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플까봐 꿈공작소 5
올리버 제퍼스 글.그림, 이승숙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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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플까봐>를 읽는 동안 마음이 아파옴을 느끼게 된다. 어른도 감당하기 힘든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그 힘겨움이 한 소녀의 마음에 그대로 담겨 있는 듯하기 때문이었다.

 

머릿속이 온통 호기심으로 가득한 소녀.

밤하늘의 아름다운 별들을 보는 순간에도, 인체의 신기함을 아는 순간에도, 동물과 식물의 생태계를 보는 순간에도 소녀에게는 할아버지가 함께 있었다.

그러나 어느날, 할아버지의 빈 의자를 발견하는 순간 소녀는 마음을 빈 병 속에 가두어 버린다.

마음을 병 속에 가두어 목에 걸고 다니는 그때부터 소녀에게는 호기심도 사라지고, 열정도 없어져 버린다.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창이 되어 주었던 할아버지의 부재가 그만큼 소녀에게 아픔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우리는 어른들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아픔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린이들에게 있어서 그 아픔은 어른보다도 더 크다는 것을 <마음이 아플까봐>를 통해서 깨닫게 된다.

이런 그림책으로는, <무릎딱지/ 샤를르토 문드리크 글, 올리비에 탈레크 그림 ㅣ 한울림 어린이 ㅣ 2010>< 사랑하는 아빠 / 싱지아 훼이ㅣ 주니어 랜덤 ㅣ 2011>있다.

<무릎딱지>는 온통 빨간색으로 그려진 그림책이다. 엄마가 세상을 떠난 후에 아이는 혼자서 그 슬픔을 삭힌다. 혼자 울고, 혼자 앉아서 엄마를 생각하고, 화를 내고...

아이는 자신이 그렇게 아픈데도,

" 걱정 마, 아빠 내가 아빠를 잘 돌봐줄게" ( 무릎 딱지 중에서)라는 생각을 한다.

 

 

 

 

<무릎 딱지 중에 나오는 그림 중에서>

 

아이는 엄마 냄새가 새어 나가지 않게 더운 날씨에도 창문을 꼭꼭 닫아 놓는다.

엄마 목소리가 지워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귀를 막고 입을 다물고, 엄마 목소리를 기억해 낸다.

그런데, 어느날 아이의 무릎에 상처가 났다. 그 순간에 들리는 엄마 목소리.

" 괜찮아, 우리 아들. 누가 우리 착한 아들을 아프게 해? 넌 씩씩하니까 뭐든지 이겨 낼 수 있단다. " ( 무릎딱지 중에서)

상처가 아물어 딱지가 앉으면 손톱으로 긁어서 또 상처를 낸다.

왜, 그럴까 ? 아이는 자신의 마음 속에 울려 퍼지는 엄마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그런 것이다.

아이는 무릎에 상처가 나서 아파도, 엄마 목소리를 듣는 편이 더 좋은 것이다.

<사랑하는 아빠>는 엄마를 잃은 소녀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엄마가 부탁했던 '아빠를 돌 봐 드려라'라는 소원을 들어 주기 위해서 여러가지 노력을 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절망에 빠진 아빠에게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하기 위한 소녀의 노력이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사랑하는 아빠 중에서>

 

<무릎딱지>, <사랑하는 아빠>, < 마음이 아플까봐>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후의 어린이들의 마음이 잘 나타난 그림책이다.

마음을 닫아 버리기 보다는, 슬픔에 잠겨 있기 보다는 그 아픔을 극복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깨닫게 해 준다.

<마음이 아플까봐>에서는 소녀가 호기심 많은 작은 아이를 만나게 되면서, 병 속에 갇혀 있던 마음을 다시 꺼내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아픔은 누군가의 작은 배려로 떨쳐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이 그림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는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아픔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일깨워 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프다고, 상처를 받았다고, 마음을 숨겨 버리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것도 중요한 것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이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어 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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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하고 나하고 동화는 내 친구 67
강무홍 지음, 소복이 그림 / 논장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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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에게 '하루'란 같은 날들의 연속이 아니다. 오늘은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돌발 상황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런 상황 속에서 어린이들은 눈앞이 깜깜해질 정도로 힘겨운 날들이 있기도 하고, 때론 생각하지도 않은 작은 일에 감동을 받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어린날의 추억 속에 오롯이 떠오르는 사람이 아빠일 것이다.

