)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진보성향을 가졌다 하더라고 국립대학교 교수가 정치성향을 드러내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조국과
오마이 뉴스 기자인 오연호와의 대담을 담은 <진보집권플랜/ 조국, 오연호 ㅣ 오마이북
ㅣ2010 >을 읽었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이 진보임을 말하면서 진보의 의미를 정리해 준다.
" 진보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주 거칠게 정의하자면, 남북
문제에서는 군축, 평화공존, 평화통일을 지향하고, 경제에서는 자유지상주의, 시장만능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모순을 직시하면서 시장에서 패자를
아우르는 정책을 추구하고, 양심,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위시한 각종 정치적 기본권의 확대, 강화를 지지하는 것이 진보입니다. 계급적으로
보면 진보는 강자나 부자의 편이 아니라 약자나 빈자의 편입니다. 특권을 가진 엘리트의 편이 아니라 보통 사람의 편입니다. (...) 저는 서민과
보통 사람이 자존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라고 봅니다. " ( 진보집권플랜
p.26~27)
<진보집권플랜>은 2010년에 나온 책이기에 그는 2012년, 늦어도 2017년에는 진보진영에서 집권을 해야한다는 플랜을
이야기한다. 이미 2012년 대통령 선거는 보수진영의 승리로 정권이 들어섰으니, 그는 차기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왜 진보가 집권을 해야 되는가에 대한 답변과 현재 우리 사회에 있어서의 불합리하고 고쳐 나가야 할 문제들을 모두 다루고, 사회 경제
민주화,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한 교육 문제, 통일을 위한 남북문제, 그리고 괴물 검찰에 대한 이야기도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이 책을 읽은 후에, 그와 같은 학번인 서울법대 동문인 원희룡과 함께 서로의 다른 입장을 보이는 것에 대한 소통의 의미로 사회적 이슈가
된 곳을 함께 여행하는 tv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그래도 풀리지 않는 것은 조국의 성장기, 학창시절, 그리고 왜 진보성향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 의문점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책이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이다. 이 책은 조국의 '내가 공부하는 이유?'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만 16세 서울대 법대 최연소 입학, 만 26세 교수임용,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 로스쿨 석사, 박사학위 취득....
조국은, " 내 삶의 두 축은 '학문'과 '참여'다" 라고 이 책의 '시작하며'에서 밝힌다. 그에게 따라 다니는 '국보법 전과자'와
'서울대 교수'사이에는 일관된 무엇이 있다고 하는데, 그는 정치적 민주화를 넘어 사회, 경제적 민주화를 이루기 위한 법과 제도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조국이 법대를 가게 된 것은 워낙 공부를 잘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성장기에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라는 당시 TV에서 방영되던
외국드라마의 영향이라고 한다. 논리적 토론을 벌이는 하버드 대학의 공부하는 모습에서 로망을 느꼈다고 한다.
이 책은 4개의 주제로 나뉘어 진다.
* 호모 아카데미쿠스 (공부하는 인간)
* 호모 레지스탕스 (저항하는 인간)
* 호모 쥬리디쿠스 (정의로운 인간)
* 호모 엠파티쿠스 (공감하는 인간)
특히, 이 책을 젊은이들이 읽는다면 주목할 내용이 있는데, 젊은이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을 간추려 보면,
* 타인의 꿈이 아닌 자신의 꿈을 따라가라.
* 인문사회과학 책읽기
* 학교 공부는 살아가면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공부 중의 하나일 뿐
* SKY 대학 진학, 대기업 취업, 스펙 쌓기에 대한 부정적 견해.
그런데 마지막 내용은 자신이 최고의 학력과 경력과 스펙을 지녔으면 그를 부정적 견해를 보는 것은 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자신의 자녀는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말을 참고해 보자.
" 나는 누구에게 강요받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다. 나는 내 방식대로 숨
쉬고 내 방식대로 살아갈 것이다. 누가 더 강한지는 두고 보도록 하자. " (p. 63)
그가 공부를 즐기는 이유를 다음 글에서 살펴본다.
" 공부를 즐기는 인간이 된다는 것, 그것은 내 삶을 사랑하는 방법을 안다는 것이다.
공부의 출발점은 호기심이며, 공부의 성공 조건은 노력이다. " (p. 79)
조국은 공부를 즐겼지만 사법고시를 보지 않았으며, 그래서 판사가 되려는 꿈을 접었다. 그 이유는 유신체제 속에서, 나라 전체가 병영화,
구타가 만연했던 학교, 폭력에 중독된 사회에서 자신의 꿈을 포기해야 했다.
"나의 대학시절은 유신독재의 되를 이은 전두환 정권의 포악함에 더해 '천민자본주의'의
형태가 만연한 시기였다. " (p. 99)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린 대학에 유학을 가서 느낀 점은 자유분방한 학풍과 캠퍼스 분위기에서 우리나라의 대학교와의 차이점이다. 학문 앞에서는
大家건 지도교수건 간에 개의치 않고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법은 강자와 부자의 무기가 아니라 약자와 빈자의 방패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는데, 이 내용을 읽으면서 법이 정말로 만인 앞에 평등한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현상황에서 문제시 되는 법률관련 사안들에 대한 조국의 생각을 듣게 되니, 조국의 면면을 짐작할 수 있다.
" 인생은 매순간 선택을 필요로 하는 '갈림길'과 '막다른 길'의 연속이다. 내 삶도
그렇다. 현대 중국문학을 대표하는 루쉰은 제자이자 연인인 쉬광핑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갈림길'을 만나면, '울지도 되돌아오지도
않고 먼저 갈림길 어귀에 앉아서 좀 쉬거나 한잠 자고 나서 갈 만해 보이는 길을 선택하고 계속 걷습니다.' '막다른 길'을 만나도 '같은 방법을
취해 계속 앞으로 나아가 가시덤불 속으로 헤치고 들어갑니다." ('마무리하며' 중에서)
조국이 공부하는 이유, 그리고 그가 어떤 성장과정을 거쳤으며, 학창시절에는 어떻게 공부를 했고, 왜 국보법 위반으로 구속되었는지, 그리고
지금 그가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를 이 책을 통해서 자세하게 살펴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