엄마는 어린이들에게 가장 친근한 존재이지만, 그래도 어린이들에게 가장 든든한 사람은 아빠가 아닐까 한다.

엄마와는 또다른 존재로서 어린이들의 마음에 남아 있는 아빠.

그런 아빠와 어린이의 이야기가 <아빠하고 나하고>이다.

 

 

 

이 동화책 속에는 5권의 짧은 글들이 담겨 있는데, 실제로 이 책의 저자인 '강무홍'의 추억 속의 일기장과 같은 의미를 가지는 글들인 것이다.

저자의 경험이 담뿍 담겨 있는 글들이기에 더욱 마음 속에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것이 아닐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인 <재판>과 세 번째 이야기인 <자랑스러운 거야>는 학교에서의 생활, 친구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아빠의 역할을 생각하게 해 준다.

<재판>은 어느날 건이가 다른 동네에 사는 친구 집에 갔다가 오는 길에 준식이 일행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심술궂게도 자신의 동네이니 지나갈 수 없다고 한다. 겁이 난 건이는 얼떨결에 모레까지 이천 원을 주기로 약속을 한다. 그러나, 건이에겐 돈이 없다. 엄마는 이유를 말하지 않으면 돈을 줄 수 없다고 하니...

 

 

이렇게 시작된 일이 점점 커져서 준식이에게 줄 돈은 삼천 원으로 늘어나고, 드디어 준식이는 돈을 받으러 건이네 집에 온다.

이 사실을 안 아빠는 준식이와 건이의 사건을 재판을 하게 되는데.

아들편을 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빠는 공정한 판결을 내리고, 거기에 준식이와 아빠는 친해지기까지하니...

<자랑스러운 거야>도 학교 생활에서 비롯된 이야기인데, 선생님께서 어제 청소를 하지 않고 집에 갔다고 꾸중을 하시자, 얼떨결에 고자질을 해 버린다.

" 청소 안하고 간 건 박진수예요. 내가 몰래 도망치는 거 봤는데요 !"

현우는 곧 후회를 하게 된다. 자신이 비겁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슬프고 두렵고 괴로운 현우에게 아빠는 힘이 되어 준다.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뉘우칠 수 있는 그런 자식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격려해 주는 것이다.

"아빤 그런 우리 현우가 아주 자랑스러워, " 자, 랑, 스, 럽, 다!

 

두 번째 이야기인 < 사과가 봉봉봉>과 다섯 번째 이야기인 <어린나무>는 사과밭에서의 이야기를 들려 주다.

저자가 과수원에서 보낸 어린 날의 추억이 가슴에 풋풋하게 전해져 온다.

<사과가 봉봉봉>은 어느 여름날, 아빠와 어른들은 사과밭에 물을 대고 소독을 하기 위해서 밭에 가면서 정아는 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몰래 사과밭에 숨어 들어가기는 하지만, 들켜서 쫓겨난 정아는 밭에 물을 대자, 일찍 익은 사과들이 떨어져서 물을 따라 동동동 떠내려 오는 모습을 보게 된다.

마치 예쁜 사연을 담은 편지처럼, 사과편지가 동동동.

이 이야기는 예쁜 사과편지처럼 유난히도 의성어, 의태어가 많이 나온다.

컹컹컹, 쿨렁쿨렁, 봉봉봉, 탕 타 푸르르르!, 펄쩍펄쩍, 폴짝폴짝, 삐죽삐죽, 동동동....

어린이들이 어떤 경우에 어떤 의성어와 어떤 의태어를 사용하여야 하는가를 알려 주기도 하지만, 이런 의성어, 의태어로 인하여 이야기는 더욱 경쾌하고 발랄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어린나무> 역시 사과밭이야기인데, 봄에 늙은 나무를 뽑아 낸 자리에 심어 놓은 어린나무.

"우와, 이렇게 작은 나무도 있어? 이것도 사과나무야?"

작은 사과나무가 자라는 모습에 흥분한 정아.

사과나무는 작은 열매를 맺게 되지만, 아빠는 열매 한 개씩만 남겨 놓고 모두 따버리고, 작은 받침대를 괴어 놓는다. 작은 한 개의 열매는 점점 커져서 나무가 달고 있기에 힘겨워 보이지만, 이렇게 힘들게 무거운 열매를 달고 있는 건 땅 속 깊이 뿌리를 내리기 위함인 것이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끄떡없이 견딜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니, 여기에서 우린 어린 사과나무를 통해 삶의 지혜를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네 번째 이야기인 <밤 한 알을>은 아빠가 베개 속에 넣어준 작은 밤 한 톨에서 아빠의 사랑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이다.

가정에서 엄마보다는 과묵하고 표현을 잘 안하는 아빠이지만, 아빠는 자녀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도 하고, 때론 작고 세심한 부분에서 아빠의 큰 사랑을 느낄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준다.

지금 생각하면 큰 일도 아니고, 아무런 일도 아니건만, 어린시절에는 나 혼자는 해결할 수 없는 엄청난 일처럼 생각되던 일들.

그래서 어린이들은 하찮은 일에도 혼자 가슴앓이를 하는 것이다.

이때 어린이들에게 내미는 작은 손길이 큰 힘이 되어 주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 시대의 아빠들을 생각해 보게 된다.

어린이들의 마음 속에 깊이 새겨져서 먼훗날 아빠를 생각할 때에 '우리 아빠는 이런 아빠였어'하고 행복한 추억을 간직할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빠하고 나하고.

엄마는 모르는 좋은 추억들을 남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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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이면 - 사람을 읽다, 책을 읽다
설흔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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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책, 사람을 읽다. 사람, 책을 읽다'라고 하니... 이건 <책의 이면>에 담긴 이야기이다.

이 책은 1부에서는 '책'이 화자가 되어 자신을 읽는 사람을 읽어 내는 것이다.

2부에서는 '사람'이 화자가 되어 책을 읽어 내는 것이다. 모두 24 권의 책과 23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그런데, 여기에 소개되는 책은 널리 알려지기는 했지만, 쉽게 읽지 않는 책들이다.

그중에서 <열하일기>, <하멜 표류기>, <내훈>은 읽어 본 책이지만, <<양환집>, <추안급국안>, <임원 경제지>, <양아록>, <호동거실>등은 전혀 어떤 류의 책인지도 모르는 책들이다.

그래도 저자는 24권의 책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엮어 나가기에 수월하게 읽을 수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1부에서는 책이 '나'란 1인칭 화자가 되어 자신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읽어낸다는 발상부터가 흥미롭다.

과연 책들은 자신을 읽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마음까지를 얼마나 잘 읽어 낼 수 있을 것인가?

첫 번째 이야기는 <근사록>을 곁에 두고 읽곤 하던 조광조의 마지막 모습을 묘사한다. 유배지에 있으면서도 임금이 자신을 부르리라는 마음을 놓치 않았던 조광조.

의금부 도사가 왔을 때도 임금의 은전을 기대했건만...

<근사록>은 마지막 그날의 조광조의 눈빛에서부터 마음까지도 읽어 낸다.

<교우론>은 사람의 마음을 더 세밀하게 묘사한다. 서양인인 할러 슈타인에게 천상과 산수를 배우고 싶은 마음으로 그를 찾는 홍대용, 그의 눈에는 서양 문물이 신기하기만 한데, 이 이야기는 홍대용과 할러 슈타인, 그리고 고가이슬의 만남을 담은 편지 내용을 근거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갑신정변에 연루되었던 이점돌, 그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결코 양반은 아니다. 그의 심문과정은 <추안급국안>이란 책을 통해서 밝혀진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추안급국안>의 존재 조차 몰랐을 것인데, 국가의 중대 죄인을 심문한 기록이 책으로 엮여져 있는 것이다.

선비가 임원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기록한 책인 <임원경제지>는 서유구가 수년간에 걸쳐서 편찬한 책이다.

2부에서는 사람이 책을 읽는다. 1부에서 보다 좀 더 친근감있게 다가오는 것은 사람이 책을 읽는다는 것의 당연함 때문일 것이다.

이항복과 그를 유배지에서 마지막까지 수행했던 정충신의 기록은 배신이 난무하던 조선시대에 귀감이 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이던 사회에서 할아버지가 손자을 양육하면서 겪은 일과 느낌을 기록한 책이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들 것 같은가?

이문건은 이런 이야기를 <양아록>에 담아 놓았다. 책의 내용은 16년간의 기록이고, 처음에는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의 모습에서 시작되지만, 어느새 그 아이는 머리가 굵어지면서 할아버지에게까지 대들게 된다.

" 어느새 머리가 커진 숙길은 이제 고분고분하게 노인의 말을 따르지 않았다. 자신을 책망하는 노인을 비웃었고, 노인의 가르침에 이의를 제기했다. 좌부승지로 일하며 임금의 눈과 귀 노릇을 했던 노인 앞에서 자신의 경전 해석이 옳다고 주장하며 목청을 높였다. 노인은 할 말을 잃었다. 훈계도, 회초리질도 소용없었다. 노인의 기력만 쇠하게 할 뿐이었다. " (p. 157)

성종의 어머니였던 소혜왕후 한씨 (인수대비)의 내훈은 잘 알려진 책인데, 이 책을 한씨가 쓰게 된 계기는 성종비를 간택하기 위한 매뉴얼이었는데, 결국에 며느리 윤씨(연산군의 어머니)는 그 어떤 왕비보다도 악덕을 저질렀으니...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상상력에 푹 빠지게 된다. 그만큼 저자는 역사적 사실과 인물들이 남긴 기록들을 바탕으로 그 상황에 맞는 설정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조선시대의 인물과 관련된 내용이기에 역사 속의 한 장면을 마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사람과 책은 이렇게 앞으로도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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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 - 2016 영광군민 한책읽기운동 선정도서 선정, 아침독서 선정, 2013 경남독서한마당 선정 바람그림책 6
이세 히데코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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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일본에서는 대지진이 일어났고 쓰나미현상으로 원전이 폭발하고 집들이 둥실둥실 떠다니는 장면이 매스컴을 통해서 우리들에게 전달되었다.

가족 잃은 사람들의 모습, 한순간에 폐허로 변한 그들의 보금자리...

삶의 모든 것을 송두리채 잃어 버린 사람들을 보면서 우린 무엇을 생각했던가?

그런데, 일본에서는 1995년 1월에도 그와같이 끔찍한 고베 대지진이 일어났던 것이다.

이미 우리들에게는 잊혀져 가는 일이지만, 그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에게는 결코 잊혀질 수 없는 큰 상처로 가슴이 '뻥' 뚫렸을 것이다.

고베 대지진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가 < 천 개의 바람 천개의 첼로>이다.

 

 

이 글을 쓴 '이세 히데코'는 화가이자 그림책 작가인데, 이 이야기의 현장에 있었기에 더 생생한 자신의 마음을 펼쳐 보여 줄 수 있는 것이다.

이 이야기 속에 나오는 소년과 소녀 그리고 할아버지.

 

 

그들은 모두 가슴 속에 큰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다. 소년은 애지중지하던 강아지 그레이를 잃어버리고, 몇 날 며칠을 울던 중에 아버지가 첼로를 사주셨는데, 그 첼로는 꼭 그레이 몸집만 했다.

어느날, 첼로 교습소에서 만난 소녀는 고베 대지진 현장에 있었고, 지진후에 아이가 키우던 새를 하늘로 날려 보내야만 했다.

 

 

사람도 살기 힘든 상황에서 동물까지 보호할 수 가 없어서 자신들이 키우던 동물들을 지켜 줄 수 없었던 것이다.

소년은 소녀와 함께 풀밭에서 연주를 하던 중에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는데, 그 역시 고베 지진 현장에서 살아 남은 사람으로 친구는 세상을 떠났지만, 친구의 유품인 첼로는 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어느날, 소년은 소녀와 함께 풀밭에서 연주를 하고 공원을 내려 오던 중에 첼로를 든 한 무리의 사람들을 보게 된다.

 

 

그들은 같은 마음으로 뜻을 모아 <고베 대지진 복구 지원 음악회>를 열기 위한 첼리스트인 것이다.

누군가의 계획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 모여서 만들어진 '천 명의 첼로 콘서트'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다.

실제로 이 콘서트에는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모인 첼리스트 1013명이 참여하였다.

폐허 속에서 울려 퍼지는 1000 개의 첼로 연주.

소년은 그레이를 품 안에 안은 듯이 첼로를 켜고, 소녀는 자신이 지켜 주지 못하고 날려 보냈던 플로르의 소리를 듣는 듯 첼로 소리를 듣고, 할아버지는 친구의 유품인 첼로를 연주하고....

 

 

또는 그 누군가의 마음에 위안을 주기 위해서 첼로를 연주하는 것이다.

" 지진으로 무너진 마을이나, 피해를 당한 마음의 사람들을 응원하는 음악회란다. 첼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어. 이렇게 연습하는 날에 올 수 있다면 말이야" (책 속의 글 중에서)

" 다른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마음이 하나가 되도록 느끼면서 연주하면 돼." ( 책 속의 글 중에서)

하늘로, 하늘로 울려 퍼지는 첼로의 대합창 소리는 그렇게 고베 대지진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울려 퍼지는 것이다.

너무도 많은 것을 잃었기에, 그 아픔의 깊이는 헤아릴 수 없지만, 그래도 우린 서로가 서로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천 개의 첼로가, 천 개의 이야기를, 천 개의 소리로 울려 퍼지지만, 결국에는 하나가 되어 바람에 실려 날아간다.

그 누군가에게 위안을 주기 위해서....

 

 

" 천 명이 첼로를 켠다.

다가 왔다가 물러가는 파도같은 첼로의 활,

바람이 되어 스치고 지나가는 첼로 소리..." ( 책 속의 글 중에서)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는 어린이가 읽어도, 어른이 읽어도 감동적인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특히 이 책의 그림은 수채화의 번짐이 전체적인 그림의 느낌을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투명한 색의 은은함은 주변으로 번지고, 그 번짐은 여운을 남겨 주기에 책의 내용과 잘 어울린다.

,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는 '우리도 이웃의 어려움이 있을 때에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사람들이 되자'는 의미에서도 어린이들에게 은은하게 감동과 교훈을 주는 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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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내 마음 다시보기
혜민 지음, 이영철 그림 / 쌤앤파커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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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스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 젊은날의 깨달음/ 혜민 ㅣ 클리어마인드 ㅣ2010>을 통해서였다.

스님들의 저서가 많은 깨닫음을 가져다 주기는 하지만, 때론 법어들이 많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 책은 스님의 시각에서 바라본 세상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일반인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듯한 진솔하고 담담한 이야기들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자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었고, 스님의 마음이 아름답기에 내 마음도 아름다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마음으로 책을 읽고 서평을 올렸는데, 어느날인가 그 서평에 혜민스님의 댓글(쪽지가 왔던가)이 달렸다. 그때 그 감동은~~

그리고, 트위터를 하게 되면서 혜민스님의 글들이 트위터에 올라오는 것을 보게 되었다. 트위터의 특성상 아주 짧은 글들이지만, 그 글을 읽게 되면 내 마음이 정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가끔씩 트위터에 답글을 달았는데, 거기에도 스님의 답글이 도착하는 것이었다. 아니,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글에 답글을 다시다니....

그후에는 스님의 글을 살짝 읽기만 하게 되었다. 일일이 답글을 다시는 수고를 덜어드리기 위해서...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스님의 진정한 마음을 알게 되었다. 스님이 트위터를 통해서 만나는 글들은 스님이 이 세상을 알아 갈 수 있는 소통의 길이었음을....

그래서 스니은 '가장 영향력이는 트위터리안'이라는 것을.

 

 

이제 나는 이러저러한 생각들을 뒤로 하고,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아주 천천히 읽어 내려간다.이 책에는 스님의 트윗글들, 그동안 써 온 글들이 소개된다.

" 세상은 왜 미워하는 사람을 가지게 하는가?"

" 세상은 왜 슬픈 일, 힘든 일이 있는가?"

이런 마음의 생각들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그 누구나 스님의 글들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이 정화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질문의 답은 바로 밖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찾아야 함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이순간 잠깐 멈추어서 나를, 내 마음을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 세상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하고 기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투사된 내 마음을 보고 우리는 세상이 이렇네, 저렇네, 하는 분별을 일으키며 사는 것" (p. 33)

 

 

 

멈추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들.

그러나, 멈추는 순간 내 앞에 보이는 것들.

"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올 때

못 본

그 꽃 "(고은의 그 꽃)

바로 <그 꽃>과 같은 의미가 아닐까.

 

 

마음을 다스리기 보다는 마음과 친해지기, 마음을 조용히 지켜보기.

그런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 음악이 아름다운 이유는

음표와 음표 사이의 거리감, 쉼표때문이다.

말이 아름다운 이유는

말과 말 사이에 적당한 쉼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쉼 없이 달려온 건 아닌지,

내가 쉼 없이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때때로 돌아봐야 합니다. " (p. 24)

 

 

<젊은 날의 깨달음>을 통해서도 스님의 종교관이 자신의 종교인 불교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의 벽을 허물고 서로 소통하기를 이야기했듯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서도 그런 말씀을 하신다.

이웃 종교끼리 서로 존중해주고 인정해 주는 풍토를 이야기한다.

믿음은 너무 과대평가되었고, 실천은 너무 과소평가되었음을 이야기하는데, 바로 그것이 오늘날의 종교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아닐까 한다.

종교는 그들의 교리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실천은 자비와 사랑이 다르지 않으며 같은 모습이라는 것.

 

 

흥미로운 것은 스님이 좋아하는 성경구절을 몇 구절 소개해준다.

성경 말씀 중의 어느 구절도 삶의 이정표가 되는 것이기에.

개신교의 홍정길 목사님의 한때 내가 다니던 교회의 목사님이셔서 설교를 들었었는데, 목사님의 말씀이 한 문장 소개되니, 감회가 새롭다.

이렇게 혜민스님은 대중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시고, 스님들이 많이 사용하시는 은유적 표현대신 그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씀을 우리들에게 전하시는 것이다.

트위터의 그 짧은 글들이 그 메시지는 강렬했듯이, 이 책은 스님의 마음을 그대로 나타내는 잔잔함이 깃들어 있다.

그래서 언제나 스님의 글은 맑고 잔잔한 여울같은 느낌이 든다.

 

 

" 가슴에 사랑이 있으면

세상은 아름답게 보입니다.

가슴에 사랑이 있으면

잔잔한 기쁨이 솟아납니다.

또한 사랑은

마음을 열고 경계를 지웁니다.

사랑하세요. 세상을 사랑하세요. " (p. 45)

 

 

"아무리 서운해도 마지막 말은 절대로 하지 말아요.

그 마지막 말이

좋았던 시절의 기억마저도 모두 불태워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변했어도, 상황은 달라졌어도

추억은 그대로 남겨둬야 하잖아요. " (p. 80)

 

 

"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옳은 말보다는

그 사람을 향한 사람과 관심입니다. " (p. 157)

 

 

" 사랑은

같이 있어 주는 것.

언제나 따뜻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그를 믿어주는 것.

사랑하는 그 이유 말고 다른 이유가 없는 것.

아무리 주어도 아깝지 않은 것.

그를 지켜봐 주는 것. " (p. 164)

 

 

세상을 살아가기 힘겹다면 지금 이순간 잠깐이라도 멈추어서 나를 바라보기를....

그때 보이는 것이 바로 우리들이 잊고 있었던 것들이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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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배 2012-12-29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느끼고 공감하고 갑니다.

라일락 2012-12-29 20:0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